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좌바위..'
선운사 도솔암 주변 암릉을 둘러보고 병바위와 전좌암이 있는 반암리 아산초등학교로 가기로 한다.
그저 멀리서 구경만 했던 전좌암과 소반암에 오늘은 직접 올라보고 중턱에 자리한 초당도 친견하기 위해서다.
병바위는 우뚝 솟은 모습이 마치 호리병 술병을 거꾸로 꽂은 듯 하다고 해서 병바위(壺岩)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우측에 있는 넓고 평평한 바위(盤巖)는 그 형태가 술상을 닮은 듯 하여 소반바위라 하고, 전좌바위는 생김새가 영락없이
곡식을 재는 말(斗)처럼 생겼다 해서 두락암(斗洛巖)이라고도 불리는데 수직의 마름모 꼴로 우뚝 서 있는 斗洛巖은 크기와
생김새도 예사롭지 않지만, 이 암벽의 중간에 마치 허공에 매달아 지은 듯 수직의 바위 움푹 파인 자리에 기둥을 세우고 처마를
들여 기와를 올린 두암초당(斗巖草堂)이 있어 그 신비감을 더하고 바위 아래에는 본가 격인 齋家 영모정(永慕亭)이 자리하고 있다.
파란색 원안이 오전에 걸음한 도솔암 주변 암릉이고 우측 빨간색 원안이 아산초교와 병바위 부근이다.
아산초등학교는 80년이란 유구한 역사의 학교답게 교정에 벚꽃나무 고목이 즐비하다.
텅빈 교정이지만 차량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잠시 망설이다 아름드리 벚꽃나무 아래에 주차를 했다.
교정 우측 뒤로 두락암(斗洛巖)과 두암초당(斗巖草堂) 그리고 영모정(永慕亭)인 齋家가 보인다.
齋家 영모정(永慕亭)은 굳게 문이 닫혀 들어가지 못하였다.
영모정은 조선 중기 하서 김인후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퇴계 이황과 교류했던
호암 변성온(壺巖 卞成溫)과 인천 변성진(仁川 卞成振) 형제가 기거하였다고 한다.
두암초당은 영모정 우측 학교급수탱크 옆으로 난 산길로 올라가다보면 우측으로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말 그대로 수직의 바위 움푹 파인 홈에 기둥을 세우고 처마를 들여 기와를 올렸다.
두암초당(斗巖草堂)이란 현판과 함께 산고수장(山高水長)이란 편액(扁額)이 걸렸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후학 김정회(後學 金正會)의 글씨로 변씨 형제의 학문을 예찬하는 의미라 한다.
누마루의 여러 편액중 가장 간략하고 알아보기 쉬운 고산경행(高山景幸)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왔는데
시경에서 따온 글로'사람이 우러러보는 산과 사람이 걸어가는 큰 길'이라는 뜻으로 무릇 세상을 이끄는 지도자들은
높은 산과 큰 길처럼 공명정대하게 도덕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라 탄핵이니 뭐니 시끄러운 지금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바로 아래에 눈덮힌 영모정 지붕이 살짜기 보인다.
아궁이가 구비된 온돌방은 가로 세로 6×6자 1평 정도로 보인다.
현재 시각 오후 3시 태양의 위치로 보아 양지바른 남향이라 초당이 겨울인데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
전좌바위(두락암)를 우측에 끼고 능선에 올라 우틀하여 정상으로...
능선에 오름하는 사면길은 육산이지만 정상은 암봉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서야 한다.
겉보기에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묘하게 스탠스와 홀더가 언밸런스하여 상당히 까탈스럽다.
두락암 정상에 서니 사방 탁트인 조망이 압권이다.
아산초등학교...
고창 고인돌휴게소 뒷산 화시산이 지척이고...
그 우측으로 호남의 삼신산 방장산과 축령산(문수산)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온다.
선운산(도솔산) 못지 않은 선운사 주변 산군도 시야에 들어오고...
두락암에서 한껏 조망을 즐긴 후 아내 우측 뒤로 보이는 소반바위로 가기로 한다.
능선을 따라 소반바위로 가면서 뒤돌아본 두락암...
소반바위 위에서 병바위를 내려다보면 그저그런 밋밋한 바위로 보인다.
▼참고사진 ☞2013년 3월 비학산~구황봉 산행후 귀가길에 구암마을에서 당겨본 사진
멀리서 보면 병 모습보다는 사람 얼굴 모습처럼 보이는데 전설에 따르면 신선이 잔치중 대취해서
술상을 발로 차 엎는 바람에 술병이 거꾸로 박혀서 병바위가 되었고 술상은 소반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참고사진 2012년 4월 고창여행
마을 사람들은 이승만박사를 닮았다하여 이승만바위라 부른단다.
두락암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산초교 한 귀퉁이에서 마지막 배낭털이를 하고 각자 집으로...
휴일을 맞아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 축구시합을 하는데 요즘 농촌사정을 말해주는 듯...
선수들 면면을 보니 남자 여자 구별없이 어른 아이 불문하고 마을주민 전체가 다 나온 듯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두락암 들머리가 있는 아산초등학교를 올립니다.
'주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쌍둥이 중학교 졸업사진 (0) | 2017.04.29 |
---|---|
장군목 구담매화마을 김용택시인 생가 - 우보회 봄나들이 (0) | 2017.04.18 |
휴대폰 정리하다 사진 몇장...추억이라...! (0) | 2016.12.08 |
우보회 독립기념관 가을단풍 나들이~! (0) | 2016.12.06 |
人生은 平生工夫다 - "하버드대학교 도서관에 붙어 있는 "명문 30훈" (0) | 2016.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