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골 이끼폭포...'
여름에는 뭐니뭐니해도 시원한 계곡산행이 제일이라 청정옥수가 흐르는 지리골짜기에 들기로 한다.
평소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계곡으로 오름하여 능선으로 내림하였는데 이번에는 오리지널 계곡치기로만 진행하였다.
오랜 가뭄에 말라버렸던 이끼도 며칠 전 내린 비로 진녹색 융단으로 되살아나고 원시림에 드리운 짙은 녹음에 마음이 상쾌해진다.
오늘 오름할 봉산골은 반야 중봉(1732m)에서 북서쪽으로 뻗어내려 전남과 전북을 가르는 도계능선과,
심마니능선에서 투구봉(1452m) 북서쪽으로 흘러내린 투구봉능선(쟁기소지능선) 사이에 있는 계곡을 말함이다.
‘봉산封山’이란 나라에서 나무를 베어내지 못하게 정해놓은 산을 말하는데, 옛날부터 왕실에 진상하는 소나무를 보호하고자
출입을 봉쇄했다고 하여 봉산골이란 이름이 붙었으며, 북향이라 햇볕이 잘 들지 않는 탓에 얼음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다 하여
얼음골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금은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2007년부터 2026 년까지 휴식년제로 묶어 현대판 '봉산封山'을 하였다.
내림할 광산골은 원래 이름은 하점골인데 달궁에 니켈 광산이 있었던 연유로 요즘은 초입부를 광산골,상류부를 하점골로 부르는 것 같다.
실제 '지리산길'같은 1/25,000 지도에도 계곡 초입은 광산골로 나와있고 계곡이 갈라지는 해발 700m지점 합수부 위는 하점골로 표기되어 있다.
좌,우 큰 계곡으로 분기한 하점골은 우골은 이끼계곡이고, 좌골은 아기자기한 바위와 폭포들로 이루어져 서로 각기 다른 독특한 계곡미가 있다.
우리팀은 봉산골에 이어 이끼폭포를 계속 음미하기로 하고 미끄러운 계곡을 내려섬이 조금 망설여졌지만 광산우골(하점우골)로 하산을 하였다.
산행일시:2015년 7월 19일 일요일, 아침부터 찌는 듯한 더위에 무더웠지만 계곡에 들어서니 시원하였음
산행여정:쟁기소 → 봉산좌골 → 심마니능선 → 심마니샘 → 투구봉직전 삼거리 → 광산우골 → 광산골 → 달궁
산행시간:더위를 피하여 나선 피서산행이라 산행시간 의미없으나 오룩스맵 기준으로 8km 거리에 9시간 정도,
함께한님:광주 기아팀(소나무향,본때,엘킴,지인)과 함께 전주 파워....총 다섯 명
쟁기소 → 봉산좌골 → 심마니능선 → 심마니샘 → 투구봉직전 삼거리 → 광산우골 → 광산골 → 달궁
달궁 플로라펜션...
산우 산자고의 동생이 운영하는 달궁 플로라펜션에 차를 주차하고 쥔장님 애마로 봉산골 초입까지 편하게 간다.
봉산골초입인 쟁기소 다리...(07:12)
달궁은 '달을 잡아당기는 곳'이란 뜻을 지닌 인월에 위치한 '달의 궁전'월궁(月宮)으로...
한나라 소제 즉위 3년경(BC 87~74 년) 마한 왕이 진한과 변한의 난리를 피해 쌓은 도성이라 한다.
며칠 전 비가 왔다지만 오랜 가뭄에 만수천 상류 달궁계곡도 물이 많이 가물었다...
봉산골 초입은 어수선하고 별 볼일 없는 계곡으로 보이지만 한 시간 정도 진행하면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2013년 8월 18일에 찾고 거의 이 년 만에 다시 찾았는데...
오래전 널브러진 고목사이로 아직 어린 생목이 새롭게 쓰러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계곡에 널브러진 풍도목(風倒木)이 계속 앞을 막아 계곡과 산길로 번갈아 가며 진행을 한다.
삿갓폭포...(08:05)
산수국...
고도를 높힐수록 계곡이 급해지며 본격적으로 폭포형태 암반이 이어진다.
이정목 역할을 하는 풍도목...(08:37)
계곡을 가로지른 거대한 풍도목 위에 너른 암반이 있어 봉산골에 드는 산님들이 대부분 쉬었다 간다.
우리팀도 쉬었다 가기로...
바위취...
사태지역이 시작되고...
봉산폭포...(09:10)
태풍 무이파와 볼라벤에 의하여 지금은 볼품없게 변해버렸지만 한때는 봉산골 제일의 폭포였다.
봉산폭포 바로 위 합수부에서 계곡이 두 갈래로 갈린다.
통상적으로 좌골 우골로 부르는데 이끼계곡이 형선된 좌골로 오름하기 전 잠시 우골 초입에 다녀오기로 한다.
도계능선으로 이어지는 우골은 좌골에 비하여 좀 더 험하고 거칠다.
다시 좌골로...(09:20)
초입은 엉성해 보여도 막상 좌골에 들어서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최대한 이끼를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계곡을 치고 오른다.
적당한 수량의 폭포와 어우러진 이끼계곡이 한시간 이상을 이어진다.
오늘 산행은 한마디로 무더운 여름 폭염을 한방에 날려준 복받은 피서산행이다.
폭포수가 바위 사이로 스며들어 급격하게 수량이 줄어든 너걸겅을 지나면서 실폭구간이 시작된다.
이끼계곡이 거의 끝나고 건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식수를 보충하고...(10:15)
이 후 이어지는 급경사 된비알 구간을 사지로 용을 쓰며 치고 오른다.
쟁기소능선상 투구봉...
서북능선상 만복대와 고리봉은 운무에 덮혔다.
지리산은 어디나 다 그렇듯...
봉산골 또한 막판 능선에 붙기위해서는 코를 땅에 박듯 오름질을 해야한다.
심마니능선에 붙고...에고 죽겄다~~(11:28)
능선에 올라서니 등로 좌우로 소박한 화원이 펼쳐져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심마니샘 삼거리...(11:35)
우측으로 심마님샘과 박지로 적당한 너른 공터가 있다.
누군가 입구쪽 구상나무에 ×표시를 해놓아 찾기가 용이하다.
심마니샘 위 너른 공터 뒤로 탁트인 조망처가 있다.
좌측 심마니능선...
저 멀리 삼정능선과 지리주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 아래 함박골과 와운능선...그 우측으로 Y자 형태를 이룬 어름골과 명선북릉이 시야에 가깝게 잡힌다.
심마님샘에 누군가 호스를 설치하여 사용하기 편하게 해놓았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한 사람의 작은 지혜와 성의로 인하여 여러 사람이 큰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산행의 꽃 점심과...
달디 단 午睡...^^
맛난 점심을 든 후 심마님샘 지나 다른 조망처에서 단체샷 한장 남긴 후 광산우골로 하산길을 잡는다.(13:05)
심마니능선 상징목...
생목과 사목이 공존하는 나무로 잠시라도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한다.
심마니능선 투구봉 삼거리에서 우측 심마니능선으로...(13:25)
10 여분 심마니능선을 따르다 삼거리에서 다시 좌틀하여 광산우골로....(13:35)
광산우골...(14:00)
광산우골로 내려서니 이 계곡 또한 봉산골과 마찬가지로 북향이라 이끼가 계곡을 덮다시피 하였다.
봉산골에 비해 규모나 길이가 좀 짧은 면이 있지만...
이끼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 안전을 위하여 계곡 우측으로 형성된 등로로 내려서기로 한다.(13:00)
광산골 합수부...(15:40)
달궁으로 이어지는 상수관을 따라서...
또다른 취수원에서 잠시 쉼을 갖고....(15:55)
얼핏 보아도 사람이 닦은 산판길을 따라 달궁으로 하산을 한다.
지금은 길이 오래 묵어 좁아졌지만 아마 30 년 전에 있었다던 광산에서 채굴한 니켈을 나르던 도로였으리라...
달궁계곡에 내려서고...(16:15)
차량을 주차한 플로라펜션으로...
플로라펜션에서 쥔장님의 배려로 시원하게 사워를 하고...(16:25)
한방백숙으로 뒤풀이를 하며 차가운 맥주 한잔 들이키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펜션과 식당을 겸하는 플로라펜션을 남깁니다.
쟁기소 → 봉산좌골 → 심마니능선 → 심마니샘 → 투구봉직전 삼거리 → 광산우골 → 광산골 → 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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