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대 문수암...'
원래 계획은 칠선계곡 마지막 숙제 마폭포골을 가기로 하였는데 주말 비 소식에 존길로 걸음하기로 한다.
지리산 4대 들머리중 남원,함양,산청은 심한 비 예보가 있고 그나마 구례쪽이 비 예보가 약하여 피아골을 택한다.
직전마을에 차를 주차하고 표고막터에서 낙서가 가득한 일본목련 나무숲 옛길을 따르다 삼홍소에서 등로에 합류하고...
일단 피아골대피소에 올라가 날씨 상황봐서 코스를 정하기로 하였는데 비 기운이 없어 궁금했던 문수대를 찾아보기로 한다.
예로부터 지리산에는 기도빨이 센 10대 기도처가 있는 데 호사가들은 이를 智異山 十臺라고 부른다.
'대(臺)'란 '높은 언덕의 전망이 좋은 곳'으로 地氣가 뭉친 절벽에 전망이 좋고 대개 석간수가 흘러 암자터로 적합하다.
지리산에 산재한 문수대,종석대,묘향대,서산대,무착대,향운대,문창대,영신대,향적대,금강대등 十臺를 10대 기도처로 일컬는다.
그중 문수대는 보통 신율마을을 기점으로 하여 진도사골로 오르거나 성삼재를 기점으로 종석대를 경유하는 코스가 일반적인데
우리는 피아골을 경유하여 돼지령에서 왕시루봉능선에 진입하여 문수대를 들렀다가 질매재에서 다시 피아골로 원점회귀하였다.
산행일시:2015년 9월 6일 일요일, 비 예보가 있어 하루종일 꾸물꾸물하였고 중간에 간간히 이슬비도 내렸음
산행여정:직전마을→피이골대피소→피아골삼거리→돼지령→왕시루봉능선↗↙문수대왕복→질매재→피아골대피소→직전마을
산행시간:돼지령~왕시루보능선,질매재~피아골 구간외에는 등로가 좋아 아주 여유있게 14.12 km를 9 시간 43 분 동안 걸음했음
함께한님:소나무향,엘킴,지인...광주팀과 전주 파워 사인의 오로지 비를 피하여 택한 지리산 산행으로 성공적이었음
직전마을→피이골대피소→피아골삼거리→돼지령→왕시루봉능선↗↙문수대왕복→질매재→피아골대피소→직전마을
직전마을 맨 위 '산아래첫집'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07:07)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가을단풍철이 시작되기 전 과도기라 인적이 끊겨 아주 적적하였다.
그래서인지 현수막을 보니 산아래첫집 쥔장께서 중개업도 하시나 보다...^^
표고막터...(07:25)
너른 임도인 자연관찰로 따라 표고막터에 이르고 잠시 다리 위에서 계곡을 눈에 넣어본 후 목책 너머 옛길을 따른다.
한 달여 후에는 피아골에도 붉디붉은 단풍이 들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겠지....
원래는 사람들이 피밭을 일구어 살던 곳이란 뜻의 ‘피밭골’이 피아골로 변음되었는데,
흔히들 한국전쟁 때 이곳에서 동족상잔의 피를 많이 흘려 피아골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모처럼 선두에 서서 간밤에 내린 빗방울 어린 산죽을 헤쳐가며 진행을 한다.
살짝살짝 파고드는 빗방울의 차가운 기운이 싱그러운 아침 기운과 어우러지며 기분좋은 감촉을 준다.
일본목련나무숲에 새겨진 추억의 흔적들을 살펴보며 사방사방 걷다보니 어느새 옛길 종점 삼홍소다.
삼홍소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쉬어가기로....(07:47)
단풍으로 산이 붉게 물드는 산홍(山紅), 붉은 단풍이 물에 비추어 붉게 보이는 수홍(水紅),
산홍과 수홍으로 사람들의 얼굴이 붉어 보인다는 인홍(人紅) 이 세가지 붉음이 있는 소라 하여 삼홍소(三紅沼)라 한다,
삼홍소 위 왼쪽 지계곡이 궁금하여 자료를 찾아보니 국시지골이란다.
서서히 구례쪽 지리도 궁금해지던 차에 문바위등으로 직등하는 등로가 있다하니 다음을 기약해본다.
오랫만에 내린 비로 계곡이 모처럼 으르렁거리며 힘차게 흘러내린다.
어라,언제 부러졌지...?
적막감이 감도는 피아골 대피소...(08:35)
리딩을 하는 소나무향형님이 오면서 오늘 산행은 문수대를 찾아보는 걸로 정하고 상황봐서
피아골대피소 식수대 뒤 계곡을 건너 질매재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 걸로 오늘 산행코스 설명을 한다.
그런데 편백나무로 말끔하게 새단장한 대피소 내부도 구경하면서 커피도 한잔 같이 들고보니
차마 저 분 눈을 속이면서까지 질매재로 가기가 뭐하여 경사가 급하여 힘은 들지만 먼저 피아골삼거리로 올라서
돼지령에서 능선으로 진입을 하고 문수대를 들렸다가 질매재 거쳐 이 곳 피아골대피소로 내려오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불로교...
등로 곳곳에 '당신의 심장은 어떻습니까?'등 여러 주의문 표어가 곳곳에 설치될 정도로 빡센 피아골삼거리 오름길...
나무계단에서 휴식을 취하며 바로 앞 능선을 바라보니 질등 아래 안부인 질매재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피아골삼거리...(10:45)
중간에 아침겸 식사를 하였다지만 겨우 6km 오는데 3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산악회 산님들 발걸음은 주능을 내달리듯 쌩쌩 날라다니는데 반면 우리팀은 유유자적이다.
요즘은 산행속도보다 산에 머무는 시간을 더 중요시 하다보니 이제는 산악회 참여가 언감생심이다.
투구꽃...
뿌리는 초오라 불리며 옛날에 사약재료로 쓰였단다.
지난 17일 광주에서 투구꽃뿌리 초오(草烏)로 담근 술을 마신뒤 남편은 사망 아내는 중태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노고단을 향하다가 조망처에서 질매재 뒤 왕시루봉을 눈에 넣어보고...
용케 비가 오지 않은 곳을 택하였지만 하늘이 갑자기 시커멓게 변하는 모양새가 한바탕 쏟아질 모양새다.
돼지령...(11:10)
만나는 산악회원들이 한결같이 날아가듯 걸어간다.
지리산에 '입산통제시간제'를 실시하고서부터 산행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
비목령입구...(11:30)
여기서 옛길로 진입하여 너덜겅으로 이루어진 사면길따라 능선에 붙을 예정이다.
가지마란 길은 가지말고 하지마란 일은 하지말아야겠지만...
생각해보시라 2026년이면 앞으로 10 년이 더 남았다는 애기인데 그 때가 되면 우리 나이가 대체 몇인지...?
초입에서 좌측 아래로 비스듬히 진행하면 능선으로 이어지는 너덜겅 등로가 열려있다.
노루궁뎅이 발견...
문수대갈림길...(12:10)
반달곰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문수대갈림길에서 사면길 따라 문수대를 다녀오기로 한다.
석축터...
주거흔적이 있는 석축 아래에 점심상을 차리고 된장국에 노루궁뎅이를 넣었더니 환상 그 자체더라....^^
문수대 문수암...(13:30)
제법 뚜렷한 너덜겅 산길을 따르니 문수암이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쌓은 돌탑을 거쳐 문수암에 드니 스님은 외출중이었다.
문수암을 접한 첫인상은 암자라기 보다는 세속을 등진 은둔자의 거처처럼 보였다.
암자 뒤로 돌아가니 작은 채소밭과 석간수가 흐르는 작은 샘이 있었다.
문수암을 나와 다시 왕시루봉능선으로 백하여 질매재로 길을 잡는다.
질등 직전 안부인 질매재에서 좌틀하여 피아골대피소로...(14:35)
이 일대 산역이 반달곰을 방사하여 자연보존지구로 지정되었다.
처음은 산죽 사이로 아주 유순한 길이 잠깐 이어지지만...
곧 길이 끊기고 아주 험한 너덜겅이 시작된다.
이 후 특정된 등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잡목이 뜸한 곳을 택하여 조심조심 내려와야 한다.
대피소 앞 계곡에 닿고...(15:15)
여전히 사람하나 없는 피아골대피소....
구계포교...(15:55)
삼홍소에서 다시 옛길로...(16:08)
표고막터...(16:30)
오후에도 역시 사람하나 없이 한적한 자연관찰로를 걸어...
처음 산행을 시작한 피아골탐방소를 나서며 오늘 산행을 마친다...(16:45)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차량을 주차한 '산아래첫집'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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