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3년 6월 22일 토요일, 비가 예상된 습한 날씨에 박무로 원거리 조망이 어려움.
산행여정:성삼재 →고리봉 →묘봉치 →만복대 →정령치 ↗↙마애불상군왕복 →큰고리봉 →세걸산
→세동치 →부운치 → 팔랑치 →바래봉 →덕두봉 →구인월, 약 24km
산행시간:나홀로 아주 널널하게 휴식을 취하며 11시간
산행개요:올 이월 봄에 새끼중 처음으로 군대간 큰애가 삼박사일로 첫 휴가를 금요일에 나온단다.
그 날 마침 늦은 시간에 요즘 세간의 화제를 몰고온 U-20월드컵 청소년축구도 한다고 하여
잘되었다 싶어 주말산행을 잡지않고 아들넘과 맥주잔이라도 기울이며 축구를 볼 욕심이 생긴다.
그동안 못다한 회포도 풀며 정답게 부자지간에 시간을 보낼 욕심에 맥주를 종류 별로 잔뜩 사들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퇴근을 하여 집에 와보니 흐흐흐~~아들넘은 벌써 친구 만나러 나가고 없다.
밤 8시가 넘어 아들넘에게서 전화가 와 한다는 애기가 오늘 좀 늦는단다.
서운해 하는 나에게 옆지기 옆에서 하는 말이 과거에 당신 젊었을때 어떠했는가를 생각해 보란다.
정곡을 찌르는 말에 더이상 할 말도 없고 할 일도 없어 밀린 산행기나 작성하려다 불현듯 전주역에
기차편을 알아보니,마침 구례구역에 3시 3분에 도착하는 2시 5분 전주출발 심야열차 좌석이 남아있다.
그래 주말산행 계획도 없겠다....에라, 오랫만에 지리주능선종주에 나서보자...!
'팔랑치에서 돌아본 지리서북능선'
성삼재 →고리봉 →묘봉치 →만복대 →정령치 ↗↙마애석불왕복 →큰고리봉 →세걸산
→세동치 →부운치 → 팔랑치 →바래봉 →덕두봉 →구인월, 약 24km
출발 20분 전에 전주역에 도착하니 텅빈 대합실에서 오늘 시청하려한 축구시합을 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팀웍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팀이 쿠바를 2-1로 이기고 있다.
발재간 좀 있다고 SNS에서 까불어대는 덜떨어진 놈과는 차원이 다르게....
전주역에서 5분 지연 출발하여...
구례구역에 9분 지연된 3시 12분에 도착한다.
오늘도 역시 새벽에 지리산에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구레역은 북적댄다.
구레역에서 잠깐 화장실에 들렸더니 벌써 한 파트는 빠져나갔나 보다.
자동합승 택시가 나열해 있지만 합승인원 네 명 채우기가 힘이들어 트렁크에 배냥을 실어놓고 10분을 소비하게 된다.
간신히 젊은 청년 2명과 합승하여 성삼재에 도착하니 벌써 3시 50분이 되어간다.
청년에게 인증샷을 부탁하여 한장 담는데 갑자기 산악회버스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하여
순식간에 주능선쪽이 시끌법적 시장속이라 오늘은 한적한 서북능선쪽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성삼재에서 달궁 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리막을 살짝 더 내려가면
도로 왼편에 있는 서북능선 들머리를 바로 만날 수 있다.
산행시작...(04:00)
오늘은 일출 예정시간이 05:18분이라 너무 늦게 출발하여 만복대 못미쳐 중도에 맞게 될 모양이다.
사실 강수확률이 30%가 넘는 일기예보라 일출도 못볼 것 같아 천천히 진행하기로 한다.
비록 짧은 거리를 걸었지만 처음 만나는 이정표는 반갑기만 하다.
칠흙같은 어둠을 헤치고 나홀로 쓸쓸히 적막한 산길을 가다보면 이런 곰 출현센서도 반갑고....
처음 맞는 봉우리 고리봉,
서북능선은 작은고리봉(1248m) 만복대(1433m) 고리봉(1304.5m) 세걸산(1220m)
무명봉(1122.8m) 바래봉(1165m) 덕두산(1115m)등 1000미터 이상 고산이 일곱개나 있는 거대한
능선이고 지리산 주능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며 찾는 이가 적어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시간 04시 48분 일출시간이 5시 18분 예정이라 하늘은 어스름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동쪽의 지리산 주능선 쪽에서 마치 화염이 일어나는 듯 금방이라도 해가 떠오를 분위기다
'묘봉치'(05:08)
그래도 역시 구름에 가려 제대로 된 일출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주위가 금새 밝아진 느낌 언제 어둠 속을 걸었나 싶다.
가야할 만복대도 이제는 지척이라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주능쪽 반야봉도 특유의 둥그스런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고....
그 우측으로 노고단과 종석대능선이 멋진 하늘금을 그리고 있으며 지나온 능선도 길게 도열해 있다.
만복대 오름길은 완만한 오름의 등로와 광활한 전망으로 걸음내내 상쾌한 기분이 든다.
저 바위를 보니 만복대에 다 와 가는 모양이다.
어라 정비를 잘해 놓았네...
'만복대정상'(▲1433m)(05:50)
만복대는 이름만큼 복스러운 산으로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다.
지리산 10승지 중의 하나인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만복대로 칭하였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헐벗은 산 같지만 억새로 뒤덮여 있는 평원으로 주변의 산세와는 사뭇 다른 정취를 보여주고
있으며 노고단,반야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 100리길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좋다.
만복대에 일출을 담기위해 올라온 두 진사님에게 부탁하여 한장 남기고...
광주에서 온 진사들인데 정령치로 올라왔다 한다.
철쭉시즌도 지나 찾는 이가 적은 호젓한 산길이라 오늘 팔랑치에 도착할 때까지 만난 유일한 사람이다.
만복대 오름길...묘봉치,작은고리봉 노고단,종석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같이 잡아본다.
반야봉...천왕봉쪽 지리주능선은 아직 구름에 잠겨있다.
산동면방향....
산동수원지 건너 능선 뒤로 견두산이 구름속에 솟아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구름에 덮여 시원한 조망은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을 한번에 잡아본다.
가야할 정령치 방향....저멀리 바래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아직도 갈길이 요원한 지리서북능선
정령치로...
엥골로 내려서는 다름재로 가는 능선
<클릭하면 거집니다> 정령치로 내려서다 조망바위에서 뒤돌아본 만복대에서 다름재로 이어지는 견두지맥
이제는 정령치 건너 큰고리봉이 시야에 확연히 잡힌다.
'정령치'(06:50)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이 곳을 지키게 하여 정령치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다.
지리주능선 조망이 빼어난 곳인데 구름과 박무에 오늘은 아쉽게 되었다.
고기리가 내려다 보이는 휴게소 위 쉼터에서 간단하게 싸온 간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바쁠 것도 없는 걸음이라 고리봉 직전 마애불상군과 개령암지에 잠깐 다녀오기로 하고...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개령암지마애불상군은 보물 제1123호로서 절벽을 이루는 바위에 여러 부처의 모습을 새김한 12구 불상들이다.
가장 큰 불상은 높이가 4m로 조각솜씨도 뛰어나 으뜸으로 모셔진 것이라 여겨진다.
고리봉에서 뒤돌아본 정령치와 만복대 조망...
고리봉 도착...여기서 좌측은 고기삼거리로 내려서는 백두대간길이다.
가야할 세걸산과 바래봉이 시야에 가깝게 들어오는 곳이다.
이렇듯 산죽과 활엽수가 빼곡히 들어서 시야를 가리는 지루한 등로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명품소나무였는데 아쉽게도 처참하게 쓰러진 모습이다.
작년 7월에 왔을 때만해도 멀쩡하였으니 아마도 작년에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 영향인 듯 싶다.
<참고사진 2012년 7월 15일 산행사진>
서쪽 고기리방향은 어느 정도 조망이 허락되나....
정작 지리산주능쪽은 여전히 구름에 잠겨있어 탁트인 조망이 아쉬운 걸음이다.
'세걸산'(09:30)
탁트인 조망이 압권인 곳인데 강수확률이 30%가 넘는 날씨라 구름에 잠기고
더구나 시간이 갈수록 무더운 기온에 습한 기운이 가득해 땀이 비오듯 흘러 산행하기가 곤혹스러워진다.
지리주능쪽...
지나온 고리봉쪽...
세동치,
운봉쪽 청소년교육원으로 내려서는 하산로가 있고 주변에 식수를 보충하는 샘이 있다.
부운치(11:10)
너무 더워 세동치 근처 숲에서 30분간 잠깐 눈을 붙였다고 하지만
만복대에서 진사 두사람 만나고 부운치까지 올 동안 무려 다섯시간을 사람하나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막 부운치를 출발하려는데 팔랑치쪽에서 내려오는 산님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고 허겁지겁 인증샷 하나 부탁했다.
이제부터는 광활한 바래봉능선이 시작된다.
그래도 바래봉쪽은 어느 정도 시야가 트였는데....
여전히 걸어온 지리서북능선은 박무에 쌓여있다.
팔랑치(11:40)
두 달 전만 해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 곳인데 너무나 적막한 모습이다.
여전히 굳건히 잘있구나..!!
구상나무조성지가 이제는 자리를 완전히 잡은 모습이다.
바래봉식수대에서 시원하게 세면하고 있는데 마침 산님 한분이 올라온다.
인증샷을 한장 부탁하여 남기고 점심을 해결하고 정상으로 향하기로 한다.(12:10)
마침 바래봉 정상으로도 부부가 올라서는 모습이 보여 정상 인증샷도 부탁한다.
바래봉정상(12:50)
지리주능선 조망과 서북부능선 조망이 빼어난 곳인데 박무와 구름에 아쉬움이 남는다.
주능선쪽...
서북능선쪽....
철쭉철 사람들로 북새통이라 한번도 담지못한 바래봉정상 인증샷도 남기고...
어느 정도 조망을 즐기며 쉼을 갖고 구인월마을방향으로 하산로를 잡는다.
덕두봉정상(13:30)
조망이 좋지못해 바로 패스..
흥부골휴양림갈림길....나는 계속 직진하여 구인월마을 방향으로...
활엽수가 드물어지고 소나무단지가 시작되는 것이 마을이 멀지 않았나 보다.
고무재...다와간다 이제 구인월마을이 1.1km 남았다.
산행날머리(14:50)
구인월마을회관에서 인월공용터미널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인월터미널에서 시원한 캔맥주 하나 들이키고 전주행 직통직행버스에 몸을 싣는다.(15:15)
성삼재(04:00) →고리봉 →묘봉치 →만복대(05:50) →정령치 ↗↙마애석불왕복 →큰고리봉 →세걸산(09:30)
→세동치 →부운치 → 팔랑치(11:40) →바래봉(14:00) →덕두봉 →구인월(15:00), 약 23.7km
계획도 없이 얼떨결에 떠난 지리산이지만
산행거리 23km는 성삼재에서 세석대피소까지 거리와 비슷하여
지리산주능선종주때와 같이 적정 8시간 아니면 넉넉잡아 9시간을 예상했었는데,
습한 기온에 더운 날씨...산죽과 잡목지대가 발길을 잡아 더디게 진행하여
무려 2시간이나 더 걸려 11시간을 걸어야 했다.
그래도 역시 지리산은 지루한 걸음의 피로와 고통도
멋진 추억으로 남겨주는
그런 산인 듯 싶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행들머리 성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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