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첨단단지 야경..'
이번 주말에 오랫만에 가족비박을 나서려니 적당한 산을 물색하기가 쉽지 않다.
애들과 나서는 비박이 산행보다 주로 먹으러 가는 행보라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적막한 산중보다
휘황찬란한 야경을 감상하며 구워먹는 삼겹살이 훨씬 맛날 것이므로 야경 좋은 산을 선택해야 한다.
고심하던 중 지난 겨울 가장 추웠던 날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섰던 불태산 비박 야경이 생각난다.
바로 아래 광주 첨단단지가 내려다 보여 혹한에 떨면서도 휘황찬란한 야경에 황홀해 하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그 곳으로 가기로 하고 산행계획도 짤 겸 사진정리를 하다가 기억을 더듬어 산행기를 올린다.
산행일시:2016년 1월 23~24일 토,일요일, 한파경보가 내릴 정도로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날씨
산행여정:진원제 사방댐 → 큰재 → ▲581m봉 → 깃대봉(일박) → 남서능선 → 진원제 원점회귀산행
산행시간:비박으로 진행하여 산행시간과 거리는 별 의미가 없으나 4km에 실산행 시간은 2시간 정도
함께한님:등짐쟁이 회원들과 함께...자연,본때(광주) 파워(전주)
진원제 사방댐→ 큰재 → 약사암 갈림봉(▲581m) → 깃대봉(일박) → 남서능선 → 진원제 사방댐 원점회귀산행
원래 계획은 한재까지 진행하려 했으나 많은 적설량에 암릉구간이 부담되어 깃대봉에서 진원제로 바로 내려왔다.
진원제 위 임도끝에 주차하고 단체샷 한장 남긴 후 출발....(13:20)
사방댐 등산안내도를 보며 대충 걸음할 구간을 가늠하는데...
한파가 예보된 추운 날씨라 일단 깃대봉까지 진행한 후 날씨 상황봐서 코스를 결정하기로 한다.
산판길 따라 오름하다 보면 큰재 못미쳐 좌측에 약수터가 있다...(14:20)
야수터부터 큰재까지는 경사 급한 사면이라 두 발 전진하면 한발은 미끄러져 상당히 애를 먹었다.
큰재...(14:40)
조망도 없는 안부 고갯길에 정자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전망대도 아니고 쉼터 기능인데 의자 몇 개 갖다 놓면 되지 전형적인 예산낭비가 아닐까 싶다.
한파경보는 내일이라지만 오후가 되면서 제법 추위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한 시간 남짓 걸었는데 벌써 물병이 얼고 모자채양에 얼음이 송글송글 맺혔다.
581m봉...(15:05)
약사암 갈림길이 있는 581m봉에 이르니 본격적으로 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하여 완전무장을 했다.
진원면...
눈이 제법 많다.
산불구간에 들어서니 서서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곧이어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우리가 하룻밤 유할 헬기장이 있는 깃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깃대봉 헬기장에 도착하여 눈이 더 내리기 전에 부랴부랴 먼저 텐트칠 자리 눈 다지기 작업을 하고.....(16:05)
다행히 사이트를 구축하고 난 후 바람이 불어대며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주위 사방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셀터에서 산상만찬을 가진후 각자의 텐트에 돌아가 긴긴밤 꿀잠에 들어가는데 자정쯤 셀터가 날아가는 사태가 벌어져 나와보니...
아주 잠깐 한 3분 정도 하늘이 열리며 광주 첨단단지 야경이 펼쳐진다...(24:20)
이번 주말 가족비박지로 불태산을 선택한 이유가 딱 하나 이 야경을 보면 삼겹살에 소주한잔 기울일 목적이다.
다음날 아침 당연히 일출도 없어 늦으막하게 기상하여 텐트를 정리한 후...
진행할 불태산 쪽을 바라보니 눈이 너무 많아 첫 발 내딛기가 망설여진다.
에고, 이 날씨에 종주는 무슨 얼어죽을 놈의 종주...진달래 꽃피는 시절에 다시 오기로 하고 사방댐으로 하산하기로 한다...(10:00)
꽁꽁 얼어붙은 땅에 팩 대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한 대못은 다음을 기약하며....
사방댐으로 하산...
무흔 순백의 설원에 첫발자국을 남기며 걸음하는 이 맛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사방댐...(13:20)
진원제 주차장 하산 완료...(13:25)
여분의 밧데리를 가져가지 않아 꺼놓았던 휴대폰을 하산 후 켰더니
한파경보가 내린 혹한의 날씨에 한데잠을 자러 나간 정신 나간 남편을 걱정하며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를 않으니 더 속이 탄 옆지기의 카톡과 문자 메세지가 한참을 울리더라~~^^
.....이랬던 이 곳으로 오늘은 가족들 데리고 삼겹살 구워먹으러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날머리 진원제를 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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