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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산

순창 백방산-수구초심首丘初心



'백방산 하산중 바위조망처에서...'






요즘 들어 오가는 길에 선친 선비를 자주 찾아뵙게 되는 것이 나이를 묵나 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도 돌아보게 되고...

한때는 뭔지 모를 의무감에 내고장 전북의 이름 모를 오지 산만 주구장창 찾던 시절이 있었는데,

내가 태어나고 자란 산하를 샅샅히 걸음한 다음 이름난 전국의 명산대천을 찾는 게 순서 같아서다.

이제는 그런 연유는 아니지만 긴 산행이 부담스러워 그동안 걸음 하지 못했던 주변 산들을 찾아보곤 한다.

자주 산행에 동행하는 막둥이 넘에게 수려한 명산도 좋지만 내 고장 산하를 먼저 알게 해준다는 의미도 있고...








사창마을회관-임도-창동제-사방댐-싸리재-북동릉-백방산-조망단애-소백산갈림길↗↙조망암릉왕복-남릉-내송임도-창동제-사창마을 원점회귀산행/6.77km







2019년 12월 14일 추월산 보리암 상봉에서 조망한 백방산...








2017년 11월 내장산 서래봉에서 조망한 순창 백방산...

근방에서 제일 높게 보이고 시루를 엎어놓은 듯 종을 매달아 놓은 듯한 웅장한 자태가 시선을 끈다.

순창 용추봉에서 담양 추월산에서 정읍 내장산에서...항상 눈길을 끌었던 그 백방산을 오늘 걸음하기로 한다.















개운치에서 29번 지방도를 따라 하리 사창마을로 향하다가 안내판이 

보여 찾아간 둔전리 훈몽재에서 조망한 백방산은 그저 그런 동네 뒷산이다.

훈몽재는 河西 김인후(金麟厚)순창 점암촌 백방산 자락에 지은 강학당이다. 








오늘 산행을 시작할 사창마을 진입로에서 조망한 좌 옥녀봉 우 백방산..
















백방산 초입은 상송리 내송마을, 서마리 하마마을,둔전리 석보리 싸리재 등 여러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사창마을에 차량을 주차하고 창동제애서 사방댐과 측백나무 조림지를 거쳐 싸리재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버스정류장 옆 쓰레기장 뒤 낙덕정 방향 마을길를  따르다...










마을 안 노거수 삼거리에서 좌측 낙덕정 방향을 버리고 우측 창동제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좌 옥녀봉, 우 백방산..
















창동제 못미쳐 고사리밭에 대규모 전원단지를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창동제..뒤로 보이는 산은 소백산이다.









창동제 삼거리에서 우측 산길로 길을 잡는다.

백방산과 소백산만 걸음할 경우 창동제에 차량을 주차하면 수월하다.















사방댐 위 첫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백방산을 예전에는 잣나무가 많아서 잣방산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비슷한 측백나무로 수종갱신 사업을 했나보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길을 잡아 몇 걸음 오름하면 싸리재 안부다.


















싸리재...

석보리에서 오름하는 싸리재 등로는 완전히 묵어 없어졌다.
















바로 위 묘지에서 추령천과 성주봉을 잠깐 눈에 넣어보고 본격적으로 가시 잡목 넝쿨 속으로...^^

길이 있는 듯 없는 듯 사람다닌 흔적이 거의 없는 잡목숲을 헤쳐가야지만 그래도 성긴 곳이 있어 걸을하다. 
















능선에 붙기까지 잡목숲이 이어지지만 중간중간 바위조망처가 나와 그나마 조금 낫다.



































어렵사리 능선에 붙으니 등로는 뚜렷해졌지만 잡목은 여전하다.

예민한 성격이면 짜증깨나 날 상황이지만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능선 조망처에 서니 오다가 들렀던 훈몽재가 내려다 보인다.



















첫번째 조리숲을 지나...


















두번째 무성한 조릿숲에서 이마가 툭 튀어나온 형상의 웅장한 바위 암봉 백방산의 진면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릿대가 너무 무성하여 좌측 아래로 우회하자고 했더니 

귀찮기도 하지만 싸나 가오 떨어진다고 정면돌파한다나...^^ 
























커다란 구멍이 뚫린 투구바위...

정상 아래 바위지대는 정면으로 오름하는 길이 훨씬 수월해 보이지만

왠지 아들넘과 동행할 때는 우회가 답인 것 같아 가오고 뭐고 빙 돌아가게 된다는 거...
















멧돼지가 겨울잠을 잔 흔적이 보이는 바위 턱...

근데 확실히 빙둘러 가는 우회길이 배는 힘든 거 같다.


















바위지대를 지나 세번째 조릿대숲을 잠깐 헤쳐가면...

























산불감시탑과 감시초소가 자리한 백방산 정상이다.

탁트인 조망에 운동장 처럼 너른 공터가 있어 떼박에 안성맞춤이다.

















마침 근무중인 사람좋게 보이는 산불감시인과 기념샷 한장 담고 커피까지 대접받는 호사를 누리며,

현지 분들이 부르는 실제 하리 옥녀봉과 최근 옥녀봉으로 불리는 상송리 암봉 옥녀봉에 관한 애기를 나눈다.

 















서쪽 내장산 연봉...

아쉽게도 정상에서의 조망을 잡목에 가려 서남쪽만 트인다.
















남향 강천산과 추월산...

















백방산 최고의 조망처 서쪽 단애(斷崖)...

정상에서 서향 하산길을 조금 내려서니 바위손이 그득한 낭떨어지 바위조망처가 등장한다.

















가인봉에서 백암산 사자봉 그리고 내장산 신성봉...



















서마제와 추령봉...

여기서 보니 추령봉이 백방산과 형상이 비슷하다.


















멋진 조망을 즐기며 점심을 든 후 아들넘 카톡사진 몇 장 담아주고 하산길을 잡는다.























개폼은...^^















백방산에서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하산길은 싸리재 오름길과 달리 아주 뚜렷하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아들넘이 힘들어할까 봐 고객관리차원에서 소백산과 옥녀봉은 

다음 기회에 걸음하기로 하고 갈림봉에 배낭을 두고 조망좋은 너럭바위까지만 잠깐 다녀오기로...
















소백산과 옥녀봉을 패스하고 하산을 빨리해서 좋은 건지, 

아님 멋진 조망에 신이 난 건지...저는 후자라지만 영 믿음이 안간다...^^

















그래도 올 겨울 걸음 해보았다고 추월산은 알아본다.


















사실 백방산에서 바로 내려서나 소백산을 경유하나 하산 거리는 비슷하다.















두 옥녀봉...




산림청 선정한 우리나라 4,440개 산 이름 중에 제일 많은 게 뭘까..?

1위는 봉화산으로 47개,2위는 국사봉 43개,3위는 옥녀봉 39개,4위는 매봉산 32개 5위는 31개인 남산이다.

옛부터 외적의 침입이 많았던 나라이기에 봉화대가 있는 산이란 뜻의 봉화산이 많은 이유는 바로 이해된다.

그럼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옥녀봉은 어떤 연유로 옥녀봉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그 유래는 산신형, 풍수형, 정절형..등 여러 설이 있는데 미천한 산력이지만 산을 좀 다녀보니 개똥철학이랄까 나름의 이론이 생긴다.









현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옥녀봉이라 부른 사창마을 뒷산 431.5봉과 432.5봉...

지금가지 걸음해본 전주 부근 옥녀봉을 대충 꼽아보니 평화동 옥녀봉과 한오봉 옆 옥녀봉 등 두 곳이 있고

내변산에도 하서와 바드재 두 곳, 진안 정천면과 진안읍에 있는 옥녀봉 등 셀수도 없이 많은데 한가지 공통점이 있더라.

저 앞에 보이는 옥녀봉 산세와 같이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연달아 있어 마치 여인의 젖무덤을 연상시키는 지형과 산세다. 








그럼 또 다른 이 옥녀봉은 여성의 유방형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암봉인데 말이 안 맞지 않으냐...?

그 설명은 하산후 옥녀봉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창동제에서 나누기로...

















세자봉 여분산 회문산...









사진 중앙 검은색 건물이 가인연수관이다.


















산불감시인이 타고온 트럭이 보인다.

우측 임도를 이용하여 상송리를 거쳐 복흥면에서 출퇴근 하신단다. 























임도따라 창동제로...
















창동제에서 당겨본 옥녀봉 정상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정상부에 여성의 젖무덤과 비슷한 형태의 바위 암봉이 나란히 자리한다.

 









비슷한 봉이 연달아 있다는 뜻의 진안 마이산 봉두봉처럼 육산 형태의 옥녀봉은 두 개의 연봉 형태고,

여성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바위산을 옥녀봉이라 부르면 정상부에 비슷한 크기의 바위봉우리가 연이어 서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이라 믿거나 말거나지만,요즘 지방 산을 다니다 보면 출처 불명의 코팅지 산명을 자주 보게 되는데

하나의 산명을 지어도 우리 조상님들은 심사숙고하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봉따먹기 식으로 산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야그다.








창동제 앞 싸리재 삼거리...

백방산과 소백산만 산행할 경우 여기에 주차하면 편리하다.









차량을 주차한 사창마을회관으로 원점회귀하며 짧지만 즐거웠던 산행을 마친다.

마을주민 한분이 생신을 맞아 잔치를 하는지 차들도 많아지고 적막했던 마을이 씨끌법적 거리며 활기가 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차량을 주차한 순창군 복흥면 하리 사창마을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