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군유산 백패킹 - 소풍(逍風)..!
'칠산대교 석양..'
따스한 햇살이 마냥 좋지만 않은 걸 보니 어느새 겨울이 갔다.
봄에 접어들면 바빠지는 직업이라 여유로웠던 주말 산중야영도 끝물에 들어선 듯 싶다.
아쉬움에 드라이브 삼아 함평 군유산으로 여행 같은 노숙을 다녀왔다.
손불신광 경계 등산로 입구 - 사기마을삼거리 - 군유산(일박 후 왔던길 백하여) 원점회귀산행 / 2.1km
신기마을과 차경마을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조망한 군유산과 산불감시탑...
함평 군유산은 초행이라 자료를 찾아보니 많이 찾는 들머리가 '연흥사'와 '손불신광경계 등산로' 두 군데가 있어,
전주에서 네비를 쳐보니 능선을 마주보고 있어서 그런지 진입로가 각각 영광군 군남면과 함평군손불면으로 북과 서쪽으로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임도로 질러가도 되지만 함평항에서 백수해안도로 따라 귀가하기로 하고 바닷가쪽 진입로인 '손불신광 경계 등산로입구'를 들머리로 잡았다.
네비주소는 '함평군 신광면 송사리 산 119-2'
용돈이 떨어졌는지 모처럼 집에 온 막둥이가 동행하여 오늘은 든든한 포터가 있어 가벼워진 등짐에 아주 띵호~~와다.
아빠 뒤 졸졸 따라다니던 시절에 데날리프로를 맨 아빠 모습이 멋져 보였다고 다른 배낭 놔두고 꼭 저 배낭만 매고 다닌다.
등산객이 거의 없을 것 같은 산세임에도 등산로 관리를 아주 잘해놓아 박지까지 바로 직행하려는데 중간에 수리 한쌍이 나 잡아 봐라 놀이를 한참을 한다.
사기마을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200m 남짓...
고생했어 아들... 군대를 다녀온 아들이건만 엄마눈엔 여전히 꼬마라...!
테크에 멋진 정자와 쉼터의자가 있단 정보는 알았지만 뜬금없는 안락의자가 있어 동네 어르신이 석양 보러 올라오는가 하는 지레짐작에 집은 나중에 짓기로 하고 일몰까지 시간을 보낸다.
야경이 멋졌던 칠산대교...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낙월도로 백패킹을 갔을때 향화도항에서 배를 탔었고 건너편 도리포해변에서는 작년에 차박을 한 적이 있다.
고려 공민왕은 놀러(遊)왔고, 왕건이 태봉국 군바리 시절에 주둔(留)하던 곳이라 하여 군유산이라 이름했다는 설명이다.
불갑산...
선답자 산행기를 보니 월출산도 보인다는데 오늘은 미세먼지로 조망은 물건너 갔다.
일몰시간이 다가오니 날씨가 추워져 우모복을 걸쳐입고 한참을 기다려도 동네어르신(?)은 오실 기미가 보이지 않아그만 집을 짓기로 한다.
떠온 햇감으로 간단하게 입가심을 한 후 야경을 즐기러 밖으로...
군필임에도 세남매 중에서 막둥이라 그런지 확실히 표가 난다.
간단하게 한 입가심이 좀 과했나... 칠산대교 조명이 일정한 간격으로 색을 달리하여 상당히 멋졌으나 전부 흔들려 제대로 된 야경사진이 읎다.^^
일출예정 시간이 한참 지나도 짙게 드리운 해무로 해가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어정쩡한 일출을 맞았다.
햇반과 먹다 남은 이런저런 재료로 죽을 만들어 아침을 들고 왔던길 백하여 하산길을 잡았다.
6.25때 빨치산이 활동하던 지역이라 그런지 소나무는 거의 없고 온산이 활엽수가 주종이라 정상 조망외에는 특별히 인상적인게 없다.
새로 식재한 침엽수림이 있어 그나마 프르름이....
정상에서 1km 남짓 거리라 20여 분 내려서면 출발지 손불신광 경계 임도다.
625 때 자행된 손불면 양민 집단학살을 추모하는 비가 손불신광경계 임도 산행들머리 한켠에 세워져 있다.,
추모비를 보니 전남 영광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15살에 불갑산에 입산하여 빨치산이 된 마지막 소년 빨치산 김 영승 씨가 생각난다.
지리산을 같이 다니던 산우가 선물해 준 '마지막 소년 빨치산 김 영승 회고록'이란 책자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사실은,
비전향장기수로 35년간 옥살이를 한 그분의 빨치산 행적과 옥중투쟁기는 별무관심이고 단지 지리산 폭포수골 박 영발비트를 찾아낸 분이란 의미뿐이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15살 먹은 소작농 아들이 무슨 이념이 있어 빨치산이 되었겠는가?
전쟁이 나고 이 땅의 젊은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동원이 되어 어쩌다 국군이 되고 인민군이 되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게 진실 아니던가?
☞지리산 폭포수골 박영발비트-묘향암 - 함박골 이끼폭포... 못다 한 숙제...!
지리산 폭포수골 박영발비트-묘향암 - 함박골 이끼폭포... 못다 한 숙제...!
'박 영발비트...' 나름 자주 걸음했던 지리임에도 그동안 인연이 없었는지 폭포수골은 미답이었다.그러다 얼마 전 입원 했을 때 읽은 '마지막 소년 빨치산 김영승 회고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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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갓길은 여행 삼아 나선 행보라 많이 돌아가지만 해안가 도로 따라 함평항에서 - 칠산대교 - 백수해안도로 - 구시포 명사십리해변을 경유하는 코스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