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2년 8월5일 일요일, 날씨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뜨거운 날씨.
산행여정:성삼재→ 노고단대피소 →임걸령→ 노루목→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 연하천대피소→ 음정갈림길
→ 벽소령대피소→ 선비샘→ 영신봉→ 세석산장→한신계곡→ 백무동탐방지원센타,총 29.6km
산행시간:패밀리산우 산적,시호,설봉,혜경,경희님과 함께 15시간
산행개요:지리산종주!! 이번 여름에는 장엄한 민족의 영산 지리산 종주가 붐이란다.
태극종주,화대종주와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와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주능선종주를
지리산 3대종주라 하는데 일반 산님들은 거리가 짧은 지리산주능선종주를 보통 선호한다.
여기서 지리산 주능선이라 하면 성삼재에서 동서로 천왕봉에 이르는 25.5km 능선을 말한다.
방학과 휴가시즌을 맞이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지리산 주능선 종주하는 가족들이 겁나게 많다.
한 때는 지리산 둘레길이 붐이었는데 햇볕이 따갑고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번 여름에는
아예 둘레길보다 더 시원한 지리산 산행 자체를 더 선호하는 모양이다.
덕분에 지리산주능선 종주를 대피소를 이용하여 하기란 아주 힘들어졌다.
2박3일 또는 1박2일 예정으로 아이들을 동행하여 종주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평일은 물론
주말 대피소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에 산을 통해 친분을 쌓은 지인들과 오랫동안 꿈꿔왔던 지리산 당일종주를 하게 되었다.
남성4명과 여성2명으로 구성된 혼성 팀으로 원래 계획은 대피소에서 1박하는 코스를 잡았었다.
그런데 대피소 예약을 못하여 어쩔 수 없이 해가 긴 8월 5일에 무박당일종주로 하기로 하였다.
다행스럽게 일행중 몇명은 연하천대피소에서 1박하고 지리산종주를 완주한 경험이 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대충 계산하여 보니 새벽에 성삼재를 출발하여 아침 8시 이전에 연하천에
도착하면, 1박하고 아침에 연하천에서 시작하는 종주와 별반 차이가 없어 해보기로 하였다.
여기에 우리는 차량 지원을 봉사한다는 동료가 있어 설혹 천왕봉에서 하산 시간이 늦어도 별문제
없다는 이점까지 더해져 가능하다는 결론까지 얻었다.
내가 생각해도 귀가차량이 백무동에 대기하고 있으니 조금 늦어도 아니 야간에 하산해도 귀가에는
별문제 없으니 가능할 것 같았다. 또한 구성원들의 면면이 마라톤 하는 분을 비롯하여 개개인 전원
설악공룡능선을 완주한 경험을 보유하신 분들이라, 혹시 나 자신이나 낙오하여 다른분께 피해를
주어 완주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종주는 실패하였지만 이로인해 산에서 만난 인연은 믿음과 정이 더욱 깊어졌다.
얼핏 보면 가능할 것 같은 우리의 계획이 실패로 끝난 원인은 아주 단순하다.
잠을 안자고 새벽에 연하천까지 걷는데 소진하는 우리의 체력과 피로를 계산에 넣지 않은 점과,
정이 너무 많은 여성분이 1박하며 즐겨야 할 정도의 음식을 준비해 오고....당연히 배냥무게가
너무 무거워지고... 초반부터 음식을 즐기는데 시간을 빼앗기고....더 큰 문제는 음식이 너무 맛이
좋아 계속 먹게되고...아! 새벽 4시에 먹는 전복죽이 그렇게 맛이 좋을수가 있을까....??~~ㅎㅎ^^
형제봉 부자바위...
성삼재→ 노고단대피소 →임걸령→ 노루목→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 연하천대피소→ 음정갈림길
→ 벽소령대피소→ 선비샘→ 영신봉→ 세석산장→한신계곡→ 백무동탐방지원센타,총29.6km
익산패밀리산악회에서 만난 산우'반가윙'님 이번 종주산행의 베이스캠프를 맡아 주셨다.
우리 일행을 '성삼재'에 내려주고 홀로 '백무동'에서 차량을 대기하는 수고를 해주셨다.
덕분에 우리은 하산 시간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분이 우리를 배웅하며 하시는 덕담 "당신들 오늘 한 번 죽어 봐라!!"(03:45)
성삼재에서 노고단 가는 탐방로에서 간단히 출발 기념삿을 남기고....
차량에 대부분 놓고왔는데도 얼핏 봐도 음식물이 상당하게 보인다.
탐방로를 벗어나 어둠에 쌓인 숲길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한다.
아무리 보아도 손에 들고 걷는 아침 부식부터 해결해야 할 모양이다.
노고할매가 마중하는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여 새벽 새참으로 종주를 시작하는데.....^^(04:20)
새벽 4시에 먹는 전복죽이 이렇게 맛이 있을 줄 몰랐다.
여성산우님이 정성드려 음식을 준비하였는데 진수성찬이다.
이 거참!! 시작부터가 웬지 수상쩍게 야유회 분위기로 흐르는 것 같다.
노고단 돌탑에서 오늘 산행의 무사 완주를 기도하며 본격적인 종주에 돌입한다.
자! 천왕봉까지 25.5km 한번 가보자구!!
돼지령 못미쳐 바위조망처에서 멀리 동녘하늘에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맞이한다.
돼지령에서 '산적'님과 함께...
산악회에서 이분을 처음 뵈었는데 정이 많으시고 따뜻한 분이시다.
어딜가도 뒷바라지를 하시는... 뭔가를 챙기며...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시는 형이다.
한마디로 동행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형이라고 할까!!
드디어 해가 밝아오고...오늘 종주를 함께 하는 산우들을 위해 바리바리 골고루 음식을 준비하신 경희'씨
아이스박스에 가득하게 캔맥주와 막걸리를 얼려서 가져왔다.
차에 전부 두고 오기가 뭐해 몇병 가져왔는데 그로 인하여 배냥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나중에 산행중 시원하게 들이키는 그맛은 죽여 주었지만....
피아골삼거리를 지나 임걸령에 도착하여 지리산 최고의 물맛을 자랑하는 샘물을 맛보고...
아직 06시 전이라 숲속은 아직 어둡다.
동자꽃
어느새 마라톤하시는 설봉님은 앞으로 내빼시고 후미는 오지 않고....나도 그냥 전진할까? 갈등이 생긴다.
후미를 기다리기 무료하여 정각 06:00에 맞춰 떠오르는 햇빛을 잡아보고....계획보다 초반에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햇살을 받으며 후미가 도착하는데 선두와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해가 완전히 뜬 시간에 조망 좋은 노루목에 도착한다.(06:18)
마침 오늘 새벽에 영국과 축구 경기가 벌어졌는데 우리나라가 승부차기에서 이겼단다.
올림픽축구 영국과의 경기 결과를 알려주는 인상좋은 산님이 포즈 한번 취해주시고...
지리산남부능선
처음으로 맞이하는 지리산 산줄기 조망이 웅장한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노루목에서 조망한 지리산 남부능선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삼도의 경계점인 삼도봉.(06:40)
시원스레 펼쳐지는 지리산남부능선 조망이 좋다.
표지석을 다시 봐도 똥침박는 포즈가 제격인데 새벽이라 참는다.^^
남성적인 웅장한 산군이 황홀하다.
목통골쪽...
화계재로 내려가는 550개 계단 정확한 계단 숫자는 488개라는데....
오늘은 다행히 내려가는 방향이다.
작년에 반선에서 피아골로 넘어갈 때 반대편 화계재에서 올라온 적이 있는데 한마디로 죽음이다.
연동골쪽....원래 연동골이라 하는데 연동마을이 없어지고 목통골이라 많이 부른다.
옛날 장터였다는 화개재에 도착하여 멀리 운해에 잠긴 뱀사골쪽 조망을 즐겨보고....
뱀사골계곡쪽...
하개재에서 토끼봉 산행길은 지루한 오름길이다.
조망도 없고 계속 올라가야 하는 길에 잠시 포즈를 잡으신 山賊님, 다정다감한 분이시다.
산에서 날라다니시는 산꾼이신데 오늘은 뒤처져 힘들어 하는 女산님을 돌보며 산행을 이어 가신다.
진정한 山友란 무슨 의미인가를 보여주시는 분이다.
지리한 토끼봉 오름길에 잠시 야생화 밭에서....
이정목에 토끼봉이라 표지된 지점을 지나는데 벌써 따가운 햇쌀이 내리쬐기 시작한다.
토끼봉 헬기장 실제 토끼봉은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지리산을 산행할 때 만나서 반가운 계단이 두어 곳 있다.
내려간다는 전제하에 화계재와 연하천으로 가는 계단이 그러하다.
이계단을 내려가면 끝에 쉼터가 있는 연하천대피소가 자리한다.
뒤에 처진 분들을 기다리며 잠시 한가한 시간을 가지며...
연하천대피소에서 아침을 해결한다.(08:50)
간밤에 이곳에서 밤을 보낸 많은 산님들이 취사장에서 분주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종주 계획표대로 착실하게 진행하여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설봉님이 아침을 일찍감치 해결하고
시호님과 인증샷을 남긴후 먼저 출발한다. 일정한 보폭과 속도가 생명인 마라톤을 하시는 분답다.
결과적으로 이후 백무동으로 하산할 때까지 우리는 설봉님을 보지 못한다.
계획한 시간표대로 진행하였으면 08:00에 도착하여야 하는데 거의 한시간 이상 벌써 오버했다.
벽소령 가기전 음정갈림길, 여기서 지친분이 탈출할까? 망설이는데.... (09:42)
이정표상으로는 벽소령에서 탈출하나 별차이가 없게 표시되어 있다.
이 게 우리의 큰 패착이었다. 실제로 종주시 지쳤을 경우 여기서 음정으로 바로 탈출해야 한다.
막상 벽소령에 도착하면 세석이 지척이라 세석까지 가보아서 결정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일행 전체의 진로가 영향 받게 된다. 산행을 할 때 선두 중간 후미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는 이유다.
세석에서 한신계곡으로의 탈출은 이미 에너지 소비가 많아 단체행동이 아닌 나홀로 탈출은 위험하다.
멀리 형제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부터 종주에 나선 6명이 세팀으로 나뉘어 지는 형국이다.
마라톤 하시는 설봉님은 먼저 가 이미 1시간 이상 차이가 나고, 나와 시호님 경희씨가 그 뒤를 따르고
산적님이 혜경씨와 같이 보조를 맞추어 오는 식으로 진행 한다.
종주를 완주하는 목적 자체로만 보면 바람직한 편제인데 우리는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일행 전체가 완주하거나 그러지 못하면 최소한 탈출하는 장소까지는 동행하는 아주 한국적인 정에 휩쓸린다.
오늘 날씨는 정말 좋다.
지금쯤 도심에서는 폭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텐데 이곳 지리산은 시원한 공기가 너무 좋다.
멀리 대성골쪽을 조망하며 다음에는 조금 짧은 지리남부능선종주를 계획하기도 한다.
비록 지리산은 수려하고 아기자기한 맛은 없어도 이리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웅장한 산줄기가 압권이다.
이제 형제봉의 상징 부자바위가 내려다 보인다.(10:15)
가운데 안부에 벽소령대피소도 보이고...
현재 우리의 산행속도로는 계획표대로 맞추기 힘들지만 너무 멋진 조망이 자꾸 발길을 잡는다.
이 푸른하늘아래 이리 짙푸른 신록의 산줄기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오늘 조망은 최고다..<클릭하면 커집니다>
저멀리 천왕봉도 아스라히 조망된다
형제봉 부자바위
맑은 하늘의 흰구름이 눈부시다.
부자바위앞으로 산길은 이어지고...
또다른 멋진 조망처에서 형제봉을 뒤돌아 보고...
뒤돌아본 형제봉 부자바위,
지리산 산행중 손에 꼽을 정도로 오늘 조망이 좋다.
벽소령대피소가 이제는 지척이다.
다시 일행과 합류한 산적님과 시호님
이제 서서히 암반 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사진을 찍어 가면서 산행속도를 늦쳐 뒤처진 일행을 기다려 본다.
뒤처진 분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으신 산적님 정이 정말 많으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세석에서 뒤처진분과 내려가려고 진즉에 마음을 굳히셨단다.
우리 일행중 제일 연장자이지만 산을 제일 잘타는 분이 희생전신을 발휘하신다.
이런 분을 산에서 알게 됨은 큰 행복이다.
어느덧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하여 뒤처진 분과 전화로 연락을 취해보니
천천히 따라 갈테니 걱정말고 출발하란다.(10:54)
오늘은 뒤처진 일행의 염려에 벽소령대피소의 명물 빨간우체통이 반갑지가 않다.
여기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보며 시간을 보내보는데 후미가 올 기미가 요원하다.
너무 걱정된 나머지 산적님이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같이 탈출하기로 하고 세석으로 천천히 출발하였다.
우리는 백무동에서 차량이 대기하고 있으니 하산 시간에 별 구애를 받지 않으니,
세석까지 가서 일부는 백무동으로 하산하고 나머지 인원은 계속 종주를 하기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종주 실패후 나중에 시호님과 복기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여러가지인데 그중의 하나는 보폭과 속도다.
이런 장거리 산행의 제일 조건은 일정한 보폭과 속도가 생명이고 지치기 전에 음식물 섭취가 다음이다.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도상거리가 28.1km이고, 1박하며 종주 하는 분들이 대부분 1박 장소로 선택하는
세석 대피소도 성삼재에서 거리가 23.1km다. 이런 장거리 종주는 일정한 보폭과 속도로 진행하여야 하는데
우리는 동료의식에 들쑥날쑥한 보폭과 속도를 유지한 점이 패착이다.
그러나 종주는 다시 할 수 있지만 뒤처진 동료를 더구나 여자를 놓고 갈 수는 없는 문제였다.
이 실패한 지리산종주기 제목을 '우정과 화합의 산행길'이라 정함도 이런 연유다.
비록 실패하였지만 웃으며 출발했던 산행을 우리는 웃으며 마무리 하는 동료애를 발휘한 산행이었다.
2부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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