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봉 억새능선...'
전국이 봄맞이 꽃마중으로 요동치는 지난 주말에 꽃산행 유혹을 물리치고 남도 끝 장흥 천관산으로 박산행을 다녀왔다.
중국발 뿌연 미세먼지로 거의 매일 회색빛 하늘 아래 지내다 보니 파란하늘을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는 요즘 날씨지만,
출발 전 날 방송에서 이번 주말은 미세먼지가 적다는 예보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실제로는 40~50%
정도고, 우리나라 공장과 차량에서 내뿜는 오염물질도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보도가 있어,바닷가 청정지역에 가면 파란하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도 들고하여 억새평원과 독특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인상적인 장흥 천관산으로 산행을 나선다.
천관산은 이번이 세번째 걸음이라 낯설지 않은 산이지만 여전히 돌팍이 기똥차다는 생각에 가슴이 뛸 정도로 멋진 바위산이다.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 대 명산중 하나인데, 각 능선에 도열하듯 늘어선 기암기봉들이 마치 옥구슬을
늘어뜨린 옥황상제의 면류관과 비슷하다 하여 천관산(天冠山)이라 불리운다고 한다.또한 연대봉 환희대를 잇는 능선에 넘실대는
억새가 아름다워 억새산행지로도 유명한데 그 유래를 살펴보면 상당히 슬픈 역사가 있다.여몽(麗蒙)연합군이 일본정벌에 나설 때
사용할 군선을 건조하려고 천관산에서 소나무를 베어냈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천관산에 나무가 드물고 억새만 무성하다고 한다.
산행일시:2016년 3월 26~27일 토 일요일 양일간, 첫날은 어느정도 조망이 트였으나 일요일은 미세먼지로 탁한 날씨였음
산행여정:장천재→ 봉황봉→ 연대봉→ 감로천(일박)→ 구정봉→ 종봉→ 선인봉→ 장천재 원점회귀산행
산행시간:일박으로 진행하여 산행시간은 의미가 없고 산행거리는 약 7.7km이나 실산행은 약 10km 정도
함께한님:본때,자연(광주) 바람개비,산자고,파워(전주) 등짐쟁이 봄맞이 첫 비박산행
장천재→ 봉황봉→ 연대봉→ 감로천(일박)→ 구정봉→ 종봉→ 선인봉→ 장천재 원점회귀산행
장흥토요시장에서 만나 소머리국밥으로 점심을 들고 장천재에서 늦으막하게 박지 연대봉으로...(13:00)
박지 근처에 최근에 정비한 감로천이 있다지만 물사정을 모르는 형편이라 무게가 부담되지만
아예 식수를 메고 올라가기로 하고 박지 연대봉에 가장 빨리 붙을 수 있는 이승기길로 등로를 잡았다.
어제만 해도 미세먼지로 회색빛 하늘이었는데 청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하늘이 푸르다.
등로 우측 금수굴과 금강굴 능선...
좌측으로는 보성만과 함께하고...
오늘 본때님이 생강나무술을 가져왔다는데...♬
얼레지..
요분이 담근술의 대가 본때님인데 나는 이름도 들어본지 못한 별의별 술을 다 가지고 온다.
술도 결국은 액체라 무거울 텐데도 일행들을 위해 정성스레 담근술을 항상 한짐가득 짊어지고 온다.
양근암...
아예 대놓고 양근암에 올라선 바람개비님...
5학년이 한참 지난 분이라 본인은 아닐테고 손자를 보고싶으신가....?^^
정원석...
정원석 위에 잔뜩 놓여있던 잔돌을 청소하니 한결 나은 것 같다.
역사의 아픈 현장인 벌목지대에 올라서고...
고려 충렬왕때 천관산의 아름드리 소나무를 전부 베어내어 일본정벌용 軍船을
건조하였는데 그 후부터 천관산은 나무는 없고 억새만 무성한 헐벗은 산이 되었다고 한다.
정남진전망대...
천관산 주봉인 연대봉...(16:00)
고려 의종때 봉화대를 설치하여 봉수봉으로 불리다가 지금은 같은 의미인 연대봉으로 불린다.
봉화대를 설치할 정도로 동서남북 사방으로 거칠 것이 없어 탁트인 시원한 조망이 압권인 봉우리이다.
오름한 봉황봉능선....
환희대까지 이어진 억새능선...
불영봉능선...
삼산방조제와 정남진 전망대...
닭봉능선 뒤로 다리로 연결된 노력도와 노력항이 보인다.
방향상 구룡봉능선 뒤로는 고금도가 보여야 하는데 구별이 용이하지 않고...
구룡봉을 당겨서...
저 능선이 궁금하면... ☞장흥 천관산,그 곳은 환상(幻想)의 선경(仙景) 그 자체였다.2
맨 뒤가 내일 하산로로 잡은 천주봉 대세봉 중봉으로 이어지는 금강굴능선이고 그 앞이 금수굴능선...
원래 계획은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연대봉에서 일박을 하기로 하였으나
해빙기에 접어든 시기라 땅이 너무 질퍽거리고 계속 이어지는 산님들이 부담되어 억새능선 가운데 헬기장으로 변경하였다.
단체샷 한장 남기고 헬기장으로....
감로천은 천관산의 유일한 식수원이다.
2015년에 새로이 정비하였는데 생각밖으로 수량이 많았다.
사람들 발길이 한적해지길 기다려 사이트를 구축하고 일몰을 보러가기로....(16:30)
헬기장에서 환희대쪽으로 조금만 걸음하면 멋진 조망처가 나온다.
내일 일출은 저 연대봉에서 감상할 예정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진한 미세먼지로 아쉽게도 꽝이었다.
일몰...(18:50)
미세먼지로 뿌연했던 평소와 달리 오늘은 쾌청하였다지만 일몰이 완전히 서산으로 기울지 못하고 여기까지가 한계...
바닷가라 밤새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계절은 어쩔 수 없는 봄이라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푹 잤다.
그런데 일출을 보러 일어나보니 해무도 아니고 오리지널 미세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아 시야가 제로다.
그냥 텐트속에 주저앉아 잠이나 더 잘까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심정에 휴대폰만 가지고 연대봉으로 향한다.
연대봉...(06:20)
연대봉 봉수대에 올라서니 몸을 날려버릴 듯 강풍이 불어댄다.
바람을 피하기 위하여 봉수대 석축아래 쭈구리고 앉아 덜덜 떨며 일출을 기다려 보지만... 개뿔~~
시간상 해가 올라와야할 시간인데...
자고로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사람이나 나라나 이웃을 잘 두어야 한다.
바다 건너 일본은 핵발전소 사고로 불안감을 주더니 옆 나라 중국은 공해로 피해를 준다.
중국이 비록 驚天動地 단기간에 하늘이 놀라고 땅이 뒤질어질 경제발전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막무가내 난개발로 이루어진 경제성장이라 그 댓가가 아주 극심힐 것이다.
그만 포기하고 돌아서려는데 동녁하늘에 불쑥 해가 뜬다.
일출이 한참 지난 시간이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진한 스모그에 나름대로 일출 분위기가 난다.
일요일인데 생각밖으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없고 하산길도 짧아
아주 느긎하게 아침을 들고 텐트도 말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단체샷 한장 남기고 환희대로..(11:20)
걸음도중 혹시나 하는 심정에 조망을 즐기려 사방을 두리번 거려보지만...
아쉽게도 미세먼지로 원거리 조망이 영 신통치 않다.
에이....썅~~
조망은 포기하고 대신 돌팍이나 즐기러 가자구요~~
환희대...(11:35)
설명서를 읽어보니 이름에 대한 여러설이 있지만 환희대에 올라서서
발 아래 펼쳐진 기묘한 형태의 암봉들을 보게되는 순간 저절로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중앙에 있는 대세봉에서 좌측 능선은 천관사로 이어지고 우측 능선은 장천재로 내려선다.
천관산은 儒佛仙이 함께 어우러진 산이라 봉우리나 암봉에 지어진 이름이 지도마다 제각각이다.
이름이 좀 다르면 어떤가 그 바위가 그 바위이고 그 암봉이 같은 암봉인데 그저 보고 즐기면 그 게 최고 아니겠는가...?
척 봐도 이름을 알 것 같은 천주봉...
천주봉에서 조망한 천관산휴양림으로 내림하는 능선상 기암군들,
2013년 11월 가을에 저 능선에서 지금 내림하는 금강굴 3코스 단풍을 바라보며 그 붉고 황홀한 아름다움에 전율한 추억이 있다.
대세봉 갈림길에서 일행이 잠시 쉬는 동안 자연이와 함께 대세봉에 올라보았다.
대세봉에서 담은 우리가 내려설 3코스 금강굴능선의 기봉들, 밑에서부터 선인봉 중봉 노승봉....
중봉의 동자승바위를 당겨서...
석선...
종교적 혜안이 없나 내 눈에는 아무리 봐도 배가 보이지 않는데....?
동자승바위....
따로 이름이 있는 지는 몰라도 삼년전 처음 이 바위를 볼 때 동자승바위란 이름이 떠올랐다.
동자승바위가 있는 중봉에서 고개를 들면 구정봉을 이루는 기암괴봉의 멋진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금강굴...
선인봉에서 마지막 배낭털이...(13:00)
이 후 유순한 숲길 산길이 이어지고.....
멋진 동백나무가 자태를 뽐내듯 아름답게 자리한 장천재에 내려서며 즐거웠던 산행을 마친다...(13:50)
함께한 산우님들 즐거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날머리 장천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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