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봉을 내려서며...'
어제까지도 그렇게 덥더니만 자고 일어나니 거짓말 같이 가을이 찾아왔다.
폭염도 꺽이고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도 불고 산에 가기 좋은 계절에 접어드는 모양이다.
한 달에 걸친 주말 설악행보에 팽개쳐둔 이런저런 일도 처리할 겸 이번 주는 가볍게 집근처 산을 계획하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설악여정에 그동안 뵌지가 오래된 찬붕성이 월출산 산행에 나선다는 소식에 바로 새벽에 집을 나선다.
기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천황봉→바람재→구정봉→향로봉→미왕재→노적봉능선→상견성암→도갑사 / 10km
원래 계획은 안개골로 바람재에 오름하여 구정봉과 향로봉에서 조망을 즐긴 후,
구정봉 능선으로 하산로를 잡아 마애석불을 친견하고 큰골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고 하였으나,
꾸물꾸물한 날씨에 비예보가 있어 오랫만에 주능선 종주를 하기로 하고 영암기체육공원에서 산성대로 초입을 잡았다.(08:00)
그동안 두차례 도둑걸음으로 찾은 후 개방 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라 어떻게 등로를 정비하였는지 궁금하다.
구름이 잔뜩 낀 꾸물꾸물한 날씨더니 기어이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시계가 좋아 조금 고도를 높이니 영암벌판 건너 저멀리 영산강도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 등로 정비중이라 여기저기 공사현장이 눈에 띈다.
지도를 찾아보니 고개안골로 나온다.
천황봉도 고개를 내밀고...
최근에 개방한 산성대에 올라서고...(09:08)
간사한게 사람 맴이라고 숨어 갈 때는 여기서 한참을 머물며 조망을 즐겼는데
이제는 그저 그런 암릉으로 다가와 스쳐가듯 지나치게 되더란 야그...
걸어온 산성대...
이 계곡은 새망골로 나오고...
궁금은 하지만 월출산 수목이 워낙 억세다 보니 생길칠 생각이 선뜻 들지 않는다.
산성치라 추정되는 암봉에서 비도 그친김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조망을 즐겨본다.
사실 산성대와 산성치의 정확한 위치는 지도마다 다 틀려 관계기관의 정리가 요망된다.
고인돌바위...
조망이 좋은 590m봉과 그 우측 탑동마을로 이어지는 계곡...
월출산 비타오백길에 들어서면서 처음 걸음한 골짜기라 친근하게 다가온다.
저 앞 장군봉 능선을 따라 걸음한 후 이 곳 고인돌바위에서 탑동마을로 내려섰다.
저 능선이 궁금하면☞월출산 장군봉,天上의 秘景 그 恍惚속으로~
그 뒤로 사자봉 매봉능선도 시야에 들어오고...
이번에 개방하면서 산성대능선 최고 하일라이트 암릉구간에 안전을 위해 계단을 집중적으로 설치한 모양이다.
노적봉...
개미핧이...?
바위 타는 재미가 쏠쏠한 구간이었는데 좀 과하다 싶게 계단으로 도배를 해놨다.
광암터 위 등로에 올라서고...(10:08)
장군봉~형제봉능선...
광암터 근처에 전망대를 새로 설치한 모양이다.
비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 발길이 뜸하다.
통천문을 거쳐...
천황봉에 올라서니 고맙게도 비가 개이며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10:30)
높지 않은 고도지만 천황봉이란 어마어마한 이름이 웅변하듯 사방 탁트인 조망이 압권인 봉우리다.
오늘 우리가 오름한 산성대능선과...
향로봉 미왕재로 이어지는 주능선...
그 우측 노적봉 뒤로 목포항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자봉 매봉 달구봉 등 동물의 형상을 닮은 기암괴봉 뒤로...
마치 공룡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암릉과 월영봉이라 불리우는 양자봉이 내달린다.
오늘은 저 아름다운 주능을 따라 구정봉 향로봉에 오른 후 미왕재 노적봉을 경유하여 도갑사로 내려설 예정이다.
자주 찾은 월출산이지만 걸음하는 내내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시간별로 올리다 보니 닮은 듯한 사진이 많다.
개인적으로 월출산 주능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포인트라 생각되는 곳이다.
참고사진▼2012년 가을 어느날...
독딱이로 담아서 화질은 꾸리하지만 월출산 사진중 가장 맘에 든다.
양자봉선...
천황봉을 뒤돌아 보고...
향로봉능선...
구정봉능선...
경포대쪽...
돼지바위...
뒤돌아 보고....
다시 경포대쪽 계곡과 달구봉 양자농 능선...
저 앞 암봉을 돌아가면...
거대한 남근바위를 만나게 되고...
구정봉 향로봉이 지척이다.
원래 오늘 걸음하려고 계획하였던 안개골...
걸음한 능선을 뒤돌아 보니 능선 좌측으로 사랑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바람재...(11:30)
아쉬움에 안개골 상부 조망바위에 올라 다음 기회를 위해 산세를 살펴본다.
수풀이 너무 억세고 밀집해 있어 계곡을 치고 오르기는 어렵고 능선길을 찾아봐야겠다.
자세히 살펴보니 구정봉 아래 우측 사면으로 희미하게 산길이 보이는 것 같다.
향로봉...
안개골...
바로 발 아래 위치한 바람재와 걸어온 능선...그리고 천황봉,
베틀굴...
구정봉...912:00)
암반에 아홉 웅덩이가 패여 마치 우물처럼 보인다 하여 九井峰이라 한다.
물웅덩이에 개구리가 살고있는 걸 보니 일년열두달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말이 맞나보다.
비롯 꾸물꾸물한 날씨지만 시계는 좋아 노적봉 뒤로 영산강이 뚜렷히 시야에 들어온다.
헬기장에서 점심을 들고 향로봉에 오른 후 거쳐 미왕재 노적봉을 거쳐 도갑사로 내려설 예정이다.
향로봉으로...(13:20)
어라, 뭔가 닮았는데....?
복어(?)...^^
구정봉에 사람이 올라선 모습이 잡힌다.
향로봉...(13:30)
월출산의 내로라 하는 봉우리중에 유일하게 정상에 흙이 있는 육산형태다.
금릉경포대계곡...
노적봉...
개인적으로 수많은 월출산 암릉능선중에서 기암괴석이 제일 많은 능선으로 생각된다.
하산은 저 앞 미왕재에서 우측 능선을 따르다....
노적봉 정상직전 능선에서 상견성암 방향으로 내려설 예정이다.
향로봉 우측능선 자연성릉구간...
주지봉...
월출산에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눈보다 발이 빠른 산이다'.
보기에는 상당히 멀리 보여도 걸음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는 그런 산이다.
미왕재헬기장...(14:28)
여기서 심심한 홍계골로 내려서는 대신 노적봉능선으로 하산로를 잡는다.
그런데 능선이 생각밖으로 묵어 잡목을 헤쳐가기가 상당히 힘이 든다.
골이 완만하여 걸음하기 좋은 홍계골...
몇년 전만 해도 도갑사에서 미왕재까지 30분이면 올라왔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겠지...^^
잠시 쉼을 가지며 구정봉 마애여래좌상을 찾아보기로 한다.
석불은 찾았고....
빙고 찾았다...방향을 보니 노적봉 중턱을 향하고 있다.
큰골 건너 노적봉 마애여래좌상과 마주보고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노적봉...
큰골...
노적봉 직전 저 앞 화살표로 표시한 곳에서 능선을 버리고 상견성암으로 내려선다.
상견성암으로...(15:40)
오늘도 상견성암 스님은 출타중인 모양이다.
상견성암...
견성성불 [見性成佛]이란 불교에서 인간이 본성을 깨치면 누구나 부처가 된다는 말로,
다시 말해 본 마음을 깨치면 바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선종(禪宗)의 가르침이다.
월출산의 빼어난 산세를 표현한 '천봉용수 만령쟁호(千峰龍秀 萬嶺爭虎)란 글귀다.
'천 개의 봉우리는 빼어남을 자랑하는 용과 같고, 만 개의 계곡은 호랑이들이 서로 다투는 듯하다'라는 뜻이다.
하산중 마지막 조망처에서...
도갑사 직전 정등로에 내려서고...(16:30)
도갑사...
높이 8m에 나무둘레 4.4m, 수령이 450년인 팽나무 보호수에서 기념샷 한장 남기고
뒤에 보이는 택시로 산행을 시작한 영암읍 기체육공원으로 차량을 회수하러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을 시작한 산성대입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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