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한 찬붕성..'
새해일출 장소를 찾다가 지금까지"지리산에서 맞은 일출이 몇 번이더라?"문득 궁금해진다.
아직 걸음 못한 봉우리가 태반이고 아흔아홉골을 품은 장대한 지리산에서 숫자를 논한다는 자체가 가소롭지만
그래도 얼추 추려보니 노고단 삼도봉 천왕봉..등 주능선 봉우리는 체력이 받쳐주던 한창때 무박종주하면서 경험하고
만복대는 서북종주시 동부능선 써리봉은 치밭목산장 숙박시 그리고 도둑걸음으로 노숙을 하러 찾아든 여러 비박지였던
왕시루봉과 삼정산 반야봉 중봉 뱀사골 화개재...등 꽤 되는 거 같지만 정작 새해일출은 한번도 없어 이번에 경험하기로 한다.
작전도로 차단책→삼각고지↗↙연하천 - 명선봉(일출) 왕복→삼각고지→형제봉(부자바위)→벽소령대피소→작전도로 차단책 원점회귀산행 /18.8km
예전 작전도로 차단책...(02:55)
인월면사무소주차장에서 광주에서 출발한 옥관동생차에 합류하여 작전도로 차량 차단기까지 차로 바로 올라왔다.
여러번 걸음했지만 대부분 음정마을에 주차하고 마을 뒤 산길로 오름했는데 차량으로 여기까지 오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꾼의 가오가 있지...그냥 걸어가야지 차량이 뭔가...?"평소 차량이용을 극구 반대하던 찬붕성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도로에 눈이 없어 차량을 이용했다고 말씀을 하는데...우리가 여기를 겨울에만 찾았나 뭐...?^^
조금 편안한 코스로 지리산에서 새해일출을 본다고 하니 갑자기 동행을 청한 애들엄마의 부실한 체력을 염려한 배려였으리라...
도솔암들머리...
연하천삼거리...(04:10)
거의 일 년만에 장거리 산행에 나선 아내 보폭에 맞추다 보니 진행이 더디다.
삼정산능선에 붙기까지 500여 미터 돌계단 길에서는 아예 가다서다를 반복하여 준족들 애를 태우는데
아는지 모르지 거의 일년만에 모처럼 이마에 불 밝히고 가는 산행이라 아내는 그저 즐겁기만 한 모양이다.
연하천대피소...(06:00)
눈이 있다 없다 반복되는 돌계단길을 힘들여 올라서 삼정능선에 붙으니 예상대로 칼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삼각고지를 거쳐 주능선에 들어서니 바람도 잦아들고 멀리 하동의 야경도 시야에 들어와 비로소 눈을 즐겁게 한다.
찬붕성이 준비한 닭곰탕 떡국으로 새해 첫 식사를 하고 커피까지 내려 느긋하게 쉼을 가지고 명선봉으로 길을 잡는다.
송신탑이 자리한 명선봉...(07:15)
일출까지는 아직 20여 분이 남았지만 생각밖으로 춥지 않아 주변 조망을 즐기며 기다려본다.
천왕봉 방향은 역광이라 어둡게 잡힌다.
그런데 천왕봉과 중봉 제석봉이 구름모자를 쓰고있어 천왕봉에서 오늘 일출은 힘들 거 같다.
남부능선도 역광이라 어둡고...
우측 토끼봉과 왕시루봉그 뒤 좌측으로 백운산 연봉...
아, 그러보니 뒤로 보이는 반야봉 삼도봉 왕시루봉에서는 일출을 경험했구나.
드디어 황금개띠 무술년 새해아침이 밝아온다.
통이 작아 민족과 나라의 안녕과 번영은 패스하고 올해에도 가족의 행복과 평안을 기원해본다.
눈에 띄게 연로해지시는 어머님의 만수무강과 취업에 몰두하는 큰애, 대학입시를 앞둔 쌍동이들의 화이팅,
인생 동반자 아내의 행복...그리고 동행한 산우들의 건강과 이번에 새로 옮긴 직장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도 함께...
07:31:10...
07:32:35...
07:33:25...
빗점골 상류 산태골과 왼골 그리고 지보등능선...
일출 그 자체보다 새벽 일출에 반응하듯 대지가 붉게 물들으며 대자연이 깨어나는 이 순간이 제일 아름답고 마음에 든다.
Bravo, my life...!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다른 팀들은 이미 떠났지만 바쁠 거 없는 걸음이라 주변 조망을 좀 더 즐기기로 한다.
-<photo by 옥관>
윗 사진부터는 동행한 옥관동생이 담은 사진인데 감성이 너무 좋아 몇 장 소개한다...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게~~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photo by 옥관>
연하천대피소로 돌아가는 주능선등로에 아쉽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상고대가 피웠다.
다시 찾은 연하천(煙霞泉)대피소...(07:55)
'연기가 구름속에서 노닐듯이 물줄기가 풍부하다'는 뜻인가..?
일출을 기다리며 별로 추위를 못 느꼈는데 영하 -12도였구나,
그도 그럴것이 내피에 외피에 추위에 대비하여 몇 겹을 껴입었으니...^^
다시 삼각고지에서 형제봉(부자바위)으로...(08:10)
남원시 산내면과 함양군 마천면, 하동군 화개면 등 3곳의 경계지점이라 붙은 이름이라 하는데
삼각고지에는 군사용 벙커 흔적이 남아있고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빗점골에서 최후를 맞이하기 전까지
이 일대를 무대로 활약하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기 때문에 삼각고지 형제봉 벽소령 일원을 ‘피의 능선’이라고 부른다.
삼각봉...
삼각봉에서 명선봉을 배경으로...
삼각고지 넘어 첫 조망처...(08:35)
이현상비트가 자리한 빗점골로 이어지는 천내골과 절골...
향토문화전자대전을 보면 연하천 주변의 산세가 빼어나 명선봉,삼각고지, 형제봉,벽소령 구간을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어우러져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실물로 만들어 놓은 듯하다고 소개하는데,
결국은 산길이 바위길이라 상당히 거칠고 험하다는 야그라 그동안 잘 따라오던 아내가 힘들어하기 시작한다.
형제봉(부자바위)...(09:00)
修道하는 두 형제가 지리산녀의 집요한 유혹을 이겨내기 위하여 등을 맞대고 곧은 자세로
수도자세를 유지하다 바위로 굳어버렸다는 애기는 지리산을 찾는 산꾼들 애기고, 아래 삼정마을
주민들은 나뭇꾼과 선녀 이야기와 유사한 설화를 지닌'부자바위'라 부르고 해마다 제도 올린다고 한다.
에고,쉬었다 갑시다...여기서부터 앞서간 일행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뒤돌아본 형제봉(부자바위)....
말이 좋아 기암괴석이지 결국은 걷기 힘든 바위길 저 구간에서 아내가 힘들어하더니...
개선문...
벽소령대피소에서 40여분 쉼을 가지며 앞서간 일행이 내려논 따듯한 커피와 버터새우를 곁들인 천삼주에 힘을 얻어...(09:50)
비탈길 300여 미터와 편한 임도길 6.4km 도합 6.7km 하산길을 힘차게 내딛는다.
물론 일행들은 벌써 저만치 내뺐지만...갑갑하셨을텐데 동행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하천 삼거리에서 기다려준 일행과 잠시 합류하였으나...(11:20)
격차는 다시 벌어지고....^^
도솔암 들머리...(11:50)
느긋하게 맘먹고 쉬엄쉬엄 내려가니 저 멀리 상내봉,함양독바위 능선도 시야에 들어온다.
천왕봉과 중봉 하봉 두류봉 능선도 새하얗고...
작전도로 차량차단책을 나서며 무박으로 진행한 지리산 명선봉 새해일출산행을 마친다...(12:15)
함께하여 주신 찬붕성 옥관동생 고맙고 감사하였습니다.새해에도 멋진 산행 함께 하시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을 시작한 벽소령 작전도로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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