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관산 북릉...'
괘관산(掛冠山·1,254m)은 경남 함양군에 위치한 산으로 우리말로 풀어보면 '갓걸이산'이다.
1,200이 넘는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산은 말할 것도 없고 남덕유산을 비롯하여 황석산,백운산,삼정산...등
고산준령 수 많은 명산이 즐비한 산의 고장 함양군에 있어선 그런지, 그동안 경계한 서하면과 병곡면 뒷산 대접을 받다가,
2008년 부산일보[산&산]팀에 의하여 첨봉을 위시한 아찔한 암릉길인 북릉이 소개되면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동안 몇 번 괘관산을 걸음할 기회가 있었지만 개인산행이 가능한 원점회귀산행은 북릉과는 관계없는 지소마을에서만 가능하고,
산악회 또한 대부분 서쪽 원통재에서 시작하여 괘관산과 천왕봉을 찍고 남쪽 마평마을이나 동쪽 대황마을로 내려서는 산행이라 썩
내키지 않았는데,이번에 주로 지리산행을 함께하는 광주팀과 전주팀이 동반하게 되어 차량이 두 대라 한 대는 날머리 은행마을에 두고
다른 한 대로 들머리 원통재로 이동하여 괘관산의 정수인 북릉을 경험해보기로 한다.참고로 원통재는 고도가 800이라 거의 날로 먹는다.
산행일시:2016년 3월 6일 일요일, 토요일에 이어 비기운 가득한 운무가 오전내내 드리웠으나 정오 이후에는 갬
산행여정:원통재→감투산→원티재→헬기장3곳→철탑봉↗↙천왕봉왕복→괘관산→첨봉→북릉→암릉끝→좌측능선으로 →은행마을
산행시간:운무가 걷히길 기다린다는 핑계로 놀멍쉴멍 진행한 관계로 산행시간 의미없음.11.6km, 9시간 (실산행시간은 6시간정도)
함께한님:본때,자연,처남(광주) 바람개비,산자고,운홍,파워(전주)
원통재 → 감투산 →원티재 → 헬기장3곳 →철탑봉 ↗↙천왕봉왕복 →괘관산 →첨봉→북릉 →암릉끝 →좌측능선으로 →은행마을
산행날머리 은행마을...(08:00)
마을입구 빈 공터에 차량 한 대를 주차하고 나머지 차량 한 대로 들머리 원통재(삐삐재)로 이동한다.
네비주소는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 운곡리 은행마을회관'이나 '운정연수원'을 입력하면 된다.
짙은 운무에 덮혀있는 원통재(삐삐재)
서하면과 백전면 경계를 이루는 고개로서 1001번 지방도가 지난다.
도로 좌우로 백운산과 괘관산의 들머리가 있는데 후해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토요일까지만 비가 오고 밤부터 그쳐 일요일인 오늘은 맑다더니 개뿔~~시야가 제로다.
어찌되었든 스타또~~(08:25)
운무에 덮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어제 내린 비로 제법 경사가 있는 등로가 완전 미끄럼틀이라 진행하기가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더구나 비록 비는 그쳤지만 봄기운 완연한 날씨라 시간이 갈수록 더 미끄러워져 하산시까지 하루종일 애를 먹었다.
미끄러운 등로를 비지땀을 흘리며 10여분 치고올라 능선에 붙고...(08:38)
원통재가 800이니 고도를 겨우 90정도 높혔지만 능선에 붙은 기념으로 당연시 막걸리 타임~~
바로 나타나는 약효~~^^
완만한 능선을 따르다 작은 지봉에 올라서니 감투산이란다.(09:10)
천왕봉까지 겨우 4.5km 남았는데 여전히 시야가 제로라 최대한 걸음을 느리게 옮기기로 한다.
에고 미끄러워라~~
지소마을로 내려서는 원티재...(09:40)
두 번째 지소마을 갈림길에서 우리보다 1 시간이나 늦게 출발한 대전분들에게 추월당하고...
능선에는 크고작은 헬기장이 세 군데 있는데 전혀 관리가 되지않아 폐헬기장 같았다.
9부능선 1132m까지 고도를 높혔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망바위에 올라서보나...
여전히 시야가 좋지 못하다.
진행방향 우측으로 천왕봉과 마평마을로 내려서는 능선이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우측능선이 우리가 지나온 능선...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니 백운산과 좌측 끝봉이 실루엣 형태로 시야에 잡힌다.
괘관산 북릉과 천왕봉으로 갈라지는 통신탑봉 삼거리...(12:00)
원래는 운무로 시야가 막혀 여기서 바로 괘관산 북릉으로 진행하기로 하였으나
통신탑봉에 이르니 서서히 시야가 터지기 시작하여 천왕봉에 가서 조망을 즐기고 다시 돌아오기로 한다.
지소,중산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통신탑에서 천왕봉까지 거리는 1km밖에 되지 않지만 이렇듯 뚝 떨어졌다 다시 올려쳐야 한다.
천왕봉 오름길에 뒤돌아 보니 맑지는 않지만 어느새 운무가 걷혀 괘관산 정상에 오른 사람들까지 보일 정도다.
대봉산 천왕봉...(12:30)
원래 이름은 천황봉이었는데 일제잔재란 이유로 비슷한 어감인 천왕봉으로 바꾸었단다.
그러나 옥황상제를 뜻하는 천황이란 말은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민족도 오래전부터 사용한 언어다.
안부 건너 보이는 괘관산(掛冠山)도 지금은 함양군에서 개명을 하여 계관봉(鷄冠峰)이라 불리우는데
이름의 유래가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갓을 쓴 모습이라 괘관산이라 불렀다는 설과, 일제강점기에 이 산의 산세가 좋아서
벼슬하는 큰 인물이 나오는 것을 막기위해 벼슬을 상징하는 '갓을 벗어 걸어둔 모양새'를 뜻하는 괘관산으로 하였다는 설이다.
이에 함양군에서 국토지리정보원 고시를 거쳐 2009년에 '닭의 머리모양'을 뜻하는 계관봉(鷄冠峯)으로 공식 변경하였는데,
한국지명유래집을 보면 조선시대 함양의 관찬지리지와 군현지도에도 계관봉에 관한 기록이 없어 좀 더 신중해야하지 않았나 싶다.
남쪽 방향은 삼정산 뒤로 뱐야봉등 지리주능선이 보여야 하는데 뿌연 연무로 언감생심이고....
다행스럽게도 북동쪽은 시계가 좋아져 남덕유산에서 향적봉으로 장쾌하게 뻗어가는 덕유능선과....
황석 거망 금원 기백 산그리메가 보이고 황석산 아래 중턱 하얀암반 '피바위'도 뚜렷이 시야에 잡힌다.
서쪽은 아직 흐릿한 연무로 백운산 건너 산군과 능선들이 겹쳐보여 구별이 용이하지 않지만....
억지로 당겨보니 내고장 산군이라 대충은 알 것 같다.
천왕봉 돌탑군에서 우리팀이 점심상을 차리나 보다.
누가 보면 "너희들 산에 먹으러 왔냐?"고 핀잔을 주어도 아무소리 못할 듯 지지고 볶느라 정신이 없다.
마치 비박을 온 듯 한쪽에선 압력밥솥에 밥을 짓고 다른 쪽에서는 된장국을 끓이고,양파 야크치즈전에 돼지주물럭,
거기다 한 중앙에선 삼겹살을 구우며 본격적으로 산상만찬을 즐기려 하는데 뭔가 허전하여 보니 아뿔사 술이 없다...!
이번에는 자기가 술을 가져올테니 다른 분들은 준비하지 말라고 베풀기 좋아하는 일행 하나가 술을 차에다 두고 왔단다.
산해진미를 차린들 뭐하랴~~? 주님이 없으니 마치 앙꼬없는 찐빵같은 점심을 든 후 다시 괘관산으로...(14:00)
저 셋 중에 한분이 범인인데 과연 누구일까요....? 덕분에 오랫만에 아주 건강한 산행을 하였습니다.^^
수령이 천년이나 된 철쭉...
안전상의 이유겠지만 엉뚱한 곳에 설치한 계관봉(괘관산) 정상석...(14:35)
진짜 정상은 저 앞 암릉 너머에 있다.
괘관산 암릉의 매력은 보기엔 까칠해 보여도 조심스럽게만 진행하면 우회하지 않고 직등할 수 있어 좋았다.
암릉에 올라서 뒤를 돌아보니 철탑봉과 가운데 화살표로 표시한 정상석이 보인다.
천왕봉에서 도숭산 거쳐 대황마을로 내려서는 능선...
뭐하슈~~?^^
삼각점이 있는 실제 괘관산 정상...
백운산에서 영취산 깃대봉으로 이러지는 대간길..
그 뒤로 보이는 희미한 능선은 팔공산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이다.
첨봉으로...
정면에 저멀리 낙타등처럼 보이는 산은 장수 서봉과 남덕유산이고...
어제 내린 비로 흙길이 너무 미끄러워 차라리 암릉이 덜 위험하고 더 편하다.
산길은 저 앞에 보이는 암릉 끝에서 우측 능선따라 이어지지만 좌측 지능선으로 붙어야 은행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어라,마지막 암릉구간에서 먼저 간 본때님이 음흉스런 미소를 띠며 기다리는 것이 수상쩍다....?
그럼 그렇지 밧줄을 위로 끌어다 숨겨놓고 꼽습다고 어린애마냥 좋아라한다..^^
뒤돌아보니 첨봉의 위용이 대단하다. 좌측 봉우리는 천왕봉....
암릉끝에서 등로가 능선따라 우측으로 이어지는데 아무리 보아도 북서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이상하여 바로 독도를 해보니 직전에 보았던 '등산로 아님'나무팻말을 따라야 은행나무마을로 내려서는 것 같아 좌측지능선으로 길을 잡았다....(16:00)
지도에 주의하라고 무덤까지 고도차가 200m라 표시되어 있듯이 한마디로 하산로가 급적직하로 뚝 떨어진다.
전날 비로 가뜩이나 미끄러운데 거의 낭떨어지 수준으로 경사가 급하여 상당히 애를 먹으며 첫 무덤까지 한참을 내려왔다.
등로 또한 요즘은 찾는이가 적은지 상당히 묵고 뚜렷하지 않아 간간히 보이는 띠지에 의존하여 이 구간은 내려와야 한다.
지도에 표시되어있듯 계속 이어지는 무덤...
은행마을 근처 마지막 지봉에서 산길이 좌우로 나누어지는데 우리는 좌측 계곡쪽으로...
우측은 부산일보팀이 답사한 원래 산행로로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사과나무과수원....
뒤돌아보니 걸음한 첨봉과 괘관산이 바로 보인다.
중앙 좌측에 보이는 암릉끝에서 좌측 지능선으로 내려왔다.
산행을 마친후 다 들 이구동성으로 암릉길보다 일반 하산로가 상당히 길고 미끄럽지만
마치 지리산 비타오백길 계곡산행을 한 듯 뻐근하여 매우 만족스러운 산행을 했다고 흐믓해 한다 ...(17:40)
원통재 → 감투산 →원티재 → 헬기장3곳 →철탑봉 ↗↙천왕봉왕복 →괘관산 →북릉 →암릉끝 →좌측능선으로 →은행마을
그동안 경황이 없어 잠시 블로그를 중단하였는데
관심을 가져주시고 댓글이나 전화로 소식을 주신 블친분들 감사합니다.
"소원한 친구보다 매일 소통하는 블친이 낫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머리 원통재를 올립니다.
'한국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선계곡 마지막 숙제 마폭포골 1...중봉비박 (0) | 2016.03.24 |
---|---|
무등산 비박 - 일몰 일출이 없어도.... (0) | 2016.03.17 |
피아골,문수대,질매재..존길 따르다 어라, 비가 안 오네...? (0) | 2015.09.28 |
대야산 중대봉, 짜릿하고 아름다운 암릉길... (0) | 2015.09.27 |
조개골, 중봉, 써레봉, 지리는 벌써 가을입디다...2 (0) | 2015.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