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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산

부안 석불산 비박-그냥 산에서 하룻밤 자고 싶어서...!

 

 

 

 

 

 

 

 

 

가뜩이나 살기 힘든 시대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다 보니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이 설 자리가 없다.

물론 될 넘은 된다지만 그건 극소수 애기고...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좌절을 겪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게 현실이다.

그런 젊은이 중 하나인 큰애가 연말을 타는지 부쩍 어깨가 처져 보이지만 아쉽게도 내겐 위로를 건넬 주변머리가 없다.

살갑게 대화를 나누며 다독여 주고는 싶지만 그건 맘뿐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위로란 그저 산에서 하룻밤 같이 보내며

소주잔 기울이는 게 다라... 집에서 가까운 데다 잠깐 걸음 하면 정상인 석불산에서 아들 넘과 하룻밤 노숙을 하고 왔다.

 

 

 

 

 

 

 

 

부안에서 30번 도로를 타고 변산 방향으로 가다 청호저수지 도로변에서 조망한 석불산...

전형적인 동네 뒷산이지만 산명에 얽힌 설화도 나름 논리적이고 무엇보다 바닷가에 접해있어 조망이 좋다.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 산에서 하룻밤 노숙하러 나선 행보라 차량으로 정상에 가장 근접하게 붙을 수 있는 석불사 근처

임도 정자 앞에 주차를 하고, 전망대까지 겨우 400여 미터 오름을 하는데 그래도 경사가 만만치 않아 땀깨나 빼야 한다.

 

 

 

 

 

 

 

 

 

 

 

 

 

 

 

 

 

 

 

 

 

 

 

 

 

 

 

 

아들 넘 오랜만에 박 짐을 매 힘이 드는지 쌀쌀한 날씨임에도 땀으로 목욕을 했다.

 

 

 

 

 

 

 

 

 

 

 

 

 

 

계화도...

바로 앞에 보이는 마을이 석불산 지명유래와 연관이 있는 의복리다.

옛날 부처님이 바다를 건너와 여기저기 다니다가 불등에 올라 서해 바다와 여러 마을들을 살피고 석불산으로

들어갔다 하여 부처님이 오른 언덕을 불등, 이때 부처님의 옷자락이 마을을 쓸고 지나갔다 하여 의복리라 부른다고...

 

 

 

 

 

 

 

 

 

 

청호저수지와 부안군...

 

 

 

 

 

 

 

 

군부대가 자리한 의상봉과 새만금 간척지...

 

 

 

 

 

 

 

무인산불감시탑과 2층으로 지은 석불산 고공전망대...

 

 

 

 

 

 

저녁 무렵이 되니 제법 바람이 불고 찬기운이 느껴져 서둘러 집을 짓는데 일몰이 시작된다.

 

 

 

 

 

 

 

 

 

 

 

 

 

 

 

 

 

 

 

 

 

 

 

 

 

 

 

 

 

일몰 후 어둠이 내려앉으니 주변 마을에 서서히 불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예전 시골은 일찍 소등하여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는데 요즘은 가로등 덕에 한밤중에도 야경이 제법 봐줄 만하다.

 

 

 

 

 

 

 

 

 

 

 

 

 

 

 

 

 

 

 

 

 

 

 

 

전망대 테크가 길고 2층이라 공간은 충분한데 폭이 좁아 240 × 240 셀터 한동 치면 딱이다.

대신 천연나무로 지어 테크팩도 수월하게 들어가고 넓어 혹시 새벽에 일찍 올라오는 사람들 부담이 없다.

 

 

 

 

 

 

 

 

 

 

 

 

 

 

 

 

 

 

 

 

 

 

변상 최고봉 의상봉에 자리한 군부대가 미사일 부대란 말이 맞는지 유독 환하게 불을 밝혔다.

 

 

 

 

 

 

 

 

 

 

 

 

 

 

 

 

 

 

 

 

 

 

 

 

 

 

 

 

 

유난히 밥을 좋아하는 아들 넘 때문에 넉넉하게 밥도 짓고...

올 때부터 어설픈 인생 이야기나 앞으로의 계획 등은 일절 거론하지 않고 그저 산에서 하룻밤 잠만 자려고 온 행보라,

잔잔한 유튜브 음악에 밤은 깊어가고 한잔 두 잔 정답게 기울이는 소주가 그렇게 달고 맛날 수가 없다.

 

 

 

 

 

 

 

 

 

 

 

 

 

 

익일 아침...

일출보다 좋아하는 여명을 보기 위해 조금 일찍 일어나 매서운 추위 그 자체를 한참을 즐겨본다.

 

 

 

 

 

 

 

 

 

 

 

 

 

 

 

 

 

 

 

 

 

 

 

 

 

 

 

정읍 두승산 왼편으로 해가 떠오른다.

매일 아침 뜨는 해가 뭐가 다를까 만은 산에서 맞는 일출은 항상 가슴을 뛰게 한다.

 

 

 

 

 

 

 

 

 

 

 

 

 

 

 

 

 

 

 

 

 

 

 

 

 

 

주변 정리 깨끗이 한 후 쓰레기봉투를 여유 있는 내 배낭에 담았더니 아들 넘이 배낭을 바꿔매잔다...^^

 

 

 

 

 

 

 

 

 

 

 

 

 

 

그래 아들,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용기 잃지 말고 꿋꿋하게 지내려무나,

인생 별 거 있더냐 살다가 보면 좋은 때도 있고 어려운 때도 있지만 결국은 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거...

 

 

 

 

 

 

 

 

 

 

 

 

 

 

 

 

하산 중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데 아침 찬 기운이 운해 비슷한 그림을 그려주어 제법 봐줄 만하다. 

 

 

 

 

 

 

 

 

 

 

 

 

 

 

 

 

 

 

 

차량을 주차한 효충사 뒤편 임도 정자 쉼터...

이렇게 석불산에서 모처럼 아들 넘과 한뎃잠을 자며 이런저런 세상 애기도 나누고 즐겁게 보내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