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북의산

순창 아미산 백패킹 - 뜬다 뜬다 떠 발이 뜬~~다...!


'배미산으로...'







그동안 나름 선방했는데 감기와 같이 코로나가 찾아왔다.
한 달여 병원생활 후 이제 겨우 체력을 회복하는가 싶었는데 일주일간 죽다 살아났다.
피폐해질 대로 지친 심신에 코로나까지 겹치니 신세타령 비스무리한 한탄이 절로 나온다.
이럴 땐 그저 산에서 하룻밤 아무 생각 없이 자는 게 답이라 가까운 순창 아미산으로 백패킹을 나선다.







백야마을회관-서릉-아미산-고인돌-철계단-소나무 쉼터-테크 쉼터-배미산-철계단-논둑길-백야마을 원점회귀행 / 6.88km









백야마을회관 앞 공터에 주차하고 출발...
백야마을은 순창고추장마을 우측에 위치한 동네로 정확한 네비 주소는 '전북 순창군 순창읍 백야길 10'이다.
뒤로 보이는 산이 아미산인데 평지돌출의 산답게 마을들이 빙둘러있어 들머리는 여럿 있지만, 산이 워낙 작아 환종주
원점회귀 산행로가 없어 차량 회수는 종주산행 후 도로를 따라야 하는데 그나마 백야마을에서 시작하면 조금 용이하다.

















백야마을회관에서 좌측 순창고추장마을 방향으로 100여 미터 내려가면 우측에 초입 이정목이 있다.


















정상까지 거리가 2.3km인데 시멘트 임도가 1km라 실제 산길은 1.3km 정도고 곳곳에 이정목이 있어 길 찾기는 용이하다.















나 자신이 생각해도 이상하리 만큼 시멘트 임도나 도로를 싫어해서 아무리 멋지다 해도 둘레길이나 마실길을 시도도
해보지 않았는데, 너무 오랜만에 박짐을 매서 그런지 아님 산중 야영의 설렘인지 오늘은 뜬다 뜬다 떠 발이 뜬~~ 다....!

















88 고속도로로 불렸던 광주대구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잠시 임도를 따라 오름질 후...
















수목사업을 하는 듯한 마지막 농가 앞을 지나면서 시멘트 임도는 끝나고 송정마을에서 올라서는 등로와 만난다.















능선에 붙으면 산길은 솔내음이 그득한 소나무 숲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솔내음도 좋지만 동네 뒷산을 오르는 듯한 친숙함에 한껏 여유를 부리며 느긋함을 즐겨본다.
두텁게 깔려있는 나뭇잎이 미끄럽지만 한편으론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맞춰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커다란 배낭에 하루치 살림살이와 식수를 가득 채웠음에도 거의 반년 만에 갖는 산중야영이라 그런지 설레기까지 한다,






















안부 쉼터를 지나 유달리 굵직굵직한 소나무 장송 숲을 따라 잠시 오름질을 하니 첫 바위 전망대다.
















바로 앞 덕진봉을 비롯한 강천산 광덕산 등 호남정맥 산군 정도는 구별이 되지만 워낙 날씨가 흐려 조망이 좋지 못하다.
아미산이 고도는 낮지만 전라남북도 산군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산이기에 내일 아침을 기대해 본다.















찬붕성 뒤 봉우리는 광덕산에서 이어지는 호남정맥 상 덕진봉이다.











전망대 바위에서 산길은 바위 밑둥을 따라 에둘러 가듯 좌측으로 원을 그리듯 이어지며 급격하게 고도를 높인다...










우회하듯 오른 북릉 이정목에서 우측 바위 사면을 따라 한번 더 치고 오르면 산불감시탑이 있는 아미산 정상이다.
거대한 화강암봉으로 이루어진 아미산 이름의 유래를 여인의 아름다운 눈썹에서 연유되었다고 흔히들 알고 있으나,
이는 낭설로 봉우리 아(峨),산이름 미(嵋),뫼 산(山), 한자명을 보아도 높고 뾰족한 산의 형태에서 연유돠었음을 알 수 있다.
















원거리 조망이 전혀 없음에도 산불 감시인이 해박한 지식으로 주변 산군들 이름을 일일이 설명해주셔서 알고 보니,
오랜 기간 호남지리탐사회에서 김 정길 씨와 '대맥인' 이란 닉네임으로 산행을 같이 한 전북지역 산꾼 원로셨다.









근데 뭐가 보여야 말이지...?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오전은 날씨가 맑다고 하니 내일을 기대해 보기로...
시루봉이라 불리던 정상에 집을 지면 뷰야 좋지만 등이 배길 것 같아 정상 옆 봉우리 소나무 숲에 집을 지었다.
















일몰은 이 정도...


















서쪽 담양 방면 야경...















동쪽 순창군 야경....







야생체질인가...?
아직 완전치 않은 몸임에도 솔향 그득한 소나무 숲에서 말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꿀잠을 잤다.










익일 여명...(06:20)
생각 밖으로 새벽 기운이 차갑지 않아 해가 뜨려면 거의 1시간이나 남았지만 여명을 즐기러 나왔다.


















순창 쪽...







담양 쪽...








동료들도 기상...(06:50)









처음엔 우측 곡성의 동악~최악산 마루금이 너무 눈에 익어 정면에 보이는 산군이 문덕~고리봉인가 했는데...



















서서히 날이 밝으며 익숙한 모양의 한줄기 산군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뮨덕봉~고리봉 마루금이다.














오메, 지 지 지리산이다...!
옥녀봉 뒤로 문덕봉 ~ 고리봉 마루금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병풍을 두른 듯한 능선이 지리산 주능선 임을 확연히 드러난다.
마치 바다 위에 두둥실 떠있는 항공모함처럼 지리산 주능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다.




























갑자기 주변이 밝아지는 모양새가 일출이 시작되나 보다.















일출...(07:20)
곡성 동악산 좌측 뒤로 해가 떠오른다.





















매일 뜨고 지는 해가 뭐가 다를까마는 산에서 맞는 일출은 항상 가슴을 뛰게 한다.
거의 반년 만에 갖는 비박이기에 이런저런 소원을 빌어보는데 나이가 묵어가는지 종류가 점점 많아진다.

























아직 날이 완전히 밝지는 않았지만 아미산 정상에서 어제 못 본 조망을 잠시 즐겨보기로...


















무등산...

















불태 삼인 병풍....










강천산군과 추월산군....
저 멀리 추월산 상봉 아래 보리암에 아직까지 불이 켜져 있어 빨간 원으로 표시해 보았다.









세자봉과 여분산...










장군봉 회문산 돌곳봉 삼연봉 깃대봉...










아침을 들고 짐을 꾸린 후 제대로 조망을 즐겨보기로 한다.
아미산 정상석 한자 표기를 보면 특이하게 세 글자 전부 뫼 산(山) 자가 들어가 있다.
아마 평지돌출의 산세에 북한산 인수봉이 연상되는 특이한 형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익숙한 전라북도 산부터 조망을 즐겨보자.
인터넷을 전혀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발로 직접 걸음 하며 기록한 개인적인 견해라 오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추월산 강천산군...
















 

빨치산 전북도당이 있던 가마골 용추봉에서 회문산으로 이어지는 일명 파르티잔 능선...















하늘길이란 테크길로 한창 뜨고 있는 용궐산...







순창군...















문덕~고리봉 마루금...










문덕봉~고리봉 마루금 뒤로 지리산 주능선...
이제부터는 동남쪽 방향 전라남도의 산군부터 훑어보자.










남쪽 전라남도 산군들...








모후산 기상관측탑도 확인할 겸 가까이 당겨본다.






















저 멀리 월출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렇듯 전라남북도의 모든 산들이 아미산을 호위하듯 에워싼 형국이다.
어쩌면 전라남북도 산들의 중심이 아미산이지 않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사방 탁 트인 조망이 시원스럽다.










당겨보고...








무등산 병풍산....







무등산...






















병풍 불태 삼인산...

























고인돌 바위...
질릴 정도로 조망을 즐겨건만 고인돌 바위 우측 뒤로 조망처가 있어 들어가 본다.

































순창군 뒤로 보이는 장수 남원쪽 산그리메가 한마디로 그림이다.















배미산...




















고인돌 바위를 지나면 아미산 산행의 또 다른 재미인 스릴만점 철계단 구간이 시작된다.













배미산으로...







모토 고개 뒷산 옥녀봉...







능선 좌측 끝에 위치한 봉우리가 배미산 정상이고 정면 첫 봉우리에 소나무 숲에 테크 전망대가 있다.














광주분이라 그런지 모처럼 맑은 시계에 남도의 산군을 눈에 담느라 내려갈 맘이 들지 않으신가 보다.




















무등산...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감탄사 연발이다...!






















2008년는 그란갑다 했던 철계단 경사가 오늘 보니 장난이 아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철계단이 변할리는 만무하고 그동인 내가 변했구나...















잠깐이었던 그철계단이 이렇게 길었던가...?


















아따, 그만 가시자고요...!




















복어...?













아미산 철계단 구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포인트인 누운 소나무 쉼터...
























조망도 없는 소나무 숲 등로 한켠에 뜬금없이 테크 전망대가 있다.
짐작컨데 여기에 테크 설치를 계획한 이도 백패킹을 즐기지 않나 싶다.
다음에 아미산을 찾으면 솔향 가득한 이 소나무 숲 테크에서 호젓하게 하룻밤 노숙을 하고 싶다.
















신선바위...







새끼들이 많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이런 돌탑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배미산 정상에서 조망한 아미산...














철계단이 아찔하다....







묘역이 자리한 배미산 정상...


















날머리 모토 고개와 옥녀봉...
여기서 잠깐,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 4,440개 산 이름 중에 제일 많은 게 뭘까..?
1위는 봉화산으로 47개, 2위는 국사봉 43개, 3위는 옥녀봉 39개, 4위는 매봉산 32개 5위는 31개인 남산이다.
그리고 전국에 산재한 옥녀봉은 대부분 능선 끝단에 마주보듯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있다는 거...여인의 유방 형태로.



















배미산 철계단이 시작되는 상부 우측에 탁 트인 조망처가 있어 하산 전 마지막 조망을 즐겨본다.







동악산 형제봉 최악산 마루금...












일제 때 수탈 목적으로 건설하다 중단된 철길을 멋진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향가터널이 있는 옥출산...










자유~~?
그래 수리야 오늘 네가 제대로 뜨는구나...뜬다 떠 발이 떠...♬
주변 조망을 즐기는데 사냥감을 발견한 듯한 수리가 빙빙 돌며 한참 저공비행을 한다.













수리 네가 진짜배기구나... 뜬다 뜬다 떠 발이 뜨는구나...!













배미산 철계단도 아미산 못지않게 상당히 경사가 급하다.

















경사도 급하지만 낙엽이 두텁게 쌓여 상당히 미끄러운 사면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임도에서 우측 모토 고개 대신 좌측으로 길을 잡아 삭막한 도로를 따르지 않고 가로 잘러 가는 의미로 임도와 논둑길을 경유하여 백야마을로 걸어가고자 한다.














아미산...











백산도원을 거쳐...





세당 소류지 앞 둑방에서 임도 비스무리한 농로로...













강천 휴게소에서 광주대구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진입로 펜스를 200여 미터 따르면 굴다리가 나온다.
고속도로라면 펜스 밖이라도 좀 꺼려지는데 휴게소를 빠져나오는 도로라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








휴게소 직원들이 이용하는 굴다리를 통과하면 순창고추장마을 주차장이다.














순창고추장마을에서 도로 따라 백야마을로..








어제 들어선 초입 이정목을 지나 차량을 주차한 백야마을회관에서 소풍 같은 산행을 마친다.
오늘도 제대로 뜬다 떠 발이 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