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휘봉 대슬랩'
40여m 높이의 거대한 바위벼랑으로 이루어진 대슬랩은 쳐다만 봐도 가슴이 서늘하고,
천년의 세월로 딛고선 아름드리 노송이 하얀 바위벼랑과 어울려 한편의 오래된 산수화를 연출하는 산...!
부산일보에서 발행하는 [산&산]취재팀이 2009년 칠보산과 연계하여 다녀온 악휘봉을 묘사한 대목이다.
전국이 비소식이 있어 암산을 걸음하기가 조금 꺼려지지만 지난 주말에 괴산의 명산 마분봉과 악휘봉을 다녀왔다.
비록 날이 좋지 않아 조망이 없어 조금은 답답하고 아쉬웠지만,
마법의 성을 지나 마분봉 정상까지... 그리고 마분봉에서 악휘봉까지 이어진 까칠한 바위로프구간...
유에프오바위, 밀똥바위,선바위(입석)와 악휘봉 바위슬랩구간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멋진 풍경이었다.
산행일시:2015년 5월 3일 일요일. 하루종일 운무 속을 헤매는 오리무중 산행이라 시계가 제로였음
산행여정:은티마을→마법의 성→우주선바위(UFO바위)→마분봉(말똥바우)→선바위(입석)→악휘봉→바위슬랩→입석마을
산행시간:보통걸음으로 진행하였으나 크고작은 암봉으로 이어지고 밧줄구간이 많아 약 8km 거리를 8 시간동안 진행하였음
함께한님:바람개비,산자고,성수,파워...크고작은 까칠한 암봉을 넘으며 밧줄 한번 원 없이 잡아본 스릴만점 산행.
은티마을→마법의 성→우주선바위(UFO바위)→마분봉(말똥바우)→선바위(입석)→악휘봉→바위슬랩→입석마을
전주를 출발할 때는 멀쩡하였는데 산행들머리 은티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은티마을은 심심산골 막다른 골짜기에 자리하였지만 경유해서 오를 수 있는 산들이 많아 산꾼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마을이다.
최근에 중부내륙고속도로와 34번 국도가 새롭게 뚫린 뒤로 등산객이 더 많이 늘었는지 마을 입구에 대형주차장까지 마련해 놓았다.
원래 계획은 조금 길게 타기로 하였으나 우중산행이라 일단 마분봉과 악휘봉으로 오름한 후 결정하기로 한다.
산행 안내도을 보며 산행대장을 맡은 산자고님이 성수씨에게 오늘 산행코스를 열심히 설명하는데....
그러든 말든 아랑곳 하지 않고...^^
어디로 가던지 길게만 타면 된다는 '바람개비'님은 진짜배기 바람개비를 보고 무척 반가워한다......^^
여느 산골마을처럼 은티마을도 물이 있는 계곡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발전하였는데,
희양산과 악휘봉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Y자 형태로 만나는 지점이 은티마을 이라고 한다.
그 지세가 마치 여성의 성기를 닮은 여궁혈(女宮穴)이라 풍수상 음기가 쎄서 물난리가 나기 쉽다고 한다.
이를 막기 위여여 남근석을 세워 놓았는데 사실은 남정네들이 혹시 모를 부녀자들의 바람기를 꺾기 위해서라고 한다.
백두대간 쉼터 주막을 지나 다리를 건너 마을안길로 접어드니 산행안내 이정목이 친절하게 산길을 안내하여 준다.
선답한 경험이 있는 산자고님은 전에는 이 사과 과수원과 마을안 축사를 지나 계곡길로 초입을 잡아
마법의 성 다음 안부로 올라섰지만, 오늘은 마법의 성 직전 봉우리인 692봉으로 바로 오름하는 등로를 따른다고 한다.
사과과수원을 지나 콘크리트임도를 따르다 이정목이 없는 갈래길에서 ....
이런 한옥지구를 우측에 두고....
산판길 처럼 보이는 수렛길을 따르면 묘역이 나오고 그 우측으로 등로가 열려있다.
처음부터 가파른 지능선 사면길을 따라 30분쯤 오름하니 첫 조망바위다.(11:18)
다행히 이슬비는 그쳤지만 운무가 덮혀 오늘은 조망에 대한 기대를 일찌감치 접어야 할 모양이다.
오리지널 육산인 692봉에서 일차 주유를 하며 쉼을 갖고....(11:40)
692봉을 내려서니 바로 바위로 이루어진 암릉길이 이어지는데..
양쪽이 절벽인 폭이 좁은 바위지대로 마법의성이라는 칼날능선이 이곳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가야할 마분봉이 모습을 드러내고...가운데 운무속에 잠긴 침봉은 악휘봉이다.
마분봉(馬糞峰)은 말(馬)의 분비물(糞) 똥을 뜻하는 말로서 말똥봉으로 해석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일설에는 정상에 말똥 비슷한 바위가 있어 마분봉이라 하였다고도 하고 정상 근처 화강암 덩어리들이 말똥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을 얻었다고 하지만 여기서 실제로 마분봉을 조망해 보니 그 형상이 말똥을 닮았지 않나 싶다.
희양산과 구왕봉은 운무에 갇혀 아쉽지만 오늘은 악휘봉까지만 가야할 모양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서니 마법의성 이정목이 있는 안부다.
은티마을에서 마을안쪽 축사를 지나 계곡길로 접어들면 이쪽으로 올라서는 모양이다.
내려선 마법의성 암릉구간...
얼핏 봐도 가파르게 보이지만 실제는 사진 아래 나무 밑으로 한참을 더 떨어진다.
가야할 마분봉...
크고작은 암봉이 연이어 솟구쳐 있어 오르내림을 셀 수 없이 반복해야 한다.
더구나 깍아지른 바위구간이 많아 오늘 밧줄 한번 원없이 잡아보는 산행을 하게 된다.
야! 좀 잡아줘라~~^^
UFO바위....(12:55)
누가 지었는지 비록 외래어를 사용하였지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 탁월한 작명이다.
날려버릴거야~~^^
반대편에서 담은 UFO바위...
소나무와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말이 필요없는 노송과 바위의 아름다운 어우러짐....!
운무에 조망이 없으니 차라리 주변 풍경에 집중을 하게되어 더 걸음이 더디어진다.
조금 당겨보니 바위 틈에 철쭉이 환상적이다.
뒤돌아본 ufo바위능선...
진행한 마분봉 동쪽 바위능선...
맨 좌측 평범한 육산봉우리가 692봉이고 봉우리 바로 아래에서 시작되는 바위능선이 '마법의 성'이다.
마분봉....(13:15)
운무에 사방이 막혀 조망이 없는 게 아쉽다.
마분봉 정상에서 1시간에 걸쳐 삼겹살과 북어국으로 산상만찬을 즐기며 운무가 거치기를 기다려 보지만....
개뿔~~
마분봉이란 이름을 있게한 말똥바위...
악휘봉 가는 길은 마분봉의 말똥바위 아래로 열려있다.
반대편 정상석 방향은 종산으로 내려서는 말똥바위 능선길이다.
774봉을 오르기 전 내리막길에서 만나 기암...
은티(입석재)....(15:18)
처음으로 이정목이 있는 은티재에서 직진방향 악휘봉으로...
구왕봉,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갈림길인 824m봉...
장성봉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에서 악휘봉으로 비켜서는 갈림길...
익휘봉방향 표지목에는 조망 짱 좋음!이라고 누군가 써 놓았지만 아쉽게도 운무로 오늘은 꽝이다.
선바위...(15:55)
산 아래 북쪽 입석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무척 보고 싶었던 선바위라 모처럼 인증샷 한장 남기고...
멀리서 볼 때는 몰랐는데 선바위 하단부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롭게 보인다.
소나무와 어루러진 모습이 한폭의 산수화다.
악휘봉(악희봉)...(16:00)
악휘봉(樂徽峰)..즐겁고 아름다운 산이란 이름처럼
괴산의 명산과 월악산군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압권이라고...
산자고님 아무리 설명을 해도 지금은 꽝이라 대슬랩으로 바로 내려서기로 한다.
오늘의 하일라이트 대슬랩...(16:23)
보기에는 40여m 높이의 거대한 바위벼랑으로 위태로워 보이지만
실상는 암질이 미끄럽지 않은 단단한 화강암이어서 발 디딤이 수월하다.
그러나 오늘은 이슬비에 의해 슬랩에 물기가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어찌되었든...오늘 밧줄 한번 겁나게 잡아본다.~~^^
조심해유~~!
원활한 차량회수를 위하여 다시 슬랩을 내려가 은티마을로 내려서려는데..
웬만해서 왔던 길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바람개비님의 확고한 주장(?)에 의해 입석마을로 하산길을 잡는다.
사실 대슬랩이 올라올 때는 별 어려움 없이 스릴을 즐기며 올라서지만 문제는 내려설 때의 공포라...바람개비님 주장이 의심스런 이유다.^^
악휘봉정상에서 내려서는 하산로가 급경사에 마사토라 상당히 미끄러워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입석마을 갈림길(샘골고개)에서 입석마을로....(16:55)
하산길은 초반에 가파르게 내려가야 하는데 등로 여기저기에 단풍취가 널려있다.
바위구간도 좋았지만 신록이 곱게 물든 계곡길이 너무 곱다.
다 내려오니 이런 입간판이 보인다.
이 곳이 월악산군인 줄 알았는데 속리산군에 속하는 모양이다.
반계정이라는데...? 산행기를 쓰며 자료을 찾아보니...
조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장암 (丈巖) 정호선생이 노후에 후손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낸 곳이라 한다.
차량을 회수하러 은티마을로 가기위해 연풍택시를 기다리며 내려온 산중턱을 바라보니 아직도 운무에 잠겨있다.
참고로 입석마을에서 은티마을까지 택시요금은 15,000원을 지급했다.
함께한 산우님들 즐거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을 시작한 은티마을 주차장을 올립니다.
은티마을→마법의 성→우주선바위(UFO바위)→마분봉(말똥바우)→선바위(입석)→악휘봉→바위슬랩→입석마을
'한국의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길 끌고 발길 잡는...막장봉 장성봉 애기암봉 (0) | 2015.06.11 |
---|---|
두 번은 못 가겠더라...대륙폭포골 사태지역, 중봉능선 (0) | 2015.06.04 |
칼바위의 나라...달마산 (0) | 2015.05.11 |
아름다운 바윗길...신선봉,마패봉 (0) | 2015.05.06 |
월악이 제일 잘 보이는...북바위산~박쥐봉 (0) | 2015.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