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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황철봉 마등봉 - 그 능선을 걷고 싶다


'황철봉 너덜지대'





설악산은 황철봉과 공룡능선을 지나는 대간길을 경계로 내설악과 외설악으로 구분한다.

동해를 끼고 도는 능선의 남동 쪽을 '외설악'이라 부르며 내륙을 향해 열려있는 구간을 통칭하여 '내설악'이라 부른다.

이밖에 관광용으로 개발한 양양 오색지구와 장수대 인근을 '남설악'이라 부르고 미시령 위 북쪽을 '북설악'이라 부른다.

설악산은 또한 3개의 주능선으로 이루어졌는데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서쪽의 마등령,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북주능선,

서쪽의 귀때기청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 북동쪽의 화채봉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으로 크게 지형을 구분할 수 있다.





그동안 설악을 찾을 때마다 아스라히 펼쳐진 북주능선을 눈에 넣으며 언제가 꼭 저능선을 걸음해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다.

토왕폭 용아장성 칠형제봉...등 여름내내 외설악의 산수경에 흠뻑 빠져 지내던 산우들이 잠시 몸을 추스린다기에, 늘산성에게 비록 화려한 풍광은

덜하겠지만 거대한 너덜겅이 빚어내는 또다른 설악의 느낌도 즐겨볼 겸, 오랫만에 장쾌한 능선을 걸음해보자 청하고 금요일밤 설악으로 집을 나선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장쾌한 조망대신 이틀 연속 운무에 갇혀 갑갑한 산행을 하였지만 간간히 터지는 조망에 수려한 풍광은 그래도 역시 설악이더라...!












미시령 →황철북봉 →황철봉 →황철남봉 →저항령 ↗↙저항령샘 →걸레봉 →세존봉(마등봉) →비선대 → 설악동 / 14.84km







미시령...(05:30)

해발 고도 826m로 강원도 인제군과 고성군을 잇는 험난하기로 유명한 옛 고개다.

좌우로 북쪽에는 신선봉(神仙峰 1204m), 남쪽에는 황철봉(黃鐵峰 1318m)이 있는데 이들 봉우리 사이 안부에 해당한다.

고개가 험하고 높은데다 경사가 가팔라 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미시령()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말 그대로 고개를 잇는 도로라 차량 접근이 용이한 이유로 상시 단속구간이다.

집중단속 시간대인 대간팀 출발시각 04시를 피한 덕에 우리팀은 수월하게 진입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운좋게도 다른 팀이 단속을 피해 미시령 아래쪽에서 진입하는 걸 포착하고 그족으로 내려간 틈에 우리팀이 진입하였단다. 

























계조암 삼거리...(07:15)

중간에 운무가 걷히길 기다리며 천천히 아침을 들었건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황철봉 너덜겅지대...(07:40)

너덜겅지대라 뚜렷한 등로가 있을리 만무하기에 비법정구간이지만 솔라등으로 등로를 안내해 놓았다.




















아주 잠깐 하늘이 열렸으나 여전히 운무에 갇혀 조망이 없다.
























울산바위...








그 뒤로 동해...


















황철봉은 귀떼기청봉과 함께 설악산의 2대 너덜지대로 유명하다.

빙하기 이후 얼음의 팽창으로 바위가 사각 또는 오각으로 깨지고 쌓여 너덜지대를 이루었다.

























굳이 수고하지 않아도 등로 주변 여기저기 마가목이 지천이다.

올해 유난히 마가목이 많아 자료를 찾아 보니 2~3년 주기로 해걸이를 하는 식물이란다.




















황철봉...




















어라~~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









대부분 서울말씨를 쓰는 앞팀 중에 유난히 강한 경상도 사투리가 흘러나오길래 유심히 보니,

딸과 함께 진행한 '딸내미랑백두대간'이란 포스팅으로 유명한 '객꾼'님이 보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실제는 '객꾼'은 자기 포터 정도고 알고보면 자기가 진짜배기 산꾼이라는 '뚜버기'님도...가운데 적색 모자...^^


























삼각점이 있는 황철북봉에서 우측으로...(08:40)

좌측 신흥사 내림길이 더 뚜렷하여 독도주의가 요망된다.





























설악은 벌써 가을이 찾아왔다...



















황철봉 정상에서 san2님...(09:40)

다음에서 지리산 어느 골짜기나 봉우리를 검색해도 이분들 산행기가 꼭 있을 정도로 골수 지리산꾼이다.

황철봉은 자철(磁鐵)이 많아 나침반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했는데 나침반을 휴대하지 않아서 확인은 못했다. 




















황철남봉...(10:20)

혹시나 조망이 열릴까 최대한 느릿하게 진행을 하여도 당최 조망이 열리지 않는다.



















잠깐 하늘이 열리는 틈에 이때다 하고 늘산성 쉬지 않고 산세 설명을 쏟아낸다.

옥수골,도적폭포,선바위골,음지백판골....등이 어쩌고 저쩌고...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은 음지백판골이란 이름에서 짐작하듯 음산한 분위기 음지 골짜기이고

설악산 미개척 무풍지대로 남아있어 거목이 많고 원시림 형태가 유지된 한마디로 오지중의 오지란다.

















좌틀하여 저항령으로...
















저항령 못미쳐 갑자기 하늘이 열리며 아주 잠깐사이 걸레봉을 보여준다.

















혹자는 수많은 암봉들로 무질서하게 이루어진 봉우리라 걸레봉이라 하고,

어떤이는 침봉들이 걸레처럼 너저분하게 능선을 이루어 우회할 수밖에 없기에 걸레봉이라 불리운단다.

















저항령...(11:00)

'길게 늘어진 고개'를 뜻하는 '늘으목' 또는 '늘목'에서 유래한 '늘목령'이라 부르다가,

이를 한자로 표기한 장항령(獐項嶺)을 거쳐 발음하기 쉬운 지금의 저항령으로 불린다고 전해진다. 
















백담사 수렴계곡으로 이어지는 길골 방향으로 300여 미터 내려서면 샘이 있다.

















저항령에서 또다시 너덜겅을 올라 걸레봉으로...
























설악동으로 이어지는 저항령...



























걸레봉은 직등할 수 없고 능선을 넘어 우회하여야 한다.

우회길은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며 상당히 까탈스러워 걸레봉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마등봉 뒤로 서북능선상 귀떼기청봉이 보이는 멋진 조망처에 올라섰지만 조망이 읎다~~

















멋진 북설악의 조망을 기대하고 왔건만 요모양새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이분들 축 처진 어깨에 기운빠진 모습이 마치 등판에 '허탈(虛脫)'이라 써 놓은 듯하다.


















이 후 육산과 너덜이 반복되는 지루한 등로가 이어지고 조망 좋은 몇군데를 그냥 지나친다.

운무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능선길을 돌고 돌면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지루한 걸음을 계속 이어가니 다시 드넓게 펼쳐진 너덜겅 지대를 만나 치고 오르니 마등봉 정상이다.




 














마등봉 너덜겅은 황철봉,걸레봉과 달리 풍화가 많이 진행된 듯 돌멩이 수준이다.

운해나 멋진 풍광이 연출되는 포인트인 듯 진사님들이 아지트를 구축해 놓은 곳이 여럿 눈에 띄었다.


















마등봉...(14:55)

지도에는 세존봉으로 등재되었다.

공룡능선 조망이 좋은 곳인데 오늘은 사방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마등령으로 가지 않고 바로 계곡을 치고 비선대 방향으로 하산로를 잡았다.

























급경사 계곡을 치고 내려오면 샘터 근처 마등령에서 넘어오는 철계단을 만난다.


























비선대로 하산중 세존봉 못미쳐 잠깐 하늘이 열리더니 선경을 보여준다.




















탁트인 조망처를 찾아 급히 자리를 옮겨보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다.

그래도 이 게 어디냐? 지금까지 본 1275m봉 모습중에서 오늘이 최고일 듯 싶다.






























세존봉...

















조금 더 내려와 또 다른 조망처에서...(15:40)












































그것도 잠시 다시 운무에 잠긴 등로를 따라 설악동에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18:40)










원래 계획은 어제와 같이 노숙을 하려 했으나 계속 비가 내려 설악동 민박에서 밤을 보냈다.

다른 산우들은 저녁식사중 걸친 반주로 바로 잠에 골아떨어지는데 가벼운 화상치료에 술도 못하고

거기에 동료들 코고는 소리에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든가 싶었는데 기상시간 되었다고 그만 일어나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저렴한 가격에 하룻밤 편하게 보낸 설악동 민박집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