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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지리산 삼정산 비박 - 바람불어 혼난날..^^



'양정마을..'





장기간 경기불황에 나라경제가 몸살을 앓지만 송년회 시즌이라 모처럼 식당가에 활기가 돌고 흥청거린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고향을 지키며 살다보니 연말이면 여기저기 송년모임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된다.

팍팍한 세상사에 부나 명예는 물론이고 특출난 재주도 없는 사람을 찾아주는 이가 있다는 일에 무한감사를 드리지만, 

지난 주말도 이틀 연속 진행된 송년행사로 산행을 못하여 몸은 찌뿌둥하고 중요한 뭔가를 빼먹었다는 상실감까지 든다.

작년 이 시기에도 광주산우들과 지리 삼정산에서 송년비박을 보냈지만 그때도 분주한 송년행사로 산행기를 빼먹었었다.

이런저런 핑계로 점점 나태해져가는 자신도 반성하고 산냄새가 그리워 가물가물한 기억을 짜내어 일년전 산행기라도 올린다.








음정마을 →벽소령작전도로 →도솔암 →영원사 →빗기재 →삼정산 →상무주암 →임도 →양정마을 →음정마을 원점회귀(일년전 산행이라 트랙이 없어 직접 표시했다)







음정마을..(09:10)

온화한 날씨지만 겨울은 겨울이라 장갑좀 끼는데 일행들은 벌써 저 멀리 내뺐다.

근래들어 부쩍 는 몸무게에 체력까지 떨어져 오늘 저 짐승들 걸음을 따라가려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작전도로를 버리고 좌측 산길로...



지리산칠암자순례길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여기로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










벽소령작전도로차단책...(09:30)

경사급한 사면길을 부지런히 따라붙어 겨우 꼬랑지를 잡았는데....









나 온 거 확인하더니 바로 출발모드~~죽갔구만...^^










편안한 작전도로 따라 도솔암들머리가 있는 지리이정목13-5로...


비록 작전도로란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은 심심한 임도길이라 별 다른 에피소드도 없고

그 날따라 유난히 잰걸음으로 앞서가는 일행들 따라붙느라 땀깨나 흘렸다는 기억밖에 나지 않아

산행기가 너무 심심하여 지난 산행기에서 벽소령작전도로에 대하여 기술한 부분을 첨부한다.





◈벽소령길이라 불리기도 하는 작전도로에 대하여 잠깐 알아보면...


벽소령 작전도로에 대하여 검색하여 보거나 또는 지리산 산행기, 심지어 신문에 기고하는 뉴스 기사를 읽어 보면

지리산이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연유로 6.25때 빨치산 소탕 목적으로 만든 도로로 나와있고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여왔다.

어떤 이는 박정희 대통령이 자유당 깡패들을 잡아다 교화 목적으로 강제노역을 시켜 만든 비상작전 도로라고도 하지만,

실제 벽소령 작전도로는 1968년 1월 21일 북한군 124군 소속 김신조등 31명 무장공비가 내려와 청와대를 습격한 1.21 사태가

벌어진 후 무장공비 대비채계의 하나로써, 1969에 시작하여 1972년 10월까지 만들어진 군사용 산악 임도로써 무장공비들이

유사시 지리산 심산유곡에 은신처나 거점을 만들 가능성을 사전에 아예 방지한다는 군사적 요구에서 만들어진 도로다.










어느새 낙석방지 공사를 일부나마 완성하였구나.




















급경사지(낙석위험지역)관리번호 지리 13-05-01...(10:00)

그전에는 지리이정목 13-05를 이용하여  도솔암 초입을 설명하였는데 새로 만든 낙석방지시설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작전도로에서 능선까지 급사면을 어중간한 거리라며 단숨에 치고오르더니

그래도 양심들은 있는지 양지바른 능선에서 과일도 깍고 10여분 쉼을 가진다.^^


















도솔암...(11:25)

미륵부처가 거주하는 천상의 정토이며 '만족하다' 라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도솔천'에서 유래한 도솔암은

영원사의 부속암자로 방광사리탑을 남긴 청매스님의 수도처로 유서가 깊은데,영원사와 함께 6.25 전란에 잿더미가 되었다가

최근에 불사를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지리산국립공원지역에 있어 항시 출입금지구역이고 일년에 한번 오직 불탄일에만 개방한다.


















천왕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쉼터에서 라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든 후...










대웅전  우측 뒤로 돌아가면 멋진 조망처가 있지만 두번째 걸음이라 그냥 패스하고 영원사로 바로 가기로 한다.



















도솔암에서 영원사까지는 그 흔한 소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활엽수림이다.

아마도 영원사가 여순반란사태때 아지트로 사용된 영향과 그 후 이어진 치열한 빨치산전투 때문이었으리라...

















이 계곡을 건너면 바로 영원사로 이어지는 시멘트임도가 나온다.


















영원사...(13:00)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통일신라시대 고승이었던 영원대사가 건립했다 하여 절 이름도 영원사라고 한다.

여순 반란사건 때 반란군 아지트였다가 건물 등을 작전상 모두 화재로 소실하였는데 그 후 1971년 다시 중건하였다.

















대웅전을 유리창으로 감쌀 정도로 추운지역인데 아직 추위가 찾아오지 않았다.


















상무주암으로...










에고,사진한장 담는데 벌써 저만치 내뺀다.










빗기재...(14:00)

여기서 우틀하여 상무주암 방향으로.....좌측으로 가면 영원령으로 간다.










오늘따라 짐승의 걸을으로 진행하는 이 준족들 따라가느라 제대로 사진을 담지 못하여 지난 산행기에서 조망사진 몇장 빌려왔다.







▼참고사진 - 2014년 9월 21일 칠암자순례길에서...



























상무주암에서 취수를 하여...(14:50)









삼정산 정상직전 헬기장에 일찌감치 집을 짓고 간단하게 酒님 찬배시간을 가진 후...














장엄한 일몰을 가슴에 품으며 지난 일년 즐겁게 보낸 산행에 서로서로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산우여,

그대들이 있기에 너무나 행복합니다.

지난 일년 함께하여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오랫만에 제대로 된 일몰을 감상한 후 지난 일년간 보낸 산행을 반추하며 웃음꽃을 피우다 꿈나라로...



깊은 산 깊은 밤,

집에서보다 잘 먹고 잘 자고,

자정쯤 잠이 깨 침낭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내미니

검은 하늘에 초롱초롱한 별들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매달려있다.

밤하늘에 별들이 그렇게 많은 지 몰랐다 한마디로 별천지,

산에서 맞는 이런 밤이 너무나 좋다!

근데 기쁨은 여기까지...


처음엔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그저 강하고 신선하다고 할 정도였는데,

호곡성(號哭聲)이라고 할까..?


휭~~~잉~~잉

계곡을 휘감으며 올라오는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아 뜨거라..재빨리 텐트 걸어잠그고 거친 바람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은 잘 잤는데

새벽에 일어나보니 셀터는 무너지고 안에 넣어든 물품이 다 날라가고 없다.

급경사면 잡목을 헤치고 주워오느라 팽이 쳤다는 야그,

그렇게 또 한장의 추억을 쌓고...













익일 아침...(07:30)

다 어디로 간겨...? 셀터를 다시 세워 아침을 든 후 주변을 샅샅히 뒤져 물품을 회수한 후 집으로...









상무주암...(10:00)

명색히 크리스마스라 아침 일찍 내려가 오후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하였는데

간밤에 불어댄 강풍에 없어진 물품 찾느라 허비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 일출도 없고 조망도 없어...










상무주암에서 계곡길따라 양정마을로 하산길을 잡는다.












잠깐 사면길을 따르다...

















샘터...(10:20)

계곡길 너덜겅을 20여분 내려서니 샘터고...

 








샘터에서 10여분 내려서니 양정마을로 내려가는 임도에 닿는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여전히 짐승의 걸음을 보여주는 일행들 따라잡느라 전부 당겨서 담은 사진들이다.^^










양정마을...(11:10)

















언제봐도 그림 같은 전경 양정마을,

양정마을에서 차량을 주차한 음점마을로...이렇게 2015년 송년비박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머리 음정마을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