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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낙월도 비박...봄은 왔건만~~!


'노숙지 상낙월도 사슴목에서..'






"바이러스와의 전쟁"...공상과학영화 제목이 아니다.

2월 29일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의 코로나19  특집 다큐멘터리 제목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나라 전체가 이 정도로 패닉상태라면 외출을 자제해야 도리지만,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말을 핑계삼아 사람 발길 뜸한 낙월도로 노숙을 가기로 한다.

섬 이름 자체가 무척 시적인 落月島떨어질 락(落)에 달 월(月)자를 쓰는데 '달이 지는 섬'이란 의미다.

우리말로는 '진달이 섬'..법성포에서 낙월도로 지는 달을 보면 마치 달이 바다로 떨어지는 듯이 보인다는 의미다.















낙월도 종합안내도 우측 상부에 빨간색으로 표시한 원이 하룻밤 노숙한 상하월도 '사슴목' 전망테크다.

섬 전체를 아우르는 해안선 길이가 11.2km인 작은섬인데다 고저가 심하지 않아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온나라가 난리라 근무처 눈치도 보여 이번 주는 그냥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문득 회사 담장 너머를 보니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여 갈등이 생기는 와중 찬붕성이 섬으로 쉬러가잔다...땡큐~~





 




향화도항 칠산타워...

시국이 시국이라 주말인데도 항구나 타워에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다 못해 썰렁할 정도다.

















염산  향화도와 무안 도리포를 잇는 현수교 칠산대교...

















새우의 고장답게 젓새우를 잡는 어선이 여럿 척 눈에 띈다.


















칠산타워와 칠산대교...















아무리 수지가 맞지 않은 정부 명령항로라지만 내일이 3.1절인데 태극기가 영...

낙월도를 오가는 배는 하루 세번 출항하는데 수지가 맞지 않아 정부명령항로로 운항한다.

우리는 오후 2시 반 배로 들어갔는데 차량 2대에 우리 포함 7명이 승객 전부라 거의 빈배로 간다. 

  
















영광풍력발전단지...


















밀물이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얀 모래성 풀등이 앞을 가로막아

직진으로 항해하지 못하고 우측으로 우회하여 상낙월도항으로 입도한다.























승객 7명중 현지 주민분 1명 빼고 6명이 백패커다.

코로나청정지역이지만 현지주민 배려차원에서 약속이나 한 듯 다들 마스크를 착용한다.

한분이 우리가 원래 계획한 하낙월도 노숙지로 간다기에 혼잡함이 싫어 상낙월도로 방향을 잡았다.

















새우의 고장 상낙월도...

표지석 뒤로 보이는 하낙월도와 더불어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젓새우 생산량의 50%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럼 어디로 갈꺼나...?

일단 '전망좋은곳'이란 설명이 달린 사슴목으로 가기로 하고 내연발전소 방향 우측 임도길을 따른다.















한국전력공사 내연발전소...








길목에 있는 달바위 위 월암정과 위령비는 내일 둘러보기로...

1987년 태풍 쎌마로 12척의 젓중선이 침몰하여 희생된 어민 53명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위령비다.


 















재계미에서 좌측 윗머리로...










땅재고개에서 우측 둘레길로...

같은 배를 타고온 부부백패커는 화장실과 샤워설비가 갖춰진 큰가마골해수욕장에서 야영을 한다고..










첫 소나무 테크는 시원한 조망이 아쉬워 패스하고...
























송이도와 각이도가 정면에 보이는 사슴목 테크에 일단 배낭을 내려놓고 주변을 살피는데

'전망좋은 곳'이란 설명답게 시원한 조망이 맘에 들지만 아쉽게도 북향이라 일몰일출 감상이 어려워 보인다.
















혹시나 해서 윗머리까지 가보았으나 더 이상 테크가 없어 사슴목에 그냥 집을 짓기로 한다.


















남사스러워 먹는 사진은 이 한장으로...

쉬러 온건지 먹으러 온건지 영...? 참고로 저녁 메뉴만 다섯가지였다는 야그...


























별..달..바람..파도소리..아련한 섬들의 야경...酒님과 함께 밤은 깊어가고...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이런저런 애기에 삶의 행복이 별 것이 아님을 새삼 느끼며,

지금 이 순간 함께할 이가 있음에 서로에게 감사하며 한잔 두잔...주님이 동이 나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일기예보대로 일출은 꽝~~









대소로 구별하는 이름처럼 대각이도와 소각이도 형태가 비슷하다.










주변 어느 섬보다 밤새 불빛이 밝았던 송이도...상당히 큰 섬이가 보다.

자료를 보니 썰물 때 풀등이란 모세의기적이 일어난다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안 맞다.

















아니온 듯 깨끗히 주변정리를 한 후 동쪽 큰애기고랑과 윗머리를 거쳐 재계미해변으로 길을 잡았다.
















정식 등로는 없고 동물이 다닌 흔적이 정상쪽으로 여럿 보이길래 염소인가 했는데

염소똥이 보이지 않아 의아하였는데 알고 보니 멧돼지가 이 섬에도 서식하는 모양이다.






















저러느니 워낙 작은 섬이라 맘만 먹으면 잡을 수 있을 텐데...























재계미해변으로...



















느덧 뒷짐이 자연스런 연배가 되었지만....


















맴은 아직 이팔청춘이라...



























여전히 요렇게 놀고 있습니다요.~~^^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하고 바닷가로 뭔가를 채취하러가는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건넸더니.

코로나바이러스 옮는다고 말걸지 말고 빨리 지나가란다...인자하고 자상함의 상징인 노인시대는 가고 지금은 100세 시대라...ㅠㅠ





















어느새 봄은 왔건만 우리네 맴은 아직인가 보다.

느닷없는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뒤덮고 의식하지 못했던 치부를 드러낸다.

교육이나 의식수준이 높은 나라로만 여겼던 우리 대한민국의 사이비종교 실태와

서로를 비난하는 가짜뉴스의 기승,다른 것도 아닌 의료용 물품인 마스크 사재기와 한탕주의...

그래도 꽃피는 계절 봄이 왔기에 마스크를 벗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낙월도 트레킹을 즐기기로 한다.























1987년 태풍 셀마로 숨진 무동력선인 멍텅구리배 선원들의 명복을 비는 위령비..

태풍 셀마가 휩쓸고 간 뒤부터 안전문제와 어족자원보호 차원에서 멍텅구리배를 강제 폐선시키기 시작했단다.
























오후 1시 반배로 나가기로 하고 상낙월도 면소재지와 하낙월도를 둘러보기로...

선착장 앞 해양경찰서에 양해를 구한다음 박배낭을 맡기고 맨몸으로 트레킹에 나선다.















쌈지공원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상낙월도와 진월교로 연결된 하낙월도...

















상낙월도는 섬은 작지만 낙월면 면소재지답게 있을 건 다 있었다.

면사무소 보건소 학교 우체국 공중목욕탕 심지어 골프연습장까지 있다. 

그런데 딱 하나 구멍가게 즉 마트가 없더라...마트는 하낙월도 선착장에 있다.















아마 저온창고에서 비릿한 젓새우 냄새가 나는가 보다...?















어라,이 작은 섬에 파출소가 따로 있네...?

낙월면에서 안면도,송이도 다음 세번째로 큰 섬이지만 면소재지라 행정기관이 집중되어있다.














이 건 뭔미...?

궁금하지만 일단 하낙월도를 한바퀴 돌아보고 시간이 남으면 올 때 둘러보기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

바닷가에 있어서 그런지 기둥이나 세워진 틀을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다.














하낙월도로...








우측 바위지대가 낚시터...













콘크리트가 깔린 상낙월도와 달리 하낙월도 산책로는 흙길과 자연친화적인 야자수껍질로 조성하여 아름다웠다.






















풍경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산책로에 설치한 목책이 경치를 더 살려주는 것 같다. 















상낙월도...
















낚시터...














대,소 각이도와 송이도...

육안으로도 풀등의 흔적은 보이는 것 같은데...아쉽지만 썰물 시기가 맞지 않다.









원래 우리팀이 계획한 노숙지...









낙월도 최고봉 106.2봉에서 조망한 하낙월도 마을과 선착장..








멀리 상낙월도...









조금 내려와 정자에서 조망한 하낙월도 선착장과 마을..









상낙월도...















원래 솎을 정도로 풍성했던 머리숱이 최근에 부쩍 빠져 고민이다 보니 요렇게 울창했던 나무가...










이렇게 앙상하게 변해버린 모습마저 이제는 남일 같지 보이지가 않는구나...ㅠㅠ























당너매 아래 해수욕장...






















개인적으로 산책로 자체는 자연을 살린 하낙월도가 상낙월도 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 같았다.




























봄이 왔건만 코로나19로 사람발길이 끊겼나 산책로가 완전 쑥밭이다.

산악회 한두팀만 다녀갔어도 아줌씨들 등쌀에 남아나지 않을 쑥이거늘...




















장벌전망대...










장벌해수욕장...

모래사장 수심이 완만하여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해수욕장으로 적격이다.

번화한 상낙월도에도 없는 마트가 하낙월도에 있는지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간다.






















참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 전경이다.

하낙월도는 마트도 있고 얼핏 보아도 30여 세대 정도 되는 마을인데도 사람 기척이 없어 의아하였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추운 겨울에는 육지로 나가 살다가 고기잡이가 시작되는 봄에 돌아와 생활하는 주민들이 많단다.


































상낙월도로 돌아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 언덕 위에 자리한 이슬람 사원 비슷한 건물에 가 보았다.
















겉모습만 보고는 당최 알 수가 없어 건물 내부를 들여다 보니 건물은 비웠는데

강당 형식의 구조를 갖추고 있어 알고 보니 '고 육영수여사'와 인연이 있는 학교건물이었다.




























오후 1시 30분 배로 향하도로...

사람 없기는 마찬가지라 나갈 때의 승객도 어제 들어올 때 그 승객이다.

한국전력공사 내연발전소에 관계된 듯한 3명만 추가 되었을뿐 텅 빈 배로 나간다.



낙월도(落月島) 달이 지는 섬' 

시적인 이름처럼 무척 아름다운 섬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왔다가 생각지도 않은 횡재를 한 기분이다.

녹음 우거진 계절에 다시 오고픈 작고 아담한 섬...

조만간 내 다시 찾으리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향하도를 오고간 상낙월항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