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에서...'
우리 팀 산행대장을 맡고 있는 찬붕성이 까치설 담날 기(氣)도 받을 겸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오잔다.
천왕봉 코스 중 가장 짧은 중산리로 오름을 하는 데다 천왕봉 산신께 갑진년 새해 인사도 드릴 겸 흔쾌히 참여를 하였다.
그런데 사진 담을 의욕조차 나지 않는 지저분한 날씨에다 천왕봉에선 뭔 놈의 바람이 그렇게 불어대던지 숨을 못 쉴 정도라 도망치듯 하산을 해야 했다.
너무 역대급 참변이라 조상님께 성묘도 드리지 않은 불경스러운 후손들이 많이 왔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지 않고선 그 맑던 날씨가 가는 곳마다 순식간에 곰탕으로 변화는 게 설명이 안되더라....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 칼바위 삼거리 - 로터리 대피소 - 지리산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 - 유암폭포 - 칼바위 - 중산리 원점회귀 산행 / 11.62km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보니 주차장 공사 중이라 공터 한켠에 주차를 하고 오랜만에 마빡에 불 밝히고 산행을 시작해 본다...(06:30)
칼바위...
칼바위에 이르니 서서히 날이 밝고 바로 위 삼거리에서 시종일관 경사 급한 오름길이지만 천왕봉에 가장 빨리 닿을 수 있는 로터리대피소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영상과 영하를 오르내리는 온후한 날씨기 문창대를 지나면서 기온이 급강화 하는 데다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와 두꺼운 방한장갑으로 바꿔 낀다.
천왕봉...
써리봉 능선...
로터리 대피소 못 미쳐 조망처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써리봉 능선이 아주 맑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선명히 다가와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를 하였는데...
로터리 대피소에서 따뜻한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드는데 경남교육원까지 버스를 이용하여 올라온 젊은 친구들이 서서히 도착하기 시작하여 자리도 양보해 줄 겸 출발을 한다.
개선문...
적당한 경사에 눈길이 푹신하여 겨울 설산을 걸음 하는 것치곤 양호한 조건인데 운무를 싣고 오는 바람이 상당히 매섭게 불어와 손가락 끝이 에리워온다.
매서운 바람이 실어온 운무가 순식간에 덮어 주위가 완전 곰탕이라 남릉 넘어 일출봉이 뿌연 실루엣으로 변했다.
완전무장한 찬붕성을 반갑게 맞이하는 눈사람...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지리산 천왕봉...
앞서거니 뒤서거니 제법 많은 인원이 천왕봉에 올랐는데 막상 천왕봉에 올라서니 매서운 강풍에 호흡이 가쁠 정도라 인적이 뜸하다.
뿌연 운무에 사방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데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매섭게 바람이 불어 사람들 혼비백산 거의 달아나듯 하산하기 바쁘지만...
산신께 인사도 드리고...
가오 있게 한 장 담고....
제석봉으로 거의 뛰다시피 하산을 서두른다...
성모상 바위...
호구당터...
제석봉...
정면 일출봉은 완전히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장터목 대피소에서 여유 있게 한 시간여 김치찌개로 점심을 들고 중산리로 하산길을 잡았다.
하산길은 병기막터교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경사가 급하고 거친데 눈길이 단단한 데다 러셀이 잘 되어 룰루랄라~~♬
언제나 그렇듯 하산을 하면 하늘은 시원스레 열리고....
통신골 초입부에 이르러 통신골과 우측 천왕봉을 바라보니 뿌였던 운무가 어느새 거치고 시원스런 풍광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유암폭포...
홈바위교 주변 사태지역...
칼바위...
칼바위부터는 다시 봄의 나라...
이렇게 최저 기온 영하 -3˚C에서 평균기온 9˚C로 심한 온도 편차가 있으니 감기에 조심하라는 자기가 듣고 싶은 일기예보만 듣고,
정작 고산 산행에 가장 중요한 바람 애기는 귓등으로 흘려들은 새해 첫 지리산 천왕봉 산행기를 마칩니다.
아, 바람 바람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날 울려놓고 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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