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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야기

지금 갑니다...막둥이 첫 휴가...!

 

 

 

 

추석 연휴 하루 전날 막둥이가 첫 휴가를 나왔다.

그넘의 코로나로 면회나 휴가가 일체 금지되어 그동안 답답했었는데 입대한지 6개월 만이다.

팔불출이라고.... 실제로는 '모자란 사람' 을 이르는 말이지만 자식자랑 이나 마누라 자랑을 잘하는 사람을 뜻한다.

남들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그저그런 일도 부모입장에서 보면 대견하고 이뻐 보이기 마련이라 팔불출이 되나 보다.

 

 

 

 

 

 

 

지금 갑니다.~~막둥이가 의정부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보낸 카톡.... 

 

내 군대시절에는 막상 휴가를 나오면 누가 봐주지도 않는데 한달 전부터 군복 각잡고 군화 물광 불광 내느라 난리였다.

가오 죽는다고 아무 것도 들지 않고 버스를 탔는데, 추석연휴라 버스 타기도 힘든데 추석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뜬금없는 표창장에 제 딴에는 PX 물품이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아 보였는지 할머니 드시라고 홍삼 블루베리 건강식품과

형 스포츠웨어, 엄마 아빠 삼퓨 치약칫솔 등 생활용품, 쌍둥이 누나 화장품에 심지어 마스크까지 참 골고루도 챙겨왔다. 

 

 

 

 

 

 

막둥이가 군PX에서 구매하여 가져온 물품... 큰애가 지 것이라고 챙겨간 스포츠웨어는 빠졌다.

 

 

한편으론 기특도 하지만 들고오느라 힘들었을 생각에

'추석연휴라 버스 타기도 힘들었을 텐데 뭘 이런 걸 사오냐' 며 사내자식이 이런 걸 잔뜩 들고 오면

사람들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냐? 고 물어보니 휴가 나오기 며칠 전부터 하나하나 구입하며 가족들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보내는 시간이 아주 즐거웠단다. 이래서 멀쩡한 사람도 팔불출이 되는 건 한순간인 모양이구나.... 

 

 

 

 

 

 

 

 

 

 

 

 

 

 

 

 

 

 

 

 

 

 

여자들은 집에서 차레준비하고 남자들은 밖으로...

 

 

추석에 맞춰 나온 이번 휴가도 부대장님의 특별한 배려로 나왔단다.

체련단련 시간에 대부분 중간에 농땡이 치고 노는데 세명만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부대장이

위로휴가를 주었단다. 한편으론 성실이 무능으로 통하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기에 너무 융통성이 없어 걱정도 되지만,

어릴 때부터 비박을 함께하며 성인 되서도 어두컴컴한 카페보다 산에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하는 두 아들이 사랑스럽다. 

 

 

 

 

 

 

 

 

 

 

 

 

 

 

 

 

 

 

 

 

격포에서 애들이 좋아하는 조개찜을 먹고 내친김에 꽃무릇이 한창인 선운사로....

 

 

 

 

 

 

 

 

 

 

 

 

 

 

 

 

 

오랜만에 인스타에 올린다기에 막둥이 사진 몇 장 담아주고 집으로...

 

 

 

 

 

 

 

 

 

 

 

 

 

 

 

 

 

 

 

 

 

 

 

 

 

 

 

 

 

 

 

 

 

 

 

 

 

 

 

 

 

짧은 일주간의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막둥이...

 

에라이~~ 이왕 특출나게 잘난 것도 없는 아들 애기로 억지 팔불출이 되었으니 오늘 제대로 되어보자.

휴가와서 친구들과 만나며 용돈 받는 친구들 보다 월급(?) 받는 군바리가 형편이 더 낫다고 돈을 좀 썻나 보다.

귀대 전날 밤 10시가 되어도 안 들어오길래 걱정이 되어 아내가 전화해 보니 입대 전 하던 택배집하 알바를 하고 있단다.

'휴가나와 뭔 알바냐고 꾸짖었더니' 곧 끝나니 걱정말고 주무시라며 추석연휴 물량이 많아 야근까지 하느라 늦어졌단다. 

휴가 와서 쓴 돈은 지가 벌어서 채워놓겠다는 생각인 모양인데....이 걸 칭찬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하나 고민이 되었단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노래 가사처럼 문득 성실이 무능이 아니고 재산이던 순수의 시대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