나주 금성산 노적봉 백패킹 - 꼬인다 꼬여...!
'낙타봉...'
이번 주말이면 단풍산행도 끝물일 듯싶어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나주 금성산으로 정했다.
주변에 백양산 내장산 선운산... 등 수많은 단풍명산 나두고 뜬금없이 나주 금성산을 찾은 이유는 산방 때문이다.
올 6월에 사전답사를 다녀온 찬붕성 애기론 나주시민들 최애 산책로라 산방에 자유롭고 중간에 취수도 가능하여 하룻밤 야영하기 딱이란다.
평지돌출형 산세라 조망도 좋은 데다, 시가지에 근접하여 야경도 끝내준다고... 그런데....?
정렬사 - 낙타봉 ↗↙ 약수터 ↗↙ 정렬사 왕복 - 노적봉(일박) - 낙타봉 - 금영정 - 한수제 / 8.5km
(트랙을 보면 알 수 있듯 식수를 구하기 위하여 3km 정도 뺑뺑이 한 거리를 빼면 실산행 거리는 5km 남짓이다)
차량 한 대는 한수제에 두고 낙타봉 최단 코스인 정렬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정렬사는 임진왜란 때 전국 최초로 근왕의병을 일으킨 의병장 김천일 선생 등 충절인물 5위를 모신 사당이다.
네비 주소는 '전남 나주시 정렬사길 43'
정렬사 주차장 주변 단풍이 곱다.
허접한 여행 이력이지만 내로라하는 단풍지를 가보면 주차장과 화장실 주변 단풍이 제일 멋지다는 거...
임도와 산길 심지어 포장도로까지 얼기설기 연결되어 못 가는 곳이 없는 금성산이지만 정작 정상은 군부대가 점유하여 갈 수가 없다.
동신대 학군단 건물을 지나 정렬사 뒷담을 따라 야생차밭 군락지를 거쳐 낙타봉으로 오름 한다.
금성산 일대가 명당으로 알려져 산 전체 어디 가나 묘역이 산재하여 성묘길이 순환로란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법 까칠한 경사를 치고 오르면 '행복의 문'이라 불리는 사거리 안부에 이른다.
아마도 야생차밭 경사진 계단길을 '전국의 계단' 쯤으로 치고 끙끙대며 힘들게 올라와 맛보는 희열을 '행복의 문'으로 표현한 작명센스 같다.
여기서 300미터 아래 약수터에서 취수를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찬붕성 왈 낙타봉에 취수대가 있으니 염려 말라고...
낙타봉 오름길은 절정으로 치달리는 단풍이 군락을 이뤄 환상적이다.
근데 문제는 물이 없다는 거...
낙타봉 화장실도 동파방지를 위해 물을 끊어 놓아 약수터로 내려가 보지만 약수터도 마찬가지라 어쩔 수 없이 정렬사까지 내려갔다 왔다.
에고, 죽갔다.~~
낙타봉에서 이번에 개방한 노적봉까지는 585m 테크와 600m 도로로 이루어져 상당한 이질감이 들었다.
그런데 주차장과 화장실 주변 단풍이 최고라는 진리는 낙타봉도 예외가 아닌가 보다...
계곡 주변에 단풍군락이 번성한 단풍명산과 달리 금성산은 산악 마라톤과 자전거 대회가 열리는 산답게 임도 주변에 단풍나무가 많다.
공군부대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우측으로 테크 등산로 입구가 나오며 쭉 테크가 이어진다
이번에 57년 만에 개방했다는 금성산 노적봉으로 오름 하는 등로다.
과거 지뢰매설지역이었다는 경고문과 함께 테크 양면을 철조망으로 철저히 감싸서 상당히 이질감이 들었다.
설악산 용와장성을 걸음 할 때 봉정암 내림길과 뜀바위에서 보고 거의 10년 만에 보는 거 같다.
테크는 계단이라고는 하지만 폭과 고저를 적정하게 조절하여 별 힘이 들지 않았다.
문제는 날씨가 영....!
헬기장을 개조한 것 같은데 차단막 뒤로 군부대가 자리한 금성산 실제 정상이 보인다.
근데 이게 다 뭐다냐...?
노적봉 개방을 계기로 도립공원화를 추진한다고 알고 있지만 아직인데 야영과 취사를 금지한단다.
올해 6월에 답사를 왔을 때만 해도 없었는데 ccTV까지 설치하고 안전방송도 나오고 거기에 야영을 금지한다니 무척 당황스럽다.
그런다고 다시 내려갈 수도 없고.. 가만히 들어보니 지뢰구역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만 나오고 ccTV도 한 방향만 비추고 야영에 관한 경고는 없어서 그냥 진행하기로...
빛가람 혁신도시와 나주시..
사람들 발길이 끊기기 기다리며 주위 조망을 즐겨보지만 날씨가 영 아니올시다 다.
남평읍과 광주시...
어등산 방향과 광주구도심 방향인데 구별이...
나주 금성산 노적봉 야경..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많이 소등된 뒤임에도 광주와 나주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지형이라 야경이 참 멋지더리.
익일 아침 여명...
일출은 이 정도...
금성산 정상에 주둔하는 부대는 철수를 하였는지 밤새 적막 하였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새로운 주둔지 찾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니 군에서 포기는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무등산...
영산강...
나주시...
혹시 모를 부지런한 시민들이 있을까 봐 일찍 텐트를 걷고 아침을 간단하게 들으려니 테크 양쪽으로 설치한 철조망이 문제다.
아침을 들고 소식이 오면 낭패라 아침 식사는 일단 낙타봉으로 하산해서 결정하기로.... 진짜 꼬인다 꼬여~~!
힘이 없네....
아스팔트 도로가 좀 거슬리지만 단풍은 참 고았다.
낙타봉에서 한수제까지 거리가 2km 남짓이라 아예 하산하여 나주곰탕으로 아침을 들기로 하고 '행복의 문' 안부로...
행복의문 안부 사거리...
명당터가 많은 금정산이라 산길 좌우로 묘역이 많다.
금영정(장원봉)...
무등산...
영산강 승촌보...
광주 어등산 뒤 실루엣은 병풍산과 불태산 산그리메다.
나주시와 영산강...
낙타봉에서 한수제로 이어지는 장원봉능선은 소나무가 주종이라 고즈넉한 맛이 난다.
한수제로 하산하여 제일 먼저 nature calls me에 응답하고 나주곰탕거리로...
취수와 도둑잠, 그리고 볼일.. 등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당황도 하였지만 단풍과 야경이 멋졌던 금성산 노적봉 야영이었습니다.
참고로 금성산이란 이름은 나주의 옛 지명인 금성(錦城)에서 연유하였고 조선시대에 전국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부촌이 나주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