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소바위에서...'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 '님은 먼 곳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거짓말이야'.. 등 시대와 잘 맞아떨어지는 노랫말로 인기를 끈 가수가 있었다.
한국록의 대부 신 중현 씨가 발굴한 김 추자로 대학새내기 때 '늦기 전에'로 데뷔하여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유행어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궤를 달리하지만 노랫말 더 늦기 전에 아니 더 늙기 전에 덕룡 주작 종주를 다시 해보고 싶어 새해 첫 산행으로 다녀왔다.
마직막 걸음이 산악회에서 활동하던 팔팔한 시절이었으니 10년도 훨씬 더 지난 것 같다.

소석문 - 덕룡산 암릉 - 475봉 - 작천소령 - 주작산 암릉 - 402봉 - 오소재 / 12.7km(다시 걸음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암봉 대부분을 직등하였다)

소석문...(07:00)
모처럼 마빡에 불밝히고 걸음을 시작하는데 가파른데다 미끄러지기 딱 좋게 안정되지 않은 돌들 위로 낙엽까지 쌓여 초반부터 힘을 뺀다.
.




조망이 터지는 암릉 위에 올라서자 서서히 날이 밝기 시작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출이지만 1년 365일 중에 평범한 사람이 일출을 보는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산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언제나 경이롭고 가슴 뛰게 한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한참을 쉬어간다.
산행거리나 속도는 60을 넘기면서 진즉에 머리속에서 지웠기에 비록 힘든 바윗길이라도 해 떨어지기 전에 오소재에 도착하면 된다는 생각이라 느긋하게 마음을 갖는다.





덕룡과 주작을 동시에 걸음 하여 보면 같은 바위산이라도 암봉이나 바위 형태가 약간 상이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꼭 집어서 말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덕룡은 남성적인 우람한 면이 있고 주작은 좀 더 아기자기하여 여성 쪽에 가깝지 않나 싶다.
그런 영향인지 안전시설도 덕룡은 흔히 호치께스라고 부르는 스템플러형 ㄷ격자가 주로 설치되어 있고 반면 주작은 로프가 주 안전장치다.
험한 정도에 비하여 그 외 안전설비가 전혀 없어 산꾼에 대한 크나큰 배려가 남은 유일무일한 산이 아닌가 싶다.


덕룡산 동봉...
420m 밖에 되지 않는 고도에 비하여 사방 탁 트인 시원스런 조망은 1000m 고지 못지 않다.


가야 할 서봉 뒤로 도열한 덕룡산 암릉군과 그 뒤로 보이는 두륜산 마루금...


지나온 암봉 뒤로 도열한 석문산과 만덕산 암골미가 덕룡산 못지 않게 웅장하지만 실제 걸음하여 보면 직등코스는 거의 없고 등로 대부분이 우회로로 형성되어 있다.
직등로 대신 우회로가 대부분이라 보기는 좋지만 그림의 떡이라 한마디로 걸음하는 발보다 보는 눈이 즐거운 산이다.


찬붕성 애기론 해남의 금강산이라는데 아직 미답이다.


자주 걸음했던 영암의 산군들과...



강진만 건너 구별이 용이한 제암 일림 천관산...



우회로가 있지만 당근 서봉으로 직등....






지나온 동봉...


동봉에서 서봉까지는 겨우 280m 정도 거리지만 덕룡산 전체 암릉길 중에서 가장 거칠고 스릴이 있다.




거리와 고도를 높혔더니 두륜산 산군들도 구별이 가능할 정도로 시야에 들어온다.





직등로가 없어 우회해야 하지만 아름다운 부채살 형상이랄까 아님 둥근 꽃잎이랄까...
공룡등뼈를 닮은 암릉을 찾아가는 길은 서봉을 내려서는 까칠한 바위 구간을 지나면서 한결 유순해진다.



내려선 덕룡산 서봉을 뒤돌아서 보니 상당히 까칠하다.



산행 중 빼놓을 수 없는 묘미가 지나온 길 뒤돌아보기라 서봉을 내려선 후 이어지는 크고 작은 바윗길을 헤쳐가며 걸음 한 흔적을 복기해 본다.



둥근 공룡등뼈를 닮은 암릉을 우측 바위턱 따라 우회하면 수양마을에서 올라서는 삼거리다.



이어지는 암봉과 거대한 암벽을 사이에 두고 너른 평원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덕룡산 최고의 진달래 비경지 'Hot spot point'다.


우회한 암릉....






망치바위...






첨봉에서 이어지는 땅끝기맥 분기봉 425m봉이 지척이고 가을이면 한 풍경 하는 덕룡산 억새 평원이 이 지점이다.


아쉬움에 뒤돌아보고...





덕룡봉이라 불리는 475m봉으로....




많이 걸었는지 이제는 가우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덕룡 주작 최고봉인 475m 덕룡봉....



주작산...
2016년 7월 차박으로 멋진 일출을 맞았던 경험이 있는 일출전망대....
▼자료사진 2016.07.17 ☞황홀했던 주작산 일출봉 車泊...!
황홀했던 주작산 일출봉 車泊...!
'주작산 일출봉...' 산에서 路宿을 하는 제일 큰 즐거움은 뭘까?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불편한 잠자리를 감수하며 한데잠을 자고 난 후 맞이하는 붉디붉은 찬란한 일
halflondon.tistory.com


주작산 암릉능선....

수양리재라 불리는 작천소령으로...


작천소령에서 늦은 점심을 들고 주작산으로 길을 잡는다.
벌써 오후 1시라 늦은 감이 있지만 '언제 다시 걸음하겠는가" 라는 생각에 맘껏 조망을 즐기며 느긋하게 걸음했다.


작천소령에서 사면을 따라 능선에 붙으면 바로 주작산 최고의 진달래 명소 Hot spot place에 이른다.




hot spot place에서 잠시 바위사이 걷기 좋은 등로를 따르면 암봉이 길을 막고 우측으로 '시소바위'라 불리는 기암괴석이 자라한다.





겨울이라 오후 3시에 접어드니 벌써부터 석양빛이 드리워지기 시작하여 조금 걸음을 빨리해야 할 모양이다.


뒤돌아보고....





점점 드리워지는 그늘에 얼추 계산을 하여보니 계획했던 9시간은 물 건너갔고 오소재까지 10시간 정도 걸릴 거 같다.
팔팔했던 산악회 시절에는 주작산 정상을 왕복하였어도 8시간 30분 정도에 종주를 하였었다.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때우고 앞만 보고 달렸던 시절이었으니 가능했으리라....




유난히 동백숲이 많은 주작산 암릉구간은 밧줄이 주 안전시설이라 날것 그대로의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삼각점봉에서 마지막 배낭털이...


저 앞 바위구간을 지나면 중간중간 걷기 좋은 육산 구간도 등장하고 탈출로도 시작된다.




이 사진을 담으면서 시간을 체크해보니 4시에 접어든다. 저 앞 암봉을 넘어야 육산인 402m봉이 등장하니 시간이 촉박하여 헤찰하지 않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해지기 전 5시에 도착하여 북일면 택시를 불러 처음 산행을 시작한 소석문으로 원점회귀하였습니다.
택시는 이번에 처음 이용하였는데 택시비 25,000원을 지불하기엔 운행거리가 상당하여 별수익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하여 주신 산우님들 감사합니다.~~
'한국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천 월명산 백패킹 - 소풍(逍風)..! (0) | 2025.03.03 |
---|---|
지리산 만복대 눈산행 -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0) | 2024.12.25 |
나주 금성산 노적봉 백패킹 - 꼬인다 꼬여...! (0) | 2024.11.30 |
화순 옹성산 백패킹 - 화룡점정(畵龍點睛)..! (0) | 2024.11.23 |
천관산 백패킹 - 아미타봉 소머리봉 산길 따라..! (0) | 2024.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