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암터 자생 꽃무릇...'
그 맑고 청명했던 가을 날씨가 추석 연휴가 시작되니 비 소식도 들리고 한마디로 개판이다.
조망 좋은 날을 택하여 체력 테스트 겸 걸음 하려던 내변산 의상봉은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로 미룬다.
코로나로 명절 전날 갖던 고향 친구 모임도 취소되어 집에서 전이나 부치려는데 올해부터는 전집에서 사 온단다... 쩝~~
할 일도 없어 포스팅이나 하려고 사진을 정리하는데 이번 비박은 비 소식이 있어 가까운 곳으로 간다는 찬붕성 톡이 온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아직 비박 짐을 맬 자신이 없어 포기하였었는데 웬만큼 좋아진 체력에 붙어볼까 하는 욕심이 난다.
그래 오늘은 체력 테스트도 할 겸 날씨에 관계없는 계곡 산행을 하기로 하고 야생 꽃무릇이 많은 내변산 문수골로 산행을 나선다.
묘역-임도-문수제-문수골-너럭폭포-갈림길-문수폭포-문수암터-사면길로 백하여-갈림길-문수골-문수제 원점회귀/5.21km
부안 하서면 백련리 문수제...
통상적으로 네비에 '부안 문수제'를 입력하면 네비 불문 문수제 둑방이 보이는 다리 근처까지 안내를 하는데
문수골 들머리는 다리 건너 두 번째 시멘트 임도 끝단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임도가 너무 묵어 차량으로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참고사진
무려 20 년을 타다가 2 년 전에 폐차한 추억의 애마 무쏘...오리지널 벤츠 엔진을 장착한
1999년 10월 출고된 쌍용자동차로 예전에는 이 차를 타고 전북의 임도란 임도는 거의 섭렵하였었다.
근데 간사한 게 인간이라고 아직은 새차라 낚시꾼들이 들락거린 흔적이 보이지만 콘크리트 水道 아래 주차하고 걸어가기로...
그런데 위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꼬불꼬불한 임도를 따르면 상당히 돌아가야 해서 질러가는 길을 찾아본다.
마침 성묘 온 동네분에게 임도를 질러가는 길이 있나 물어보니 묘역 좌측에 보일 듯 말듯한 성묘길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신다.
파란색 실선이 차량을 주차하고 임도를 질러간 궤적....
임도에 붙어 부지런히 길을 잡는데 뒤에서 아들 넘이 배낭을 지가 멘다고 잠시 걸음을 멈추란다.
사실은 추석 연휴에 비박 짐을 맬 수 있나 테스트해보려고 일부러 수분이 많은 먹거리를 잔뜩 넣었더니 상당히 묵직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곡에 모기가 많아 사과즙 몇 봉과 청귤호묘음료 한 통만 마시고 그대로 짊어지고 내려왔다 거...^^
NO ALL WORK....no~no~no...전부 하지마라네~~!
임도 끝단에 이르니 국립공원에서 세운 못 보던 목책도 보이고 모든 걸 하지 마란 성의 없는 경고판도 보인다.
문수제...
문수제 끝단 즉 계곡이 시작되는 문수골 초입부터 본격적으로 꽃무릇 산길이 이어진다.
계곡을 한번 건너고...
하루 종일 머리 위 잡목에 부딪히고 가시나무에 걸려 낑낑대는 아들 넘...
주변에 변변한 묘역도 없어 산길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완전히 묵은 길 흔적이 골짜기 좌우로 쭉 이어진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피어난 꽃무릇도 아름답지만 주변에 단풍나무가 많아 늦가을에 찾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진행한 순서 시간 별로 사진을 쭉 올리기로 한다. 예전에는 산악회 띠지라도 붙이고 다녔건만 지금은 그럴 힘도 없고...
반면 사람 발길이 적어서 그런지 계곡에 들수록 자생하는 야생 꽃무릇 화원은 점점 개체수가 많아진다.
계곡을 다시 한번 건널 때쯤 전면에 낙차 큰 폭포 형태의 너럭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물이 없어 폭포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단풍 들면 한 경치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럭폭포 조금 지나 제법 경사진 암벽에 재미 삼아 올라서던 아들 넘이 뱀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 도망치듯 내려온다.^^
계곡에 들수록 단풍나무가 더 울창해져 단풍숲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지만 숲은 더 거칠어진다.
아직도 산꾼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띠지 하나 볼 수 없는 원시미 가득한 문수골...
근력 키운다고 산행에 자주 동행하는 막동이 녀석이 거미줄이나 벌레에 무척 예민한데 오늘 죽을 맛인가 보다.
합수부에서 문수 폭포가 있는 좌측 골짜기기로 길을 잡는데 모기가 더욱 극성이라 완전무장을...
물이 완전히 말라 폭포라고 하기도 뭐한 문수폭포 바로 위에 문수암터가 있다.
폭포 우측의 바위 밑동 희미한 흔적을 따라 폭포 위에 올라서면 울창한 단풍나무 군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석축만 남은 문수암터...
문수암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고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 한다.
사찰이 있었다는 흔적...
그런데 비록 오래전이지만 사람이 기거하였던 사찰 터라 그런지 모기가 장난이 아니다.
덩치만 크지 아직은 어려 모기나 벌레에 예민한 아들넘 생각하여 그만 여기서 하산하기로 한다.
여기서 점심을 들고 계곡 따라 능선에 붙어 비룡 상천봉으로 오름 하여 쇠뿔바위봉 거쳐 문수제로 내려서려고 하였는데..
동쪽 방향 이 계곡을 쭉 따르면 옥녀봉과 비룡상천봉 중간에 있는 삼각점봉에 이른다.
꽃무릇이 절정인 문수암터...
목표한 야생 꽃무릇도 웬만큼 보았겠다 벤치형 의자 모양의 바위 뒤로 이어진 사면 길로 하산로를 잡는다.
근처에 묘역도 없는데 제법 뚜렷한 산길이 계곡까지 한참을 이어진다.
문수골에 내려서며 혹시 모를 후답자를 위하여 케른을 세워 표시를 한 후 오전에 걸음 했던 계곡길 따라 하산....
너럭폭포 상단...
임도 끝단...
임도에서 질러가는 샛길 따라 묘역으로....
그저 체력 테스트를 하려고 걸음한 산행이었는데 자생하는 꽃무릇을 만나 좋았고
오랜만에 띠지 하나 없는 원시미 가득한 산길을 걸음하며 호젓함을 즐긴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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