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폭포에서...'
추석을 맞아 형님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마치니 마땅히 할 일이 없다.
예전에는 친척들도 찾아뵙고 그랬지만 이제는 명절보다 연휴에 의미를 두고 여행을 가는 추세라 그것도 민폐다.
나도 꼬이는 일상을 잊고 산에서 죽은 듯이 하룻밤 푹 자다가 오려고 지리산 만복대로 비박을 가려고 계획하였으나,
궃은 날씨에 이마저도 취소되어 천상 방콕신세인데, 네비가 늘산형과 함께 설악산으로 폭포투어를 간다고 동행을 청한다.
박짐도 이미 꾸려놓았겠다 구미가 당겼지만 먼 거리에 교통편도 마땅찮아 포기하고 애들과 주변으로 드라이브를 나갔는데,
산우들에게서 계속 전화가 오고 광주 늘산성이 전주 집 근처로 픽업하러 온다기에 염치불구하고 광주팀 차편에 가기로 한다.
온정1교 - 온정골 - 온정대폭포 - 독주능선 - 독주골 - 독주폭포 - 오색탐방센터 / 7.07km
용소폭포탐방지원센타...(05:10)
전날 금요일 밤에 도착하여 지원센터 주차장에서 노숙을 하고 10 분 거리 들머리 온정1교로 내려간다.
온정1교로 들어서면 곧이어 잡석이 어지럽게 널브러진 온정골을 만나고
온정골 첫인상은 어디 볼만한 폭포가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사태지역이 길게 이어진다.
날이 밝기를 기다릴 겸 계곡 안쪽 안전한 곳에서 느슨하게 이른 아침을 들며 시간을 보냈다.
뒤로 점봉산~망대암산 마루금이 보인다.
아침을 든 후 10여분 더 잡석으로 이루어진 사태골을 걸음하니 드디어 와폭이 나오고
그 뒤로 온정1폭포가 보이고 여기서부터 잡석으로 이루어진 사태골은 끝나고 암반이 시작된다.
온정1폭포...(07:00)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생각밖으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와폭과 함께 담아보니 그 위용이 만만치 않다.
조심스레 폭포상단부에 올라서니 제법 아찔하다
당귀씨앗을 직접 보기도 처음이고...
1폭에서 10여분 더 진입하니 경사 급한 암반지대가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폭포가 이어진다.
온정2폭포...(07:35)
암반에 물기는 있지만 크게 미끄럽지 않아 오를만 하였다.
계속 이어지는 협곡지대를 별 위험없이 진행하였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하여 애매한 구간은 밧줄을 깔았다.
온정2폭포 이후 급격하게 폭이 좁아지며 경사 급한 협곡지대가 시작된다...(08:05)
협곡 폭이 좁아 물기어린 암반을 잔뜩 긴장을 하며 진행하는데 비까지 내리기 시작되어 더 조심스러워진다.
협곡지대를 통과하면 온정주계곡과 온정대폭포로 갈라지는 합수부에 도착한다...(08:15)
좌측 주계곡은 계속 협곡이 이어지지만 우측은 깍아지른 암반에서 폭포수가 떨어지는 대폭포라 더 웅장하다.
좌측 주계곡...
우측 온정대폭포...
당연히 우리팀은 우측 온정대폭포 직벽을 넘기로 하였는데 처음부터 올라서기가 상당히 까탈스럽다.
주계곡 쪽으로 조금 더 진행한 후 미끄러운 직벽대신 수풀 적당한 곳을 택하여 네발로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50여 미터 긴 실폭구간부터는 홀더와 스탠스가 안정적이라 바로 직등하기로 한다.
온정대폭포 일명 제6폭포가 시야에 들어온다.
온정대폭포가 워낙 크다보니 1폭에서 6폭으로 나눠 부르나 보지만 너무 많아서 세는 건 진즉에 포기했다.
진행한 온정골....
보기에는 수월해 보여도 실제로 붙어보면 물기에 미끄럽고 가팔라 각별히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 6폭포는 직폭이라 일반 릿지로는 직등할 수 없어 우측 수풀로 우회하기로 한다.
말이 우회지 직벽에 스탠스 폭이 넓어 수풀구간으로 올라서기도 만만치가 않았다.
수풀구간도 경사가 거의 90도인 암벽사이로 듬성듬성 난 관목에 의지하거나,
나무가 없는 트인 지형에선 로프를 내려 안전을 확보한 다음 풀뿌리에 의지하여 힘들게 올라섰다.
온정대폭포 최상단...(10:05)
우리팀은 선등자와 후미자가 확실한 베테랑이라 별 위험없이 온정대폭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거기에 운이 좋게도 온정대폭포에 진입하면서 다행히 비가 그쳤기에 안전하게 넘어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상단 이후에도 폭포가 줄줄이 이어진다.
처음 들어설 때만해도 사태골이라 폭포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설악골짜기중에 제일 폭포가 많지 않나 싶다.
암반이 다이아몬드형으로 바뀌는 지점에서 계곡수가 끝나고 건계곡으로 바뀐다.
다이아몬드형 암반이 끝나고...(10:35)
계곡이 바로 위 형태로 변할 때 계곡을 버리고 우측 사면으로 길을 잡아 독주골로 넘어간다.
온정골에서 사면을 치고 독주능선을 넘어 독주골로 넘어온 트랙...
더이상 진행해봤자 건계곡라 별 볼거리도 없어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비롯 생길이지만 동물이동 경로와 트인 지형을 따라 안전하게 길 안내를 하는 늘산형...
혹시 이 쪽 등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시면 녹색띠지를 따르면 안전하게 걸음할 수 있겠다.
온정골과 독주골 사이 능선을 넘어 독주폭포 상단에 내려선 후 독주폭포로...(13:00)
독주폭포상단...(13:50)
역시 폭포위 소변 설정샷의 리얼함은 네비가 최고여...!^^
독주폭 우회 내림길도 만만치가 않았다.
잔자갈이 길게 깔린 너덜에 내리꽂는 듯한 급경사 내림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독주폭포...(15:00)
그렇지만 어렵게 내려선 후 대면한 독주폭의 웅장함에 그저 입이 쩍 벌어진다.
대승폭포 토왕성폭포와 함께 설악산 3대폭포에 속하고 그 위용에 만장폭포라 불리기도 한단다.
얼핏 봐도 상단부와 하단부의 길이가 족히 200여 미터는 넘지 않나 싶다.
이어지는 수많은 와폭들...
바로 아래 천장폭포...
앞에서 보니 흔히들 다이아몬드폭포라 부르는 지리 제석봉골 홈실폭포 비스무리하다.
백장폭포...(15:40)
아마도 이 건 말장난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 작품 같고...^^
백장폭포 이 후 걸음하기 좋은 길 따라 10여분 내려서니 오색분소 근처 정등로다.
오색분소...(17:00)
몇 번 왔지만 항상 밤에만 통과하여 낯설은 오색분소에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안전을 위한다지만 너무 행정편의 위주 운영이 아닌가 항상 불만인 입산시간제 간판도 낯설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머리 온정1교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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