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옹성산 '하늘전망대 출렁다리...'
산 자체보다 화순 적벽(和順 赤壁)의 모산(母山)으로 더 알려진 화순 옹성산(甕城山)에 백패킹을 다녀왔다.
옹성산이 규모도 작은 데다 이웃한 백아산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정호수의 절경과 암릉의 짜릿함을 즐길 수 있는 명산이다.
개인적으로 옹성산의 가장 큰 매력은 항아리를 닮은 바위덩어리 옹암(甕巖)을 오르는 클라이밍과 동복호와 어우러진 한반도 지형 수변풍광이라 생각하였는데,
이번에 걸음하여 보니 새로 설치한 '하늘전망대 출렁다리'가 옹성산의 매력에 화룡점정(畵龍點睛) 즉 마침표를 찍었다고 여겨진다.
끝이 막혀있는 출렁다리라 지자체에서 쓸데없는 짓거리 했다는 여론도 있지만...
안성저수지-옹암-옹암삼거리↗↙독가(취수)↗↙쌍문바위-백련암터-출렁다리갈림길-출렁다리(일박)-옹성산-옹성산성-쌍두봉-독재-2주차장-안성저수지 원점회귀산행/8.2km
동복유격대 초입에 있는 옹성산 1 주차장에서 2 주차장 방향으로 도로를 따르다 안성저수지를 막 지나면 옹성마을이다.
도로 한켠에 주차하고 100여 미터 아래 인성저수지 중간 지점 '등산로 아님' 이정목 뒤로 길을 잡아야 유격훈련장인 옹암으로 바로 갈 수 있다.
네비 주소는 ☞전남 화순군 동복면 안성리 산 232-2
옹암으로 바로 가는 샛길...
임도를 따르면 군부대 훈련장이 나오고 잠시 발품을 팔으면 옹암이 바로다.
몇 년 전에는 로프를 타고 올라갔는데 근래에 스테인리스로 안전 가이드를 설치했다.
▼자료사진 2016년 옹암 하단부...
▼자료사진 2016년 옹암 상단부...
사실 이 암벽은 레펠하강을 훈련하는 교육장이고 계곡 아래에 오름 전용 수직계단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 수직계단으로 오르나 이 암벽으로 오르나 중간에 만나게 되어있어 예전 하던 대로 그냥 오르기로...
자, 그럼 올라볼거나~~
오늘은 식수를 쌍문바위 못 미쳐 독립가옥에서 취수하기로 하였기에 다행히 물 무게가 빠져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섰다.
두 번째 구간은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도 무난하게 올라설 수 있다.
모후산...
문제는 경사가 중간중간 직벽 수준인 세 번째 암벽...
예전에는 얼기설기 로프가 매어져 있어 별 어려움 없이 올라섰는데 로프가 노후되어 그런지 전부 철거를 하였다.
다행히 바위 표면이 자갈과 시멘트를 버무린 듯한 역암지질이라 미끄럽지 않았으나 배낭무게 때문에 거의 기어오르다시피 하였다.
그럼 그렇지... 어쩐지 밧줄이 없더라니...?
옹암(독바우봉 408m) 정상부...
쌍두봉 뒤로 백아산...
안성저수지와 모후산...
옹암바위 삼거리를 지나..
멋들어진 농막이 폐가가 되어 알아보니 10여 년까지만 해도 이 집터에 살던 할머니가 운영하던 민박집이었단다.
감을 따고 있는 독립가옥 쥔장내외...
여기서 취수를 계획한 것이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 말이 그렇지 이 무거운 식수를 매고 옹암을 오른다고 생각하니 허걱~~!
쌍문바위 삼거리에 배낭을 두고 우측 50 미터 거리 쌍문바위에 다녀오기로...
엄청난 규모다...! 크기도 어마어마지만 SF 외계 행성 영화에서나 본 듯한 기괴한 형상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응회암 즉, 화산 폭발로 용암이 분출된 후 발생한 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바위라서 이런 기괴한 형상이 되었나 보다.
자식이 많아서리....
우물과 기도터 흔적이 보이는 백련암터는 이 또한 화산 쇄설물이 쌓여 형성된 듯 바닷가 해식애를 보는 듯 웅장하고 멋지다.
가을빛이 가장 예뻤던 백련암터...
느낌상 산 허리춤 되는 고도에서 좌측 사면길 따라 출렁다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한번 뚝 떨어졌다 다시 올려쳐야 하지만 낙엽이 수북이 쌓인 푹신한 육산길이라 제법 걷는 발맛이 좋다.
허리춤에 형성된 사면길을 따라 10여분 발품을 팔으니 드디어 울창한 참나무숲 사이로 동복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출렁다리 찾아가는 계단이 경사가 급해 난간을 붙잡지 않고는 내려갈 수 없을 정도다.
망향정....
해는 기울어가는데 계단 위에서 바라보는 동복호 한반도 지형 모양이 생각밖으로 선명하여 발길을 잡는다.
난간을 잡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려오려 하였지만 잡지 않고서는 불가할 정도의 경사다.
'화순 옹성산 하늘전망대 출렁다리'를 처음 접한 인상은 아릅답다 다....
혹자는 건너갈 곳 없는 출렁다리를 왜 만들었는가 모르겠다고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누가 구상하였는지 참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었다.
출렁다리 자체의 아름다움은 차치하더라도 화순적벽을 확연하게 감상할 수는 없지만 유일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에 올라가 살펴보니 아직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서 아마도 출렁다리 끝단 암봉에 원형이나 ㄷ자형 전망대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을까 싶다.
화순적벽...
'하늘전망대 출렁다리' 란 이름처럼 출렁다리 고도가 상당하여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화순적벽의 경관이 색다른 맛이다.
무등산...
별산...
담양 불태산 병풍산....
모후산....
익일 아침...
모든 게 좋았던 옹성산에서의 하룻밤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형적 한계로 일몰과 일출을 맞이할 수 없다는 거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제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높다 높아....!
무등산과 한반도 지형....
전망 좋은 곳에서...
바로 위 묘역 조망처에서...
헬기장이 있는 옹성산(甕城山 572m) 정상...
산을 이루는 매 봉우리 형태가 장독대에 놓여 있는 항아리 (옹甕)처럼 생긴 데다 산안에 산성(山城)이 있어 옹성산이라 부르게 되었단다.
조릿대숲을 잠시 따르면 절벽 위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제법 규모가 큰 묘역이다.
묘역 조망처에서 내려다본 옹암과 식수를 취수한 독립가옥이 있는 분지...
옹성산성(철옹산성)...
고려 말기에 왜구를 방비하기 위하여 쌓은 산성이라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지금은 철옹성이라기보다는 정감 있는 마을길 돌담처럼 보인다.
마을 어귀에 있는 디딜방아 석물(石物)...
분지와 이 일대에 월봉마을이 있었는데 6.25대 전부 소실되었다고 한다.
산길 좌우로 고단했을 그들의 삶의 흔적이 흩어져있다.
쌍두봉 삼거리에 배낭을 두고 우측 쌍두봉에 잠깐 다녀오기로 한다.
실상은 거대한 암봉이지만 쌍두봉 정상은 띠지 몇 개 걸려있는 평범한 고스락처럼 보인다.
조망이나 정상석도 없지만 협곡에 설치된 내리막길 계단을 내려가며 보면 이곳에서 흘러내린 수직 절벽은 산 아래로 거대한 암벽을 이루고 있다.
쌍두봉 좁은 협곡 사이로 계단이 쭉 이어진다.
거대한 바위덩어리 암봉인 쌍두봉 암벽...
성황당 분위기가 나는 독재...
지금은 독재터널이 뚫려 차량으로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예전에는 동복면과 북면 사람들이 이 고개를 이용하여 넘나들었다.
옹암...
누가 봐도 옹성산의 상징은 거대한 잿빛 항아리를 닮은 암봉 옹암 (瓮巖·395m)이라고 하겠다.
우측 암봉이 쌍두봉...
...
2 주차장에 내려선 후 최근에 설치한 안내도를 보니 옹암으로 직등하는 산길이 없고 대신 하늘전망대 출렁다리를 새로 그려 넣었다.
2 주차장에서 도로를 10분여 따르니 차량을 주자 한 안성저수지다.
이렇게 옹암바위에서 시작하여 쌍문바위, 백련암터, 출렁다리, 옹성산, 철옹산성, 쌍두봉으로 이어지는 걸음을 하였습니다.
산행기를 정리하며 다시 한번 생각해 봐도 옹성산이야말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한마디로 모든 걸 다 갖춘 명산임을 새삼 느껴봅니다.
古城을 품은 역사 유물과 암자터, 항아리를 닮은 거대한 옹암,
해식애를 연상시키는 응회암, 동복호에 어우러진 한반도 지형, 물에 잠긴 화순적벽, 그리고 마침표를 찍은 출렁다리... 등,
비롯 일출 일몰이 없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근래에 노숙한 곳 중 단연 으뜸 최고의 泊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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