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망처에서..'
내가 아는 내변산 복수초 군락지는 망포대 전후 바람재와 북재 두 곳이다.
그중 바람재를 운호저수지를 기점으로 삼신산과 신선봉을 연계하여 짧게 돌아보았다.
자주 걸음 하는 신선봉과 달리 삼신산은 거의 10 년 만인데 그동안 반질반질하게 길이 많이 났더라.
예전에는 그저 까칠하게만 느껴졌던 암릉 곳곳에 노숙이 가능한 박지도 여럿 눈에 띄고 많이 유해졌다.
꽃 피는 춘삼월에 다시 찾고픈 생각이 들 정도로 암릉길이 많이 다져져 백패킹으로 다시 와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운호저수지-삼신산-바람재-신선마을터-신선봉-신선대-돌탑봉-계곡길(생길)-임도-운호저수지 원점회귀/9.73km
10 년이면 강산도 변하다더니 운호저수지를 오랫만에 왔더니 편의시설을 잘 갖춰놓았다.
그렇지만 주변 트레킹은 괜찮은데 정작 삼신산과 신선봉 사이 바람재가 정식등로가 아니고 비탐길이라는 거...
사실 지난 일요일에 왔다가 단속이 있다는 애기에 포기하고 대통령 선거로 임시 공휴일인 오늘 아침 일찍 다시 왔다.
점심 무렵에 바람재에 단속요원이 도착한다는 말도 있고 왕시루봉 전적(?)도 있어,
거북이 바위라 불리우는 저 앞 암봉은 패스하고 성묘길 따라 능선으로 바로 붙기로 한다.
단속이 무서운 게 아니라 걸린지 한달도 안되어 추접기를 또 떠느니 차라리 돌아가는 걸 택한 거다.
아무리 바빠도 쉬어가세,
작살랑산이 우측에 보이는 첫 조망처에서 커피 한잔 내려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정면으론 곰소만 건너 선운산과 소요산이 펼쳐져야 하는데 오늘은 연무로 시야가 좋지 못하다.
작살랑산 분기봉을 지나 313m 암릉에서 크게 좌틀하면 삼신산이 정면에 보이는 395m 암봉이다.
지난 일요일에 걸음한 갑남산 투봉 모항전망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암릉길...
처음 걸음할 때는 주로 좌측으로 올라섰는데 이제는 우측으로 사람다닌 흔적이 자주 보인다.
사람 발길이 젤 무섭다더니 그동안 많이 댕기셨는지 우회길도 생기고 아주 반질반질하게 길이 났다.
에고, 그런데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못보던 튼실한 밧줄도 매어졌거만 오히려 더 낑낑대는구나.
▼참고사진
같은 장소에서 담은 밧줄이 없던 2013년 10월 20일 사진이다.
운호계곡 건너 신선봉...
삼신산 하일라이트 구간인 암릉이 시작되고...
운호저수지...
내림할 신선봉...
떼박이 가능할 정도로 너른 고래등 같은 암릉이 상당히 길고 넓다.
평범한 고스락인 삼신산(갈마봉) 정상...
걸어온 암릉의 화려함에 비하여 허탈하기까지 할 정도로 평범하지만 고도로 보아도 내변산 최고봉인 의상봉(598m),
그 다음으로 망포대(492m), 신선봉(496m), 삼신산(482m) 순으로 4 번째인데 정상석 하나 없다니 참으로 씁쓸하다.
노란 복수초를 담으려는 하이에나들로 북새통인 바람재..
바람재와 달리 북재는 운치있게 산죽밭에 복수초 군락지가 있어 내년에는 북재를 가봐야겠다.
참고로 바람재 외에 내변산 봄 야생화 군락지는 서쇠뿔바위봉 가는 청림마을 뒤편 옛길과 용와마을 영은사 계곡에
변산바람꽃 군락지가 있고, 낙조대에서 분초대 지나 망포대와 아차봉으로 갈라지는 안부 북재에 복수초 군락지가 있다.
그만 가시게요 형님...
'선생님들께서는 자연공원법 어쩌고저쩌고'... 아직 한달도 안 된 왕시루봉 전력을 생각하셔야지요~~^^
바람재 위 조망바위에서 조망한 삼신산...
바로 위 망포대 신선봉 삼거리 조망바위에서 조망한 신선봉..
점심도 먹을 겸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일심교도들이 거주했던 신선마을터를 찾아보기로 한다.
일심교도들이 거주한 신선마을터는 신선봉 못미쳐 등로 좌측 오동나무을 유심히 보면 표식이 있다.
지금도 묘역이 몇 군데 남아 있어 후손들이 하얀 띠지와 페인트로 표식을 해놓아 찾아가기는 별 어렵지 않다.
신선마을 지도자급들이 거주했다는 대제장터...
2014년경 봉래구곡 발원샘을 찾아서 전주 어믄길과 함께 왔다가 여기서 대소도원 쥔장을 만난 경험이 있다.
신선마을과 대소분지에 관한 자세한 애기는 여기로 ☞내변산 신선봉, 봉래구곡 발원샘을 찾아서....
'신선마을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2014년 6월 산행기 글을 다시 가져왔다.
신선대 신선마을에 대한 거의 유일한 자료라 할 수 있는 포스팅이 있어 모셔왔다.
여러 블로그나 카페에 마치 본인의 창작글처럼 각색하거나 그대로 포스팅하여 많이 퍼져있는 자료인데,
원글은 자연생태 활동가로 활동하며 현재 '부안생태문화활력소'를 이끌고 있는 사진작가
허철희 님이 2003 년도에 작성한 글이다.
청학동으로 간 신선대 사람들
6.25 전쟁 후, 변산의 신선대에는
일심교 신도들이 모여들어
18가구 80여 명이 마을을 이루고 살았었다.
일심교는 '유불선 동서학 합일 갱정유도'를 내세우며
세계의 모든 종교가 유교로 뭉쳐질 것을 믿는
강대성이 세운 신종교이다.
이들은 조선시대의 유교적인 생활관습을 그대로 좇아
사서삼경을 읽고,
상투, 댕기머리에 흰옷을 고집하며
신학문, 현대문명과는 담을 쌓고 살다가
1970년대 중반 무렵 지리산으로 이주해 갔다.
지금의 그 유명한 "지리산 청학동"이 바로 그곳이다.
몇 해 전(1996년 경)까지만 해도 추석 때
신선대로 성묘 오는 그들(은재필 씨 가족)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묘를 모두 이장해 가
내왕이 끊겼다.
위의 사진은 그 당시 신선대 마을 입구에서 찍은 사진으로
"뿌리 깊은 나무"에서 퍼왔다. 사진/김수익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3년 01월 21일 09시 26분 01초
비슷한 내용인 또 다른 자료...
김길중의 '오! 변산반도'
신선대(神仙臺) 옛 터
월명암(月明庵) 뒷등 낙조대에서 西海의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분초대,
망포대를 지나 북재를 넘으면 신선대(神仙台 486m) 루대(樓台)에 서게 된다.
신선들이 살아서 신선대라 하였는지...,
어쨌든 1970년대까지만 해도 두건에 도포 차림으로 세상과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자기들의 방식에 의하여 구름을 벗하고
유수를 지근한 채 공․맹자의 도심(道心)이 인간 도리의 최선의 길임을 주장하며 신선처럼 살다가
무지한 속인들의 이념 분쟁으로 북에서 보낸 김 신조(청와대 습격) 일당의 민간 학살사건(이용복)이 비화되어
오지인들의 보호 정책이라는 미명 하에
이곳 사람들도 영문을 모른 채 자기들의 주장과는 상관없이
이 정든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경상도 청학동 또는 타지로 삶의 터전을 옮겨갔다.
1977년도 경에 보안면 柳川初等學校에 근무할 당시
이곳 도인(道人)들과 가끔 교류가 있었고 서로 오고 간 정이 있었으므로
나로서는 이곳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가끔 이곳에 들려 한 바퀴 옛터를 돌아보고 회상에 젖어 본다.
神仙臺 옛터
동남쪽 월태화용(月態花容)
기령(氣靈)이 운집(雲集)한 터
산수진경(山水眞景) 무릉도원(武陵桃源)
높은 터에 세워놓고
흐린 세상 취한 인간
바른 도법(道法) 깨우치려
흰 두건 도포 자락
신선(神仙)처럼 살았는데
무단한 정치(政治) 논리
백성(白姓) 보호 미명 하에
굴원이 내몰리듯
당신들도 추방(追放)을 당했지요
초립동(草笠童) 글 읽던 도량(道場)엔
벽오동 만 쓸쓸하고
홰나무 우거진 집터
옛날 자취 완연하니
그 옛날 지인(知人) 생각
왠지 마음 허전하여
산새 우는 옛 터에
아쉬운 정(情) 남겨 둔 채
반야월(半夜月) 외기러기
울며 북재(敲峙) 넘어가듯
흐르는 계곡 따라...
해명 태명 내려왔소.
신선대에서 邊山 小松 金吉重
저 묘역쪽으로 길을 잡으면 대소분지로 내려선다.
신선마을터 한켠에서 느긋하게 점심상을 차리고...
산불감시탑이 정상석을 대신한 신선봉을 지나 신선대로...
가야할 돌탑봉...
신선대에서 조망한 산불감시탑이 있는 신선봉...
삼신산과 바람재...
운호저수지...
돌탑봉...
돌탑봉 좌측 뒤로 대소분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암봉이 있다.
산길이 거의 묵어 잡목이 우거진 아차봉(징바위)과 직전 암릉사이로 대소분지로 내림하는 성묘길이 있다.
산자고...
어이, 저 앞 안부에서 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면 어떻겠나...?
능선을 고수하면 운호마을로 이어지기에 적당한 안부에서 운호저수지로 바로 내려서기로 한다.
지능선은 중간에 절벽이 있는 산세라 적당한 계곡으로 길을 잡아 내려서는데...
계곡도 순한데다 생각지도 못한 단풍이 많아 가을에 일부러 다시 오고플 정도로 괜찮았다.
운좋게 단풍숲이 아름다운 생길로 순탄하게 하산하였더니 어느 산꾼의 추모비가 있다.
어쩐지 계곡이 순하고 아름답다 했더니 예전에는 아는 사람들은 자주 찾는 산길이었나 보다..
임도를 잠깐 따르면 산행을 시작한 운호저수지 수문이다.
운호저수지 수문에서 내려온 계곡길을 복기하며 오늘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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