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2년 9월 1일 토요일, 습한 기운에 박무가 잔뜩 껴 조망이 좋지못한 흐린 날씨.
산행여정:청림마을 → 새재 → 구시골→ 마천대 → 의상봉(▲508m)→ 부사의방입구 → 쇠뿔바위봉초입
→ 와우봉(성인봉) → 비룡상천봉갈림길→ 안부(무술재) → 어수대, 약 8km
산행시간:익산패밀리산악회와 함께 5시간(점심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여정:내변산 의상봉에 오르기위한 세번째 시도만에 완전한 정상은 아니지만 드디어 올랐다.
정상은 일명 사이트부대라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의상봉 정상 등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동쇠뿔바위봉에서 한번, 의상봉 가는 길에 한번 총 두번을 국공파에 제재를 당하고 보니
이쪽 의상봉쪽은 꼭 가야할 산으로 남겨만 지고 발길은 멀어져 산행이 자꾸 미루어 졌었다.
그런데 최근에 블친 바우배기님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않고 의상봉을 답사한 산행기를 올리셨다.
단속이 조금 느슨해졌나 생각되어 자료를 조사하여 보니 최근에 올라온 산행기가 아주 많다.
또한 자주 다니던 산악회에서 의상봉산행 공지가 올라오고, 모든 것이 척척 맞아 떨어진다.
주저없이 산행을 신청하여 근 이 년만에 의상봉에 오르게 되었다.
의상봉은 능가산(楞伽山)이라 불리우는데 그 뜻은 '험해서 오르기 어려운 산' 이란 뜻이다.
얼핏 생각해 보면 겨우 508미터 산이 너무 어마어마한 이름을 갖은 듯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올라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첨탑같은 암릉과 깊은 골짜기 거기에 병풍처럼
둘러처져 병풍바위로 불리는 천길 낭떨어지 마천대등 결코 만만히 볼 산이 아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산이 겹겹이 쌓여 높고 깍아지른 듯하며 바위와 골이 그윽하다.”
고 하였다. 거기에 인류역사상 가장 처절히 구도 수행을 했다는 진표 율사가 수행하던 '
부사의방'의 존재가 의상봉은 '험해서 오르기 힘들다'는 이미지 형성에 한 몫 한 듯 하다.
진표율사가 망신참법(亡身懺法)으로 구도 수행한 부사의 방은 의상봉 동쪽 절벽에 위치하고
있는데 부사의(不思議)란 뜻은'세간의 생각으로 헤아려 알 수 없는 것'이란 뜻을 갖고 있다.
오늘 산행의 목적중에 하나가 부사의 방 탐사도 있었으나 단체산행중이라 위치만 확인하고
다음을 기약하였다. 미처 오르지 못하고 스쳐간 투구봉의 암릉미가 너무 강렬하여 '부사의 방'
'원효굴' 답사와 묶어서 다음을 기약하는 계기로 삼기로 하고 남겨두었다.
그런 연유로 '부사의 방'과 '진표율사'이야기는 부사의 방을 답사하는 다음 산행으로 미룬다.
'부사의 방' 이 위치한 마천대 위 멋진 소나무가 태풍에 손상 되었다.
청림마을 → 새재 → 구시골→ 마천대초입 → 의상봉(▲508m)→ 부사의방입구 → 쇠뿔바위봉초입
→ 와우봉(성인봉) → 비룡상천봉갈림길 → 안부(무술재) → 어수대, 약 8km
메밀밭 뒤로 쇠뿔바위봉
청림마을입구 정자에서 산행 채비를 한 후 왼쪽 새재쪽으로 향한다.(10:20)
마을안 공터에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정목을 따라 진행하면 일반 가정집 마당을 통과해야 하므로 우리 일행은 소리죽여 지나간다.
일반 가정집을 지나면 바로 오가피밭이 나오고 멀리 지장봉이 살짝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보인다.
이번 태풍으로 나무가 부러져 등산로를 막은 구간이 여러곳 있다.
10여분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헤치고 진행하니 쇠뿔바위봉산행 안내판 있는 들머리에 도착하고
본격적인 내변산의상봉 산행에 돌입한다.(10:30)
새재에 올라선 우리는 북쪽 비법정탐방로로 살짜기 내려서 의상봉 산행에 나선다.(10:40)
새재 이정목에는 중계교 방향과 쇠뿔바위봉,어수대방향만 가리키고 있다.
지장봉 발치아래 형성된 계곡에 도착하기 전까지 비법정탐방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산행로는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새재에서 부터 10여분 후에 도착한 이 곳 계곡에서 부터 갑자기
등로가 희미해진다. 여기서 등로가 두 군데로 갈라지는데 원래 나홀로 개인산행으로 왔으면
계속 진행하여투구봉 방향으로 나갈 예정이지만, 여성분이 삼분의 일을 차지한 단체 산행이라
시야가 비교적 뚜렷하고 등로가 좀 더 확실하게 이어진 마천대 방향 우측 등로로 가기로 한다.(10:50)
계곡따라 우측으로 100여 미터 올라오니 계곡을 건너는 등로가 희미하게 보이고...
좌측상단에 빨간 띠지가 처음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진한 박무에 주변 시야가 좋지 못해 조망 없는 산행을 각오 하였지만,
좌측 방향으로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하는 투구봉이 모습을 드러내며 멋진 산행을 예고 한다.
등로 우측으로는 지장봉 뒤쪽 암릉이 조망되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우리 일행은 마천대 아래 너덜길에 도착할 때까지 좌우로 조망되는 암릉미에 감탄을 연발한다.
투구봉이 제대로 모습을 보여주는 조망바위에서 한 장 추억을 남겨보고...
아이구! 이놈의 산이 왜 이렇게 섰다냐~?는 푸념을 내뱉으며
상당한 경사의 급사면을 계속 치고 올라야 한다.<야설의 대가이며 분위기 메이커인 반가윙님>
급경사 등로를 단내가 날 정도로 치고 올라온 보람이 있어
전방 시야가 확 트이는 너럭바위터에 도착하여 주변 경관에 탄성을 연발한다.
비록 진한 박무에 시야가 좋지 않지만 지근 거리만이라도 펼쳐지는 풍광에 감탄을 연발한다'
좌측으로 쇠뿔바위봉과 우측 뒤로 지장봉이 박무에도 빼어난 암골미를 드러낸다.
뒤로는 병풍바위로 불려지는 마천대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우측으로는 투구봉과 뒤로 사두봉이 조망되며 멋진 풍광으로 안구를 정화시킨다.
진한 박무만 아니면 부안댐너머 새만금방조제도 조망되는 지역인데 무척 아쉬운 순간이다.
태풍 볼라벤의 위력에 쓰러진 참나무더미 아래서 영지버섯(?)을 발견하고....
꽃이름과 약초에 정통한 분들 보면 정말 부럽다.
이제 마천대 절벽 아래 우회로에 당도하기 위해선 이런 너덜길을 15분여 헤쳐 나가야 한다.
마천대 아래 심한 너덜길을 치고 오르다가 본대는 마천대 우측 원효굴 방향으로 향하고,(11:50)
나와 검정고무신,태양의전설 삼인의 이단자는 마천대를 오르기 위해 좌측 반대 방향으로 진로를 잡는다.
마천대 절벽 바로 아래에 형성된 공간을 이용하여 절벽을 따라 계속 좌측으로 전진한다.
썅~앙!!오늘 온김에 마천대 한번 올라보더라구~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뒤에서 먼저 나온다.야~호♬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활엽수 사이로 깍아지른 절벽이 오롯이 보이고....
20여분 절벽을 끼고 좌측으로 이동하니 오르기에 적당한 구간이 나타나 우리는 절벽을 타고 오른다.
드디어 북서쪽 마천대초입에 오르고 발밑에 펼쳐진 전경을 내려다보니...
발아래 투구봉이 가깝게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사두봉을 위시한 북서쪽 산군과
부안댐등이 진한 박무 사이로 아스라히 조망 된다.
이에 질세라 동남쪽은 지장봉을 필두로 동,서 쇠뿔바위봉과 저 멀리 우금바위가 시야에 잡히고...
고개를 돌려 위를 바라보니 마천대(摩天臺)가 그 장엄한 위용을 뽐내듯이 하늘에 걸쳐있다.
고도를 높여 마천대에 점점 가까워 질수록 주위 조망과 암릉의 아름다움은 환상이다.
그 와중에도 버섯과 약초에 정통한 '태양의전설'님의 매서운 눈초리는 버섯 찾느라 부지런히 가동되고...
웅장한 절벽위에 위치한 사이트부대...
<클릭하면 커집니다> 의상봉 전경
이제는 투구봉의 상징인 포갠바위도 또렷히 보이고
투구봉 등로 또한 뚜렷히 구별되어 다음을 기약하며 자세히 두눈에 산행로를 담는다.
박무에 흐릿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등정하면 그 아름다움이 환상일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내변산 산행을 하다 보면 곳곳에 표시되어 있는 페인트 표시가 여기에도 있다.
이 표시를 따라가 보니 정상 등로로 연결되고 정상등로 근처에 역시 묘역이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진한 박무에 시야는 탁하지만 멋진 전경이 자꾸 발목을 잡아 뒤돌아 보게 만든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저기 어딘가에 부사의 방이 있는데...??
뚜렷하지만 사람의 흔적이 드문 숲길을 따라 진행한다.
발길 우측으로는 까마득한 절벽이 계속 자리하고...
드디어 블친 '바우배기'님이 올리신 부사의 방 입구 사진과 싱크로율 백퍼센트인 곳에 도착한다.(12:25)
이 곳 밑에 부사의 방이 위치한다.<검정고무신님>
이 때 원효굴 방향으로 간 일행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점심 시간도 되었지만 갈림길에 도착하여 진행 방향을 잡는데 애로가 있는 모양이다.
아무리 빠른 동작으로 부사의 방에 다녀온다고 해도 20분 이상은 걸릴텐데 어찌할까 난감하다.
아쉽지만 산행은 단체행동이 먼저라 간단히 인증샷 한장 남기고 다음을 기약한다.
전주 이씨 묘소터를 지나고...
상당한 고도임에도 실제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 갈림길에서 점심을 해결한다.(12:50)
내변산 산행로는 고도가 낮은 까닭인지 몰라도 묘역과 묘역을 연결한 성묘길로 보면 정확하다.
우측 갈빗길로 가면 보통 웹상에 올려진 산행기에서 첫번째 묘역으로 통칭되는 쇠뿔바위봉 초입
묘역 앞으로 연결되고, 좌측 조릿대길로 가면 와우봉(성인봉) 근처 세번째 묘역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우측 길을 택해 쇠뿔바위봉으로 연결되는 옆사면으로 형성된 갈빗길을 택해 진행한다.
군부대를 뒤돌아 보며 한장...
서쇠뿔바위봉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뚜렷하지만 사람다닌 흔적이 드물다.
조릿대길도 헤치고 나아간다.
비룡상천봉에서 옥녀봉으로 연결되는 암릉구간이 조망되는 조망바위에서...(13:50)
물론 여기서 옥녀봉은 바드재에서 오르는 대불사 뒤 옥녀봉이 아니다.
비룡상천봉 옆에 있는 산 이름이다.
우리는 쇠뿔바위봉 초입 근처 어수대~쇠뿔바위봉 주능선 탐방로상에 위치한 묘역으로 나온다.(14:05)
여기서 고래등바위와 쇠뿔바위봉 사이로 난 하산로를 따라 청림마을로 원점회귀 하려고 하였으나
계곡이 없어 알탕을 할 수없다는 여론에 물이 있는 어수대 방향으로 하산로를 잡는다.
쇠뿔바위봉을 경험하지 못한 산우님들은 아쉬워 하지만 단체산행은 여론에 따라야 하는 법....
못내 아쉬운 듯 동행한 산님 한분이 동쇠뿔바위봉과 고래등을 주시하는 듯 바라본다.
왜? 저리로 안간다는 거야? 가고 싶은 데~~^^
멀리 우금바위도 아스라히 시야에 잡히고...
어수대 방향...
이제는 고래등바위 뒤로 서쇠뿔바위봉도 고개를 내밀고
쇠뿔바위봉를 지척에 두고 어수대로 하산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아직도 머물러 계신다.<산에가고싶은님>
조망이 전혀 없는 와우봉 정상, 지도마다 제각각 성인봉이라고도 표기 된다.
어수대 하산로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 묘역 조망처에서 가느골저수지와 멀리 우금바위를 다시 한번...(14:45)
어수대초입이 바로 발밑에 보인다.
가운데 쇠뿔바위봉과 우측 어수대를 돌아 보고...
박무에 시야가 너무 탁하다.
비룡상천봉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멋진 암릉능선 조망바위에서 시호님.
이곳을 올 때마다 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암릉 능선이다.
자료를 찾아 보니 비룡상천봉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데 아직 날머리를 몰라 망설이고 있다.
또하나 궁금한 점은 양철지붕 같기도 하고 파란 천막 같기도 한 은신처가 절벽 중간에 있다.
누굴까? 누가 세상을 등지고 저기에 은거할 까? 이래 저래 궁금한 산이다.
똑딱이로 힘껏 당겨 보니 확실히 집이 맞다.
무슨 사연으로 저 곳에서 은거하며 지내는 지 궁금하다.
무술재로 불리는 안부에 도착하여 우리는 서쪽 어수대초입으로 하산한다.(15:00)
우슬재에서 넘어오는 산행로는 아예 막아 놓았다.
산행 날머리 어수대에서 땀을 식힌다.(15:200
어수대 (御水臺)는 임금‘어’를 쓰는 사연이 있다. 백제 부흥운동 당시‘풍왕’이 다녀갔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이있고 신라 ‘경순왕’이 와서 물을 마셨다는 설이있는데... 부안의 향토사학자들은
‘경순왕 설’을 믿고 있는 편이라 한다. 이후, 왕재(王在), 석재(釋在), 어수(禦水)의 이름이 있게 되었다 한다.
어수대 표지석 옆에 부안 기생 매창비가 있다.
매창,유희경,직소폭포를 부안 삼절이라 하는데
그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위 시조는 조선 중기 기생의 신분이었지만 대표적인 여류시인인 부안기생 매창의 연시입니다.
그녀가 평생을 두고 사랑했던 촌은 유희경이라는 이를 그리며 지은 시라고 합니다.
贈醉客(취한 손님에게 드림)
매창
醉客執羅衫(취한 손님이 명주저고리 옷자락을 잡으니)
羅衫隨手裂(손길을 따라 명주저고리 소리를 내며 찢어졌어라)
不惜一羅衫(명주저고리 하나쯤이야 아까울게 없지만)
但恐恩情絶(임이 주신 은정까지도 찢어졌을까 그게 두려워라)
위 오언절구 한시는 매창이 술에 취한 취객에게 쓴 한시라고 합니다.
여기서도 유희경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묻어나지요??
매창의 한 맺힌 연시에 대한 응답으로
유희경 또한 다음과 같이 매창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합니다.
懷癸娘
유희경
娘家在浪州(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我家住京口(나의 집은 서울에 있어)
相思不相見(그리움 사무쳐도 서로 못보고)
腸斷梧桐雨(오동나무에 비뿌릴 젠 애가 끊겨라)
유희경 또한 매창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표현 합니다.
애절하기는 마찬가지군요.
비만 오면 왼쪽 상단 움푹 패인 부분에서 폭포가 형성 된다.
박무로 흐릿하게 보이는 왼쪽 상단 부분이다.
걸판지게 알탕을 즐기는 패밀리산악회 부회장님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약초 고수다.<태양의 전설님>
여성산악대장이신 바이올렛님이 정성껏 마련한 훈제오리로 뒷풀이를 즐겁게 나누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하는데...
개짖는 소리가 심상치 않게 계속 들려 달려가 보니 花蛇와 두꺼비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앞다리가 물려 끊어져 도망가지 못하는 두꺼비를 화사가 뒷다리부터 삼키려 한다.
자연의 법칙이라 상관하지 않으려 하였는데 두꺼비가 너무 커 뱀이 완전히 삼키지를 못하고 뒷다리만
삼킨 형국으로 30분이 넘게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두꺼비의 고통이 너무 클 것 같아 떼어 놓게 된다.
花蛇의 독에 중독되었는지 다리가 부러졌는지 두꺼비가 도망을 가지 못한다.
여기까지만 상관하고 우리는 귀가 하기로 한다.
부안 의상봉 산행후 어수대에서 뒤풀이하는데 뱀과 두꺼비의 사투가...
청림마을(10:20) → 새재 → 구시골→ 마천대초입 → 의상봉(▲508m)→ 부사의방입구(12:25) → 쇠뿔바위봉초입
→ 와우봉(성인봉) → 비룡상천봉갈림길→ 안부(무술재) → 어수대(15:20), 총5시간(점심및 휴식 포함)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한 패밀리산우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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