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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산

순창 회문산...10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회문산 문바위에서...'





추석연휴 온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정답게 어릴적 추억담을 나누다가

가족들과 함께했던 산행 애기에 들어서니 갑자기 아빠 성토장으로 돌변한다.

그 중 큰애가 중학생일 때 아들 둘만 데리고 갔던 겨울 회문산 산행애기가 피크다. 

2007년인가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해로 기억하는데 무릎까지 빠지는 심설산행을 하였었다.

춥기도 추웠지만 눈이 많이 쌓여 한발 내딛기도 힘들었다고 실감나게 토로하는 아들넘들 고생담에  

귀한 아들들 잡을 뻔한 그 산이 어딘지 당장 가보자는 애들엄마의 성화에 오랫만에 회문산을 다시 찾았다.







회문산휴양림주차장 - 노령문 - 삼연봉 - 장군봉갈림길 - 회문산 - 작은지붕 - 시루바위 - 문바위 - 돌곶봉 - 주차장 원점회귀산행 / 6.59km









에게게...! 귀한 내새끼들 잡을 뻔한 산이 어딘가 했더니 회문산자연휴양림이구만...

고도는 837m이지만 휴양림주차장이 산 중턱에 있어 능선에 30분 내외면 붙을 수 있고,

조금 짧은 감이 있지만 조망이 좋아 시간이 없을 때 자주 찾던 산이라 아내도 익숙한 산이다.

















다리 앞 첫 등산로 초입을 지나 노령문 위 출렁다리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계곡 주변 너덜겅 산길에 뱀이 많아 예전에 아내가 깜놀했던 추억이 있어서다.









다리를 건너면 돌곳봉으로 직등하는 목재계단이 좌측에 보인다.

삼연봉에서 시계반대 방향으로 회문산을 거쳐 돌곶봉에서 이리 내려올 예정이다.
















노령문 우측으로 돌아 올라서면 출렁다리가 연결되어 있는데 단풍나무 포토존이 있다.

산사태나 출렁다리 기초석 의미보다 상징성을 염두해 둔 조형물 같은데 조금 과한 느낌이다. 























구룡폭포..

빨치산 전북도당이 있던 산답게 계곡 크기에 비해 수량이 풍부하다.


























입구쪽에서 올라오는 등로 삼거리를 지나면 '전망좋은곳' 안내판이 있다.

예전에 큰바위 위에 정자가 있었던 곳인데 안전문제 때문인지 지금은 철거되었다.







<자료사진>




















정자도 그렇지만 회문산 산길이 예전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빨치산이 준동한 지역이라 화마로 소나무가 전부 죽고 활엽수가 주종이라

하루가 다르게 크는 빽빽해진 나무들 덕에 능선에 올라서도 조망이 아예 없어졌다.
















이후 등로는 수풀사이 갈지자 오르막 급경사길로 돌변한다.

숨은 가뿌고 땀은 비오듯 흐르는데 거기에 깔따구떼까지 극성이라 죽을 맛이다.

숫제 스틱으로 칼을 휘드르듯 흔들며 진행하지만 별무소용이라 한마디로 짜증 제대로다.


















등로는 가파르지 깔따구는 극성이지...30 여분 개고생 후 겨우 삼연봉에 올라서

잠시 숨을 고르려는데 여전히 깔따구가 극성이라 엉덩이를 붙이자도 못하고 바로 일어선다.
















도망치듯 삼연봉을 나서니 등로가 급한 경사를 이루며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비지땀을 흘리며 힘들여 올라선 능선인데 아깝게도 고도는 하염없이 떨어지기만 하고...

성기었던 나무들은 간벌이 필요할 정도로 빽빽히 성장해 갑갑하다 못해 헤쳐가야할 정도라, 

계속되는 깔따구떼 쫓는 칼군무 춤사위에 지친 아내의 투덜거림은 시작되고...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다행스럽게 사방댐갈림길부터 깔따구떼가 사라지고 바람도 서서히 불어와 시원해진다.


















주로 회문산과 장군봉을 임도를 연계하여 8자형으로 걸음하는 덕에 이 삼연봉능선은

거의 10여 년만에 찾았는데 작고 듬성듬성했던 나무들이 빽빽히 훌쩍 커 조망이 아예 없다.
















능선 좌우가 휑하니 개방되어 눈이 둔덕을 이루듯 쌓여 눈두덕 아래로 겨우 길을 내어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눈발을 헤쳐가느라 힘들었던 구간인데 어느새 좌우로 나무들이 빼곡하다.























서어나무갈림길 근처 생명력 강한 이 나무만이 어렴픗이 기억에 있는 듯하다.


















극성스런 깔따구떼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아내에게 장군봉까지 갔다 오자는 말을 못꺼내고...그냥  패스....

















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밋밋한 오름길이라 힘들지 않다. 

예전에는 성긴 나무가지 사이로 장군봉이 보였는데 지금은 아예 그마저도 없어졌다.
















회문산 정상...

큰지붕이라 불리는 회문산 정상답게 드디어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맑은 하늘에 시계가 아주 좋아 은근히 기대하고 찾았는데 조금 아쉽지만 나름대로 괜찮다.









여기서 내려다보니 휴양림이 첩첩산중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여분산에서 이어지는 일명 파르티쟌(빨치산)능선....









가야할 남쪽능선...

큰지붕이란 이름처럼 조망이 좋은 산인데...오늘은 확연히 구별되는 산들만...










날씨가 받혀주면 보리암 뒤로 불태 병풍산이 그 뒤로 무등까지...

정면 건너편으론 강천 광덕산 연봉이 겹쳐 보일 텐데 오늘은 연무로 꽝~~









북쪽은 나뭇가지가 앞을 가려 억지로 당겨서 백련산 능선만 잡아본다...









예전에는 전일상호신용금고 스테인레스 정상판과 철탑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자연석으로 만든 정상석에 못보던 테크도 새로 설치하고 정상 모습이 많이 변했다.

'10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등로와 시설물은 많이 변했지만 시원스런 조망은 여전하다.






















정상에서 5분 정도 내려오면 등로 우측에 천근월굴(天根月窟)이 있다.

천근은 陽으로 남자의 性과 월굴은 陰으로 여자의 性을 나타내어 즉 남녀성기를 지칭하는데,

'음양이 한가로이 왕래하니 소우주인 육체가 봄'이라는 송나라 시인 강절(康節) 소(邵)선생의 시가 출처다.
















작은지붕...

회문산 정상에서 영국 젊은이와 동행한 아주머니와 동행하게 되었는데

작은지붕에서 회문산의 다른 이름인 큰지붕과 작은지붕의 유래를 물어본다.

회문산이 구름에 휩싸이면 둥글넙적한 봉우리가 마치 草家지붕처럼 보인다 하여서....










작은지붕에서 바라본 큰지붕 회문산...










작은지붕도 고도는 낮지만 조망은 좋다.

제일 뒤로 보이는 산줄기는 백련산에서 702고지를 거쳐 나래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다.

















동행한 영국 젊은인에게 빨치산 토벌을 위해 온산이 불바다가 되었을 때에도

살아남은 영험한 나무라는 설명은 쉽게 되는데 이웃한 '전주의 모악산은 어머니산이고,

회문산은 아버지산'이라 온산에 음기가 곳곳에 서려있어 천근월굴 음양목이란 이름들이 있고

소나무 외형이 마치 여성의 생식기를 닮아서 여근목이라 부른다는 설명을 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임도사거리 헬기장에서 아주머니 일행은 휴양림으로 내려가고 우리는 능선을 따라 시루바위로...

여기서 임도를 타면 장군봉으로 이어져 평소에 회문산을 찾을 때는 장군봉과 회문산을 8자 형태로 

'휴양림-돌곶봉-문바위-시루바위-헬기장-임도-장군봉-능선-회문산-헬기장-휴양림'으로 주로 산행을 한다.
















시루바위...

이건 좀 억지고 실제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우측 682m봉의 이름이 시루봉이다.

















문바위...

예전에는 대문바위라 불렀던 거 같은데 이정목에는 문바위라 나와있다.























왼쪽 장군봉과 정면 회문산..

정면 앞을 가로막은 능선이 시루바위에서 시작하는 시루봉이다.









좌측 봉우리가 천마봉과 깃대봉이고 우측은 가야할 돌곶봉이다.

저 돌곶봉을 산아래 마을주민들은 '도리깨봉'이라 하고 문바위 아래 암봉을 '복호봉'이라 부른다.









호랑이가 엎드린 형상을 한 복호봉...좌측 뒤는 무직산이다.

산아래 마을에서 올려다 보면 문바위는 가려 보이지 않고 복호봉만 보인다.









호정소와 한반도 지형...










옥새바위....

















돌곶봉 직전 조망바위...


























돌곶봉...

원래 이름은 도리깨봉이고 좌측 뒤로 만일사에서 직등하는 등로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돌곶봉에서 휴양림까지는 한마디로 아주 흉악하다.

척 봐도 빨치산들이 활동하기 좋게 급경사 내리막에 너덜겅이 많다.

예전 올라설 때는 몰랐는데 내려서보니 경사가 급하고 상당히 까칠하다.















 

오랫만에 회문산을 찾아 10여 년을 훌쩍 넘긴 옛추억을 돌아보았다.

'10 년 세월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긴세월을 의미한다지만 실제는 한순간이다.

정상에 테크도 있겠다 더 늦기전에 날을 잡아 아들넘들과 겨울비박을 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회문산자연휴양림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