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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철모삼거리-작은조개골-마암-두류봉-청이당터...뜻밖의 횡재...!



'두류봉(말봉)에서 옥관동생...'





예전 같으면 정신없이 바쁠 시기인데 불경기 여파인 듯 한글날 휴무로 시간이 난다.

작년보다 조금 시기가 늦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지리산으로 단풍산행을 나서기로 한다.

작은조개골로 올라 마암과 석굴을 찾아보고 두류봉에서 장쾌한 지리능선을 조망하는 코스다.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한지 거의 1년이라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스럽게 순탄한 산길이라 마음이 놓인다.

단풍도 좋았고 우중충한 날씨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두류봉에 서니 뜻밖에 시계가 맑아 행복한 하루였다.








윗새재마을-철목삼거리-작은조개골-행랑굴-마암-두류봉-국골사거리-청이당터-철모삼거리-윗새재마을 원점회귀산행 /9.99km








오랫만에 지리(智異)에 드니 지리(地理)감각도 떨어졌나 꼬불꼬불 밤머리재를 돌아오다 보니 20분이나 지각을 하고...(07:20)


















항상 그랬듯 아니 온 듯 다녀오자구요.~~











지금은 우량탑이 자리한 철모삼거리를 지나...



















이제 막 홍엽으로 물드기 시작한 등로를 20여 미터 진행하여 청이당골을 건너고....









5분여 후 작은조개골로 살며시 스며들며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작은조개골에 대한 첫 인상은 상당히 까칠하다는 거...

형님뻘인 유순한 조개골에 비하여 규모가 적어서 그런지 경사가 급하고 거칠었다.






◈조개골이란 이름에 대한 단상.


2015년 9월에 걸음한 '조개골 중봉 써레봉, 지리는 벌써 가을입디다...!' 산행기에서...


혹자는 골짜기 입구에 6.25 사변 전까지 있던 사찰 조계사에서 유래하였다고도 하고, 다른 이는 옛날에는 조개가 살던 해변이었는데,

침식융기 작용에 의해 산으로 바뀐 거라는 조개 化石설을 주장하고, 누군가는 지리산에서 가장 먼저 아침이 시작되어 '아침이 열리는

골짜기'라는 뜻으로 조개(朝開)골이라 한다는 등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히 규명된 설은 없고, 이번에 실제 걸음하여 보니...

 

 

중봉에서 가지친 써레봉과 하봉능선 사이에 형성된 조개골은 능선 반대편 중봉골과 대륙폭포골이 남성적인 급사면의 험로인데 비하여,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유순함이 느껴지고, 기름 유(油) 평평할 평(坪) 즉 기름진 넓은 땅이 있다는 뜻의 유평리에 위치한 계곡이라 그런지,

설악산에서나 있음직한 너른 암반과 수시로 등장하는폭포와 沼 등 여성적인 부드러운 계곡미(?)에 조개골이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청독바위...


















산청독바위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서 커피한잔 내리고 오랫만에 함께 한 찬붕성과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다 보니 일어나기가 싫더라.




























항상 함께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옥관 자네도 항상 감사하다네~~



























행복이 별 거더냐...이런 게 행복이지~~










자,그만 가보자구...




































고도를 높이자 계곡은 암반으로 바뀌고 크고작은 폭포가 이어진다.




























더불어 단풍도 짙어지고...




























어느덧 능선이 멀지 않았는지 급격히 골이 좁아지며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평소 같으면 물이 말랐을 텐데 잦은 가을태풍 영향인지 계곡 상층부에도 수량이 제법 된다.



















좌우 합수부에서 행랑굴과 마암을 들르기 위하여 우골로...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서 건계곡을 벗어나 우측 사면 잡목을 헤치고 행랑굴로...




















최근들어 마암과 더불어 위치 문제로 논란이 많은 행랑굴...(11:00)

점필재 김종직선생이 청이당에서 하봉옛길을 따라 오르다 이 곳에서 비를 피했다고 하는데,

하봉옛길에서 잡목을 헤치고 한참을 내려서야 하는 위치라 그 진위여부로 논란이 있는 곳이다.

























마암으로...



















행랑굴에서 마암까지는 거칠어서 그렇지 지척이다.


















지리산꾼들의 휴식처 지리99에서 위치 문제로 한창 논란중인 마암...

2006년 부산 산꾼들이 비박을 하다 사고를 당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희미해져 자세히 살펴지 않으면 찿기가 힘들어진 각자 마암(馬巖)...

새긴 연대만 알아도 마암 위치에 대한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텐데...부식속도가 생각보다 상당히 빠르다.

















인문학 보단 지리산 자체에 더 관심이 많은 우리네야 그저 자연이 주는 황홀경에 푹 빠져들다...


















잠시 하봉엣길을 따르다 삼거리에서 두류봉으로...(11:35)





















영랑대와 촛대봉...



















청명한 가을하늘은 아니지만 시계가 좋아 수 많은 능선 너머로 지리주능선과 반야봉이 지척이다.









바로 아래 국골과 초암능선 칠선게곡 창암능선 한신계곡....




















구별이 용이한 내고장 전북의 대표적인 산군인 호남알프스 마루금을 찾아본다.



















내친김에 사방 어디서 보아도 뽀족한 첨탑 모양이라 쉽게 구별되는 남원 만행산을 찾아보는데,

어라,그런데 만행산 뒤로 낯익은 산 형태가 시야을 잡아끌어 자세히 보니 내고장 전주의 모악산이다.

처음에는 정상 모습이 비슷하고 좀 더 가까운 임실군 백련산인가 했는데 힘껏 당겨보니 확실히 모악산이 맞다.










화살표로 표시한 임실군 만행산 실사...





















힘껏 당겨본 전주의 진산 모악산...

단풍구경 왔다가 시계가 좋아 내고장 전주의 진산 모악산을 친견하는 뜻밖의 횡재를 하였다.



















하산은 두류능선을 따르다 국골사거리에서 청이당터로 내려서기로 한다.




















국골사거리...



















어매 그런데 이 게 다 뭐다냐...?

1500고지 아래로 내려서니 온통 붉디붉은 단풍나라 만상홍엽이다.

작년 보다 20여일 늦게 찾아서 단풍을 못 볼 줄 알았는데 뜻밖의 횡재를 하였다.


































고도에 따라 색감이 달라 자꾸 발길을 잡는다.




























쑥밭재에서 바로 아래 청이당터로...


















청이당터에서 커피한잔 내려 갖는 휴식타임이 꿀맛이다...(13:30)



















아시다시피 청이당터에서 철모삼거리까지는 산죽의 나라...



























다시 철모삼거리....





















맹세코 아니온듯 살짜기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출발한 윗새재마을에서 소풍 같은 산행을 마친다...(15:00)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단풍도 좋았고 조망도 멋졌던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항상 함께하여 주신 산우 여러분 감사합니다.덕분에 올해도 지리산단풍을 즐겼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날머리 윗새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