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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피아골-용수골-삼도봉-불무장등..黃葉覆憔徑 - 단풍들어 지는 잎 산길을 덮네!



'불무장등(不無長嶝)능선..'





집 떠나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이런저런 연유로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한지 어언 두 달이 넘어간다.

덩달아 블로그도 팽개쳐 두었었는데 며칠전 무등산에서 새해맞이 일출비박을 계획하신 분이 문의를 해와 

모처럼 블방에 들어가 옛 산행기를 훓어보니,그동안 잊고 지냈던 산내음이 그리워지고 산그리메가 어른거린다.

세월이 약이라고 새로운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도 된 것 같아 뜬끔없지만 오래전 기억을 살려 단풍산행기를 올린다.







직전마을 -표고막터 -삼홍소 -피아골대피소 -불로교 -용수골 -용수암 -삼도봉 -흰듬등 -불무장등 -조망바위 -직전마을 원점회귀산행 / 14.6km









직전마을 입구 도로 한켠에 주차를 하고 산행채비를 한 후 스타또~~(06:55)

지금은 이른 시각이라 한가하고'피아골단풍축제'도 아직 2주나 남았지만 오후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산님들로 혼잡할 것이 자명하여 아예 마을 아래 멀찍히 주차를 하였다.


















피아골 직전마을 상가분들이 최대 대목 단풍철을 맞아 아침 식전부터 손님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이 일대 계곡에 피밭[稷田]이 많아서 피밭을 일구어 살던 골짜기란 뜻의 ‘피밭골’이 후에 피아골로 변음되었는데,

어감탓인지 흔히들 한국전쟁 때 이곳에서 동족상잔의 피를 많이 흘려 피아골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표교막터..(07:20)

다리 위에서 잠시 추색에 물들어가는 계곡을 눈에 넣어본 후 목책 너머 옛길을 따른다.

아직은 붉음보다 푸름이 많은 피아골이라 청아한 물소리 따라 한적함을 즐기기 위함이다. 

























일본목련나무숲...

















삼홍소(三紅沼)...(07:50)

일본목련나무에 새겨진 추억의 흔적들을 살펴보며 사방사방 걷다보니 어느새 옛길 종점 삼홍소다.

단풍으로 산이 붉어 산홍(山紅),물에 비친 붉은단풍 수홍(水紅),산홍과 수홍으로 붉게 물든 사람들의 얼굴 인홍(人紅)을 의미한다. 
























구계포교에 이르러 맑은 물에 막 물드기 시작하는 계곡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계곡을 따르기로 한다.


 








































피아골 대피소...(08:30)








흰듬등을 당겨서...









불로교..









불로교를 건너자마자 정면 출입금지 목책을 넘어 용수골로 스며든다.



































용수골에 들어서자 생각지도 않은 붉게 물든 단풍의 절경에 입이 쩍 벌어진다.

















 


의외로 아직 원시미를 간직하고 있는 계곡미도 마음에 들어 오랫만에 산을 찾았지만 오름하는 내내 걸음이 가볍다.


























용수암...(09:30)




































용수암 위 첫 합수점에서 본류인 좌측 골로 계속 오름한다.

폭포가 보이는 우측 계곡을 따르면 불무장등 직전 안부로 바로 붙는다.


























물이 끊기지 직전 점심상을 차리자 어디선가 벌들이 단체로 몰려들어 상당히 곤혹스러웠는데

찬붕성이 캐나다에서 오신 지인에게 선물받았다는 곰퇴치제를 뿌렸더니 거짓말처럼 벌들이 사라진다.


































주능선에 가까워지자 더욱 붉게 물든 단풍이 환상이다.


























노루목 지나서 반야봉 삼거리로 계곡을 나와 삼도봉 직전 능선에서 불무장등으로...


















잡목과 산죽으로이어진 불무장등능선은 생각밖으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첫 조망처...(13:30)

그저 덩그런 암봉으로 여겼던 삼도봉이 이쪽에서 바라보니 깍아지른 침봉이다.

삼도봉을 옛날에는 암봉의 바위 모양이 낫날 같다하여 '낫날봉' '날라리봉'으로 불렀다는데 그 이유를 바로 알겠더라.










반야봉과 삼도봉...










목통골과 남부능선...









화개재와 토끼봉...

토끼봉 좌측 뒤로 내일 새해일출을 보러 갈 명선봉이 자리하고 우측 뒤로 천왕봉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온다.









살짜기 당겨본 천왕봉 제석봉 촛대봉 시루봉이 정겹다.


















절정에 접어든 하산길 단풍....

















무착대 갈림길 근처 두 번째 조망처...



















반야봉과 불무장등...



※'아니다' '없다'는 부정적 의미의 글자가 두 개나 들어간 불무장등의 이름이 독특하여 그 유래를 찾아보니... 


"불무장등"의 높이는 1,446m이고 반야봉에서 높이 솟아 남쪽으로 탑리까지 이어진 능선을 "불무장등능선"이라 하고,

"불무장등"의 한자표기는 "不無長嶝"이나 "佛母長嶝"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不無長嶝"이라 표기한 경우는 불무장등의 산세가

대장간의 화로인 불무와 같은 형상으로 생겼다하여 생긴 지명이나 이는 지명의 유래나 뜻을 잘 알지 못하고 적은 잘못된 표기란다.




올바른 표기는 불교에서 최고의 지혜를 뜻하는 단어인 반야(般若) 또는 불모(佛母)란 용어를 사용하는데서 유래한 것으로

불모장등은 반야봉에서 시작한 반야장등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인데 반야라는 중복된 글자를 피하려고 같은 의미인 불모장등

(佛母長嶝)이란 표기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佛母"는 불무로도 읽어 현재와 같이 "불무장등"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오름한 용수골과 왕시루봉능선 그 뒤로 살짜기 보이는 능선은 월령봉능선이고...










내림할 무착대능선 뒤 좌측끝 둥그런 봉우리는 왕시루봉...


















무착대는 들리지 않고 여유있게 단풍을 즐기고 바로 직전마을로 내려가기로 한다.


















하산길은 말 그대로 붉디 붉은 단풍의 나라...

그 유명한 가을한시 山行에 나오는 시귓 한귀절이 떠오른다...黃葉覆樵徑(황엽복초경)-단풍들어 지는잎 산길을 덮네~~



산행(山行) -석지영(石之嶸. 조선시대 시인)


斜日不逢人(사일불봉인)-해지도록 만나는이 한사람없고

徹雲遙寺磬(철운요사경)-구름밖에 풍경소리 들려만오네

山寒秋己盡(산한추기진)-날씨차고 가을이미 저물어가니

黃葉覆樵徑(황엽복초경)-단풍들어 지는잎 산길을 덮네






















마지막 조망처...(15:45)

뒤로 살짜기 보이는 봉우리가 왕시루봉...









피아골 s자 계곡...









조망바위 이후 산길은 거짓말 처럼 단풍이 사라지고 진녹색 숲길로 이어진다.











기지국...


















고사리밭 넘어 직전마을...

















임도따라 하산...
















산행완료...(16:30)

예상대로 상가쪽은 인산인해...조금 이른 시기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절정의 단풍을 만끽한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함께하신 산우님들 즐거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을 시작한 직전마을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