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발비트...'
나름 자주 걸음했던 지리임에도 그동안 인연이 없었는지 폭포수골은 미답이었다.
그러다 얼마 전 입원 했을 때 읽은 '마지막 소년 빨치산 김영승 회고록' 중 박영발 비트에 관한 대목이 눈에 밟힌다.
이제는 지리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열정, 어설픈 궁금증도 사라지고 없지만 못다 한 숙제가 있는 듯 찜찜함이 자꾸 든다.
허접해진 체력에 민폐가 될까 몇 번 망설이다가 잡목들 기세가 스러진 가을초입에 찬붕성에게 동행을 청했다.
와운교-뱀사골-유유교-폭포수골-박영발 비트-묘향암-함박골-이끼폭포-뱀사골-와운교 원점회귀산행 / 12.98km
오후 비소식이 있어 와운마을 입구까지 차로 들어왔다.
뱀사골 단풍절정기를 1 주일 정도 앞 둔 시점이라 그런지 등로에는 아직 붉음 보다 녹음이 더 짙지만 계곡에는 제법 단풍이 곱다.
간장소를 지나면서 붉게 물든 단풍이 제법 눈에 띄여 발길을 잡는다.
유유교를 건너 바로 우측 아래 계곡을 건너면 폭포수골 초입이다.
폭포수골 초입은 마치 건계곡을 오르듯 황량하지만 조금 더 걸음하면 중간중간 암반형 바위가 등장하며 폭포가 시작된다.
말 그대로 폭포가 많아서 폭포수골이다. 가을 가뭄에도 이럴진대 여름 우기에는 볼 만하겠다.
계속 이어지는 폭포향연을 따르다 문득 고개 들어 뒤를 보니 붉은 단풍나무 숲이다.
박열발 비트는 계곡을 따르다 수량이 현격히 줄어드는 상부에서 좌측 사면 100여 미터 지점 바위지대에 있는데 빨간색 띠지만 따라가면 된다.
박영발 비트 초입이 가까워지면서 계곡은 상당히 거칠워진다.
박 영발 비트로...
뒤로 돌아가는 우회로도 있지만 석굴 형태 전통 코스로 기어가기로...
사라리를 이용하여 석굴로...
비트는 두 개의 석굴로 이루어져 있고 동굴임에도 건조하여 사람이 기거할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하였고 놀랍게도 첫 석굴에는 통신선 잔해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내부 안쪽에 있는 두 번째 석굴...
박 영발 비트는 화개재 위 토끼봉에서 당시 전남도당 위원장이었던 박 영발 보위병으로 근무했던 위 책자 저자인 김 영승 미전향 장기수가 2005년에 발견하였다,
이 암반을 끝으로 계곡을 벗어나 우측 사면을 치고 묘향대길 공터에 올라선 후 점심을 들고 묘향대룰 거쳐 함박골로...
오랜만에 묘향암을 찾은 모양이다. 불전에 예를 드리고 나오는데 예전에 못보던 견선생이 엄청나게 짖어댄다.
10여 년 전 한 여름에 묘향암을 함박골을 경유하여 찾았는데 물을 많이 마시는 체질이라 잔뜩 물을 지고 죽을 둥 살 둥 그 험한 된비알을 치고 올라왔는데 묘향대에서 생수가 흐르더라는....
중간중간 꼬실라진 단풍이 보여 아쉬웠지만 함박골 내림길 단풍도 아름다웠다.
단풍구경은 거기까지고 이 후부터는 반쯤은 너덜겅 비슷한 까칠한 급경사 내림길을 한참을 내려서야 한다.
함박골 이끼폭포...
심마니 능선 망바위봉 한참 아래에서 발원한 작은 지골이라 수량이 적다.
짧아서 다행이지만 이끼폭포 이 후도 까칠하기는 만찬가지....
무사히 함박골을 나서며 산행을 시작한 와운교로...
이렇게 숙제처럼 남겨진 폭포수골 박 열발 비트를 찾아본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함께하여주신 산우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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