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 흑석 호미동산 백패킹 - 호미동산 or 호미등산..?

'흑석산에서...'
그동안 바쁜 일상에 퇴근박식 날라리 행보만 하다가 오랜만에 뻐근하게 박짐을 매봤다.
시간이 맞지 않아 석 달 가까이 각자도생 하던 찬붕성이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산지를 꼭 집어 꽃잠을 자러 가잔다.
불러줄 때 잘하라고... 찾아주는 사람의 소중함과 그 감사함을 잘 알기에 어찌어찌 시간을 맞춰보았다.

태인마을 - 흑석산기도원 - 가학산 - 흑석산 - 깃대봉(일박) - 흑석산 - 호미동산 - 계곡길 - 태인마을 원점회귀산행 / 7.71km

마을 뒤로 가학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태인리 마을회관 앞 주차장... 네비주소는 전남 해남군 계곡면 태인길 2,
근무처 급한 일만 마무리 하고 나름 서둘렀는데도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오후 1시 반이 다 되어 도착을 하였다.


마을을 벗어나 신기제 둑방 아래로 이어진 시멘트 임도는 흑석산 기도원까지 1km 정도 거리인데 경사가 제법 있어 상당히 팍팍하였다.


마을 끝단 민가에서 우측 흑석산 기도원 방향으로...
기도원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으나 어차피 호미동산에서 계곡 따라 태인마을로 내려서는 행보라 마을에 주차를 했다.



운영이 중단된 듯 보이는 흑석산 기도원...
여기저기 설치된 집수통으로 유추하건데 사람 사는데 필수인 물이 귀한 영향이지 싶다.


흑석산 기도원 끝단에서 좌측 사면으로 산길이 열려있다.
능선까지는 경사가 제법 있지만 숲길이라 룰루랄라지만 능선에서 가학산 정상까지 200여 미터는 오리지널 바윗길이다.





가학산 전위봉 조망처에서...



흑석산 깃대봉에서 하룻밤 노숙을 하고 내일 하산로로 잡은 호미동산 능선...

월출산...

신기저수지 우측 아래 마을이 차량을 주차한 태인마을이고 파란색 원안 건물이 흑석산 기도원이다.


가학산 정상...(575m)
원래 명칭은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학산이라 하였는데, 학이 날아가면 지기(地氣)가 쇠한다 하여 학이 날지 못하게 멍에 ‘가(駕)’자를 씌어 ‘가학산(駕鶴山)’이라 하였단다.




별뫼산 월각산 뒤로 월출산 줄기...
10여 년 전만 해도 별 생각 없이 내 맘대로 다녔던 산줄기였건만 이제는 이것저것 재봐야 하는 신세라 말 그대로 아, 엣날이여... 다.


오늘 노숙지로 정한 흑석산 깃대봉...
정확히 9년 전 오늘 동행한 찬붕성과 제전마을에서 별뫼산을 기점으로 가학 흑석 깃대봉을 경유하여 흑석산 휴양림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그 당시 6월 임에도 상당히 더워 거리는 별 거 아닌데도 힘이 들어 속도가 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하산로로 잡은 호미동산...
몇 번 걸음 할 기회가 있었건만 그때마다 일이 생겨... 못다 한 숙제처럼 께름칙하게 남아있던 호미동산을 드디어 찾아본다.




철쭉군락지대...






흑석산(黑石山)...(652m)
비가 온 후 물을 머금은 바위의 색깔이 유난히 검게 보여 흑석산이라 불린다.


호미동산...

호미동산 우측 뒤로...

가학산에서 지나온 능선...


명품송...


깃대봉...(650m)
정상 공간이 좁아 일인용 텐트 세동 치니 세명이 둘러앉아 밥상 놀 공간이 겨우 나온다.

목포시...


일몰이 시작되고...





익일 아침 일출...



하산은 흑석산으로 백하여 호미동산 능선으로...




다시 흑석산...

하룻밤 노숙한 깃대봉... 이정목을 보니 400미터 거리이다.


가야할 호미동산....

가학 별뫼 월각 도갑 월출산으로 이어지는 기맥길...


가래재에서 호미동산 능선에 들어서고...
철쭉를 비롯한 잡목 사이로 더도말고 덜도말고 정확히 사람하나 딱 지나갈 수 있는 산길이 암릉을 따라 쭉 이어진다.




흑석산...
산행의 또다른 별미... 지나온 길 뒤돌아보기...

흑석산 자연휴양림...




말 그대로 칼날능선...
일체의 우회로 없이 암릉능선 최상부를 따라 산길이 이어져 한발만 삐긋하면 천길 낭떨어지로 바로 직행이다.
박배낭까진 맨 처지라 낭떨어지 암릉 끝단을 따라 조심스럽게 진행하지만 잡목이 워낙 많아 헤쳐가느라 공포감을 느낄새가 없다.




호미동산을 우회하는 산길은 없고 정면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다 암봉 중간쯤에서 바위 사이 틈새에 자란 나무그루터기를 잡고 올라서야 한다.


생각밖으로 나무가 빽빽하여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설 수 있다.





호미동산 정상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쉼을 가지는데 문득 흑석산 모양새가 사자머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호랑이 두상 같기도 하고...
아마도 옛분들은 호랑이는 알아도 사자는 들어보지 못했기에 호랑이 머리로 보았으리라.


옳다구나...!
그동안 호두산이나 호구산 등 호랑이 머리나 입 놔두고 왜 하필이면 꼬리를 뜻하는 호미동산이라 부를까 궁금하였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다.
여기서 보니 흑석산이 머리고 바로 앞 불쑥 솟아오른 암봉은 엉덩이 부분, 호미동산 정상부는 세워진 꼬리로 여겨진다.
아님 호랑이 꼬리와 등신(몸통) 부분을 이루는 산이란 뜻에서 호미동산의 원래 이름은 호미등산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호미동산 하산길도 오름길과 마찬가지로 암릉 상부 칼날능선을 따라야 해서 상당한 주의가 요망되더라...
.



아뿔사..!
척 보니 저 앞 안부에서 계곡으로 하산길이 이어지는 거 같은데 물을 아끼지 않았구나.
미리 얘기하자면 잡목이 우거진 막산 건계곡이 길게 이어지다 거의 계곡 막바지에 물이 있으니 하산 때까지 식수관리를 해야 한다.


산죽숲 안부에서 능선을 버리고 좌틀하여 계곡길로...



생각밖으로 계곡이 긴데다 건계곡이라 갈증은 나는데 물도 없고 산길은 거의 막산 수준이라 싸다귀를 무수히 맞으며 하산하려니 죽을 맛이다.
다행스럽게 임도 못미쳐 계곡에 물이 보여 세족도 하고 한참을 쉬어간다.



임도에서 내려선 호미동산을 뒤돌아 보고...


차량을 주차한 태인마을회관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며 못다 한 숙제처럼 남겨졌던 호미동산 산행을 마칩니다.
함께하여 주신 산우님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