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2년 12월 2일 일요일, 날씨 약한 연무에 따뜻한 가을날씨.
산행여정:대방제 → 소나무바위(731m) → 천자봉(옥녀봉750m) → 송대동갈림길 →병풍산(깃대봉▲822m)→
▲806m → 만남재갈림길 → 투구봉(745m) → 대치(한재) → 만남재 → 대방제주차장,약 10km
산행시간:익산송운산악회와 함께 친구후배와 동반산행 약 4시간 30분( 실 산행시간 3시간 30분 정도)산행개요:광주특별시도 경제권 중심이 점차 신도시로 옮겨가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지 요즘은
네비양이 광주에 일이 있어 가 게 되면 종종 북광주IC로 진입하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북광주IC를 빠져나와서 보게되는 불태산과 병풍산의 웅장함과 삼인산의 당당함이란....
오늘은 나를 처음 산악회로 이끈 국민학교동창이 중한 수술를 받은후 함께 하는 첫산행이라
무척 기다려지는 산행이다. 지난 6월부터 산행을 쉬고 휴식을 취했던 친구라 무척 보고 싶었다.
거기에 익산송운산악회의 송년산행을 겸한 망년회가 산행후 이어져 아주 흥겨운 하루를 보냈다.
병풍산은 일명 "용구산" 이라고도 하며, 금학봉, 천정봉, 깃대봉, 신선봉, 투구봉 등이 있다.
호남정맥의 조망산이자 암릉으로 이뤄진 병풍산은 엄밀히 말하면 담양과 장성의 경계 산이다.
높이가 822m로 지명도에서는 인근의 추월산(秋月山·731.2m)과 강천산(583.7m)에 비해 뒤지나,
빼어난 산세는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른다. 담양군 수북면 소재지에서 바라보면 왼쪽 투구봉에서
시작하여 정상인 깃대봉과 천자봉까지 이어진 산줄기는 한눈에 보아도 바위 병풍 모습이다.
병풍산 투구봉을 향하며...
대방제 → 소나무바위(731m) → 천자봉(옥녀봉750m) → 송대동갈림길 →병풍산(깃대봉▲822m)→
▲806m → 만남재갈림길 → 투구봉(745m) → 대치(한재) → 만남재 → 대방제주차장,약 10km
오전 한 때 약한 비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오늘은 조망없는 산행이 되겠구나 생각하며
산행 초입이 시작되는 심방골 대방제 오두막집 앞을 나서는데 삼인산과 만남재에 운해가
형성되며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09:15)
초입에 시원스레 심어진 쭉쭉뻗은 침엽수림 사이로 난 등로를 지나면...
연이어 나타나는 목책계단과 소나무 밀잡지역으로 이루어진 급한 경사의 등로를 코가 땅에
닿을 듯 힘들게 한참을 오르다, 에고 힘들어 죽겠으니 이제 거친 숨 좀 가다듬자는 생각이 들 떄
등로 우측에 넓게 조성된 묘역이 나타나 저절로 발길이 향하여진다.
보성정씨묘역에 이르러 소나무 사이로 조망을 하여보니 전방에 설산인지 쾌일산방향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름 모를 산들이 구름 속에 고개를 내밀며 멋지게 자리하고 있다.(09:42)
멋지게 깔린 운해에 쾌재를 부르며 발길을 재촉하는데... 이럴수가 진한 운무가 앞을 가린다.
오늘은 산행후 뒷풀이 없이 바로 익산으로 달려가 망년회를 갖는 스케즐로 빠듯한 등정시간을
배정하여서 바삐 걸음을 재촉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비가 예상되는 날씨라 도중에
이슬비라도 내리면 저 멋진 운해를 놓칠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한참을 진행하다 보니 다시 시야가 맑아지는 것을 보면 완전히 운무에 잠긴 것이 아니라
산중턱 중간에 구름이 걸친 지역을 통과하면 다행스럽게도 운무에 잠기는 처지가 되나보다.
어제는 그렇게 춥더니 남쪽으로 조금 내려와서 그런지 상당히 기온이 온후하다.
중간에 더워서 겉옷을 정리하며 한번 쉼을 갖고 그 후 쉬지않고 계속 올라왔더니
한시간 못되어 일명'바위소나무'전망대에 닿는다(10:20)
가야할 북쪽 진행 방향의 천자봉(옥녀봉) 방향을 바라보며 가야할 산길을 가름하고
이제는 멋진 운해속에 잠긴 조망을 즐기기 위해 조망처로 향하는데, 아차! 이제서야
아직 정상적인 산행이 불가능한 친구가 자기대신 동행을 부탁한 친구 후배가 생각난다.
이슬비 생각에 정신없이 오다보니 잠시 친구 후배를 망각하고 나만 올라온 모양새가 되었다.
다행히 더이상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아 느긋하게 발아래 펼쳐진 멋진 조망을 즐기며 기다리기로 한다.
조망중에 멀리 수북면 들녘너머 동쪽 지리산방향 산군들이 특히 아름답게 다가온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비록 운해에 잠겼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산줄기가 눈에 들어오겠건만
아직 얋은 산행 경험으로 인해 알만한 산 겨우 몇 개만이 눈에 들어온다.
정면 우측에 삼인산이 우뚝 서고 구름낀 들녘너머 저멀리 광주의 진산 무등산이 보인다.
진행방향 서쪽으로는 삼인산 자락인 564봉과 병풍산정상을 이루는 봉우리들 그리고 투구봉,
대치 너머 천봉이라 불리는 602봉과 불태산과 병풍지맥 마루금,구름속에 잠긴 어등산이 보인다.
멋진 운해와 조망을 맘껏 즐긴후 조금 떨어진 천자봉에 올라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진행할 병풍산 정상방향...
다시 돌아본 삼인산 건너 무등산...
나는 천자봉에서 조금 더 조망을 즐기며 친구후배를 기다려 보기로 하고,
선두를 이끌며 출발 준비를 하는 박명수 백제회장님 일행들 인증샷을 한장 기념으로 남긴다.(10:30)
<클릭하면 커집니다> 천자봉에서 조망한 불태산,병풍산 방향 병풍지맥 산군들은 형태가 확실하지만,
구름속에 가려져 호명하기에는 조금 난감한 산군들이 우측으로 펼쳐진다. 우측 멀리 고창 문수산에서
방장산, 시루봉,백암산 산군들이 운무 속에 고개를 내민다.(지명은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느긋하니 조망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니 구분이 모호하던 주변 산군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용구산너머 추월산, 산성산쪽...
10여분 주변 조망을 즐기며 기다리다 대방제주차장에 14:30분까지 회귀해야만 하므로
나도 병풍산정상 방향으로 길을 잡고 다시 출발한다.(10:40)
이제는 무등산과 삼인산이 일자로 놓여있는데 점점 구름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지도상 넙적바위 근처 봉우리에도 구름이 덮기 시작하여 마음이 초조해진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넙적바위지대를 통과하고....
이제는 삼인산 근처에 운해가 제대로 형성되어 장관을 이룬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철계단이 있는 송대봉갈림길 봉우리에 오르는 시점에는 구름이 살짝 걷혀
장성과 고창방면의 산군을 조망하는 즐거움이 더해지는데....
자세히 관찰하면 알만한 산들의 형태를 발견하면서 산행의 재미가 배가 된다.
계단폭이 상당히 넓어 엉뚱한 스릴이 있어 재미나게 오르다가 천자봉 방향을 우연히 돌아보니,
이쪽에서 가는 산님들과 교차하며 오는 친구 후배가 드디어 눈에 띈다.
벼락을 맞아 갈라졌나 퍼즐 게임처럼 딱 맞는 기암.
그런데 얼핏 보아도 바위 전체가 금이 가 있어 상당히 위험스런 형국이다.
철계단 꼭대기 바위에서 멋진 조망을 즐기는 어느 산님이 평화롭게 보여서...
바위사이로 삼인산쪽 하경이 아주 멋지다.
송대봉갈림길 이정목을 지나...(11:00)
이쪽 방향에서 보면 더 퍼즐모양 바위처럼 보인다.
저멀리 불태산이 구름에 휘감겨있고 가운데 병풍산 정상에 한무리의 산님들이 모여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송대봉갈림길 근처 묘역에서 조망한 남쪽방향 풍광.
전방 우측으로 넓게 펼쳐진 장성과 고창의 산군들을 조망하며 안부를 거쳐 잠깐 오름질을 하면...
드디어 병풍산 정상(▲822m)에 선다.(11:08)
병풍산은 전라남도에서 지리산노고단(▲1507m)광양백운산(▲1222m) 광주 무등산(▲1187m)
화순 모후산(▲919m) 순천 조계산(▲884m) 다음으로 높은 여섯 번째 산이라서 그런지 오늘
사방이 탁트인 조망이 때마침 형성된 운해와 같이 일품이다.
병풍산정상 주변모습을 담으며 곧 도착할 친구 후배를 기다린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병풍산에서 담은 전체조망.
친구후배가 드디어 헐레벌떡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정상에 도착하였다.
'뒤에 오는 사람 챙기지도 않고 저만 앞으로 막 달리는 뭐 이런 이상한 놈이 있나?' 하는
표정의 친구 후배를 '시간이 없으니 빨리 정상인증샷 찍고 투구봉으로 가야한다'고
오히려 다그치니 친구 후배가 어이가 없다면서도 썩소를 지으며 인증샷을 남긴다.
여자에게는 무식하게 밀어부치면 장땡이란 진리는 지금도 통하나 보다...
현재시간 11:10분 귀차시간까지 3시간 20분이나 남았으니 이제 저 아름다운 능선을
주변경치 음미하며 아니온 듯 살며시 걸을 일 밖에 남지않았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옮기는데...
정상 다음 봉우리인 806봉를 내려가는데 먼 발치에서 아주 낯익은 인상의 젊은 산님이
일행 한 분과 큰고개 방향에서 올라온다. 어디서 봤더라..?? 한참을 생각해봐도 생각이
나지 않아 그저 스쳐 지나가는데.... 대 여섯 발자국을 더 걷고 나서 생각이 난다.
아,구름바위! 광주기아자동차산악회의 그 유명한 산님 구름바위다.
구름바위! 타고난 방향감각과 지리감각을 갖춘 탁월한 능력의 광주산꾼이다.
사적으로도 교류하는 블친 '숯댕이눈썹'과 '인간네비게이션'님과 호형호제하는 관계라
온라인 상과 전화상으로 두어번 교류한 적이 있어 만난적은 없지만 낯은 상당히 익었다.
그런데, 아뿔사! 벌써 저만치 봉우리를 넘어가 버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구름바위일행은 만남재에서 투구봉으로 올라 병풍산으로 오르는 중이고,
우리는 병풍산에서 큰고개넘어 투구봉에 올랐다가 만남재로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일이 꼬일라면 징조가 먼저 보인다고, 구름바위일행과 아쉽게 스쳐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그때까지 멀쩡하던 투구봉 기상이 우리가 도착하고 부터는 갑자기 구름에 덮혀 시야가
좋지 않게 되어 결과적으로 만남재 내림길을 찾지 못해 알바를 하게 되었다.
만일 이때 서로 통성명하고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의례적으로 산꾼들이 만나면 서로 묻는
형식상의 인사라도 나누었으면 투구봉에서 만남재로 내려가는 내림길을 놓치지 않았으리라.
구름바위님 일행과 스치듯 조우하고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지만 그것도 잠시....
눈앞에 펼쳐지는 선경에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큰고개 내림길은 仙景 그 자체를 그려 놓고 있었다.
아직 가을을 붙잡고 있는 아름다운 능선으로 이루어진 끝없이 펼져진 마루금...
환상적인 분위기의 雲海...
<클릭하면 커집니다>
이 모든것을 아우르는 환상적인 전경에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행복하려면 마음이 가난해야 한다'.는
카톡릭 교리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지금 이순간 마음을 겸허이 비우고
'산에서는 힘들었던 것도 추억이 됨을...그 게 산의 매력임을 알아 갑니다.
그러나 견딜 수 없는 것은
이런 저런 이유로 계획한 산을 오르지 못하고 뒤돌아 선
나의 나태함 입니다.
이제 저눈앞에 펼쳐진 큰고개 갈림길에서 만남재로 내려가든가, 아니면 내친김에
투구봉에 올라 정상 조망을 즐긴 후 조금 더 진행하여 또다른 만남재 내림길,다시 말해
좌측방향으로 밧줄이 있는 내림길로 내려와 만남재에서 점심을 한 후 삼인산 거쳐 회귀하면 된다.
이 게 정상적인 스토리인데....??
투구봉이라 써있는 큰고개 이정목에서 장성북하 방향의 진짜 투구봉에 오르기로 한다.
만남재 거쳐 삼인산에 올라 하산해도 4km 남직한 거리라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11:25)
이 투구봉 정상 인증샷을 담을 때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정면 만남재 방향에서 진한 구름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실제적으로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곳인데 너무 아깝다.
어쩔 수 없이 조망을 포기하고 좌측 내림길을 찾는데 운무에 당최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론 송운산악회표지기 따라 계속 가면서 이 길은 대치(한재)로 가는 길인데..? 하는
의구심에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세번이나 삼인산 방향을 물어보아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구름바위님과 서로 몰라보고 스쳐지나간 것이 이렇게 억울할 수가.....!!
또 다른 송운산악회표지기와 일행을 만나 선두 또한 길을 잃고 확실히 이 쪽 방향으로
갔음을 학인할 즈음 이 묘역에 도착한다. 이 묘역에 대해서는 블친들 산행기에서 익히
들은 게 있어 이제는 한재로 내려가는 것으로 확정짓고 걸음을 재촉한다.(11:40)
하산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지 미끄러지기 좋게 질퍽거리고 흙은 신발에 붙고...옷에 튀고....
멍청스럽게 길 잃고 이런 최악의 길로 돌아서 내려갈 때 동행하는 여인의 작은 궁시렁 거림이
천둥 번개보다 더 크고 날카롭게 들려온다는 것은 경험으로 다 알고 있을 터....진짜 죽을 맛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치(한재)에 내려서서....
그 곳에 설치된 병풍산 등산 안내도를 살펴보니 역시 현위치가 대치(한재)다.(12:05)
병풍산 등산로와 바로 연결되는 임도를 통해 만남재로 향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앞서가는 친구후배야 선두조가 길을 제대로 못찾아
엉뚱한 길에 안내표지기를 설치하여 이런 생고생하는 줄 알고 있지만....
설혹 그렇다쳐도 투구봉에서 정확한 만남재 내림길을 못찾은 내 잘못이 커서
죄책감에 같이 가지도 못하고 강아지 마냥 뒤를 졸졸 20여분을 따라가니 만남재더라.(12:26)
패잔병같이 등장하는 우리일행을 '친구좋아'님이 한장 담아주시는데
도둑놈 제발 저린다고 알바한 창피에 헛웃음이 저절로.....ㅎㅎ
선두조도 막 도착하여 점심상을 차리고 있는데 저분들이 어찌나 이쁘던지.~ㅋㅋ
저분들이 먼저 알바를 하지 않았으면 내가 알바한 것이 들통이 날텐데...
아니! 제대로 길을 찾게되므로 쉽게 오게되나..?? 그 거 복잡하네.~ㅋㅋ
점심후 정상적인 코스로 도착한 친구와 함께 계곡길로 하산을 하기로...(13:00)
아, 하산중 멧돼지 발견!
큰 수술을 받고 완쾌하여 건강하게 다시 산행을 시작한 친구가 무척 고맙다.
예전 쾌활했던 모습으로 돌아와줘 정말 고맙다, 친구야!
만남재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잔 맛나게 마시고 메타세콰이어숲길을 걸어 주차장으로...(13:45)
행복이 별거던야..? 속편하고..맘 편하면 그 게 최고지!!
산에서만 지을 수 있는 미소다! <photo by 친구좋아>
비록 예상치 못한 알바로 아쉽게도 삼인산은 뒤로 미뤘지만
올겨울 원점회귀산행지로 남겨두기로...
이제는 조금 성숙하여
산에서는 조금 힘들었던 것도 추억이 됨을...
그 게 산의 매력임을
알아 갑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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