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권에 있어 자주 걸음 하는 진안 구봉산이지만 백패킹은 아직이었다.
정상인 천황봉에 테크 전망대도 새로 만들어졌고 모처럼 짬이나 광주 찬붕성과 다녀왔다.
근데 박짐을 메었다지만 동네 뒷산 다니듯 했던 구봉산이 한번 아프고 나니 예전 그 산이 아니더라.
이제는 어느 정도 회복할 시기도 되었건만 한번 떨어진 체력이 당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어쩌랴 나에게 비박은 산행이라기보다 낯선 곳에서 하룻밤 보내는 여행에 가까워 끊을 수가 없구나..
상양명주차장-바랑골-조망터-바랑재-암릉구간-천황봉(일박)-돈내미재-8봉~1봉-부도골-주차장 원점회귀 산행/약 6.35km
주차장에서 9봉인 천황봉으로 바로 직등하기 위하여 상양명 마을을 가로질러간다.
마을 끝 교회 앞 삼거리에서 물탱크 좌측 구봉산 정상 방향으로...
우틀하면 저수지를 지나 8봉과 9봉인 천황봉 사이 안부 돈내미재로 이어진다.
처음엔 제법 나긋하지만 긴 가뭄 여파로 물 한방울 흐르지 않는 계곡을 좌측에 끼고 된비알 오름길이 시작된다.
오랜만에 박짐을 맨 영향도 있겠지만 경사도 경사지만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라 얼마 안 가 숨이 턱에 차기 시작한다.
자세를 꼿꼿이 잡아야 피로감이 덜한 법인데 누군가 잡아당기는 듯한 박짐 무게에 당최 허리 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는 게 병이라고 익숙한 산이라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숨은 턱에 차는데 갈수록 더 경사가 심해짐을 알기에 힘이 더 든다,
다행히 더는 못 가겠다 싶을 때 바위 조망처가 있는 석굴이 등장한다.
석굴을 지나 우측 바위를 돌아가면 구봉산 1봉에서 8봉이 나열하듯 도열한 전경이 펼쳐진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4~50 분 거리라 운해 담으러 진사님들이 주로 찾는 포인트인데 무려 1시간 반이 걸렸다.
간사한 게 사람 맴이라고...
방금 전까지 죽을 등 살 등 힘들어 죽겠다고 난리 부르스를 추었건만 멋진 조망처에 서니 봄눈 녹듯 사라진다.
그래도 천하 강골 찬붕성도 힘이 들었는지 오늘따라 유난히 허리가 굽어보이네...
이 분도...
용담댐 뒤로 무주 조항산과 지장산....
석굴 조망처에서 바랑재는 바로다...
바랑재 랜드마크 격인 소나무에서 복두봉 조망...
옛길인 남릉을 따르기로...
일반 등로 대신 우측이 바위 낭떠러지인 암릉 능선을 따르면 탁 트인 조망처가 계속 이어진다.
더 이상 못 가네.~~!
능선에 붙었으니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웬 걸....
바람 한점 없는 푹푹 찌는 날씨에 습도까지 있어 땀으로 범벅 경치고 나발이고 아주 고역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우리 산하다...!
비슷한 풍광이지만 남릉에서 조망은 고도가 있어 그런지 석굴 조망처와 달리 굽어보는 맛이 난다.
정등로로...
계속 공사를 하는지 까칠한 구간은 아예 생길을 치고 테크를 새로 깔았다.
구봉산은 산악회에서 이웃한 운장산과 연계하여 종주산행을 주로 하는데 오후 시간임에도 산님들이 많았다.
이 날따라 백대명산을 하시는 단체 산행객이 유달리 많아 한가해질때까지 잠시 정상 서쪽 바위 조망처에서 시간을 보낸다.
완주군 송광사 뒷산 종남에서 시작되는 호남 알프스...
어느 정도 산객들이 빠져나간 후 집을 짓고 일몰시간까지 잠시 커피타임을...
이날 여성 백패커 두 분과 우리 팀 외에 또 다른 두 분이 저녁 늦게 오셨는데 자리가 없어 9봉 전 조망 테크로 내려갔다.
일몰 놀이...
비 예보가 있어서인지 일몰은 여기까지...
익일 새벽 텐트를 울리는 빗소리에 일찌감치 일출은 포기하고 혹시나 하고 운해를 기대하였건만 이 역시 꽝~~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부지런한 산님들이 올라오기 전 텐트 정리하고 바로 8봉으로 하산로를 잡았다.
9봉 천황봉에서 8봉 하산길은 한마디로 내리꽂는다.
9봉 아래 테크 조망처에 배낭을 두고 바로 앞 조망 암봉에 다녀오기로 한다.
별 의미가 없는 곳에 테크 조망처를 설치한 이유가 아마도 이 조망 암봉을 대체할 의도인지도...?
속칭 '달 반 해 반'... 운일암반일암 주변 산군들...
구봉산 8봉에서 1봉~~
음습함이 매력적이었던 옛길 연화골 초입...
음지라 봄까지 절벽 단애에 얼음이 매달려 있던 곳으로 겨울엔 완전 빙벽이라 상당히 조심스러운 구간이었다.
돈내미재...
직진하여 8봉으로,
우틀하면 지금은 없어진 천황암을 거쳐 시내산 교회 앞으로 바로 내려선다.
내려선 천황봉...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거세다....
진행할 8봉과 5봉, 4봉...
7봉과 6봉은 8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8봉...
7봉으로...
지나온 천황봉과 8봉...
7봉...
바람이 점점 더 거세워진다...
간사한 게 사람 맴이라고 어제는 무더위에 구슬땀을 흘려 죽겠다더니만 그냥 시원하다 치부하면 되려만 바람 타령이라니...
6봉으로...
7봉 내림길...
5봉으로...
5봉...
5봉에서 조망한 걸음 한 능선...
4봉으로...
요즘이야 지자에서 경쟁하듯 설치하여 전국 웬만한 산치고 구름다리 없는 산이 없을 정도인데,
그 열풍을 몰고온 시발점이 구봉산 4봉과 5봉을 연결한 이 구름다리가 아닐까 싶다.
세상사 다 받아들이기 나름이라....
오늘은 운좋게 바람이 거세워 조아려지는 마음에 힘껏 쇠줄을 움켜지고 순간순간 밀려오는 짜릿한 스릴을 즐겨본다.
4봉...
테크길은 여기까지고 4봉 이후는 안전로프가 주로 설치된 산길이라 걷는 맛이 난다.
3봉...
2봉...
1봉...
상양명마을 주차장...
사진 우측 우람해 보이는 산군은 용담호 조망이 좋은 진안 검넌산과 대덕산이다.
잘 정비된 산길 따라 부도골로 하산...
이렇게 첫날은 무더위에 구슬땀, 둘째 날은 가랑비와 거센 바람과 함께한 구봉산 백패킹을 마칩니다.
그래도 시종일관 웃음 가득한 걸음이었으니 세상사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함께 하신 산우님들 감사합니다. 날씨 좋은 날 다시 한번 걸음 하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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