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 전망대에서...'
지난주 모악산을 금산사에서 오름 할 때 매봉전망대 근처에서 모르는 산길이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운동삼아 오르던 산이라 웬만한 산길은 두루 경험했다고 자부했기에 호기심을 넘어 당황스러웠다.
마침 금요일 오후에 짜투리 시간이 나서 잠깐 올라보았다.
유각마을 - 유각치 - 독배삼거리 - 출입금지푯말 - 바위구간 - 매봉전망대 - 서릉선 - 청도리 - 유각마을 원점회귀산행 / 5km남짓
(별 생각없이 산책삼아 올랐지만 산행거리는 알아야했기에 모악지맥삼거리에서 오륵스앱을 가동했다.)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유각마을 버스정류장 근처 도로 한켠에 주차하고 도로 따라 매봉에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유각치로 길을 잡는다.
첨부한 다음지도를 보면 버스정류장 뒤편에 보이는 능선과 유각치 못 미쳐 또 다른 능선으로 오르는 게 좀 더 빠르지만 몇 년 전부터 무슨 이유인지 철조망으로 막아놓았다.
유각치에서 절개지 수로 따라 우측으로... 도로 건너편으로 길을 잡으면 상목산으로 이어진다.
산길은 매봉 암릉구간에 이르기까지 동네 뒷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이 소복이 샇여있는 소나무 숲길이다.
15 분여 오름하면 독배로 내려서는 삼거리에 이르고...
다시 10 분 정도 발품을 팔면 유각마을로 내려설 수 있는 능선 삼거리에 이르는데 무슨 이유인지 출입금지를 해놓았다.
출입금지 푯말 봉우리에서 경사가 있는 산길이 시작되는데 너른 돌 등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10 분여 발품을 팔면 모악지맥 삼거리다.
거친 숨과 땀으로 올려놓은 피 같은 고도가 잠시 떨어지더만 다시 오르막이 이어지고 드디어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 구간인 암릉이다.
오름한 능선...
이 매봉 암릉 구간이 날등으로 조망도 좋고 절벽과 소나무가 어우려져 모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능선 반대편인 북동쪽을 시계 방향으로...
전주 시가지...
시야가 좋지 않아 전주와 완주 임실 진안의 산군들 구별이 용이하지 않다.
고도가 다 고만고만하여 능선이 겹치다 보니 구별이 용이하지 않지만 산세가 뚜렷하여 웬만하면 구별이 가능한데 오늘은 영 아니올시다 다.
다행히 거의 경험한 산이 대부분이라 예전 산행기를 참조하여 이름표를 붙여본다.
중인리로 향하는 계곡과 능선이 겹겹히 줄을 지어 우렁차게 내달린다.
6학년을 넘어서 뜻하지 않은 수술을 두어 번 받고부터는 산행 스타일을 바꿔나가고 있다.
체력이 떨어진 영향이 크지만 한번 크게 아프고 나니까 속된 말로 뭐가 중한지 알게 되어 보여주기식 산행 보다 나를 위한 산행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리산 아흔아홉골이란 단어나 종주산행이란 용어를 머리에서 다 지워버리고 산행거리나 속도에 대한 욕심 대신 보폭을 늦춰 되도록이면 산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려 한다.
또한 200~300대 경치 좋은 명산을 찾기 보다는 집 주변 5~600 산들을 차분하게 걸음할 예정이다.
중인리로 내달리는 능선과 계곡을 보니 아주 오래전 위 지도를 참고하여 구석구석 걸음하던 추억이 생각난다.
이 기회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고향 명산 모악산 산길을 차분하게 걸음해봐야겠다.
매봉전망대 ...
매봉과 모악산 정상...
화율봉과 상두산 뒤로 보이는 산군은 고당산 칠보산 등 호남정맥 마루금이다.
등로가 짧고 야경이 좋아 노숙을 자주 가는 정읍 두승산...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걸음했고 최애 산지인 내변산....
한때는 아내와 둘이 내변산의 절경에 매료되어 숨어있는 계곡과 능선을 주구장창 찾았는데 아직도 경험하지 못한 숨은 숲길이 여럿 남아있다.
웬만해선 왔던 길 돌아가는 'ㅡ' 자형 원점회귀산행을 하지 않기 때문인데, 체력이 떨어진데다 아내 무릎도 선찮아 찬 밥 더운밥 가릴 형편이 못되니 스타일을 바꿔야겠다.
전망대에서 암릉구간으로 다시 백하여 오늘 산행의 목적인 유각마을 방향 테크길로 하산로를 잡았다.
테크 상태를 살펴보니 설치한 지 오래된 것 같지도 않고 산길 따라 방향과 자재를 바꿔가며 상당히 긴 거리를 공들여 공사한 흔적이 보인다.
산길도 거의 임도 수준으로 넓직한 것이 장비를 사용하여 개설한 느낌이 난다.
일부 구간은 너무 과한 느낌이 들도록 꼼꼼하게 안전설비를 해놓았다.
거즘 중간 지점에 이정목도 설치해 놓았고...
오솔길 수준의 굽어진 산길과 직선 형태의 너른 산길이 같이 있는 걸 보니 확실히 인위적으로 낸 산길이다.
그런데 봉우리 하나 남겨두고 능선 우측으로 유각마을이 보이는데 정작 산행 날머리는 청도리 마을 방향 좌측으로 꺽어 놓았다.
넘나드는 흔적이 보이는 안부라 산행로가 아니더라도 그냥 유각마을로 질러갈까 하다가 정식 산행로가 궁금하여 좌측 산행로를 따라 내려셨다.
백운동뽕밭으로 이어지는 백운동마을과 연결되는 임도인가 잠시 따라가보니 백운동마을 지능선 건너라 아니다.
날머리 이정목에서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300여 미터 내려가니 독배에서 유각치를 넘어 청도리로 이어지는 712번 도로가 나온다.
카페형 꽈배기 체인점 꽈배기진.....
문제는 상당한 경비를 들여 테크를 설치하고 산행로를 개설한 것 같은데 정작 도로변에 산행로를 안내하는 이정목이 없다는 거.....
행정 착오인지 아니면 훼손된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저 많은 표시판에 산행로를 안내하는 이정목 하나 없다는 건 시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712반 도로를 300여 미터 따라 차량을 주차한 유각마을 도로변에서 궁금증 해소 산책을 마친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전주근교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제 모악산 금산사기점 - 그리움..! (0) | 2024.12.20 |
---|---|
건지산 가을단풍 - 파랑새 2...! (6) | 2024.12.07 |
황방산 가을단풍 - 파랑새..! (0) | 2024.12.04 |
김제 구성산 - 영천마을 기점 전주근교산행 (0) | 2023.12.24 |
완주 도실봉(말뚝봉, 맷돌봉) - 기억이 가물가물..! (0) | 202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