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암에서...
올 봄에 걸음한 흔적이다.
남녁에선 봄꽃 소식도 들려오곤 하지만 빠르다는 산수유도 두 주는 기다려야 물이 오를 것 같은 어중간한 시기다.
그래도 이제는 날씨가 풀려 완연한 봄기운이라 활동하기 좋은 시기에 막동이가 군입대를 하게되어 내심 마음이 놓인다.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지만 막둥이라 그런지 유난히 심란해하는 아내도 달랠겸 전주 주변 사찰로 산책을 다녀왔다.
모악산 천룡사...
양철지붕 오막살이 달랑 한채 있을 때부터 약수 뜨러 다녔으니 꽤 오랜세월 발품을 팔은 사찰이다.
몇 년전 스님이 입적하신 후 지금은 사람이 거처하지 않아 절집 전체에 황량함만 감돌고 온기가 없다.
함석지붕을 하고 있는 대웅전이나 전각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요사채에 걸린 시계도 멈춘지 꽤 오랜 된 듯 보인다.
황량하고 쓸쓸한 분위기 탓인지 산그리메마저 그저 뿌연 실루엣으로 다가와 서둘러 능선너머 천일암으로 길을 잡았다.
모악산 천일암...
천일암은 단학과 뇌호흡을 보급하기 시작한 일지선사가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지금은 절이 아닌 정신수양 도량이다.
수행자들로 북적이던 천일암도 코로나 영향인지 인적이 끊기어 적막감만 감돈다.
요즘이야 나이 마흔에 애를 가짐은 보통이라지만 우리 때는 늦둥이라 막상 군대에 보낼려니 뭔가에 의지하고 싶다.
특별히 불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산을 다니다 보니 자주 접하게 되는 사찰이 더 이물 없이 다가와 찾아보게 되었다.
그만 인상 푸소~~^^
9살 터울 큰애가 군대 갈 때보다 더 심란해 하는 아내를 억지로라도 웃게 하려고 사진 몇 장 담으며 농을 건네 본다.
여기서 남릉으로 길을 잡아 마고암을 둘러보려다가 시야도 그렇고 내키지 않아 왔던길 백하여 집으로...
익일 아침 일요일 진안 마이산 가위박물관....
오늘은 산을 좀 길게 걸음하려 하다가 날씨가 찌뿌둥하여 급 의욕상실 가까운 마이산으로 길을 잡았다.
가위박물관 뒤 편에 있는 마이사...
하산은 지금은 인적이 끊긴 마이사 뒤편 옛길로 내려올 에정이다.
신록은 둘째치고 아직 봄꽃 소식도 요원한 어중간한 시기라 그런지 생각밖으로 상춘객이 드물다.
테크길 없을 때부터 올라본 마이산 정상이기에 별 관심도 없지만,
등산객이 많은 일요일인 오늘 개방하면 좋은 텐데 융통성 없이 평일인 내일 월요일에 개방하는 게 맞는 처사인지...
마이산 은수사...
태고종 사찰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사찰에서 물을 마시고 물이 은처럼 맑다고 해서 은수사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마이산에 있는 2개의 암봉 중. 동봉을 숫마이봉(681.1m), 서봉을 암마이봉(687.4m)이라고 한다.
며칠 있으면 태조 이성계가 연이 있는 천연기녀물 청배실나무가 꽃을 피울 때 다시 찾기로 하고 탑사로....
마이산 탑사...
이갑용처사가 10여년 낮에는 기도하고, 밤이면 돌 하나하나에 정성을 바쳐 쌓았다는 돌탑이 유명하다.
주위의 돌을 모아 쌓은 이 돌탑들 영향으로 탑사에서 마치 티베트 오지의 어떤 사원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아들넘 건강하게 군생활 마치고 귀가하기를 바라며 잠시 두손을 모아본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어느덧 나들이객이 많아진다.
코로나 영향도 있어 아내 사진 몇 장 담아주고 암마이봉 옛길로 길을 잡는다.
암마이봉 입구 관리초소 뒤편으로 옛길이 열려있다.
철쭉이 군락을 이루는 숨은 능선으로 예전 암마이봉 등정이 금지되었을 때 살짜기 들락거렸던 산길이다.
계곡 건너 좌측 두 봉우리가 봉두봉이고 중앙 저 멀리 나봉암으로 불렸던 비룡대가 보인다.
능선은 뚜렷한데 막판 사면 내림길은 완전히 묵어 길이 거의 없어졌다.
마이사...
진안가위박물관...
가위박물관 -은수사 -탑사 -암마이봉입구- 옛길능선 -마이사 -가위박물관/3.59km
건강도 그렇지만 멘탈이 약해선지 사람이 맘에 여유가 없다 보니 세상만사가 귀찮아지고 의욕이 없어지더라.
세월이 약이라고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 그동안 팽개쳐 두었던 사진들이라마 시간별로 정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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