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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산

임실 상사암(상사봉) 백패킹-그래, 인생이 별거더냐...!

 

 

 

 

 

 

 

 

 

남들은 하던 일도 흥미가 떨어진다는 나이에 친구가 백패킹에 도전해 보고 싶단다.

지금도 축구하랴 낚시하랴 바쁘면서 굳이 백패킹까지 해보고 싶다는 친구의 열정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오랜만에 친구와 하룻밤 노숙을 하며 이런저런 옛 추억을 되뇌고 싶어 흔쾌히 동행하기로 한다. 

일단 공용장비는 내가 매고 친구는 올해 군입대를 한 막둥이 장비를 챙겨주고 잠은 셀터에서 같이 자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친구와 저녁을 약속했는데 위드 코로나 시대 첫 불금이라 그런지 택시가 영 잡히지 않는다.

문득 가로등 불빛에 빛나는 노란 은행잎을 보다 내일은 홀 캠으로라도 산으로 비박을 가야겠단 생각이 든다.

산우가 지리 목통골을 가자는 제의도 하였지만 부쩍 떨어진 체력에 민폐가 될까 쉬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안 되겠다.

 

 

 

 

 

 

 

 

친구와 만나 저녁을 함께 하며 건강과 취미생활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산에서 잠을 자는 비박이 화제가 되었다.

친구 왈 어느덧 6학년이니 더 늦기 전에 아니 더 늙기 전에 산에서 하룻밤 자고 싶단다. 평소 낚시나 축구 등 활동성 취미생활을 하는 친구지만, 백패킹은 등짐 매는 생노가다니 만만히 보지 말랬는데 자신이 있으니 가잔다. 나야~~ call♬

 

 

 

 

 

 

 

난생 처음 매는 박짐이지만 호기롭게 출발한 박패킹 생초자 친구...

 

 

 

 

 

 

 

예상대로 겨우 이백여 미터 왔건만 서서히 눈이 풀리고 턱스크로 돌입하더니...

 

 

 

 

 

 

처음의 호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갑자기 돌아가고 싶다는 제스처에 사람을 긴장시킨다.

 

 

 

 

 

사실 원래 계획은 임실 오봉산에 가서 운해를 보려고 하였는데 주차장에서 나이 지긋하신 인상 좋은 산불 감시인이 산방 기간이라 일반 산행은 가능하지만 야영산행은 금지라고 난감해 하신다. 완장만 차면 사람이 변하는 게 이치인데 워낙 어르신이 점잖아 알았다고 바로 포기하고 짧은 코스인 임실 상사암으로 장소를 변경하였는데 친구 상태를 보니 천만다행이다. 한마디로 어르신이 사람 하나 살렸다고 할까...? 처음 매는 박 짐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친구를 보니 처음 계획한 오봉산으로 갔으면 어쨌을까...? 난처해 하시는 어른신 말씀 듣기 정말 잘했다. 휴~~ 우,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참고사진 2018년 임실 오봉산 비박..붕어 대신 운해..!☜

 

임실 오봉산 비박..붕어 대신 운해..!

'붕어섬 운해..' 직장때문에 팔자에 없는 객지생활을 하다 보니 비박짐을 매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다. 계절의 영향도 있지만 불황의 여파로 조금 한가해져 간만에 비박을 계획하고 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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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오분여 오름하니 바위지대가 시작되고 바로 조망이 터진다.

산이 너무 작아 군대간 막둥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11년 아들넘과 걸음하고 10년 만에 찾았다. 

 

 

 

 

 

 

     ▼참고사진 2011년 조망 좋은 암릉,상사암~병풍바위☜

 

조망 좋은 암릉,상사암~병풍바위

          산행일자:2011년6월5일 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여정:희망주유소~상사암(상은암409)~도지봉(도상봉430)~평풍바위(병풍바위)~월성재(피재재425)           산행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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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암 랜드마크 격인 새희망주유소...

 

 

 

 

 

 

임실 국사봉과 원래 걸음하려고 했던 오봉산 마루금...

 

 

 

 

 

노적봉...

 

 

 

 

 

 

 

 

 

 

 

 

어찌어찌(?)해서 도착한 상사암 정상... 친구 고생 많았네~~^^

원래 이름은 상은봉이라 불리다 지금은 상사암, 상사봉으로 불린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일단 집부터 짓고 조망을 즐기기로...

처음 매보는 박짐에 땀깨나 흘렸지만 막상 산상에 셀터를 설치하고 노숙을 한다니 친구가 어린애 마냥 설래는 모양이다.

 

 

 

 

 

 

 

임실 신덕면과 도지봉 기름재 제비설날로 이어지는 상사봉 마루금...

내 기억엔 2010년경 신덕면민들이 공들여 상사암-도지봉-제비설날-지초봉-둥지봉 산행로를 처음 개설한 걸로 기억한다.

 

 

 

 

 

 

 

 

둥지봉 뒤로 진안 마이산이 아스라히 시야에 잡힌다.

오봉산 산행이 못하게 되어 운해와 붕어섬을 담을 일이 없어 사진기를 차에 두고 왔더니 당겨찍지 못해 아쉽다.

 

 

 

 

 

 

 

중앙에 우리가 차량을 주차한 모텔 옆 공터가 보인다. 맨 우측 넓은 공터는 새희망주유소다.

국사봉 뒤 나래산에도 정자가 있어 오봉산 대신 처음엔 그쪽으로 가려다가 가까운 상사암으로 왔다.

 

 

 

 

 

 

 

▼참고사진 2017 나래산 비박 - 비처럼 음악처럼..♬☜

 

나래산 비박 - 비처럼 음악처럼..♬

'나래산 정상 정자에서...' 나래산 비박 - 비처럼 음악처럼..♬ 근래에 보기드문 긴 가뭄에 전국이 몸살을 앓더만 고대하던 장마가 하필 주말부터 시작된단다. 주말에 광주산우들과 오랫만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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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17:25)

노적봉 뒤로 해가 너머간다.

 

 

 

 

 

 

 

 

 

 

 

 

 

 

 

 

 

 

 

 

 

땀깨나 흘렸는지 친구 등에 땀자국이 흥건하다.~~

 

 

 

 

 

 

 

 

 

 

 

 

 

 

 

 

 

 

 

 

 

 

 

메인행사 돌입...

 

 

 

 

 

 

어제도 마신 술이지만 오늘은 그냥 술이 아니라 한마디로 꿀술이란다. 죽을 둥 살 둥 힘들여 오른 산에서 마시는 술이라 각별하리라. 오래된 친구와 함께여서 그런지 한잔 두잔 들이키는 술에 세상사 시름은 사라지고 즐거웠던 옛 추억담만 떠오른다. 이래서 친구(親舊)를 국어사전은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 영어사전에서는 짝이나 동료(mate) '동행' (company)으로 풀이하는가 보다. 그 시절엔 몰랐던 아름다웠던 젊은날의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노랫가락이 절로 나온다.

 

 

 

 

 

 

 

 

 

 

 

 

 

 

 

 

 

 

 

ㅎㅎ그래, 인생이 별거더냐...?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지만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돌아보니 별거 없더라.

 

 

 

 

 

 

별 ..달.. 바람소리 ..아련한 시골 가로등빛..간간히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 酒님과 함께 밤은 깊어가고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이런저런 애기에 삶의 행복이 별 거 아님을 새삼 느끼며 지금 이순간 함께한 친구가 있음에 서로에게 감사하며 한잔 두잔...주님이 동이 나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잠자리에 든다.

 

 

 

 

 

 

 

익일 새벽 여명..(06:00)

혹시나 일출이 있을까 하고 밖을 내다보니 흐리다는 일기예보대로 오늘 일출은 없겠구나...

 

 

 

 

 

 

 

 

 

 

 

 

 

 

 

 

 

 

 

 

 

 

 

 

 

 

일찍 하산하기로 하고 해장도 할 겸 라면 하나 끓여 어제 남은 밥을 말아먹었는데 산이라 그런지 꿀맛이더라.

 

 

 

 

 

 

 

 

 

 

 

 

 

하산은 도지봉 방향 능선을 따르다 상사암 400미터 아래 안부에서 우측 송전설 매설 공사시 조성된 산길로 내려선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안부에서 바로 내려서기에 마을 전답이 보일 정도로 짧지만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성묘나 나무꾼이 걸음하여 자연히 생긴 산길이 아니라 송전설비공사를 하느라 인위적으로 조성되어 경사가 상당하다.

 

 

 

 

 

 

 

 

 

 

 

 

 

 

 

 

 

 

 

축사 옆 오미자밭으로 무사히 내려서고...

 

 

 

 

 

 

 

 

 

 

하룻밤 노숙한 상사암...

 

 

 

 

 

 

 

 

 

 

 

 

 

 

 

 

 

 

캬~아...! 저 암봉 위에서 우리가 잠을 잤잔 말이지...?

도로 따라 가면서 상사암의 위용에 난생 처음 백패킹을 경험한 친구가 스스로 대견하였는지 감탄사를 연발한다.

 

 

 

 

 

 

 

 

 

 

 

 

 

 

 

 

 

 

 

 

 

 

 

 

수고했네 친구, 산방 풀리는 겨울에 또 한번 놀러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