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바위에서...'
설악산 천불동에 들어서면 800봉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작은형제바위가 있다.
수많은 비경처가 산재한 설악에서 최고라는 말을 섣불리 붙이면 안 되지만 외설악 최고의 조망처가 아닐지 싶다.
오늘 걸음 할 부안 진서면 석포리 용각봉이 그렇다.
800봉과 마찬가지로 작은 소봉이지만 변산 일대는 물론 내변산 기암괴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봉이다.
이번 산행기도 산방 핑계 대고 잠깐 산행 흉내만 내고 온 흔적이다.
대불사 - 굴바위 - 달봉대산 - 용각봉 - 용각봉사거리 - 굴바위 상단 - 대불사 원점회귀산행 / 4.6km
부안군 보안면 반계로 우동제 앞 대불사....
대불사에 주차 후 산방기간이라 살짜기 다녀오려 산행채비를 부지런히 하는데 백구가 맹렬히 짖어대어 쫓기듯 굴바위로...
대불사가 근래 중창한 사찰이라 절 구경은 생략하고 지나치는데 못 보던 석불이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춘다.
살짜기 아니 온 듯 다녀오겠습니다.
여러 번 찾은 굴바위지만 보고 다시 내려와 용각봉 삼거리로 가는 직진길 대신 좌측 목책을 넘어 달봉대산으로 길을 잡을 예정이다.
언제 봐도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여러 번 언급한 굴바위에 얽힌 전설은 차치하고 '굴(窟)이 있어 굴바위인가 아님 굴의 형태가 바다에서 나는 먹는 굴 모양과 비슷해서 굴바위라 불렀나 그게 궁금하다는 거....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도 상당히 바다에서 나는 굴 형태와 비슷하여 개인적으론 후자 쪽이 아닐까 싶다.
굴바위를 구경 후 다시 입구로 백하여 목책 너머 산판길 따라 달봉대산 능선으로 길을 잡는다.
내변산을 찾을 때마다 느끼지만 성묘길이 완전히 묵어 내 집 정원마냥 호젓하게 보낼 수 있어 좋기는 한데 잡목이 성가실 때가 너무 잦다.
버려진 상석과 비석...
제법 까칠한 이 바위 턱을 올라서면 조망처가 이어지고 한차레 용을 쓰면 달봉대산 고스락이다.
달봉대산 고스락 못 미쳐 조망처에서..
굴바위...
우동제...
평범한 육산 봉우리인 달봉대산 고스락에서 남쪽으로 잡목과 소나무를 헤쳐 나오면 너른 암릉 조망처가 나온다.
우동제와 성계폭포 뒷산 남대봉 노승봉...
폭포에 물이 읎다...
내변산 변방 망월봉 감투봉 뒤로 정읍 두승산...
굴바위 뒤로 옥녀봉...
푸석 암릉....
달봉능선 마지막 묘역에서 사면 좌측으로 비스듬히 길을 잡아 용각봉 직전 능선에 올라선다.
똑같은 코스로 2012년과 2013년 연거푸 두 번 걸음 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산길이 너무 묵어 초행자는 진입로 찾기가 만만치 않겠다.
고도는 낮지만 정상 대접을 받는 용각봉 좌측 봉우리(364.2m)..
주상절리 비슷한 암질의 암봉 두 개가 마치 용뿔처럼 나란히 있어 용각봉이란 이름을 얻었다.
석포저수지 뒤로 곰소만...
내변산에 매료되어 아내와 구석구석 찾던 추억담을 나누며 한참을 쉬다 간다.
용각봉이 고도는 낮지만 남쪽 외곽에 위치에 있어 내변산 기암괴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봉이다.
무척 아름다웠던 변산지맥길...
실질적인 정상 용각봉 우측 봉우리(372m)...
용각봉을 내려서며....
주상절리형 암릉을 지나...
이 부부 소나무에서 우틀하여 사면길 따라 용각봉 사거리로 하산길을 잡았다.
요즘은 지맥 타시는 분들이 없는지 산길이 아예 묵어 낙엽이 수북하다.
용각봉 사거리에서 굴바위 암봉 상단으로 가기 위해 옥녀봉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 이정목을 지나 바위턱에 올라서자마자 바로 우틀하여 내려서야 굴바위 상단으로 갈 수 있다.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옥녀봉으로 직진한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10여 분 내려서니 굴바위 암봉이 사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전에 오름 한 달봉대산...
대불사가 정면 아래로 보이는 굴바위 남쪽 상단...
좀 더 안쪽으로 들어와서...
굴바위 암봉에서 백하여 암봉 좌측 능선으로 길을 잡아야 대불사 주차장으로 내려설 수 있다.
굴바위 암봉 하단부 마지막 조망처에서...
능선 끝단 못 미쳐 우틀하여 대불사 주차장에 내려서며 소풍 같은 산행을 마친다.
느그들, 쫄았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놀라고,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대불사에 예불드리러 온 것 같은데 산방기간이라 주차된 산불감시 차량만 봐도 괜히 찔려 바로 줄행랑을 치게 되더라.
맹세코 일체의 화기를 지참하지 않고 아니 온 듯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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