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봉에서...세석평전'
지리산 99 골짜기에는 계곡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 삼복더위에도 서늘하고 5 월까지 얼음이 녹지 않는다는 '얼음골'이 세 곳 있다.
그중 서늘한 바람과 이끼폭포가 멋졌던 '봉산골'과 겨울에 찾아본 달이 건넌다는 허공달골 아래 '얼음골'은 걸음하여 보아서,
원래 이번 주말에는 나머지 한 곳 남은 명선봉과 명선북릉에서 Y 자 형태를 그리며 뱀사골로 떨어지는 '얼음골'을 경험해보려 하였으나,
늦은 줄 알았던 산철쭉이 아직 세석평전에 남았다는 소식도 들리고...마침 뒤늦게 합류한 동행자가 지리에 처음 걸음하는 여성분들이라
연분홍 연달래을 기대하며 지리10경 '연하선경'과 '세석평전 철쭉'을 모두 접할 수 있는 한신지계곡으로 산행지를 변경하였다.
산행일시:2015년 5월 31일 산행하기 좋은 청명한 봄날씨에 시계도 괜찮았음
산행여정:백무동→가내소폭포→한신지곡→연하봉→삼신봉→촛대봉→세석평전→한신계곡→가내소폭포→백무동 원점회귀산행
산행시간:크고작은 폭포와 사태지역을 직등하느라 약간은 힘들었으나 시종일관 여유있게 진행...16.65km 11시간 정도
함께한님:옥관일행,소나무향형님,파워...놀멍 쉴멍 꽃놀이 계곡산행
백무동→가내소폭포→한신지곡→연하봉→삼신봉→촛대봉→세석평전→한신계곡→가내소폭포→백무동 원점회귀산행
두 주전 대륙폭포골 탐방길에 경사급한 협곡 암반과 사태지역을 치고 오르느라 진이 다 빠져
당분간은 지리를 찾을 일이 없겠다 생각했는데....언제 그랬냐는 듯 두 주만에 지리를 다시 찾았다.
오늘은 우연히 동행하게된 옥관동생 고향친구분들 덕에 오랫만에 느긋한 시간에 산행을 시작한다.(08:15)
남자와 달리 여성분들은 집 나서기 전 빈자리가 티가 나지 않도록 여러 단도리가 필요한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지리 11-3 이정목 앞 큰새골 들머리...
산행시작이 늦어 나들이폭포나 가내소폭포 등은 하산길에 구경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한신지곡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곧은재능선 끝자락...
부럽지만...패스~~
구선폭포...(09:10)
오늘도 변함없이 숨어가는 걸음이라 쎄빠지게 걸음하여
가내소폭포에서 한신지곡에 살며시 스며든 후 출발한지 한시간 만에 첫 휴식을 갖는다.(09:15)
120 년만의 가뭄이라지만 지리산은 지리산이라 수량이 웬만하다.
팔팔폭포...(09:45)
한신지곡은 완만한 경사의 계곡답지 않게 크고 작은 여려 폭포가 끝임없이 이어진다.
너른 암반과 크고작은 폭포가 즐비하여 계곡치는 맛이 각별한데도 별로 힘이 들지 않아,
그동안 한신지곡을 여러번 포스팅 한 관계로 진행하며 담은 사진위주로 산행기를 기술하려고 한다.
두 번째 휴식...(10:05)
한신지곡 좌,우골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여기로...☞지리산 한신지곡...연두빛 계곡 따라~~
천령폭포 하단에서 한무리 다른 일행과 조우하는데 그 분들은 장터목대피소로 이어지는 좌골로...
천령폭포...(10:35)
개인적으로 한신지곡 제일의 폭포라고 생각하는 천령폭포에서 화순촌사람들...^^
걸음이 빠른 옥관동생이 어느새 폭포상단에 올라서 있다.
폭포 좌측으로 치고 오르면서...
앞서간 다른 팀을 좌,우골 합수부 직전 너른 너럭바위에서 다시 만났다.
우리팀에도 초행자들이 있어 상당히 느슨하게 진행하였건만 우리에게 따라 잡히는 것이 저 팀은 더한 모양이다.
너른 암반과 느슨한 경사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포와 아름다운 계곡미에 쉬이 발걸음을 떼지 못하였으리라...
숨어가는 산길이라 자주 마주함도 서로 어색하여 조금 기다렸다,
앞 팀이 내림폭포,장수대가 있는 좌골로 길을 잡아 출발하는 것을 보고...
우린 우골로 들어서며 사태지역을 치고올라 연화봉으로 올라서기로 한다.(11:15)
한신지곡 우골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계곡이 펼쳐진다.
경사가 급격히 가팔라지고 계곡의 폭이 좁아져 마치 깊은 협곡의 계곡이 이어진다.
이름모를 야생화가 지천인 아름다운 계곡 한켠에 점심상을 차려 한시간에 걸친 산상만찬을 즐기고...(11:50)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야생화가 지천인 계곡을 따라 계속 치고 오른다.
제대로 된 계곡미는 없지만 수변식물이 함께 자라는 원시적인 개울 모습이 나름 운치가 있다.
거의 마지막 실폭지대...
뒤돌아본 소지봉능선과 연하북릉...
고도를 높힐수록 왜갓냉이가 아예 밭을 이루고 있다.
물길이 끊기고 건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식수를 보충하고....(13:45)
사태지역을 간격과 폭을 넓게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치고 오른다.
내가 먼저 지반상태도 점검할 겸 선두로 사태지역을 조심스럽게 오름한 후
뒤따라 오는 일행을 기다리며 뒤돌아보니 정면으로 소지봉능선 망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지리산 첫 발자국을 한신지곡 사태지역에 남기는 여성분들 표정이 밝다.
누구는 십년 넓게 지리주능선만 걸음하다 최근에야 겨우 지리 비타오백길에 들어섰거만....^^
연하봉 주등로에 붙고...(14:30)
제도권 산행에 들어서는 이 때가 위험천만한 산사태지역을 통과하는 것보다 배는 더 살떨리는 순간이다.^^
일출봉...
저 곳에서 박을 자주 하는 소나무향형님 애기로는 실제로 천왕봉보다 오히려 일출이 장관이라고 한다.
오늘은 시계도 좋아 제석봉과 상봉이 시야에 가깝게 들어온다.
상봉엔 많은 산님들이 올라선 모습이 보이고....
제석봉도 당겨보니 연달래가 지천이다.
세석평전보다 고도가 높은 제석봉이 만개 상태인 걸 보니 역시 우리 예상대로 조금 늦게 왔나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보려고 바윗돌에 올라선 초행자의 눈에는 세상밖 또다른 선경이 펼쳐져 보이리라...
제석봉이 피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원래 계획한 세석평전으로...
연하북릉 들머리...
연하선경...
삼신봉과 촛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뒤돌아 보고....
다시 한번 일출봉...
삼신봉 전 조망봉에서 바로 앞 연하북릉과 그 뒤로 소지봉능선...
삼신봉 촛대봉...
영신봉과 아스라이 산그리메를 이루며 힘차게 이어지는 지리주능과 반야봉...
그 우측으로 서북능선이 장쾌하게 이어져 언제 보아도 격한 감동에 긴 호흡을 쉬게 만든다.
한신지계곡...
오늘은 우측 한신지곡 우골로 오름하여 좌측 한신주곡으로 내려설 예정이다.
촛대봉...(15:40)
예상대로 세석평전에 철쭉은 지고 없지만 나름대로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눈을 즐겁게 한다.
제석봉과 천왕봉 사이로 중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추억을 남기고....
세석평전으로....
대피소에서 황도를 구입하여 에너지를 보충하고 한신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아 출발하며 우연히 사무소를 보니
청학연못에서 하룻밤 보낼 비박꾼들이 진입할 시간대라 그런지 국공직원이 망원경으로 촛대봉을 감시하고 있었다.
세석에서 한신계곡으로....(16:25)
한신계곡 하산길은 처음 경사 급한 이런 흉악한 너덜겅을 첫 폭포에 닿을 때까지 20여분 내려서야 한다.
첫 폭포에 도착하여 잠시 땀을 훔치고 이후 계곡을 좌측에 끼고 편안한 등로로 하산을 한다...(16:45)
아름다운 계곡을 낀 하산길이라지만...
한신계곡은 6.5km 거리로 상당히 지루한 편이라 중간중간 잠시 족욕도 하며 쉼을 가진다.
우연히 발견한 뱀 형상의 바위...
상당한 크기로 이 계곡을 여러번 오르내렸지만 오늘 처음으로 보았다.
처음 발견한 것도 신기하였지만 표정이나 형태가 몸통이 잘려나가 죽은 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리얼하다.
머리부분은 뱀 그 자체고....
잘려진 몸통 부분도 살아있는 형상을 보는 듯 상당히 리얼하다.
폭포 자체보다 짙푸른 소가 더 인상적인 가내소폭포...(18:18)
처음엔 가내소란 이름의 유래를 저 짙푸른 소와 색감과 어감이 비슷한 가마솥에서 오지 않았나 생각되었는데...
설명판에 의하면 옛날 지리산에서 도를 닦던 한 도인이 마지막 시험으로 이 폭포 위에 외줄을 걸고 건너는데
마고할매 셋째 딸의 유혹으로 한눈을 팔다 그만 물로 빠지고 만다. 이에 도인은 "에이~~나의 도(道)는 이로서 실패했다.
나는 이만 가네."하고 떠나갔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소를 가내소라 불렀다고 한다.
첫나들이폭포...(16:35)
전국이 심한 가뭄에 몸살을 앓는다지만 지리산에 있는 계곡이라 여전히 수량이 대단하다.
세석문을 나서며 한신지곡으로 오름하여 한신계곡으로 내려선 11시간의 산행을 마친다...(19:10)
오월 말일에 걸음한 오래된 산행기지만
함께한 산우들과의 즐거운 추억이라 늦게나마 올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머리 백무동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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