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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산

운장산..옛길 따라 굵고 짭게...!


'운장산 서봉(독제봉)에서 막동이..'





그넘의 코로나19가 여러 사람 골병들게 하는 것 같다.

쌍동이중 딸애는 뚝 끊긴 인적에 장사가 안 되니 만두집 알바에서 짤리고,

막동이는 개강이 연기되어 구한 알바가 택배회사 물류처리라 허리가 끊어진단다.

게다가 처음 하는 일이라 익숙치가 않아 일단 적응하려면 체력단련이 필요하다고 산에 가잔다.

그까짓 거 하면서 뭔넘의 체력단련이냐고 핀잔을 주지만 속으론 쾌재를 부르며 신나게 배낭을 꾸린다.







정수궁(정수암)마을 - 동릉간벌지역 - 남능선 - 헬기장 - 서봉(독제봉) - 서능선 - 안부 -  침엽수 - 계곡길 - 임도 - 정수궁마을 원점회귀산행 / 5.5km 정도







명색이 체력 단련한다는데 1000고지 이상은 가야겠기에 운장산으로 산지를 잡았다.

단골코스인 내처사동 대신 오늘은 집에서 접근성이 좋은 궁항리 정수궁마을에서 걸음하기로 한다.
























마을 입구에서 맨 오른쪽 콘크리트 길을 따르면 곧 가파른 사면길로 접어든다. 

초반부터 무성한 산죽밭이라 특별한 경관이 없는데다 막판에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팔라 

진을 빼는 코스인데,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벌목을 하여 시원스런 조망이 터지는 코스로 탈바꿈하였다.
















대규모 벌목공사를 하여 조금 낮설게 느껴지지만 예전 산길 그대로 등로를 조성하여

가파르기는 마찬가지라, 의도하지 않았는데 아들넘 의도대로 체력단력하는데 그만이다.
















체력단련한다는데 당근 배낭은 지놈이 매야지...
















이 산길을 가장 최근에 걸음한 것이 2012년이니 8년 정도 흐른 것 같다.

그동안 고급스런 전원주택도 몇 채 들어서고 임도도 개설되었지만 옛모습 그대로다.
























새로 개설한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접어들고...

















이 코스는 저 앞 남릉에 올라서기만 하면 서봉 정상 바로 아래까지 완경사의 능선길이라 룰루랄지만... 















가파른 초반 700여 미터 이 사면길이 사람을 잡는다는 거...

부지런히 올라서던 아들넘이 힘든지 한참을 고개를 처박고 숨을 고르고 있다.

















무안해할까 봐 모른체 하고 멀찍이 떨어져 조망을 즐기는데 뒤 따라오는 팀 모양새가 좀 거시기하다.

아자씨가 일찌감치 올라와서 한참 뒤에 올라서는 아줌씨 사진을 담는데 배낭을 아줌씨가 맸다는 거..ㅠㅠ

















간벌지역을 벗어나더니 아들넘 한참을 서있는 것이 또 쉬나보다...

















능선에 올라서면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도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산길이 서봉 못미처 헬기장까지 이어지기에 몸도 풀 겸 배낭 체인지...
































황금리 봉곡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지금은 서봉을 칠성대라 칭하지만 실제 칠성대는 이 임도 아래 계곡에 있다.















남릉 유일한 조망처에서 바라본 연석산 정상부...

















서봉(독재봉)...

배낭을 대신 짊어졌더니 냅다 뛰듯 없어져 헬기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혹시 다칠까 봐 천천히 가라고 뭐라 했더니 걱정마시고 사진이라 짝으란다...
















그렇다면 이놈 다시 배낭 체인지다...^^

헬기장부터 산길은 급경사 바위길로 돌변하여 힘깨나 빼야 할 것이다.























운장산 제일의 조망처인 서봉(1123m 독재봉)...

동서남북 거칠 것 없는 탁트인 조망이 압권인 산이다.

개인적으로 전북지역에서 제일 조망이 좋은 산으로 생각한다.
























서쪽 만항치 건너 연석산 그 뒤로 전주시...
















북서쪽 검태골과 사달산 문필봉...

















북쪽 장군봉 건너 대둔산 방향...

















북동쪽 명도봉 명덕봉 건너 충남 진악산까지...
















동쪽 운장대와 삼장봉 사이로 덕유주능선이 보여야 하는데 미세먼지로 조망이 좋지 못하다.









정상인 상봉 운장대...








상여바위 뒤로 동봉인 삼장봉..










그 뒤로 호남알프스 능선인 곰직이봉 복두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좌측으로 지리주능선이 보여야 하는데 아쉽다.










날이 좋으면 무등산도 보이는 남쪽방향...










병풍바위...


















오리지널 칠성대가 있는 황금계곡을 내려다보며 점심식사를 한 후

집 근처에 이런 웅장한 산이 있어 너무 좋다며 다시 한번 조망을 즐기고 간다고...































주변 조망을 즐기던 아들넘이 연석산 가는 능선에 산토끼 한마리가 있단다...

그러고 보니 정수암마을 하산길에 있는 잣나무숲이 마치 토끼 모양을 하고 있다.




















하산은 서봉 정상 벤치 뒤 연석산 방향으로 가다 안부에서 정수암마을로 내려설 예정이다.

















초반에는 제법 발맛 손맛을 즐길 수 있는북향 밧줄구간을 지나 10여분 내려서면...









산길은 크게 좌틀하여 연석산 방향으로 곧이어 새로 조성한 테크길이 나오고..















지금은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아 묵은 오성대 가는 산길이 테크 끝단 우측에 있다.


























또다른 두 번째 테크 하단에서 산죽 숲을 따르다 우측 사면을 자세히 보면 

지금은 완전히 묵은 활목재 가는 산길을 따르면 중간에 석간수가 있는 기도터가 있다.

2011년에 산죽을 헤치고 찾아보았는데 그 당시도 산길이 묵어 고생했는데 지금은 안 봐도..패스~~


























산죽이 무성한 안부에서 오랫만에 계곡길 따라 정수암마을로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한참을 쉬어간 잣나무숲...

겨울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완전 휠링 그 자체다.
















근데 계곡길에 들어서니 완전히 묵어 패이고 끊겨 아주 흉악하다.
















사람의 왕래가 없으니 등로 좌우에 설치한 고로쇠물 채집통이 여럿 눈에 띌 정도다.

'진국 같은데 살짜기 맛만 볼꺼나..?'하고 아들넘에게 슬며시 농담을 건넸더니...










에잉, 그냥 물 드세요...^^















패이고 끊어지고 산죽에 묻혀 걸음하기 조금 붚편해도

전혀 사람 다닌 흔적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원시미가 있어 좋았는데...
















새로 개설한 임도가 흥취를 깬다.
















모처럼 맞는 호젓함에 계속 산길로 내려서기로...

















고도가 낮아지니 제법 뚜렷한 등로가 이어진다.

















기도터가 있는 만항치 갈림길...

좌측으로 길을 잡으면 연석산 아래 만항치로 올라선다.










운현암...

만자도 보이지 않은 모양새가 정식 사찰은 아닌 것 같은데...

의도적으로 보이지는 않은데 산길을 막고 공사를 하는 것 같아 바로 아래 옛길로 우회하였다. 


 














마을 임도로 내려서고...

그전에는 여기까지 임도가 개설되었는데 오눌 보니 산허리를 둘러 쭉 이어졌다.

















사진 좌측 대나무 사이 길이 운현암 입구다.

서봉 아래 잣나무숲을 거쳐 내려선 계곡이 뚜렷하다.









오전에 올라선 간벌지역 날등...















산불감시한테 오랫만에 왔더니 산길이 완전히 묵었다고 했더니

오늘 우리가 내려선 산길은 안내도에도 없고 요즘은 찾는 이가 아예 없단다.

문득 연극평론가이자 산악인 안치운의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한 대목이 생각난다.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산속에서, 옛길 위에 머물면서

나는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즐거웠다.

걷는다는 행위는 매 순간 사유가 벌이는 축제와 같았다.

걸을 때면 몸은 앞으로 나아가지만 사유는 근원적인 방향으로 향한다.

눈에 보이는 것, 발 아래 밟히는 것,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이 본질로 와닿는다.

길을 걷다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순환적 몽상에 빠질 때가 있다.

진정으로 사물과 친근함을 지니기 위해서는 걸어야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을 시작한 정수암마을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