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산 정상에서..'
주말에 할머니 생신 축하차 애들이 오더니 다음날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돌아간다.
산행을 나서기엔 너무 늦어 운동 삼아 모악산을 찾았는데 어중간한 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만차라 차를 댈 데가 없다.
차라리 잘 되었다 싶어 지난 주말에 눈이 너무 많아 중간에 포기한 진안 선각산으로 산지를 바꿨다.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이왕이면 북적되는 모악산 보다 호젓한 선각산이 낫지 싶어서다.
데미샘 휴양림 - 체험의 숲 등산로 - 갓거리봉 안부 ↗↙ 선각산 - 정자 ↗↙삿갓봉 - 오계치 - 휴양림 임도 - 휴양림 주차장 원점회귀산행 / 5.94km
오래 사는 게 자랑이 아니라고 외식 대신 조용히 집에서 밥만 먹자는 장모님 뜻대로 간단하게 생신축하상을 차렸다.
차라리 밖에서 사 먹는 외식이 편하지 집에서 하면 오히려 당신 딸이 더 힘들다는 걸 모르신다...^^
지난주 걸음한 데미샘 초입은 여전히 눈이 쌓여있다.
데미샘 휴양림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관리사무소 앞을 지나 임도로 길을 잡는데 사무실에서 직원 한분이 나와 말을 거신다.
12시 다 되어 홀로 산행을 나서는 내가 걱정되어서다.... 걱정 마시라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지난 주말 경험담을 나누는데 이분도 선각산을 올랐다가 많은 눈으로 중도에 포기했단다.
하산 때 따뜻한 차도 한잔 주시고.. 예전 산행기에 몇 번 언급했듯이 데미샘 휴양림은 직원분들이 친절하여 찾을 때마다 좋은 기억만 갖고 간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7~80m 임도를 따라 들어오면 체험의 숲 좌측에 등산로 초입을 안내하는 이정목이 있다.
차례로 등장하는 임도를 두 번 가로질러 지그재그 등로를 따라 꾸준한 오름질을 하면 갓거리봉 직전 안부에 올라선다.
선각산과 삿갓봉 아래 전망대 정자 사이 능선 가운데에 위치한 갓거리봉 안부에서 좌틀하여 선각산에 갔다 올 예정이다.
초입인 체험의 숲에서 1.67km 정도 되는데 경사가 급한 오름길이라지만 20분 정도면 충분했었는데 예전 같지 않은 체력이라 눈도 없는데 40분이나 걸렸다.
점전폭포로 내려서는 사당골 열두골 초입 삼거리...
안부 삼거리에서 선각산 방향으로 눈 덮인 능선을 따라 5분여 걸음 하니 점전폭포로 내려서는 사당골 열두골 삼거리다.
이후 등로는 거의 곧추서다시피 한 급경사 오름길이다.
선각산에 갔다가 백하여 가야 할 삿갓봉 능선을 돌아보니 뒤로 장수 서봉과 남덕유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오가 넘어서자 날이 점점 흐려져 조망이 안 좋아지다 보니 겨우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로 러셀이 된 급경사 능선을 힘들게 올라서려니 맘이 바빠진다.
선각산(1142m)...
그동안 10여 회 이상 찾았으나 객지생활 이후 마지막으로 찾은 게 2018년 종산 백패킹으로 광주산우들과 야영을 왔을 때니 벌써 6년이나 지났다.
선각산 이름에서 풍기는 각진 분위기처럼 선각산 정상 조망은 360도 막힘이 없이 시원스럽다.
얼마나 큰 공사를 하기에 몇 년째 산행로를 통제하는가 궁금하여 지덕권산림치유원을 찾아보니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여 치유원 쓰임새의 효용이 얼마나 클지 모르지만 저 많은 시설에서 배출할 오폐수를 생각하니 청정옥수 백운계곡은 이제는 먼 옛날이야기다.
지난 주말 천상데미 깃대봉 정자에서 물 끓기 기다리며 덜덜 떨었던 악몽이 생각나 오늘은 따뜻한 물에 컵라면을 챙겨 왔더니 완전 따봉이다.~~
갈수록 운무가 심해져 조망이 좋지 못하지만 컵라면이 익기 기다리며 주변 조망을 즐겨본다.
저 아래 정상에 헬기장을 조성하여 백패커들의 떼박 성지가 된 중선각의 고도가 1048m로 이렇듯 덕태산과 선각산은 1000 고지 이상 봉우리가 10개가 넘는다.
.
선각산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든 후 다시 백하여 사당골 초입을 지나....
갓거리봉 안부에서 삿갓봉 방향 정자로 길을 잡는데.....
선각산 일대도 눈이 많이 왔는지 바람이 몰아붙인 눈이 능선 등로를 뒤덮어 진행이 불가하여 아예 잡목 사이 눈이 성긴 부분으로 길을 낸 곳이 많이 눈에 띈다.
세월의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망가진 정자 대신 주변 바위 조망처에서 잠시 조망을 즐기고 삿갓봉에 다녀오기로...
지난 주말 눈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 천상데미 능선....
정자에서 삿갓봉까지 거리가 신 구 이정목 공히 250~350m라고 표시되었지만 실제 거리는 150m 남짓이다.
이름과 달리 정상 조망이 좋지 못한 삿갓봉에서 와룡휴양림만 잠깐 찾아보고 정자로 백하여 오계치로 길을 잡았다.
삿갓봉 아래 정자 주변 등로는 예전과 별 차이가 없어 잔뜩 긴장을 하며 내려서는데...
철계단도 스테인리스로 바꿔 설치하고 까칠한 바위구간도 안전시설을 잘 갖춰놓아 아주 편하게 내려선다.
오계치에 내려서니 지난 주말 길 내느라 죽을힘을 쒔던 구간에 그동안 산악회 팀들이 여러 차례 지나갔나 아주 번질번질 길이 났다.
오늘은 러셀은 아니지만 눈의 푹신함을 즐겨보고자 임도로 길을 잡아 휴양림으로 내려서기로...
임도를 따라 데미샘휴양림 관리사무소에 도착하니 산행 시작 시 대화를 나눴던 직원분이 차를 한잔 내주신다.
배려심 많은 그분 덕에 하루 반나절을 기분 좋게 보낸 하루였다.
이 지면을 빌려 친절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전북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미샘 천상데미 - 심심상인(心心相印)...! (0) | 2025.01.19 |
---|---|
지리산 바래봉 - 이러다 버릇들것네..! (0) | 2025.01.06 |
고창 선운산 천왕봉 - 용문골...단풍 & 조망...! (0) | 2024.11.26 |
대둔산 수락계곡 - 여유..! (0) | 2024.11.17 |
내변산 관음봉 세봉 - 석포저수지 기점 원점회귀산행 (0) | 2024.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