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머리 당산나무...'
오늘도 평일 혼산이다.
요즘 들어 가뜩이나 산행의욕이 시들해지는데 날씨마저 연일 흐리다 보니 가일층 의욕이 감소한다.
어찌 되었든 산행은 조망인데 탁한 날씨에 긴 걸음 의욕도 나지 않고 근처 야산이나 잠깐 돌아보려 집을 나선다.
어디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 김제 구성산이나 영천마을을 기점으로 가볍게 둘러보기로 한다.
영천마을 - 쉼터 - 전망대봉 - 헬기장 - 구성산 - 479.6m 봉 - 안부 - 계곡길(빨치) - 임도 - 영천마을 원점회귀산행 / 5.02km
일어나자마자 버릇처럼 창문 밖 모악산을 눈에 넣어보는데 탁한 시계에 누가 얼치기 산꾼 아니랄까 봐 급 의욕상실이다.
구성산 영천마을 산행들머리 간이 주차장...
요즘은 김제 구성산을 금평저수지 테크 산책로와 학선암을 연계한 동곡마을 코스로 많이 찾지만 오랜만에 영천마을에서 걸음해 보려 한다.
네비 주소는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산 287'...
이 고장 출신 기업 '신포우리만두' 박 기남 창업주가 애향산업 일환으로 오래전 산행로 정비사업을 하여 인상이 깊었던 산길이다.
영천마을에서 구성산을 오름 하는 산길은 중간중간 밤나무가 더럿 보이지만 보기 좋은 소나무가 주종이고 경사가 아주 완만하여 거의 산책길 수준이다.
거친 숨 한번 내쉬지 않았는데 기룡마을 삼거리 이정목이 보여 나름 발걸음에 뿌듯함이...
기룡마을 삼거리를 지나 잠시 오르막 산길을 따르면 신포우리만두에서 조성한 쉼터다.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요즘은 찾는 이가 거의 없는지 관리가 되지 않는 듯 보이지만 나무로 만든 정자에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차양까지 설치되어 있다.
동네 마실 수준 산행을 하면서 큼직막한 배낭이 남사스러워 이번에 새로 장만한 써미트 고래(whale) 20...
20L 소형이지만 고래란 이름답게 수납성이 좋아 웬만한 건 거의 다 들어가고 착용감도 좋은 데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해 가성비가 좋다는 거.....
또 다른 정자 운무정...
볼 때마다 이 정자는 쉼터가 아니라 한겨울 대피소 셀터라는 생각과 기증자가 분명히 백패킹이 아닌 한뎃잠을 즐기는 전통 비박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웃한 상목산과 같이 금광 흔적이 더럿 보인다.
반곡마을 이정목 뒤 경사 급한 소나무 숲길을 치고 오르면 첫 조망처다.
이제는 주변에 여러 도로가 뚫렸지만 심심 두메산골일 때 직장 동료 고향이라 가을이면 감과 밤을 자주 따러갔었던 화율리...
탁한 시계에 조망이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주변 산군을 구별할 정도는 된다.
상봉 헬기장 못 미쳐 북동쪽 조망이 터지는 전망테크...
북향인 익산시 방향...
봉두산 뒤로 전주 혁신도시...
동쪽 방향 전주 시가지는 잡목에 가려 보이지 않고 북동 방향에 자리한 전주 혁신도시와 에코도시만 시야에 들어온다.
학선암 산길이 갈라지는 상봉 헬기장...
김제시에서 설치한 듯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김제시를 중심으로 지도를 제작하여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구성산 정상은 잡목이 가려 조망이 좋지 못하고 다음 지봉이 조망 덩어리다.
예전 구성산 산행기를 찾아보니 한국지명유래집을 참고하여 '아홉 개 산봉우리에 성을 쌓아 적의 침입을 막았던 산'이라는 의미라고 산명 유래를 설명하였던데, 예전부터 실제로 든 내 생각은 사실 주변을 살펴봐도 성터 흔적은 전혀 없고, 봉두산 상목산 삿갓봉... 등 선암리를 둘러싼 산봉우리들이 큰 것만 추리면 얼쑤 아홉 개라 이 것과 연관성이 있지 않나 싶었다.
북서쪽 김제시...
북향인 저 멀리 익산시....
구성산 남쪽 끝단 깎아지른 절벽 형태인 지봉에서 아예 돗자리를 깔고 조망을 즐기기로 한다.
체력이 형편 없이 떨어진 요즘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산행 거리 보다 산에서 머무는 시간을 길게 가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선암리와 전주시 전경.....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110억에 달하는 '인터넷 도박자금 마늘밭 은닉' 사건이 터졌던 선암리...
삿갓봉 뒤로 모악산...
화율봉으로 이어지는 모악지맥...
제비산과 금평저수지...
지난주 완주 도실봉에서 어이없게 산길을 놓치는 실수도 반성할 겸 예전 기억을 추스려 주변을 자세히 살펴본다.
비록 휴대폰이지만 회문산군을 당겨서...
전망테크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보지만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없어 삿갓봉은 패스하고 바로 안부에서 임도로 내려서기로 한다.
요즘 우보회장 네비는 무릎 아낀다고 임도만 죽자 살자 댕기던데...
지봉을 내려간 후 첫 안부에서 파란색으로 표시한 동곡임도까지 가지 않고 예전과 같이 하얀색으로 표시한 영천임도로 바로 내려설 에정이다.
바로 여기로...
안전로프가 끝나는 안부에서 좌틀하여 질러가기로...
빨간 원으로 표시한 너덜겅이 쭉 흘러내린 중간쯤을 질러 밤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떨는지...?
허걱, 근데 이 게 다 뭐다냐...?
밤나무가 많아 절대 산길이 묵을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밤 따러 오는 주민이 없는지 잡목이 너덜겅을 덮었지만 다행스럽게 10여 미터 정도라 별 어려움은 없었다.
원래는 빨간색으로 표시한 밤나무숲 사이 산길로 내려가야 하지만 척 봐도 잡목이 우거져 그냥 흘러내린 너덜겅 계곡을 따르기로...
굵은 철사로 돌들을 묶어 성벽처럼 쌓아 만든 축대를 공교롭게(?) 아홉 개 정도 지나 내려서니 임도라 九城山 다운 사방댐 축대다.
선암리 전원주택단지를 우측에 두고 순례길이라 불리는 임도를 따라 영천마을로...
터가 좋은지 임도 주변에 제각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아예 추모공원이 들어섰다.
영천마을에서 입구에서 좌측으로 길을 잡아 경로당 지나 당산나무 방향으로...
차량을 주차한 당산나무로 원점회귀하며 가볍게 걸음한 산행을 마친다.
산행이라고 하기도 뭐한 동네 마실길 산책을 했으면서 남사스러울 정도로 길게 산행기를 작성한 이유는 점점 묵어가는 산길이 안타까워서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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