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날 풀리면 삼신산 암릉구간에서 노숙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지 산우들이 함산을 청하여 박지로 잡았다.
삼신산만 걸음 하기에는 너무 짧고, 마침 타지분들이 대부분 여성분들이라 복수초 군락지 바람재와 신선봉을 연계하여 산행코스를 잡았다.
문제는 바람.. 바닷가에 위치한 산, 툭 터진 암릉에 펙다운 없이 텐트 설치가 걱정인데 바람이 있고 없고는 다 지복이라 일단 암릉을 목표로 출발해 보기로 한다.
운호저수지-암릉(일박)-삼신산-바람재-망포대삼거리-신선봉-신선대-돌탑봉-묘역봉-계곡길(생길)-임도-운호저수지 원점회귀/9.73km
개나리 봇짐 당일 산행 복장이면 거북바위에서 작살랑산으로 이어지는 암릉을 따르겠지만 박짐이라 안전한 능선길로 잡았는데...아뿔사 찾는 이가 없는지 완전 묵었다.
초입부터 철쭉, 진달래 가지에 무수히 싸다귀를 맞는다. 이거 참, 손님 초대해 놓거 이 게 뭔 경우인가 굉장히 미안해진다.
그래도 산길 흔적은 남아있어 여차저차 첫 조망처에 서니 운호저수지 건너 내일 하산길로 잡은 신선봉 암릉이 바로 시야에 들어온다.
세 봉우리 중 첫 번째 신선봉만 정식 명칭이고 묘역봉과 돌탑봉은 편의상 부르는 가칭이다.
오늘 박지로 잡은 암릉구간과 삼신산(갈마봉), 그이래 뚝 떨어진 안부가 복수초 군락지가 있는 바람재다.
지금은 어떤 연유인지 몰라도 갈마봉을 삼신산으로 부르는데 다음 지도에는 여전히 갈마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문제는 묘역이 자리한 본 능선에 올라서기까지 싸다귀는 계속 맞아야 한다는 거...
정면 곰소만과 우측으로 작살랑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첫 조망처..
우측으로 보이는 작살랑산 암릉이 멋진데 묵었기는 마찬가지라 혹시 들렀다 가자고 할까봐 싸다귀 생각에 함구하고 농 따먹기만...
이거 참, 여기도 고민되네...?
원래 직등하던 곳인데 앞으로 만나게 될 바위들도 많고 박짐이라 안전을 위하여 우측 우회길로 가기로...
진행할 삼신산과 좌측으로 갑남산이 보이는 소나무 조망처가 있는 395m 암봉부터 본격적으로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외변산 최고 조망처인 모항전망대...
여기서부터는 눈에 뻔히 보이는 바윗길이라 우회 운운하면 진짜배기 싸다구가 날아올 것 같아 직등으로...
보기엔 저래도 상단부에 오버행 형태 구간이 있어 조금 난해했던 이 바위턱을 올라서면 제일 까칠한 밧줄구간이 이어진다.
이쪽이 우리가 올라온 능선과 운호저수지고...
내일 우리가 하산할 신선봉 암릉군은 저쪽입니다.
산행중 맛볼 수 있는 별미...지나온 길 뒤돌아보기
박지로...
여긴 내자리....
바람에 강한 자립형 텐트는 암릉에 집을 짓고, 장비 욕심 내려논지 오래라 여전히 오지 구형 셀터를 쓰고 있어 펙다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나무 숲에 설치하였다.
해가 지려나 보다...
저녁식사 후 남들처럼 텐풍 사진도 담고 酒님을 찬양한 후 잠시 밖을 나와보니 밤하늘에 달과 별이 초롱롱하다.
익일 아침 여명...
해가 뜨려나 보다...
아침상이 이 정도면 지난 밤 만찬이 어땠으시라 대충 짐작가시리라...
여인네들과 동행이라 춥고 배고픈 걸 즐기는 게 백패킹의 맛은 진즉에 물 건너 가고 집에서 보다 잘 먹었다.
평범한 고스락인 삼신산 갈마봉 정상..
복수초 군락지 바람재...
작년 3월 9일에는 만발하였는데 오늘은 시기가 빠른지 아직 성체가 되지 않아 혹시 밟을까 조심조심 한켠에서만 사진 몇 장 담았다.
참고로 바람재 외에 내변산 봄 야생화 군락지는 서쇠뿔바위봉 가는 청림마을 뒤편 옛길과 용와마을 영은사 계곡에 변산바람꽃 군락지가 있고, 낙조대에서 분초대 지나 망포대와 아차봉으로 갈라지는 안부 북재에 복수초 군락지가 있다.
망포대 삼거리까지 사면길에는 조망바위가 두 군데있다.
첫 번째 조망바위에서 어제밤 하룻밤 노숙한 암릉지대를 빨간원으로 표시해 보았다.
두 번째 조망바위에서 하산길로 잡은 신선봉과...
바람재 건너 위도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산불감시탑이 자리한 신선봉...
겉보기에는 평범한 육산 고스락이지만 신선대와 신선암을 치마처럼 두른 암산이다.
지금은 무슨 연유인지 다음지도에서 표기가 사라졌지만 10 년 전까지만 해도 신선봉 아래 암릉 지대를 신선대와 신선암으로 나누어 표기하였다.
신선암에서 신선대를 배경으로...
신선대...
이 신선암에서 신선대와 운호저수지 일대 하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과연 신선이 노닐만만 절경지다.
좀전에 언급한바 있지만 신선암과 신선대 지명은 내 마음대로 칭한 지명이 아니고 10 년전 다음 지도에서 확인한 후부터 부르게 되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더라.
예전에는 생길 수준의 옛길도 다음과 네이버 지도를 참고하여 종종 산행을 했었는데 근래에는 저작권 문제인지 뭔지 몰라도 지도에 옛 산행로가 전부 없어져 무척 아쉽다.
덧붙여 봉 따먹기식 근본 없는 산명이 남발함을 극혐 하는 입장이라 신선봉 다음 암봉들을 편의상 '돌탑봉' 이나 '묘역봉'으로 칭할 때는 꼭 가칭이란 표기를 하고 있다.
돌탑봉...
가칭으로 예전에는 정상에 돌탑이 많아 그런 식으로 불렀는데 최근에 몰상식한 누군가 돌탑을 다 허물어 뜨렷다.
돌탑봉에서 묘역봉으로 가다 보면 좌측으로 대소분지와 곰소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암봉이 있다.
곰소만 죽도...
묘역봉...
정식 명칭은 아니고 묘역봉 또한 편의상 부르는 가칭이다.
묘역봉 주변은 산자고 밭이다.
하산은 묘역봉에서 내려서자마자 암봉 밑단을 따라 우틀한 후 지능선 꼬랑지를 잡고 내려서기로 하였는데 이 조망처에서 순간 방심하여 능선을 놓치고 말아 어쩔 수 없이 계곡으로...
▼참고사진, 지난 가을 아내와 함께 걸음한 이능선길로 하산로를 잡으려 했다.☞부안 신선봉 운호계곡 단풍 - 운호저수지 기점 원점회귀산행
부안 신선봉 운호계곡 단풍 - 운호저수지 기점 원점회귀산행
'운호 계곡 단풍...' 버릇처럼 새벽에 눈이 떠져 뒤척이는데 택배 알바를 하는 막둥이 휴대폰이 요동을 친다. 덕분에 잠을 설친 아내 왈 이왕 일어났으니 오랜만에 단풍구경도 할 겸 산행이나 가
halflondon.tistory.com
원래 계획한 능선 좌측 계곡으로 하산...
이렇게 수변길 따라 산행을 시작한 운호저수지에서 1박2일 봄맞이 행보를 마치고 각자 집으로...
함께 하여 주신 산우님들 감사합니다...종종 보시게요.~~
'전북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안 모항 전망대 백패킹 - 봄날은 가고...! (0) | 2023.04.18 |
|---|---|
| 부안 비봉(?)-아, 옛날이여...! (0) | 2023.04.09 |
| 순창 백방산 소백산-만만치가 않구나...! (0) | 2023.02.26 |
| 운장산 서봉(독제봉) - 정수궁 마을 원점회귀 코스 (0) | 2022.12.31 |
| 임실 오봉산 - 가성비가 짱..! (0) | 2022.12.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