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인해 지리 천왕봉...'
오랫만에 지리의 상봉 천왕봉에 오르고 싶다.
마지막이 비타오백 첫 나들이때 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골도 올랐으니 꼭 두 해만의 걸음이다.
그동안 해마다 서너 번은 올랐던 천왕봉을 근래에 지리 계곡맛을 알고부터 오르지 못했는데 그리움이랄까...
상봉에 올라 高峰 아래 펼쳐진 지리의 유장한 능선의 향연과 깊은 골짜기의 울림을 맘껏 오래동안 누리고 싶다.
상봉에 대한 강렬한 동경과 가고 싶다는 욕망이 지난 주에 이어 지리산으로 새벽바람을 맞으며 집을 나서게 한다.
오늘 천왕봉 등정에 경유할 중봉골은 천왕동릉과 중봉,써리봉사이에 형성된 골짜기로 석가여래의 어머니이신
마야부인이 목간을 즐겼다는 '마야독녀탕'이 이 계곡에 있다는 전설에 근거하여 요즘은 마야계곡이라 더 불리우는 것 같다.
산행일시:2015년 6월 15일 일요일,오전에는 청명한 날씨였으나 오후부터는 이슬비가 내려 시원하게 하산하였음.
산행여정:중산리→순두류→중봉샘→천왕굴→천왕봉→통천문→제석봉→장터목산장→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 원점회귀산행
산행시간:아주 여유로운 걸음으로 야생초를 음미하며(?) 실산행거리 11km를 9 시간 정도에 걸음했음(오룩스맵 기준)
중산리에서 초입 순두류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하여 그런지 지리 천왕봉을 가장 쉽게 오름한 것 같다.
함께한님:광주기아팀 다섯분과 함께.... 전주팀 바람개비,파워 총 7 명
중산리→순두류→중봉샘→천왕굴→천왕봉→통천문→제석봉→장터목산장→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 원점회귀산행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순두류 고도가 900여 미터 이상이고 중산리에서 거리가 3.6km라 이번에는 아주 쉽게 천왕봉에 올랐다.
안내판을 보면 평일에는 한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지만 주말에는 삼십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중산리탐방안내소가 있는 두류동에서 순두류까지 왕복 삼십분이 걸리니 결국은 계속 왕복하며 산객을 날르는 꼴이다.
법계사 입구에서 하차하여 순례길로 들어서며 좌측 이정목을 살펴보니 중산리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3.6km다.(08::17)
고도계를 살펴보니 900미터가 넘고...결국은 여기서 출발하면 지리 천왕봉이 1000고지 산이 되어 오늘은 날로 먹는다는 애기다.
첫 번째 출렁다리 건너 만나는 우측 샛길이 마야계곡 초입이다.
일반 등산객들이 시야에서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마야계곡으로 살며시 스며든다.(08:24)
계곡에 들어서자마자 크고작은 폭포가 연달아 이어져 거리는 짧지만 제법 가파른 계곡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여기저기 풍도목도 간간히 보이고 휩슬려 내려온 바위들도 상당히 거칠게 쌓아져 을씨년스럽지만...
스스로 치유하는 게 자연의 법칙이라 어느덧 2011년 태풍 무이파가 휩슬고 간 상채기가 많이 아물어 간 모습이다.
오히려 사람의 손에 저질러진 상처는 아물지 않고 오래 남는다는 법,
폭포 우측 바위 정면에 자기들 얼굴에 스스로 똥칠을 한 흔적은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계곡치기 위주로 진행하지만 간간히 직등하기 애매한 구간은 우회를 하고...
떠내려온 돌이 박혀 이제는 폭포의 기능이 없어진 용추폭포 위 너른 암반에서 쉼을 가진다.(10:20)
비가 오려는지 습한 기운이 가득한 날씨지만 시원한 계곡이라 별 힘이 들지 않아 간식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면으로 보이는 천왕동릉을 가깝게 불러보고...
용추폭포 위 등로부터 본격적인 산사태지역이 시작된다.
물론 계곡 좌우로 간간히 띠지와 함께 희미하게 사람 다닌 흔적이 있는 산길이 있지만,
어차피 잡목을 헤쳐가야하고 올라갔다 내려섰다 하는 동작이 더 힘들어 그냥 계곡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가는 실폭이 흐르는 이 암반 위에서 이른 점심상을 차리기로 한다.(11:08)
한 시간에 걸친 느긋한 산상만찬을 즐기며 오름한 계곡을 뒤돌아보니 좌측으로 써리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써리봉합수부...(12:18)
중봉쪽 좌측 계곡으로...우측 산사태 건계곡으로 길을 잡으면 써리봉으로 올라선다.
계속 급경사 암반구간이 이어지고...
암반에 물기가 남아있어 미끄럽기도 하지만 마른 이끼와 낙엽이 군데군데 있어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이렇지만....?
실 상황은 상당히 길다랗고 거의 직벽수준 암벽이다.
가장 진행하기 난감했던 3~4미터 암반구간 ...
바위에 마른 이끼가 어중간한 수준으로 덮혀있어 직등하자니 미끄럽고 멀리 돌아가자니 아쉽고...
실제 상황은 삐끗하면 끝인 낭떨어지 위고...
결론은 평소 힘들다 죽겠다며 엄살이 심하신 이 분만 직등하고 나머지 여섯 명은 전부 우회하였다.^^
뒤돌아본 걸음한 마야계곡...
좌측 울퉁불퉁한 능선은 써리봉이고 그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능선은 황금능선이다.
그런데 일이 엉뚱한 곳에서 꼬이기 시작한다...^^
시종일관 암반 우측으로 진행하다 우연히 암반 좌측에 야생초가 천지인 걸 알게된다.
일시에 눈들에 쌍라이트가 켜지고 산행보다 잿밥에 눈이 멀기 시작한다.
물론 생태계에 지장없게 한 구역에서 싹쓸이 하지 않고 필요한 최소량만 채취하고
다시 자리를 옮겨 채취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으로 암반 좌측으로만 진행하면서 채취한다.
암반 위 사태지역에 이르고...(12:52)
여기서 노란 띠지가 있는 우측으로 진행해야 중봉샘으로 직진 하는데....
잿밥에 눈이 멀다보니 깜빡하고 홀린 듯 모두 고개를 숙이고 좌측으로 진행하고 만다.
10 여분 후 계곡이 좁아지며 길이 막히고 나서야 아차하며 길을 놓친 걸 알게된다.^^
앞을 막은 거대한 바위 좌측으로 뚜렷하게 등로도 보이고...
독도를 해보니 직진하면 천왕굴 직전 안부로 올라서게 됨은 알겠지만 반야비트골에서 워낙 고생한 일이 생각나...
오늘은 확실히 알고있는 등로를 따르기로 하고...
직선거리로 100 여미터 떨어진 중봉샘으로 사면을 치고 바로 가기로 한다....(13:18)
중봉샘...(13:40)
10여분 사면으로 생길을 치고 올라서니 중봉샘이라 결론적으로 현명한 판단이었다.
중봉샘 비박지...
중봉샘 바로 위 태극종주능선에 붙고...
천왕봉으로 향하다 중봉능선 조망봉에서 갖는 본때님 일장연설 타임...^^
산산태가 보이는 봉우리가 제석봉이라 그 너머 골짜기가 파워님과 처음으로 함게한 제석봉골이고,
바로 앞 구상나무가 빡빡한 날등이 공단에서 운영하는 칠선계곡에서 올라오는 천왕봉골 막판 등로라,
천왕봉 바로 아래 철계단으로 올라서게 된다니까요...아~~갑갑하네 정말...몇번을 말해줘도 모르고...??^^
썅~아~ㅇㅇㅇ...!!
저 뒤 능선은 우리가 5월 중순에 대룩폭포골로 올랐다가 내려선 중봉능선이고요...^^
그 뒤 뽀족한 산이 창암산이니 그 앞 능선에 바람개비님이 죽겠다고 아우성친 창암능선 사거리가 있잖아요.^^
그동안 소나무향형님을 비롯한 광주팀을 만나 운이 좋게 칠선계곡 본류는 물론이고 그 지류인
제석봉골 천왕봉골 대륙폭포골 등은 걸음했지만 바로 앞에 내려다 보이는 마폭포골은 아직도 미답이다.
올 해안에 저 곳도 다녀와야겠는데...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천왕굴 직전 안부...(14:02)
안부에서 마야계곡으로 내려서는 산길이 뚜렷하게 열려있어 산욕심 많은 바람개비님이
중봉샘 직전 계곡에서 앞을 막았던 거대한 바위와 연결되는가 알아보고 오겠다고 내려갔다 오는데
아무리 봐도 그 건 아닌 것 같고....? 뭔가 다른 볼 일을 보지 않았나 하는 강렬한 의구심이 든다.^^
천왕굴 직전 조망바위에서 중봉을 배경으로...
천왕굴을 수호하는 장군이라고 되는 듯 사람형상의 바위가 안내석 역할을 한다.
광주에서 온 한무리 산악회팀이 인증샷 담느라 한창 난리 속이라 내려가지 않고 패스...
실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천왕봉 아래 조망처에서 빨리오라고 난리인 요분들 성화에 못 이겨서지만...
방금전 올라선 천왕굴 초입 조망바위에서 산악회 다른 일행들이 천왕굴로 내려가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봉 뒤로 하봉과 두류능선...그 좌측으로 초암능선이 유려하게 뻗어내리고 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인 지리산 천왕봉...(14:25)
정상석 주변에 무슨 이유인줄은 모르지만 마사토를 깔아 놓았다.
반야봉등 주능은 운무에 오리무중...
제석봉과 연화봉 일출봉 촟대봉은 운무에 덮혀가는 중이고...
천왕남릉...
올라온 중봉골(마야계곡)...
천왕동릉...
어렵사리 줄을 서 쫓기듯 정상인증샷을 남긴 바람개비님 못내 서운한 듯 뒤에서 한 컷 더...^^
이 날은 유별나게 날파라도 아니고 깔다구도 아닌 묘한 날벌레들이 성화라 바로 내려왔다.
칠선계곡 초입에서 '산길을 열어달라' 퍼포먼스중인 본때님...^^
사람과 날파리를 피해 천왕봉 근처 아래로 내려와 잠시 휴식을 갖으며....
못내 넘지 못할 것 같은 구름이 제석봉을 넘어 중산리를 덮었으니 우리 하산길은 비 좀 각오해야겠다.^^
제석봉으로...
통천문...(15:00)
통신골초입...
제석봉...(15:15)
고사목이 모두 고사하여 이제는 거의 없어진 제석봉에 도착하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장터목에서 중산리로...(15:35)
이 후부터 이슬비가 줄기차게 내려 사진을 담지 못하였다.
유암폭포...(16:15)
칼바위삼거리...(17:05)
하산길 에피소드...^^
하산은 무릎도 보호할 겸 천천히 내려가자고 제안했던 분이 유암폭포에서부터 갑자기 쏜살같이 내달리기 시작한다.
덩달아 바로 뒤를 따르던 여자분 둘도 영문도 모르면서 내달리기 시작하고...여자분들이 바짝 따라오면 이 분이 속도를 더 내고...
나중엔 도저히 안되겠다 싶던지 멈추시며 하는 말씀...살짜기 볼일 좀 보려 먼저 내려가는데 왜 그렇게 줄기차게 따라와요? 여자분들이...ㅋㅋ
덕분에 장터목에서 칼바위삼거리까지 빗길인데도 1시간 30분만에 내려왔다.^^
칼바위...
통천문을 나서면 이 년만에 찾았지만 생각밖으로 수월하게 오름한 천왕봉 산행을 마친다.(17:38)
저 버스 덕분에....
함께하여주신 산우 여러분 즐거웠습니다.~~
지도는 산행들머리가 있는 법계사입구를 지나는 경상남도환경교육원을 남깁니다.
중산리→순두류→중봉샘→천왕굴→천왕봉→통천문→제석봉→장터목산장→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 원점회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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