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 오름중에...중봉,청심봉 사양능선'
일반 산행이 아닌 산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비박산행시 맞는 즐거움을 3가지만 꼽으라면 뭐가 있을까?
혹자는 달과 별을 벗삼아 정다운 산우와 기울이는 한잔 술과 자연에서 아무 생각없이 취하는 숙면이라고도 하지만
내 개인적으론 일망무제 탁트인 정상에서 맞는 일출과 일몰 그리고 발 아래 펼쳐지는 멋진 야경감상이 아닐까 싶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장소 또한 의견이 다르겠지만 무등산에서 일출과 일몰 광주시내 야경이 가장 멋진 봉우라는 어딜까?
당연히 무등산 정상을 차지하고 있고 고도가 제일 높은 천왕봉(1,187m)에서 맞는 일출일몰이 제일 멋지겠지만 아쉽게도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출입할 수 없으니 천,지,인, 세 봉우리를 제외하면 같은 능선 상 북쪽 끝에 있는 북봉(누에봉)이리라.
이웃 잘못둔 죄로 봄 황사로도 모자라 겨울에도 중국발 미세먼지로 맑은 하늘 보기가 힘들어진 요즘 날씨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일출과 일몰 광주시내 야경이 제일 아름답다는 북봉(누에봉)으로 하룻밤 노숙을 다녀왔다.
예상대로 뿌연 연무로 일출과 일몰은 만나지 못했지만 다행히 광주시내 야경을 감상하며 한잔 술을 기울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겨울설경이 아름다운 산들이 다 그렇듯 떠나갈 듯 불어대는 강풍을 자장가 삼아 산정 텐트에서 취하는 숙면도 달콤했고....
가까운 광주에 있어 많이 소개한 산이고 워낙 유명한 무등산이라 그 이름의 의미만 알아보는 것으로 산 소개를 대신한다.
무진악이라 불리기도 했던 무등산(無等山)은 비할데 없이 높은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산이란 의미다.
산행일시:2016년 3월 12~13일 토,일요일,미세먼지에 비소식이 예보된 주말이라 흐린날이 계속되어 조망이 좋지 못했음
산행여정:원효분소→꼬막재→북봉(누에봉)일박→목교→서석대→입석대→장불재→목교→옛길2구간→의병길→원효분소
산행시간:비박으로 진행하여 산행시간은 별 의미없으나 첫날은 2시간 반 둘째날은 3시간 거리는 9km정도
함께한님:소나무향,파워 하늘빛내외...서락이 좋아 용대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하늘빛님내외가 무등산에 온다기에 합류하였다.
원효분소→꼬막재→북봉(누에봉)일박→목교→서석대→입석대→장불재→목교→옛길2구간→의병길→원효분소
무등산이 이제는 비박을 금하는 국립공원이라 비박짐을 매고 국립공원사무소 앞을 지나가기에 부담이 되어
사전에 원효계곡 상가 제일 끝에 위치한 무등산계곡산장에 하산후 점심 예약을 하고 차량주차 양해를 구했다.
한시대를 풍미한 추억의 무등산장을 지나면서 등산로가 시작된다...(12:15)
지금은 숲문화학교로 사용되는 그 유명했던 무등산장 앞을 지나 꼬막재로 느긋하게 길을 잡는다.
노숙지 누에봉까지 거리가 약 3.2km 밖에 되지않는 바쁠 것 없는 행보라 한껏 여유를 부리며 걸음할 예정이다.
오늘 노숙지 북봉(누에봉)까지 산길을 대략 살펴보면 산장에서 1.8km 거리인 꼬막재까지는
간간히 오르막이 나오지만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평평한 산길이라 룰루랄라지만,
꼬막재부터 북봉까지 1.2km는 경사가 상당한 된비알 사면이라 코를 땅에 박듯이 치고 올라가야한다.
꼬막등처럼 둥글납작한 고개 꼬막재...(13:20)
광주에서 화순과 담양을 왕래할 때 넘나들던 고개로 납작엎드린 꼬막처럼 유순하다는 의미다.
여기까지는 룰루랄라~~♬
꼬막재에서 5분여 진행하면 얼마전 폐쇄된 약수터가 나오고...
100m 쯤 더 가면 우측으로 희미하게 산길이 열려있다.
여기서 규봉암으로 이어지는 정규등로를 버리고 사면길로 치고 올라가야 북봉(누에봉)에 붙는다.
키를 훌쩍넘는 산죽숲도 지나고...(13:55)
무거운 박짐에 가뜩이나 경사가 급하여 깅낑되는데 예상치 못한 잔설까지 남아있어 죽을 맛이다.
곧이어 너덜겅이 시작되는데 최근에 방송에 보도된 풍혈(風穴)지구다.
통신탑이 자리한 북봉(누에봉)에 올라서고...(15:10)
어두워지기 전에 식수부터 구하러 가기로 한다.
무등산은 물이 많아 물을 짊어지고 가는 부담이 없어 좋았다.
서석대입구 목교에 약수터도 있지만 작전도로 근처에도 찾아보면 석간수가 여럿있다.
겨울이라 마땅한 나뭇잎이 없어 코팅지로 대신...
숨어자는 노숙이라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는 통신탑 귀퉁에 자리를 잡고 주변구경에 나선다.
북봉을 중봉이나 사양능선에서 보면 마치 누에처럼 보인다하여 누에봉이라 부른다는 설과
서석대,입석대,광석대,심광대,신선대...등 무등산에 있는 모든 주상절리대가 한결같이 하늘을 보고 빳빳히 서있는
모양인데 유독 이 곳 북봉에 있는 주상절리대만 광주를 보고 누워있는 모양을 하고있어 누에봉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다.
돌들이 한결같이 서쪽 광주를 향해 누워있다.
서락이 좋아 인제군 용대리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하늘빛내외님...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소나무향 형님 블친으로 2 년전 설악상투바위골로 비박을 가서 나도 첫 인연을 맺었다.
군부대가 자리한 무등산 정상부, 왼쪽부터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이다.
사실은 천왕봉 왼쪽 아래 주상절리대 위에 있는 헬기장이 원래 계획한 노숙지인데
소나무향 형님이 몇 년전에 노숙을 하였는데 밤새 불어대는 바람에 고생이 많았다 하고,
또한 바로 옆으로 군작전도로가 지나는데다 산의 특성상 너무 트여있어 야간에 불빛이 노출되기 쉽상이라
비록 하지말란 일을 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하여 으슥하고 안보이는 통신탑 귀퉁이에 집을 지었다.
중봉,청심봉,동화사터가 자리한 사양능선...
진한 연무로 광주시내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가 오늘 일몰은 물건너 갔다.
안양산 건너 지봉에 최근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모양인데 진한 연무로 사진에서는 구별이 용이하지 않다.
신선대(북산) 뒤로 멀리 지리천왕봉이 보이고 그 위로 해가 떠오른다는데
내일 비 소식도 있고 오늘 하늘 모양새를 보니 내일 아침 일출 또한 물건너간 것 같다.
저녁만찬후 낮에 보이지도 않던 광주시내를 야경으로라마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애써 자족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불어대는 바람에 연무가 말끔히 가시기를 바라며 숙면을 취하고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 혹시나 하고 일출을 기다려보지만 얘상대로 꽝~~!
군사도로와 통신시설용도로가 너무 잘되어있어 비박산행을 할 기회가 귀한 곳인데 너무 아쉽다.
전국에서 산님들이 많이 찾는 무등산이라 일찍 하산하기로 한다...(08:30)
군사도로따라 서석대입구 목교로....
서석대와 입석대를 돌아보고 장불대 거쳐 다시 목교로 돌아오기로 하고 근처 숲에 배낭을 두고 맨몸으로 움직였다.
서석대 오름중 조망처에서 주변 풍경을 즐겨본다.
마치 광주시내를 품은 듯한 산세에 왜 광주분들이 무등산을 어머니산이라 하는 줄 바로 알겠더라.
장불재...
원효계곡과 우측 저수지는 광주댐...
좌측으로는 무등산 인왕봉과 좌측 저멀리 우리가 하룻밤을 보낸 북봉(누에봉)이 보인다.
햇살에 반짝반짝 빛난다하여 수정병풍이라 불리는 서석대...
입석대는 원주형태이지만 서석대는 아직 풍화작용이 덜 진행되어 병풍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이른 시각이라 사람이 없어 살며시 서석대 위로 들어가본다.
살며시 서석대 위로 올라가보면 등로 좌변에 각자가 있는데 어떤 빌어먹을 작자가 낙서를 해놓았다.
무등산 정상을 대신하는 서석대...(09:25)
잘 알다시피 정상인 천왕봉,지왕봉,인왕봉에 군대가 주둔하는 관계로 일반인은 서석대가 정상이다.
모후산과 조게산을 찾아보고...
입석대로...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안양산과 백마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중앙 좌측에 있는 주상절리대가 규봉암이 있는 광석대다.
입석대는 병풍처럼 둘러쳐진 서석대와 달리 풍화작용이 많이 진행되어 거의 입석형태다.
'긴골'또는 '장골'이란 뜻을 장불재...(10:00)
장불재에서 임도따라 배낭을 벗어둔 목교로 다시 돌아가 옛길2구간따라 원효분소로 내려설 예정이다.
옛길 2구간따라 원효분소로 가는 하산로가 예전에 얼핏 일방통행이라고 들었는데
내려가다 국공을 만나 인사를 건넸는데 별 애기가 없는 것이 일방통행 애기는 근거가 없는 모양이다.
주검동유적지...(11:20)
임진왜란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충장공 김덕령장군이 칼과 창등 군수물자를 조달한 유적이다.
전방 철탑이 보이는 봉우리가 우리가 하룻밤 보낸 북봉(누에봉)이다
제철유적지에서 공원관리사무소를 피하기 위하여 옛길2구간 대신 의병길따라 계곡산장으로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의병길은 수려한 원효계곡따라 형성되어 그런지 몹시 아름다워 저절로 걸음이 가벼워진다.
비롯 시멘트와 철제로 만들어진 다리지만 세월이 흐르니 무등산장 가는 옛다리에 고풍스런 운치가 어렸다.
수려한 원효계곡따라 이어진 의병길을 30여분 따라 내려오니 산행을 시작한 계곡산장이다...(11:45)
산장에 들어서니 오늘 산행을 기획하고 추진한 소나무향형님이 미리 주문한 한방백숙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메뉴인 한방백숙도 좋았지만 전통이 있는 산장이라 밑반찬도 아주 맛깔스럽다 염치불구하고 여러번 리필을 할 정도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날머리 무등산계곡산장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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