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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만복대 비박-祈福하면 역시 萬福臺..!



'만복대 일출...'







질풍노도(疾風怒濤)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 치는 큰 물결이란 뜻으로 흔히 청소년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빠른 성장과 왕성한 호기심, 설익은 지식이지만 세상 무서울 것이 없던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 기독교계열 missionschool을 다녔는데

한번은 성경시간에 문득 '네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귀절이 묘하게 모순이란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목사님께 질문을 했다.

결과는 제대로 답변도 듣지 못하고 교목실에 불려가 호되게 꾸지람을 듣었는데 그 시절 꾸지람은 '빳다'라 불리우는 몽둥이 찜질을 의미한다.






알고 보니 종교회의론자인 영국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l)이 진즉에 말장난 비슷하게 던진 의문으로

타인에 대한 사랑도 크리스찬 최후의 소망인 천국 입성에 도움을 주므로 진정한 他人愛가 아니라 결국은 自愛라는 의미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런 사탄스런 질문을 성경시간에 대놓고 학생들 앞에서 목사님께 했으니 당연히 괘씸하고 버릇없이 보였으리라.

어찌되었든 오늘은 나라와 민족은 건너뛰고 오로지 나 자신의 健康과 幸福을 祈求하고자 萬福을 베푼다는 만복대로 하룻밤 노숙을 하러간다. 








달궁삼거리 - 군막터 - 만복대골 - 묘봉암사거리 - 산동장길 - 묘봉치 - 만복대 - 남릉 - 묘봉암터 - 만복대골 - 군막터 - 달궁삼거리 원점회귀산행 / 9.65km







북향인 정령치 방향 737번 지방도는 12 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차량 통행금지다.

 









대신 성삼재 방향 861번 지방도는 날씨 따라 유동적으로 통제한다.


















이 날은 모처럼 눈이 왔는지 차량통제를 하여 입구 갓길에 주차하고 군막터까지 걸어가는데

군막터 못미쳐 커브길에서 웬 하얀색 SUV 차량이 올라오는데 국립공원관리공단 마크가 선명하게 붙었다.

딱 봐도 도둑잠 자러가는 복장이라 도둑놈이 제발 저린다고 잔뜩 쫄아 걸어가는데 다행히 못본척 그냥 지나가 준다.


















군막터에서 살며시 만복대골로 스며들고...맹세코 아니 온 듯 다녀오겠습니다.

예전에 이 곳 근처가 성삼재 도로를 건설하던 군부대가 주둔하던 곳이라 군막터라 한다.


















계곡에 들어서자 마자 바로 우틀하여 사면 산죽밭 사이 산길로 붙는다.

만인에게 덕을 베푸는 산답게 지리산이 아닌 동네 뒷산에 온 듯 산길은 무척 유순하다.

 









묘봉암사거리에서 산동장길 따라 계곡을 건너 묘봉치로 길을 잡는다.

누군가 좌측 산동장길 초입 산죽에 프라스틱 물병을 꼽아 표시를 하여 놓았다.









만복대골에서 잠시 쉼을 갖고...

셀터에 크레모아 렌턴...등 공용장비를 도맡아 챙기는 자연이 빨간 배낭이 유난히 무겁게 보인다.


















사면 옆으로 이어진 희미한 갈빗길을 20여분 따르면 묘봉치다.

 

















혹시나 하였지만 역시나 눈이 없구나....

올 해 같이 눈구경 하기 힘든 해도 없을 거란 생각에 봄 가뭄이 걱정될 정도다.









첫 헬기장에서...

















하늘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지만 최악의 미세먼지 경보가 내린 날치곤 그런대로 시계는 좋다.


















한 5 분여 동안이지만 잠시 눈꽃 사이 꽃길도 걸어보는 호사도 누리고...

















전날 토요일 걸음한 분들 산행기를 보니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날이 포근하여 전부 녹아버렸나 보다.

















역시 반야봉은 만복대 방향에서 봐야 그 웅장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잡목이 시야를 가려 갑갑하게 진행을 하다

공기돌 바위 억새지대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조망이 터진다.

















만복대...

최근에 건강에 문제가 있어 대형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조직검사를 하였는데 내일 그 결과가 나온다.

나름대로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일반병원에서 안되니 대형병원을 가보라는 진단을 받을 때는 하늘이 노랗더라.

내 인생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보다 일찍 조실부한 영향인 듯 늦동이인 쌍동이와 큰애등 자식새끼 걱정이 앞서더라....









작은고리봉 노고단 종석대...









반야봉...









억새평원에 이르자 최근 부쩍 늘어난 산죽 덕에 만복대남릉에서 하트 형상을 보게 된다.



















하트 형상을 이룬 만복대남릉 산죽군...


















취수하러 만복대샘으로...

















오룩스맵이 나오기 전에는 만복대샘 위치를 설명하는 산행기가 인기였다.

물을 받고있는 찬붕성 머리 위 저 나무 때문에 세상에 산떨나무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취수를 하고 헬기장에 집을 지었더니 운무가 덮쳐 오리무중이다.



















일몰도 물 건너가 딱히 할 일이 없어 산상만찬을 가진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서부능선 맹주 만복대에 올라 일출도 감상하고 장엄한 지리 등줄기를 바라보며

그동안 어수선했던 마음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일상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여명빛이 들기 시작하는 만복대 정상...(07:05)

칠흑 같은 어둠에 여명빛이 들기 시작하자 장엄한 아름다움에 휩싸인다. 










































사이트를 구축한 헬기장...

어수선한 마음에 잠을 못이룰 것 같았는데 만복대의 기빨인가 아주 편안히 푹 잤다.

결과을 먼저 말씀드리면 만복대에서 간절히 기복한 덕인지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단다.

지리산 10승지 중의 하나인 명당으로 만인에게 복을 준다 하여 만복대라 칭함을 절실히 실감한다.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저 능선을 타면 구룡폭포로 이어지는데 월계재 이후는 미답이다.


















드디어 토끼봉 위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07:40)


















날마다 뜨고 지는 해가 뭐가 다를까마는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시기에 맞는 일출이라

나도 모르게 '만사형통' '건강백세' .소원성취''태평성대''전도양양'...등 좋은 말만 떠오른다.



























기도발이 제일 좋은 지리 10대(臺)중 왕초격인 만복대에서 간절히 祈福 하였으니 내일 검진결과는 좋게 나오리라...


















헬기장으로 내려가는 중에는 장엄한 햇님에게도 빌어보고...




























만복대비박지  헬기장 초입에서...


















시계가 조금만 좋아도 무등산이 보일려만 아쉽구나...




















텐트도 말릴겸 여유있게 아침을 들고 하산채비를 하는데 워낙 일출 시간이 늦어 10시가 훌쩍 지났다.



















적막감이 감도는 만복대...

'미세먼지 저감조치'라는 들어 보지도 못한 조치가 시행되었다지만 다행히 오전 조망은 그런대로 좋다.


















고리봉 뒤 산군은 육안으로 식별이 되었으나 사진상으론 구별이 안되어 당겨서...
















이런저런 산행으로 10여회 가까이 찾은 만복대지만 추억의 한페이지라 역광을 피하여

천왕봉을 바라보며 인증샷 한 장 담고 금줄을 넘어 남릉 따라 만복대골로 하산로를 잡는다.














개인적으로 만복대에서 바라보는 반야봉이 제일 장엄하고 웅장한 것 같다.



























만복대 억새 또한 옛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되었지만 고도가 높아

광활한 억새평원 자체 보다 평원 위에서 굽어보는 장엄한 산줄기가 너무나 멋지게 다간온다. 





























이 쪽 남릉에 이 년 만에 왔더니 못보던 보호용 철책이 세워졌다.




























비록 눈이 없어도 가슴깊이 충일되는 이 장엄함에 자주 찾게 되는 모양이다.




























양지에 조망좋은 묘역에서 잠시 쉼을 갖고...

정면으로 묘봉치와 작은고리봉 좌측 뒤로 종석대 노고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터다



















묘봉암터...


































유순한 산세 덕인지 흐릿한 집터가 여전히 보여 고단했을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한 군막터....맹세코 아니 온 듯 다녀왔습니다....


















도망치듯  군막터 철책을 막 나선 후 채 1 분여도 되지 않았는데 어제 맞주쳤던 하얀색 그 SUV

공단차량이 막 커브길 돌아 올라오는 모습에 가슴이 철렁거렸는데 다행히 오늘도 그냥 지나쳐 간다.

맘 좋은 국공 덕이지만 이 또한 만인에게 복은 주는 만복대에서 하룻밤 노숙한 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하룻밤 노숙한 만복대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