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5년 2월 8일,올겨울중 가장 춥고 바람 많은 날
산행여정:성수산휴양림→임도→상이암입구→능선삼거리→암봉→성수산→지장재에서 계곡길로 접어들어 휴양림으로 원점회귀
산행시간:나홀로 산책하듯이 6km 4시간 정도(짧은 산행거리에 워낙 추운 날이었지만 밥은 먹어야겠기에 휴식시간이 길었음^^)
산행개요:함께 생활하시는 장모님 생신을 맞아 처가식구들이 들이닥쳐 주말을 보내다 보니 이번 주 산행은 물건너 갔다.
어머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즐거운 생신잔치 후 뿔뿔히 제 삶의 터전을 찾아가니 일요일 오전에 겨우 시간이 난다.
날도 춥고 시간도 늦어 그냥 집에 있을까 하다 1월 말에 남덕유산행때 팔공산을 비롯한 남서쪽 전북의 산군을 조망하며
약간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떠올라 궁금증을 해소하러 가장 빨리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 임실 성수산에 가기로 한다.
임실 성수산도 자주 찾은 산중의 하나인데 사실은 등로의 반절 이상이 임도라 산행보다는 산 중턱에 자리한 유서깊은
사찰 상이암을 찾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호젓한 계곡길 따라 곱게 물든 단풍 나들이를 왔었다고 봄이 정확하다.
성수산은 높이 876m로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고려와 조선 두 왕조의 건국설화가 얽혀 있는 명산으로 최근에는
TV에서 정도전이라는 사극이 방영되어 상이암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얻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성수산 암봉에서 조망한 내동산과 고덕산'
성수산휴양림→임도→상이암입구→능선삼거리→암봉→성수산→지장재에서 계곡길로 접어들어 휴양림으로 원점회귀
전주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임실역을 지나 5분쯤 오수 방향으로 달리다가 좌측 30번 도로로 접어들어
성수면을 지나 진안 방면으로 진행하다가 휴양림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3km를 달리면 성수산자연휴양림에 닿는다.
입구에 대형주차장이 있으나 비성수기인 겨울에는 대부분 휴양림사무소 앞 간이 주차장까지 들어와 주차를 한다.(11:00)
휴양림 안내도에 보듯이 성수산 등로는 임도가 2/3를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원래 계획은 상이암쪽 등로로 성수산에 올랐다가 905봉 거쳐 구름재에서 임도따라 하산하려고 하였으나
올 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 바람이 불고 잡목이 가려진 능선길에 맘에 안드는 임도하산길이라 지장재에서 바로 내려왔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사람심리라고...
주차장에서 1km 이상을 차를 끌고 휴양림사무소까지 편하게 왔음에도 불구하고
겁나게 추운 한파에 왕래하는 사람도 없으니 임도 중간 간이 주차장 이 곳까지 그냥 끌고올 걸 하는 후회가 든다....^^
시그널은 없지만 등산로가 있을것 같은 우측 계곡...
예상되는 등로는 이 등로를 타면 구름재 건너 능선으로 붙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군침이 돌지만 다시 올 명분으로 남겨놓고 오늘은 원래 계획대로 임도 삼거리로 계속 진행하기로 한다.
임도삼거리....(11:20)
사실 여기까지 차량으로 들어와도 된다.
오늘은 날씨도 춥고 늦게 시작한 산행이라 흥도 안나고 거기에 등로가 맘에 안드는 임도라 자꾸 머리속에서 차량생각만 난다.
원래 하산로로 계획한 구름재 임도...
상이암쪽으로 성수산에 오른 후 구름재에서 이 임도로 내려서려고 하였으나 중간에 지장재에서 바로 내려왔다.
상이암입구...
상이암에서 등산로를 폐쇄하였다고 야멸차게 문전박대하는 공고문을 붙였지만 상이암을 자주 찾는 불자 형수 애기는
상이암 주지인 동효스님은 시주돈으로 책을 구입하여 신도들에게 나눠주는 책보시를 하시는 마음 따뜻한 스님이시고,
영락없는 농사군 외모에 툭 튀어나온 이마, 남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분이라고 한다.
임도를 따르다 시간 절약을 위해 중간중간 절개지를 가로질러 5분여 진행하니 등산로초입인 계곡입구다....(11:50)
여기서 전망대 방향은 휴양림에서 설치한 시설이고 성수산은 직진방향인 계곡길로 들어서야 한다.
능선삼거리에서 다시 계곡길과 능선길로 나뉘는데 좌측 능선길로...
산행로 이름이 능선길이지만 사실 이 등로는 양쪽에 계곡을 낀 날등이라 상당히 경사가 급하다.
실제적인 능선위 암봉에 붙기까지 500여 미터 등로 경사가 어찌나 급하던지 90% 정도 이런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어찌나'...ㅎㅎ 추운 날씨에 급한 경사의 날등을 치고오르며 상이암 동효스님을 생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투리가 나온다.
구수한 남도사투리를 구사하는 동효스님의 법문을 잠깐 들어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상이암 동효스님 즉문즉답
능선위 암봉 조망처...(12:30)
성수산정상 400미터 남쪽의 암봉에서 담은 905m봉과 팔공산...
성수산 소개글에 정상의 조망이 탁월하다고 하였지만 사실은 잡목에 가려 조망이 좋지 못하다.
조망 좋은 이 암봉이 없다면 성수산은 그냥 듣보잡 산이었을건데 다행히 이 암봉이 있어서 오름할 맛이 난다.
우측 산이 성수산 정상이고 중앙 선각산 뒤로는 삿갓봉이 고개를 내밀고 앞은 헬기장이 있는 중선각이다.
중선각 좌측으로 하얀암릉이 보이는 산이 투구봉이라 불리는 감투봉이고 그 좌측 뒤로 덕태산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진다.
위 지도에서 보듯 성수산이 비록 고도는 낮지만 팔공산에서 덕태산에 이르는 산줄기에 산재한 15 여개 정도의 1000고지
이상되는 산군을 관찰하기 좋은 산이라 한편으론 거느리고 있다는 느낌까지 든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거느리고 있는 형태가
신하가 주군을 잡아먹은 반정으로 건국된 두 왕조 고려와 조선의 건국설화와 풍수학적으로 맞아 떨어져 묘한 생각이 든다.
백운들녁 중앙 내동산과 좌측 임실 고덕산...
평소에는 전주 모악산과 완주 만덕산이 좌우로 시야에 잡히는데 오늘은 조망이 좋지 못하다.
좌측 능선은 장수 팔공산에서 시작한 천황지맥과 마령재에서 갈라져 저 앞 고덕산과 매봉,원통산,무량산을 거쳐
순창 적성면 구남리 어은정으로 이어지는 성수지맥이다.작년에 존경하는 전주 산객 바우배기님이 진행을 하였는데
그동안 마치셨는지 인사도 드릴겸 오랫만에 블방에 찾아뵈야겠다.바로가기 ☞자유로운 영혼, 산객 '바우배기'
수천리 방향도 임실 백련산과 회문산이 보여야 하는데 이 방향도 신통지 못하고.....
지장재 건너 905m봉과 구름재 건너 영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구름재에서 내려서는 임도가 보이고 중앙에 자리한 상이암이 시야에 들어온다.
당겨본 상이암...
정도전이란 사극이 kbs에서 방영된 후 전국 각지에서 찾는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2014년 5.29 전북일보 보도를 보면 승진을 앞 둔 직장인이나 수험생을 둔 부모님들이 정기적으로 찾는다 하는데 내생각은
반정을 이룬 기도빨 터라 챔피원 전을 앞 둔 운동선수나 누구를 밀쳐내야 내가 사는 선거판 국회의원이 찾아야 함직하다.
지방색을 따지는 근거가 있는 애기라 아니라 순전히 웃자고 한 지극히 개인적인 유머이니 태클은 사양합니다.^^
상당히 넓고 정비가 잘 된 헬기장...
휴양림 산책로가 근처고 바로 턱 밑에 임도가 있는데 뜬금없는 헬기장이라 용도가 의심스럽다.
혹시, 기도빨 받으러 오시는 높으신 분을 위한 용도가 아닐까.....?^^
에고 이런...산행거리가 짧으니 오늘은 별 생각을 다하며 걸음한다.ㅊㅊㅊ
성수산정상...(12:50)
지금은 파산하여 없어진 전일상호신용금고에서 지원한 스테인레스 정상판이 관리가 안되어 을씨년스럽다.
좌측 선각산(1142m)과 삿갓봉(1134m) 그리고 오계치 건너 깃대봉(1099m)과 천상데미가 나뭇가지 위로 조망된다.
팔공산쪽 조망도 잡목이 앞을 가려 좋지 못하다.
심한 바람에 정상에서 바로 내려와 지장재 안부에 이르자 갈등에 휩싸인다.
추위도 추위지만 905봉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봤자 잡목과 산죽이 엉킨 등로라 조망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섬진강 발원샘인 데미샘이 있는 원신암마을...
앞으로 진행할 팔공산쪽 조망도 이런 식이라 과감히 지장재에서 내려가기로 한다.
조금 아쉽지만 손가락이 깨지는 추위라 조망 핑계대고 재빨리 지장재 안부에서 상이암 계곡길로 하산로를 잡는다.(13:10)
지장재에서 상이암 계곡으로 내려가는 등로에는 나무계단이 길게 늘어져있다.
어라,계곡길에 들어서니 바람이 많이 잦아 들었다.
바로 앞이 상이암 위 능선삼거리이고 아무리 짧게 걸음하였다지만 밥은 먹어야겠기에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여 민생고를 해결하고 커피까지 음미하는 호사를 누려본다.
상이암으로 직통하는 계곡길에 철조망을 쳐 출입을 급하였다.
출입을 금한 상이암 계곡길 바로 위 능선삼거리....(14:30)
여기서부터는 오전에 왔던 길이라 설렁설렁 되돌아 휴양림으로 하산한다.
상이암으로 내려서는 능선길에도 출입을 금하여 놓았고...
계곡길 초입....(14:43)
5 분후 상이암 입구...(14:48)
또 5 분 후 임도 삼거리...(14:52)
응달이져 미끄러운 빙판인 임도를 조심조심 진행하여....
차를 주차해 둔 휴양림 사무소 앞에 무사히 도착하며 나들이 같은 오늘 산행을 마친다.(15:17)
가족행사로 주말산행을 할 여유가 없어
잠시 짬을 내어 주변에 있는 성수산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나들이에 가까워 보다 정확한 산행를 위한
자료는 아래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수산과 상이암에 대한 설명은 ☞임실군문화관광홈피에 잘 설명되어 있는데 아래 글은
그 원조 저자인 전북산사랑회 고문과 호남지리탐사회장을 맡고 계시는 벽송 김정길(碧松 金正吉)
선생님의 '임실 성수산' 산행기에서 일부을 발췌한 내용이다.
고려때의 풍수지리에 통달한 도선국사는 “천자봉조지상/天子奉朝之像”이라 천자를 맞이할 성지로 손색이 없다고 탄복하고
그후 송도로 올라가 초야에 묻혀있는 왕건에 백일기도를 권하여 왕건이 이곳에 내려와 목욕재계하고 기도 드렸다.
드디어 간음의 계시가 나타나 고려 건국의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계시를 받고, 그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여 “환희담(歡喜潭)”이라고
친필로 바위에 새기고 암자를 지어 도선암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다.
조선조를 건국한 이성계도 당시에 무학대사의 권고에 따라 성수산에서 기도를 드렸더니
용이 나타나 세 번이나 몸을 씻어 주었다는 “발용대몽”을 꾸고 돌기둥에 “삼청동(三淸洞)”이라 친필로 새긴 비석을 세웠다.
등극한 후에 이 암자의 이름을 상이암(上耳庵)으로 고치고 이곳에 어필각을 세워 그 안에 삼천동이라 쓴 입석비를 안치하도록 하였다.
한말에는 이석용 의병장이 의병을 모아 호남의병을 창의한 곳이며, 왜군과 싸운 전적지로 역사적 의의가 큰 명산이다.
성수산휴양림→임도→상이암입구→능선삼거리→암봉→성수산→지장재에서 계곡길로 접어들어 휴양림으로 원점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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