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엷은 개스로 조망이 신통치 못한 가을 날씨.
산행여정:남설악오색지구→ 설악폭포→ 대청봉(▲1,708m)→ 소청봉→ 희운각→ 양폭→ 천당폭포
천불동계곡→ 비선대→ 신흥사→ 소공원, 총16km
산행시간:익산고도산악회와 함께 원광,기철,나 파워 셋이서 9시간.
산행개요:10월 들어 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단풍으로 연일 방송에서는 단풍든 설악산을 보여준다.
방송보다 정확한 블방친구들 산행기에서는 야예 설악산이 단풍으로 활활 불타고 있다.
활활 타고 있는 불은 빨리 꺼질줄 알기에 단풍이 절정인 설악산을 보며 애를 태운다 .
이런저런 여건상 10월 세째주 일요일에 산악회를 따라 설악산으로 단풍산행을 가기로
하였지만, 이미 늦어버린 시기임을 알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설악산으로 향한다.
그래도 어제 9시뉴스에 보여진 빨간단풍으로 가득한 설악산이 사실이길 바라면서....
대청봉 오름길에 문득 뒤를 돌아보니....
<常綠>-作
남설악오색지구→ 설악폭포→ 대청봉(▲1,708m)→ 소청봉→ 희운각→ 양폭→ 천당폭포
천불동계곡→ 비선대→ 신흥사→ 소공원, 총16km ,널널하게 9시간
무척 좋아진 도로망 덕분에 5시간의 차량탑승 후 남설악탐방지원센티에서 산행을 시작한다.(04:10)
오늘 설악산산행에 동행한 두 분과 무사안주를 다짐하는 화이팅을 외치며 장도를 떼는데...
이 무슨 시츄에이션...??
예상은 했지만 길다란 행렬을 이룬 산행객들로 인하여 초반부터 바로 정체가 되는데
세상에나,오색에서 대청봉 도착할 때 까지 이 행렬은 계속된다.
가끔 조망도 없는 칠흑같은 어둠속을 헤치고 산에 오르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는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출을 보려는 의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계속된 된비알 오름길로 '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징한 오색구간이라지만
3시간 안쪽에 대청봉에 올라 장엄한 일출을 보겠거니 했는데 진짜 '악"~소리
나는 징한 정체에 대청봉 조금 못미쳐 일출을 맞이하게 된다.(06:40)
대청봉 일출을 놓친 후 허탈한 발걸음을 옮기다가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장엄한 운해가 펼쳐진다.
장거리 산행보다 더욱 징한 장시간 차량탑승에 지쳐 다시는 설악에 오지 않겠다는
'원광'님을 반 꼬드겨 오늘 대청봉에 동행하는데 진한 운무에 날씨가 조금 걱정된다.
아, 물론 단풍은 진작에 포기한 상태고...
이미 일출을 맞이한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어 오름길 중간에 이른 아침을 들며 시간을 지연시켜
개스가 가시기를 기다려 보았지만, 막상 대청봉에서 맞이하는 내설악이 진한 개스에 잠겨있어
시원한 조망이 어려워 안타까움이 밀려든다.(07:30)
그래도 정확히 한달 전 토왕성폭포 산행시 올랐던 화채봉과 칠성봉으로 이어진
낯익은 능선이 눈앞에 펼쳐져 있어 그날의 감동이 다시금 되새겨진다.
오늘 날씨가 조금만 더 청명했더라면 저 건너 보이는 산능선과 암봉이 선명하게 보일텐데...
하지만, 그건 그저 욕심이라는 거... 산 안에 들어 서면 "이 건 이래서 좋고, 저 건 저래서 좋아."
라는 말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몇 해 산에 다니며 얻은 깊이있는 정답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진한 운무에 갇힌 내설악 조망에 시간이 흐르면 점점 날이 좋아지리라 기대하며
엄청난 인파에 시장속보다 더 한 무질서에 휩싸인 대청봉을 뒤로 하고 중청으로 향하는데
문득 이분들은 대청봉이 처음이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원통에 사단을 둔 부대에서 수월한 보직 덕에 편한 군시절을 보냈는데, 거기에 사람좋은
동향의 부사관까지 만나는 행운를 얻어 한계령에서 대청봉에 오른 경험을 시작으로 그동안 몇번 왔다.
일단 '원광약업사님'이 인파를 헤치고 대청봉정상석에서 인증샷 한장 담고...^^
두 번째 조기철씨도 치열한 경합을 뚫고 드디어 성공...^^
그런데 비슷한 느낌의 지리산 천왕봉은 서로 줄을 서서 차례로 인증샷을 남기는데 대청봉은 왜 이런가?
점점 심해지는 바람에 중청으로....
중청으로 가는 등로도 인파로 가득하다.
다행스럽게 점점 개스가 걷혀지며 설악의 수려하며 웅장한 암봉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혼잡한 대피소를 패스하고 소청으로 향하지만 여전히 등로는 혼잡하다.
이제는 용아의 모습도 확연히 구별된다.
소청을 지나며 햇살도 강하게 내리쬐기 시작한다.(08:25)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까지 범봉과 1275봉이 있는 공룡능선.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암릉능선으로서
그 생긴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하여 공룡릉(恐龍稜)이라 불린다.
雪嶽中眞雪嶽이라 불릴만큼 빼어난 절경으로 유명하다.
빼어난 암릉미을 발산하는 신선대.
여기서 누군가 단풍이 다 지고 하나도 남지않았다고 투덜대지만 내생각에
비록 단풍은 없지만 이런 멋진 전경에 불평이 나온다는 것에 의아해진다.
어느덧 선경속에 자리한 희운각대피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는 대피소의 전경은 별천지에 자리한 별장 같은데...
막상 가까이 가보니 가져온 쓰레기는 제발 갖고 가라고 스피커는 쉴새없이 떠들고...
대피소가 완전 시장속이라 우리는 그저 스쳐지나가기로 한다.(09:30)
인파를 빠져나오니 다시 仙景은 펼쳐지고....^^
희운각 대피소지나 공룡능선, 천불동 계곡으로 갈라지는 무너미 고개에서 후회가 생긴다.
산악회에서 소공원까지 하산 시간을 오후 1시까지 주어서 처음부터 아예 공룡능선은 포기했다.
야유회모드로 걷는데도 우리보다 앞서간 사람이 없어 후미를 기다리며 여러번 쉬고 쉬엄쉬엄 걸으니
대청봉에서 무너미고개까지 1시간 못되는 거리 2.7km를 2시간 10분에 걸쳐 왔다.
후미와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 줄 알았으면 부지런히 걸어 공룡능선쪽으로 갈 걸 그랬다.
저 곳 공룡능선길을 걷게 된다면 바로 여기서 이러 풍광을 보지 못할 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설악의 암봉들을 즐기며 가기로 한다.
여전히 주위에서는 없는 단풍을 아쉬워하는 한탄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런 풍광을 목전에 두고서 말이다.~~
천당폭포 지대..
묘하게 철제계단이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 것 같다.
비록 단풍은 지고 없어도 멋진 풍경에 발길이 더디어 진다.
불타 없어진 양폭대피소 앞 계곡(10:55)
한달 전 여기서 화채봉으로 금줄을 넘어 올랐다.
천불동계곡에 접어들고....
오련폭포인데 저 배관은 계곡물을 이용한 전기발전설비란다.
낙엽진 설악산오련폭포...
오늘 만난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단풍....
단풍은 지고 없지만 그저 낙엽이 말라가는 모양의 계곡 풍경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이제 계곡의 끝단에 거의 다 와 간다.
다시 말해 고도가 더이상 낮아지지 않는다는 말인데 그래도 단풍은 보이지 않는다.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이 저 멀리서 반겨준다.
비선대...(12:50)
마등령방향...
비선대부터 지루한 포장도를 소공원까지 3km를 걸어간다.
그런데 옆에서 나들이 온 한 가족은 산책하듯이 즐겁게 걷고있다.
나에게는 지루한 포장길이지만 저들에게는 수풀 우거진 산책로다.
역시, 옛말 그른 것 없다.세상사 마음 먹기에 달린 모양이다.
심기일전하여 나 역시 산책 모드로 go ~go~♬.
소공원에 도착하여보니 설악의 가을 단풍은 여기에 있었다.(13:30)
남설악오색지구(04:10)→ 설악폭포→ 대청봉(▲1,708m)(07:30)→ 소청봉→ 희운각(09:35)→ 양폭→ 천당폭포
천불동계곡→ 비선대(12:50)→ 신흥사→ 소공원(13:30), 총16km 아주 널널하게 약 9시간.
비록 단풍은 지고 없어도
설악의 비경을 만끽한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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