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바위..'
어제 거의 석달만에 2km 남짓 걸어보니 웬만한 것 같아 오늘은 본격적으로 산행에 나서기로 한다.
근데 몸도 성치 않은데 등산모임에서 조차도 코로나 집단감염사태가 벌어진다니 산행지 잡기가 난감하다.
그럼 어디로 갈꺼나...? 적당한 산행지를 물색하다 문득 이틀 전 산우와 나눈 내변산에 대한 대화가 생각이 난다.
그래 이번 기회에 오지중에 오지라 할 수 있는 부안 옥녀봉 바위 턱에 자리한 영은암을 찾아보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용와마을복지회관-영은사-장군바위상단-우금바위조망처-옥녀봉 -몸이 좋지 못하여 왔던 길 백하여 원점회귀/3.7km
▼2012년 9월 비룡상천봉 문턱바위에서 조망한 영은암...
오름길이 전혀 없을 것 같은 깍아지른 바위턱에 자리하여 무척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언제 한번 가야겠다 생각을 하면서도 여태껏 미답인 영은암을 찾아보려 집을 나섰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용와마을 마지막 민가 할머니 말씀이 거주하는 이가 없는 빈 암자라 요즘에는
찾는 이도 없다 보니 수풀이 우거져 겨울이면 몰라도 이 계절에는 어림 반푼 어치도 없다고 하셔서 포기하였다.
부안군 하서면 석상리 용와마을 입구...
10여 년 전 만해도 용운사라 하였는데 지금은 영은사로 바뀌었나 보다.
정면에 보이는 암봉이 용이 승천하는 산세인 '비룡상천봉'이다.
용와마을 윗마을이 수련, 아랫마을이 풍랑...뭔가 연관성이 있을 것 같아 자료를 찾아보니,
용와마을의 용이 엎드려 있다가 비룡상천봉을 발판산아 수련마을의 못 속에서 솟구쳐 오를 당시
풍랑마을을 흐르는 계곡에 물결과 바람이 일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전부 용과 연계된 지명이다.
마을 경로당인 용와마을복지회관...
네비 주소는 부안군 하서면 석상리 818-3
코로나19로 문을 닫아 그런지 마을 자체가 아주 한적하다..
복지회관 앞 모정 옆에 주차하고 회관 우측 마을길을 따라 영은사로 길을 잡는다.
마을 안쪽 영은사 직전 마지막 민가 할머니가 동네 아주머니와 한담을 나누고 있어
영은폭포 위 영은암에 대하여 여쭈어 보니 지금은 수풀이 우거져 갈 수가 없다고 하신다.
우리가 염려되어 노파심에서 하신 말씀일 수 있어 계곡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 보고 결정하기로...
영은사...
불교계 신흥 종파인 대한불교원융종에 속한 사찰로 용운사로 알고있었는데 근래에 영은사로 바꼈다.
영은사 자체보다 주변 계속에 산재한 홍노루귀와 변산바람꽃 자생지로 더 유명하다.
내변산 황토휠링타운...
황토벽돌과 자연 땔감으로 방을 데우는 구들장을 설치한 아토피 전문 자연치유 센터다.
고난이도 암장인 장군바위...
이 고장 출신 세계적인 등반가인 고 고미영 씨가 남편 김병구 씨와 함께 개척한 암장이다.
총 27 루트에 고난도 루트인 5.14급이 5개나 있는 국내 최고 고난도의 암장인데 현재는 출입금지다.
고미영 씨는 스포츠클라이밍의 1인자로 활약하다가 2006년부터 히말라야 8,000m급 고봉을 등정하기 시작하여
11좌를 등정한 여류 등반가이다. 2009년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8126m) 등정 후 하산 도중 실족하여 사망했다.
그런데 아무리 장군바위 초입이 출입금지라지만 우거진 잡목이 상상을 초월한다.
여전히 도둑걸음하는 바위꾼들이 심심찮게 있을 텐데도 이정도면 영은암 산길은 더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길이 묵어 못 간다는 할머니 말씀도 있고, 성치 않은 몸으로 아빠가 산엘 간다니 걱정스러워 동행한 막동이 표정이
똥빛이라 못 이기는 척하고 발길을 돌린다. 대신 등로가 확실한 옥녀봉-비룡상천봉-용와마을 환종주로 코스를 변경햔다.
내변산 황토휠링타운 입간판 뒤로 계곡을 건너면 옥녀봉 방향 묘역 가는 성묘길이 숨어 있다.
몇 번 애기했지만 내변산 산길은 100% 성묘길로 이리저리 얽혀있어 길 잃을 염려 없이 어느 봉우리나 갈 수 있다.
좌측에 보이는 국립공원출입금지 안내판은 장군바위암장에 출입을 금한다는 표식이고,
옥녀봉 들머리 겸 성묘길은 이 표지판 정면 뱡향인 우측 반대편으로 20여 미터 아래에 있다.
이 펑퍼짐한 순수 자연암반 바로 위로 들어가면 옥녀봉 성묘길 들머리가 나온다.
임시로 플라스틱 봉지를 주워서 나무에 표시를 하였다.
잡목이 많아 성가시지만 뚜렷한 성묘길을 따라 능선에 붙으니 부안마실산악회 띠지가 걸려있다.
잠깐 사이 5분여 성묘길을 따르니 장군바위 상단부에 이르러 벌써부터 조망이 터진다.
영은사와 내변산 황토휠링타운...
비룡상천봉...
바위 반대편에 서니 산행을 시작한 중앙 용와마을과 날머리로 택한 우측 수련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헐~~이럴수가...!
다시 5 분여 능선을 따르니 비룡상천봉과 옥녀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군바위 최상단이다.
아들넘 비룡상천봉과 옥녀봉 암릉미에 감탄하며 오늘 산행 조망은 완전 날로 먹는다고 좋아라 한다.
비룡상천봉...
옥녀봉...
지능선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영은폭포와 영은암 위치..
다음 지봉에 서니 서서히 우금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래 보이는 암봉 우측바위가 조금 전 조망을 즐겼던 장군바위다.
장군바위 이 후 산길은 푹신한 솔숲길로 한참을 이어진다.
우금바위 조망처...
우람한 장군바위...
바로 위 이어지는 조망처에서 아들넘 권유로 한장 담는데 봉합부위가 땡기는 느낌이 온다.
지족불욕 지지불태 [知足不辱 知止不殆]라 만족함을 알게 되면 욕됨이 없고 멈출 줄을 알게 되면 위태로움이 없으니,
아쉽지만 여기서 100여 미터 위 옥녀봉 정상까지만 오름하고 왔던 길로 다시 백하여 영은사로 내려가기로 한다.
옥녀봉 정상...
저 멀리 우금바위가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부안에 옥녀봉은 이 곳 외에 바드재 옥녀봉 마포 옥녀봉 등 세곳이 있다.
하산중 들머리 부분 띠지가 성묘길이 아닌 나무가 성긴 생길로 안내하길래
엉뚱한 곳에 매달린 산악회 띠지 3 개를 떼어다가 정확한 초입에 다시 설치를 하였다.
사방댐을 막 건너면 이 순수 자연암반이 옥녀봉 성묘길 들머리다.
어느덧 아침저녁 바람이 서늘한 게 성큼 가을이 왔나 보다.
붉고 곱게 물든 단풍철에 다시 오리라 다짐하며 넉달 만에 처음 걸음한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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