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투구봉에서...'
세월유수라더니 숯댕이눈썹이 전북 장안산에서 심근경색으로 소천한 지 벌써 10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10 주기를 맞아 올해 우보회 마지막 모임은 숯댕이눈썹 추모동판이 있는 두륜산 투구봉에서 고인 추모 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특히 이번 모임에 사고 당시 코흘리개였던 두 아들들이 훤칠한 장정으로 성장하여 선친 추모행사에 참석하여 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 지면을 빌려 바쁜 와중에도 행사 전에 낡은 사다리와 안전로프를 교체하는 등 애를 써 준 구름바위 동생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
쇄노재에서 성도사로 이어진 임도를 따르면 투구봉 초입 근처에 차량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
우보회 산행대장 구름바위 내자가 준비한 호박죽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잠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즐기다 산행을 시작한다.
20여 분 숲길을 따르면 첫 슬랩이 시작되며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닭봉과 달마산...
숯댕이눈썹 고향인 완도...
두 번째 슬랩부터 투구봉이 웅자를 드러내며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숱한 기암괴석과 바위 만물상인 두륜산 투구봉...
숯댕이눈썹네들...
장흥 천관산도 보이기 시작하고...
경사도가 가장 급해 이번에 구름바위 산행대장이 안전로프를 추가 설치한 슬랩...
미끄럽지 않은 암질이라 조심스럽게 오름하면 별 어려움은 없지만 낙엽이 덮힌 구간이 있어 상당히 주의가 요망되어 지난 10월 24일 안전로프를 보강했다.
▼참고사진 2023년 10월 24일 구름바위 산행대장이 소리소문 없이 단독으로 그 많은 장비를 이고지고 와서 설치하였다.
맨몸으로 와도 힘든 암산을 혼자 와서 안전시설을 설치하다니...
얼핏보면 수고 좀 하였구나 하겠지만 작업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해진다.자세한 내용은 투구봉에서.....
위봉 산죽구간을 헤치고 첫 사진포인트에서 투구봉을 배경으로...
위봉을 지나 두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삼거리에서 우측 투구봉으로...
다들 몇 번씩 걸음한 투구봉이라 우회길이 생겼지만 예전 다니던 습관대로 직등을 한다.
몇 번 왔다고 이제는 자기들이 알아서 사진 포인트에 올라서서 준비를 하네....
염치는 없는갑다...
실하게 잘 큰 숯댕이눈썹 아들들...
이 바위가 옆에서 보니 웃고있는 낙타머리 모양으로 보여서 일부러 가보니...
그저 그런 바위다... 뒤로 위봉과 지나온 암릉구간
투구봉 정상 암봉 건너 '브로큰 하트' 바위 하단부에 있는 연꽃잎 받침 모양의 바위...
이번에 새로 설치한 알루미늄 사다리와 안전로프를 이용하여 추모동판이 설치된 투구봉 정상 암봉으로...
무거운 안전로프 몇 롤과 부피 큰 알루미늄 사다리를 혼자 몸으로 메고 온 것도 힘들었겠지만 자세히 보면 사다리와 로프를 전부 앵커볼트를 사용하여 고정하였다.
얼핏 생각하면 바위에 구멍 뚫고 앵커 박는 작업하느라 고생했겠구나 하겠지만, 더 힘든 일은 사용할 장비를 전부 들고와야 한다는 데에 있다.
거기에 앵커가 녹이 슬지 않도록 암벽용 실리콘을 사용하여 일일이 밀봉을 하였으니 짐작컨데 장비만 해도 배낭 하나 가득하였을 것이다. 그저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슬랩구간에 설치한 로프도 그렇지만 이 안전로프도 혼자 메고 와서 이번에 전부 새로 교체하였다.
기존에 있던 로프는 투구봉 정상 암봉에 편하게 직등할 수 있도록 돌출된 바위턱에 단단히 동여매 이동 설치하였다.
한마디로 섬세함 배려심 희생과 봉사 거기에 금손을 갖고 태어난 손재주.... 예전부터 재주 많고 사람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정말 감동을 받았다.
구름바위 고생 많았네... 고마우이~~
일단 아들들부터 예를 드리고...
큰아들은 10 년전 추모동판을 설치할 때 동행하였지만 작은 애는 당시 너무 어려 오늘이 초행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런저런 추억담을 나눈 후 잠시 주변 조망을 즐기고 왔던 길 백하여 하산하기로..
.
브로큰하트 바위...
두륜산이 구름에 잠겼다.
주작 덕룡...
숯댕이눈썹의 고향이며 묘소가 있는 완도...
달마산.....
장흥 천관산 쪽은 투구봉 끝단 암봉에서 조망하기로....
오후 비 예보가 있어 아주 맑지는 않지만 조망은 시원스럽다.
두륜산...
주작 덕룡...
위봉 근처 조망처에서 단체샷...
오후 비 소식이 있어 슬랩을 내려설 때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비도 오지 않고 우려했던 아내 무릎도 괜찮은 모양이다.
숯댕이눈썹이 영면하고 있는 완도 고향 뒷산 안식처에서 두륜산 투구봉이 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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